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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란기 대표는 이탈리아예술영화제(이하 IFAF), 1인출판사 본북스,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 교류 통로로 기능하고자 설립한 단체 이탈치네마의 대표다. 이탈리아영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문화예술전도사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빠듯하게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IFAF의 경우, 프로그래밍•상영•전시•홍보 제반의 일들을 지난 7년간 후원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꾸려왔다. “이탈리아 영화인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는 하지만 네트워크 형성 역시 정란기 대표의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드라마 인 코미디’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IFAF는 4월16~19일, 10월22일~11월2일, 상반기와 하반기 두번에 걸쳐 열렸다. 이탈리아 단편영화 상영으로 시작한 첫 회 IFAF는 2회 때부터 영화 상영과 이탈리아영화 사진 전시를 병행하는 ‘영화예술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매년 영화제가 끝나면 이 미친 짓을 내가 왜 하고 있나 싶다”면서도 “이탈리아 단편영화를 보러오는 마니아
[STAFF 37.5] 작지만 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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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과 방준석, 이들이 듀오 프로젝트 ‘방백’(bahngbek)이란 이름으로 12월 초 앨범을 발매한다. 백현진은 페이스북에 ‘여러분의 관심이 특별히 없더라도 앨범은 발매되오니 이 점 널리 양해를 구한다’는, 역시나 백현진다운 까탈스러운 포스팅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홍대 제비다방에서 열렸던 공연의 유튜브 영상을 하염없이 리플레이하던 이들은, 둘이 함께 부른 <학수고대했던 날>의 가사만큼 눈이 빠지도록 이 소식을 기다려왔을 터. 내년 1월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리는 앨범 발매 기념 공연 <너의 손>도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호응이 뜨겁다. 90년대 중반 방준석이 ‘유앤미 블루’ 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친분을 쌓았으니 둘은 벌써 20년 지기다. 듀오를 결성한 건 처음이지만 둘은 뮤지션으로 함께한 세월만큼이나 서로 곁에 두고 말이 통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음악 작업뿐 아니라 미술, 영화계를 오가며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백현진은 지난해 어어부 프로젝트 4
[백현진, 방준석] “어른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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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맨날 웃는다’, 나에 대한 사람들의 가장 큰 오해다. (웃음)” 실제로 웃음이 많은 편이고, 그래서 곧잘 제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배수지이지만, 스물둘 또래의 친구들처럼 그녀도 다양한 감정을 품고 산다. 하지만 타고난 근성과 긍정의 기운은 숨길 수가 없다. 인터뷰 당일에도, 감기에 심하게 걸려 기침을 해대면서도 피로한 티는 내지 않는다. 코를 찡긋거리고 웃으며 “힘을 내야지”라고 말할 뿐이다. “밝고, 당차고, 독하다. 그런데 당차고 독한 모습을 장식적으로 내비치지 않는다.” <도리화가>의 이종필 감독이 표현한 수지의 캐릭터는 곧장 진채선의 모습과 포개진다. <도리화가>는 신재효의 제자 진채선이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판소리 가락에 실어 펼쳐놓는다. 진채선은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 금기에 맞서 제 꿈을 이룬 깨어 있는 여성이었다.
<건축학개론>(2012) 이후 두 번째 영화에 출연하기까지 신중을 기하는
[배수지] 깡, 독기, 끈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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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알고 소리를 내야지 모르고 내면 안 된다.” 조선시대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에서 수많은 명창들을 키워내던 동리 신재효는 판소리의 자세를 이렇게 말한다. 류승룡은 신재효를 연기하면서 자신도 연기의 기본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판소리의 수칙을 읽어가는데 그 가르침이 연기를 할 때와 똑같더라. 내 연기 스승님들이 생각나고, 연기를 배우던 시절도 떠오르더라.” 수양딸 송화(오정해)에게 약을 먹여서라도 판소리의 맥을 이어가려던 <서편제>(1993)의 유봉(김명곤)이 극한의 방식으로 치달았다면,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 진채선(배수지)과 그를 길러낸 신재효의 방식은 지금으로 따지자면 합이 잘 맞는 멘토와 멘티에 가깝다. 단 이 과정에는 7살 때부터 사서삼경을 다 읽고 입신양명을 꿈꿨지만, ‘천한 중인배’의 신분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던 신재효의 울분과, 여성의 신분으로 언감생심 소리꾼이 될 꿈을 꾸지 못했던 진채선의 열망이 함께 응집되어 있다. 진
[류승룡] 확신, 소신,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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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은 시종일관 장난이 끊이질 않는다. 바닥에 엎드린 배수지의 깜찍한 포즈를 유심히 보고서는, 카메라 슛이 들어가자마자 고대로 따라한다. 자리에 앉으려는 배수지의 의자를 흔들어 깜짝 놀라게 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커버 촬영을 하는 내내 웃음을 유발하려는 그의 시도가 멈추질 않는데, 배수지는 이런 류승룡의 장난에 조금은 익숙해진 눈치다. “아무리 노력해도 멈출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변명인데, 덕분에 지독한 감기로 힘든 배수지는 잠깐이나마 기운을 얻고, 스탭들 역시 웃음을 선물받는다. <도리화가>의 촬영현장은 오늘의 이 분위기와 연결해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두 배우는, 촬영은 고됐지만 합이 잘 맞은 덕에 100%가 아닌 120% 즐거웠던 현장으로 <도리화가>를 기억한다.
<도리화가>는 조선 후기 판소리를 집대성한 당대 최고의 판소리 대가 신재효, 그리고 남자만이 소리를 할 수 있었던 당시의 금기를 깨고 최초의 여류 소리꾼이 된 진채
[류승룡, 배수지] 복숭아꽃 자두꽃처럼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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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택시 운전사가 돼 돌아왔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신작 <택시>에서 그는 직접 택시를 몰며 손님들을 맞는다. 이란 정부가 그의 영화 제작 활동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그는 기어코 영화를 만들어냈다. <택시>는 택시에 오른 승객들과 택시에서 바라본 테헤란의 사람들을 통해 현재 이란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의 의미와 한계, 이란 사회의 모순에 대해 말한다. 결코 쉽지 않았을 <택시>의 제작 과정을 짐작해보며 영화에 관한 짧은 글을 전한다. 독자들이 정치적 탄압 속에서도 때론 유쾌하게 때론 묵직하게 영화를 향해 달려나가는 자파르 파나히의 택시에 함께 올라 그가 전하려는 진솔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
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 그는 여전히 건재했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택시>(2015)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그는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이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시치미
자파르 파나히는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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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영 메시아> The Young Messiah
감독 사이러스 노라스테 / 출연 애덤 그리브스 닐, 숀 빈, 데이비드 브래들리
출생의 비밀을 알지 못하는 7살의 예수(애덤 그리브스 닐)는 가족과 함께 로마군을 피해 나사렛으로 돌아간다. 그는 고된 여정 중에 가족의 사랑과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 자신의 숙명을 깨닫게 된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의 원작 소설과 각본을 쓴 앤 라이스의 소설 <크라이스트 더 로드: 아웃 오브 이집트>를 바탕에 둔 영화다. <더 스토닝>(2008)의 감독 사이러스 노라스테가 연출과 각본을 겸했다.
[WHAT'S UP] 앤 라이스의 소설 영화화 <더 영 메시아> The Young Messi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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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곡이 오늘도 쏟아진다. 각종 국내 음악차트 상위권을 점령한, 아이돌 그룹과 젊은 래퍼들의 호령 속에 의식적으로 ‘챙겨서’ 음악을 듣는 습관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지금껏 들어왔고 그래서 친숙하며 어느 정도 검증된 음악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고는 한다. 음악을 듣는 상황들이- 원고를 쓰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운동하거나- 점점 한정되기 때문인지, 그저 마음 움직이는 것이 게을러져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밴드를, 음악을, 연주를 마주하면 벅찬 기분을 느낀다. 친구들과 종종 “이제 새로운 음악이 나오지 않아도 될 것 같지 않아?”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자신들이 믿는 바를 그대로 연주하고 가사로 멜로디로 만들어 노래하는 ‘젊음’에 자극받고 흥분한다. 오늘 소개할 라이프 앤 타임(Life And Time)의 정규 1집 음반, 《랜드》(LAND)를 들었을 때 딱 그런 기분이었다. 첫곡 <급류>(Rapids)부터 바로 이어지는 기타 연주는 혼자 있어도 몸을
[마감인간의 music] 새 음악을 듣는 두근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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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더 셰프> 국정 레시피
[정훈이 만화] <더 셰프> 국정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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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에 대해선 소나무에게 배우고, 대나무에 대해선 대나무에게 배우라.” 마쓰오 바쇼의 시학이다. “대상과 그대 자신이 분리되어 있다면, 그때 그대의 시는 진정한 시가 아니라 단지 주관적인 위조품에 지나지 않는다.”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바쇼 하이쿠 선집: 보이는 것 모두 꽃 생각하는 것 모두 달>은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1100편 중 350편을 창작한 연대순으로 골라 실으며 해설을 덧붙였다. 1행으로 된 원문이 함께 실려 있는데, 한국어로 번역된 시는 운을 구분하기 위해 3행으로 쓰였다. 책 말미에는 바쇼가 40대에 떠났던 다섯 차례의 여행 지도가 실렸고, 류시화가 쓴 장문(60쪽이 넘는다)의 해설이 추가되었다. 5.7.5자로 된 정형시인 하이쿠. 총 17자밖에 되지 않지만 그 안에 바쇼의 일상, 여행, 삶에 대한 생각과 그가 당시 겪었던 계절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이쿠만으로도 충분히 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지만, <바쇼 하이쿠 선집…>은 해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17자에 담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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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억압적인 세계의 뒤틀린 구조와 그러한 구조에 예속된 개인을 초현실주의적인 우화로 풍자해왔다. 그런 란티모스가 사랑을 다룬다고 했을 때 기대와 의심이 동시에 들었다. 영화의 알고리즘에 따라 1g의 감정도 오차 없이 느끼도록 설계된 란티모스의 인물들은 사랑의 파토스와 같은 날것의 감정과 가장 거리가 먼 유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송곳니>에서 중요한 장면은 모두 노란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를 그어놓은 것처럼 연출되어 오히려 감흥이 없었다는 평(스콧 파운더스)은 이와 일정 부분 맥이 닿아 있는 지적일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란티모스는 멜로드라마를 비틀어 지독한 사랑의 우화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더 랍스터>에서 연인-부부 관계는 철저하게 시스템을 통해 통제된다. 세개로 구획된 공간(호텔, 도시, 숲)은 곧 시스템의 질서를 의미한다. 호텔에서 짝을 찾는 데 성공하면 도시로 갈 수 있고 실패하면 동물로 변하게 되며 짝 찾기를 거
[박소미의 영화비평] 사랑이라니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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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울힙합영화제 상영작 <프리스타일: 아트 오브 라임>(Freestyle: The Art of Rhyme)은 케빈 피츠제럴드의 2000년 작품이다. 힙합문화의 한 부분이자 랩의 발화방식 중 하나인 ‘프리스타일랩’을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이다. 이 영화는 프리스타일랩의 구술적 전통을 흑인 사회의 관습에서 찾는 한편 ‘재즈 솔로’와 프리스타일랩의 유사성을 소개하기도 한다. 또한 당대의 대표적인 프리스타일 래퍼들이 등장해 자신의 철학을 들려주고 있으며, 생생한 길거리 프리스타일랩의 현장도 다수 담겨 있다. 프리스타일랩이 ‘순발력’과 ‘창의력’을 동반한 고도의 예술 행위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작품이다.
-‘프리스타일랩’(즉흥랩)이라는 힙합 요소에 대해 다큐를 찍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랑. 이 말로 모든 게 표현된다. 내 인종과 내 동네에 대한 사랑. 나는 MTV나 유튜브에서 볼 수 없었던 음악의 진실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예전 고전들이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냈는
[people]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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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신인감독이 또 있을까. 제4회 스웨덴영화제 개막작 <스톡홀름 스토리>(2013)를 연출한 카린 팔리엔 감독은 영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을 시작해 의상감독, 세트 디자이너, 캐스팅 디렉터, 시나리오작가, 조감독까지 거친 일당백의 영화인이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영화 프로듀서였던 어머니를 따라 13살 때 영국 케임브리지로 이주한 뒤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에서 예술을 전공했고, 이후 스톡홀름 드라마 인스티튜트에서 영화, 연극분장, 특수효과를 공부했다. 15년간 영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했고, 48살 때 <스톡홀름 스토리>로 장편 데뷔했다. <스톡홀름 스토리>는 어떤 결핍을 가진 다섯명의 주인공이 교묘하게 교차하는 이야기다. 최근엔 스웨덴 공영방송국 <SVT>의 TV시리즈 <보너스패밀리>의 10개 에피소드 중에서 3편을 연출했다.
-다섯 주인공은 서로 교차점을 찾고 있다. 그들의 모습은 지금의 스톡홀름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people] 서로 가까이 있어도 외로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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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은 장재현 감독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를 발전시킨 이야기다. <12번째 보조사제>는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감독상,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구마(驅魔) 의식이라는 낯선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두명의 신부가 부마자의 몸속 악령을 퇴치하는 이야기인 <검은 사제들> 역시 밀도 높게 스릴과 공포를 쌓아나간다. 강동원과 김윤석이라는 두 배우의 이름과 연기에 먼저 눈이 가지만 영화 자체가 선사하는 쾌감 역시 만만치 않다. 탄탄하고 과감한 연출력을 선보인 장재현 감독은 올해의 신인감독으로 손꼽기에 손색없어 보인다. 한국 상업영화의 장르와 소재의 지평을 넓혀줄 영화 <검은 사제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장재현 감독에게 들었다.
-단편 <12번째 보조사제>가 지난해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고 그 뒤 1년여 만에 장편으로 완성했다. 놀
[people] 버디 무비의 플롯으로 두 신부의 관계를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