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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설경구)은 단역만 전전하는 만년 무명배우지만 아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버지다. 어느 날 그는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으로 뽑힌다. 결국 회담은 무산되지만 성근은 동작 하나까지 완벽하게 몰입해 들어간 탓에 자신이 김일성이라는 착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20년 후 아들 태식(박해일)은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하기 위해 그동안 원망해왔던 아버지를 요양원에서 재개발 예정인 옛집으로 모셔온다.
“이 세상은 하나의 무대다. 모든 인간은 맡은 역할을 위해 들락날락하는 배우에 지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희극 <뜻대로 하세요>에서 우울한 주변인 제이퀴즈의 입을 빌려 삶과 연기의 본질을 짚었다면, 이해준 감독은 배우 설경구의 육체를 빌려 인생이란 이름의 연극이 완성되는 순간을 그린다. 각자가 인생의 주연인 이상 다양한 배역이 있을지언정 하찮은 역할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연극의 성패는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가 아니라 오직 ‘누가 관객
인생이란 이름의 연극이 완성되는 순간 <나의 독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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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씨의 행복여행> 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감독 피터 첼섬 / 출연 사이먼 페그, 로저먼드 파이크, 장 르노, 스텔란 스카스가드, 크리스토퍼 플러머 / 수입•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 개봉 11월 말
자신이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매일 상대하는 정신과 의사 헥터(사이먼 페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자문하던 그는 진정한 행복을 찾으러 훌쩍 여행을 떠난다. 상하이의 사업가는 돈이 행복의 조건이라 하고, 아프리카의 마약 밀매상은 가족이 행복의 조건이라 한다. 헥터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 리스트를 작성해간다. <세렌디피티> <쉘 위 댄스?>의 피터 첼섬 감독이 연출했고, 로저먼드 파이크, 장 르노, 스텔란 스카스가드 등이 사이먼 페그와 함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동참한다. 프랑수아 를로르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 책 <
[Coming Soon] 자신만의 행복 리스트 <꾸뻬씨의 행복여행> 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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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우리의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어떻게? 우리의 뇌 안에 팔을 휘두르게 하는 영역, 다리를 걷게 하는 영역, 입술을 씰룩거리게 하는 영역 등이 존재하는 걸까? 뇌를 연구하여 우리 몸의 신체 지도를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이 뇌 의학의 중요한 연구 과제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특정한 신체 기능에 완벽하게 대당하는 뇌 영역은 발견되지 않았다. 뇌의 작동은 총괄적이다. 원숭이 뇌로 작동하는 로봇팔을 개발한 신경공학자 미겔 니코렐리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편다. 뇌는 신체를 직접 지배하지 않는다. 가상 이미지를 통해 신체에 명령을 내린다. 우리가 데이터를 하드디스크의 오른쪽 상단 구석에 실제로 우겨넣는 대신 아이콘을 드래그 앤드 드롭하는 것처럼.
니코렐리스는 사지절단 환자의 90%가 절단 부위에서 느끼는 환상감각을 증거로 제시한다. 의사들은 이 증상을 신경학적인 문제로 여겨 외과적으로 치료하려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1980년대 이후 이것이 뇌의 기능이 신체 기능보다 늦게 재조직
[손아람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이별이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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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의 첫 한달은 이유 없이 서러웠다. 이제는 더이상 빼도 박도 못하게 ‘일’을 하고 돈을 받는,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에 설레기보다 두려웠다. 하지만 한 사람 몫도 제대로 해낼 수 있게 되기 전, 첫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일자리를 구하던 몇달간은 그에 비할 수 없이 더 괴로웠다. 고칠 수도 없는 초라한 성적표와 보잘것없는 경력으로는 세상 어디서도 내 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면접에서 떨어진 날 밤에는 몇 시간씩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 나는 어쩌다 이렇게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을까. 내 인생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지나온 모든 시간과 경험을 부정하고 후회하면서 스스로를 미워했다. 이 넓은 세상에 내 자리 하나 만들지 못하고 ‘어른’의 줄에 서게 된 기분은 외롭고 초라했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바탕으로 한 tvN <미생>은 그렇게 내 자리 하나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 자리를
[최지은의 TVIEW] ‘평범한’ 삶에 대한 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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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로서, 연기자로서, 엔터테이너로서, 황찬성은 늘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런 그가 카메라 프레임 저 너머에 위치한 어떤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레드카펫>은 의미심장한 영화다. 선배들의 구박에 시무룩하다가도 금세 현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에로영화 현장의 연출부 막내. 감독 지망생 대윤으로 분한 황찬성은 무대 위에서 선보이던 강렬하고 응축된 모습보다 한결 자유로워 보인다. 돌이켜보면 대중이 그의 존재를 자각하기 시작한 건 가수보다 연기자로서의 모습이 먼저였다. 2PM으로 데뷔하기 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정보통’ 고등학생 찬성으로 분한 그는 어딘가 어설프지만 밝고 건강한 사춘기 소년의 모습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그런 그에게 연기란 잠깐의 외도가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음악과 함께 안고 가야 할 무엇이다.
-에로영화 현장의 연출부 막내 역할을 맡았다. 아이돌 그룹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배우가
[황찬성] <레드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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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어떤 영화는 온전히 배우의 역량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다. 허술한 영화가 배우의 재능에 기대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완벽을 향해 한층 한층 구성요소를 쌓아간 장인의 퍼즐게임 그 마지막 한 조각을 채울 특권은 오직 배우에게만 허락된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이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배우가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거꾸로 자신을 비워야 할 필요가 있다. 특정 감정을 명확하게 지시하는 단호함보다는 무언가가 일어나기 직전의 조짐을 형성하는 재능이 필요하다. 데이비드 핀처의 스릴러 <나를 찾아줘>의 마지막 조각은 두말할 것도 없이 로저먼드 파이크다.
<나를 찾아줘>는 그녀로 인해 시작되고 그녀를 통해 끝난다. 수사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실제 화면구성도 그렇다. “너의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고 싶어.” 남편의 달콤한 말투로 문을 여는 영화는 뒤이어 “너의 머리통을 으깨서라도”라는 살벌한 멘트를 겹치며 ‘그녀’라는 미지를 그려나간다. 단적으로 말해 &
[로저먼드 파이크] <나를 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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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3 <서울연애>의 단편 <춘곤증> <싸이코메트리>
연극
2014 <관객모독>
드라마
2014 <가족끼리 왜 이래> <사랑해서 남주나>
2013 <굿 닥터> <유리가면> <KBS 드라마 스페셜 사춘기 메들리>
2012 <친애하는 당신에게>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웹 드라마
2014 <썸남썸녀>
윤박은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이자 개봉(10월30일)을 앞둔 옴니버스영화 <서울연애>의 <춘곤증>(감독 김태용)에서 상원을 연기했다. 지방 출신으로 전자상가에서 일하며 연상의 누나를 사랑하는 연하남인데 꽤 귀엽고 당돌하다. 그런 상원을 연기한 윤박에게 한번 더 시선이 간 건 누나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때마다 어느새 발갛게 달아올라 있던 그의 귀 때문이다. “(배우로서) 단점 같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
[who are you] 윤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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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52회 뉴욕필름페스티벌(NYFF)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9월26일부터 17일간 계속된 이번 영화제는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한 개막작 <나를 찾아줘>를 필두로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인히어런트 바이스>와 아카데미상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 베넷 밀러 감독의 <폭스캐처> 등을 포진시켜 올해 페스티벌 시작 닷새 만에 지난해 전체 수익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 영화제에선 보다 풍성해진 레드카펫 행사가 눈에 띄었다. 뉴욕영화제 상영 뒤 곧바로 개봉한 <나를 찾아줘>를 비롯해 마티외 아말릭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라 샴브르 블뢰>, 알렉스 로즈 페리 감독의 <리슨 업 필립> 등은 영화제의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공식 홍보 일정을 소화했다. 이 때문에 영화사쪽은 추가 비용의 절감이라는 이득을 얻었고, 뉴욕영화제쪽은 감독과 주연배우만 질의응답
[뉴욕] 다음이 기다려지는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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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함께할 스탭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기획팀(총무 1명), 운영팀(자원봉사자 관리 1명), 프로그램팀(프로그램팀장 1명, 해외영화 2명, 한국영화 1명), 사업팀(브랜드 마케팅 1명), 홍보팀(매체담당 1명), 미디어팀(웹 콘텐츠 1명, 온라인미디어 1명), JPM팀(JPM팀장 1명)으로 총 7개 팀에서 11명을 모집한다. 지원 자격으로는 영화 및 외국어(영어)와 관련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전주지역 거주 또는 근무기간 중 전주 거주가 가능하여야 하며, 영화 관련 경력자 및 영화제 경험자를 우대한다. 접수방법은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받아 자기소개서와 함께 제출하면 되며 이메일(jiff_recruit@jiff.or.kr)로만 지원 가능하다. 10월20일(월)부터 29일(수) 오후 6시까지 도착한 지원서에 한하여 1차 서류 심사를 진행하며, 10월31일(금)에 개별연락을 통해 1차 합격자를 통보하고
[소식]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함께할 스탭을 모집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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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8집 ≪신발장≫
에픽하이가 2년 만에 새 앨범 ≪신발장≫으로 돌아왔다. 하루의 여정이 시작되고 힘겨운 일상이 비로소 마무리되는 신발장에서 모티브를 얻은 12곡이 빼곡히 담겼다. 조원선이 피처링한 타이틀곡 <헤픈엔딩>은 쓸쓸하고, 또 다른 타이틀곡 <스포일러>는 선선한 듯 묘하게 슬프다. 태양, 박재범, 윤하를 비롯한 개성 강한 뮤지션들이 참여해 곡마다 완성도를 높였다. 그래, 역시 초겨울에는 에픽하이다.
한정판, 그 참을 수 없는 유혹!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10주년을 기념해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한정 소장판이 출시된다. 이번 소장판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90일 이용권, 클라이언트 DVD, 개발 현장 뒷이야기를 담은 DVD 및 블루레이 세트, 사운드트랙,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원화집, 블랙핸드 마우스 패드, 탈것 등 추가 게임 콘텐츠 등으로 구성된다. 상세 판매 계획 및
[culture highway] 에픽하이 8집 ≪신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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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스트 오브 미> The Best of Me
감독 마이클 호프먼 / 출연 미셸 모나한, 제임스 마스던, 라이아나 리버라토, 루크 브레이시
고교 시절 순수한 사랑을 나눴던 아만다와 도슨이 헤어진지도 어느덧 20년. 우연히 찾은 고향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서로에게 빠져든다. 라이아나 리버라토와 루크 브레이시가 젊은 연인으로, 미셸 모나한과 제임스 마스던이 중년의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노트북>의 원작자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로맨스 소설이 원작이다.
[해외 박스오피스] 미국 2014.10.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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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
장면1. 지난 9월1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2014년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재공모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총 20개 스크린이 선정되었고, 지역의 대표적인 예술영화관들이 탈락하고 롯데시네마가 지원받은 것이 논란이 되었다. 논란이 일자 롯데시네마는 지원 신청을 철회했고 지원 대상은 15개 스크린으로 줄었다. 9월30일, 지원에서 탈락한 거제아트시네마는 폐관됐다.
장면2. 10월4일,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는 지역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을 2014년 겨울에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와 대구 민예총, 미디어핀다가 우선 출자하여 공간을 임대했으며, 상영관 설치 등에 필요한 비용은 시민과 영화인의 모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지자체나 기업체의 지원 없이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설립되는 영화관으로는 인디스페이스, 강릉 독립예술극장 신영에 이어 세 번째다.
장면3. 10월21일, CGV는 무비꼴라쥬 개관 10년을
[한국영화 블랙박스] 쉬운 선택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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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영화 <플로렌스>에 메릴 스트립과 휴 그랜트가 함께한다
=메릴 스트립은 재능 없는 오페라 가수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슨 역, 휴 그랜트는 그녀의 파트너이자 매니저인 베이필드 역을 맡았다.
-찰리 카우프먼이 <아이큐83>의 각색으로 참여한다
=아서 헤어초크의 1978년 SF소설이 원작으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하는 내용을 다룬다. 스티븐 카렐이 주연을 맡을 예정이다.
-<마이 리틀 포니>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제작된다
=하스브로 스튜디오는 2017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을 허가했다. 마이 리틀 포니의 작가 메간 매카시가 공동기획을 맡고 올스파크 픽처스가 제작한다.
[댓글뉴스] 전기영화 <플로렌스>에 메릴 스트립과 휴 그랜트가 함께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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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가 사실로 확인됐다. 아론 소킨이 시나리오를 맡고 대니 보일이 연출하는 스티브 잡스 전기영화에 크리스천 베일이 출연을 확정했다. 완벽주의자가 연기할 또 다른 완벽주의자는 어떤 모습일까. 한편 ‘엘르 워먼 인 할리우드 어워즈’ 행사에 참가한 르네 젤위거의 모습에 전세계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앳된 모습을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으리라는 예감, 슬프다.
[UP & DOWN] 크리스천 베일 vs. 르네 젤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