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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맞다면 엑소시즘이 등장한 첫 번째 한국영화는 <너 또한 별이 되어>다. 이장호의 1975년 작품으로 당시 전세계를 뒤흔든 <엑소시스트>(1973)의 영향 아래 있다. 멜로드라마를 결합해 차별화를 기하고 있으나 엑소시즘과 관련된 장면은 거의 카피 수준이다. ‘소녀에게 이상 증세가 생기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설정, 소녀에게 깃든 악령이 행하는 해괴한 짓들, 외국에서 온 전문구마사가 치르는 최종 의식’ 등은 <엑소시스트>의 장면들을 그대로 본떠 만들어졌다. 다만 <엑소시스트>의 악령이 보편적인 성질의 것임과 비교해, <너 또한 별이 되어>의 귀신은 개인적인 원한을 지닌 원귀에 가깝다. 영화의 대사대로 ‘이승에서 한이 많았던 어느 처녀의 지박령이 소녀에게 빙의된 것’이다. 그녀의 한은 남성의 폭력에서 비롯된다. 사랑했던 남자는 돈과 인기를 좇아 그녀를 버렸고, 방송국의 권력자는 버려진 그녀의 몸을 다시 빼앗고, 종래엔 네명의 동
[이용철의 영화비평] 이유 없는 원혼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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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스틴은 대표적인 덴마크 여배우 중 한명이다. 오덴세극장 연극아카데미를 졸업하며 연기를 시작했고, 라스 폰 트리에와 토마스 빈터베르그가 주도한 도그마95 선언의 유일한 배우 멤버로 <셀레브레이션>(1998), <백치들>(1998), <미후네>(1999)에 출연했다. 이후 꾸준한 활동으로 덴마크영화계의 주요 인물로 자리매김했으며 <그날 이후>(2004), <당신의 허락을 얻어>(2007) 등 두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사일런트 하트>로는 제62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평소 존경해왔던” 빌 어거스트 감독과의 협업은 어땠는지 파프리카 스틴에게 서면으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사일런트 하트>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뭔가. 시나리오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첫 번째 이유는 물론 빌 어거스트 감독 때문이다. 나는 언제나 그와 그의 영화를 존경해왔다. 그리고 그는 덴마크영화계
[people] 신뢰의 이야기, 신뢰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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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리스본행 야간열차>(2014)에서 빌 어거스트 감독은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의 여정 자체를 영화화한 바 있다. 신작 <사일런트 하트>는 루게릭병에 걸린 엄마 에스더가 자발적인 죽음을 선택한 뒤 가족들 사이에 생기는 관계의 변화를 그린다. 감독이 들여다보아야 할 지점은 더욱 내밀해졌으나 그는 에스더의 내면에 함부로 카메라를 들이밀지 않는다. 대신 그는 에스더가 보고 있는 광경, 딸들이 주고받는 대화, 새로운 인물들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살핀다. 이들 가족이 세계로부터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엔 덴마크 케르테민데의 핀섬 풍광이 큰 몫을 한다. 신작을 촬영하느라 바쁜 그의 시간을 잠시 붙들고 <사일런트 하트>의 제작 비하인드를 듣고자 서면 인터뷰를 청했다.
-존엄사를 소재로 했다. 결말을 포함해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을 만들 때 무엇을 고려했나.
=나는 안락사를 개인의 존엄과 연관된 문제라 느꼈다. 안락사는 덴마크에서도
[people] 죽음에 관한 사유는 관객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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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하나를 멘 채 전국을 떠돌며 버스킹을 하는 라이언(벤 반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던 그는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재키(캐서린 헤이글)를 목격한다. 그녀를 집에 데려다준 그는, 그녀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된다. 한때 앨범까지 낸 가수였던 재키는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와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힘든 싸움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그들은 노래를 통해 교감하며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선다.
담백한 음악영화다. <원스>(2006)나 <비긴 어게인>(2014)이 그랬듯 세상의 중심에서 조금씩 비껴난 남자와 여자가 있고, 그들은 음악을 통해 감정의 교감을 나눈다. 서사는 최소한 있어야 할 것만 갖춰놓은 듯 단조롭다. 거리를 전전하며 버스킹을 하는 남자와 귀금속을 팔아야 할 정도로 가난한 여자는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것, ‘음악’과 ‘딸’을 지키기 위해 매진할 뿐이다. 그 사이에서 남자와 여자의 적극적인 로맨스 같은 것은 거의 없다.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모
마음을 울리는 조용한 위로 <재키 앤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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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한가운데에 네명의 잠수부들이 있다. 이들은 작은 잠수종에 몸을 싣고 200m 깊이의 바닷속으로 내려가 송유관을 보수하는 중이다. 그런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중에 폭풍이 불어닥쳐 잠수종을 고립 상태에 빠트리고 만다. 시간이 갈수록 산소는 줄어들고,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심해의 낮은 온도는 미첼(매튜 구드) 일행의 생명을 위험하게 만든다. 이들은 과연 무사히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
광고와 뮤직비디오 등에서 경력을 쌓은 론 스캘펠로 감독의 두 번째 장편 <프레셔>는 제한된 공간을 무대로 해 극단적인 위기 상황을 묘사한 작품이다. 짧은 도입부를 제외하면 이야기의 무대는 심해의 작은 잠수종으로 옮겨가고, 이때부터 영화는 폐소공포를 일으킬 것 같은 숨 막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복잡한 플롯이나 화려한 특수효과 없이 기본 설정만으로도 강렬한 긴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테면 매 시간 줄어드는 산소의 양이나 기압의 변화가 신체에 가하는 고통 등은 관객에게 생생한
폐소공포를 일으킬 것 같은 숨 막히는 분위기 <프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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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전화 교환원 파멜라(미샤 바튼)는 1년 전 화재 신고 전화를 받은 일을 또렷이 기억한다. 화재 신고된 장소가 다름 아닌 자신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이후 그녀는 종종 악몽에 시달린다. 파멜라의 남편이자 경찰인 제레미(루크 고스)는 다른 업무 때문에 현장에 제때 출동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멀어진 두 사람은 별거 중이다.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는 두 사람. 어느 날 파멜라는 상관의 지시로 갑작스럽게 다른 구역을 담당하게 된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발신번호가 공개되지 않은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기 속 의문의 남성은 딸 캐시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명령에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 파멜라는 다른 전화는 일절 받지 못한 채 협박범의 지시에 꼼짝없이 따라야 하는 신세가 된다. 현장에 있던 제레미는 파멜라의 요청에 따라 범인이 사건 발생을 예고한 현장에 출동한다.
전화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를 따로 모아볼 수 있을 정도로 전화는 공포영화에서 즐겨 이용하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공포 <오퍼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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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또래들처럼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대학생 안나(해나 혹스트라). 우연히 전 남자친구를 만나 광란의 파티를 즐긴 다음날, 그녀의 휴대폰에는 알 수 없는 출처의 앱 ‘아이리스’가 설치된다. 이후 주변 사람들의 휴대폰에도 같은 앱이 바이러스처럼 번진다. 앱은 휴대폰 주인의 사생활을 녹화해 폭로하고 주변 전자기기 신호를 교란하면서 인물들을 하나둘 사지로 몬다. 절친 소피까지 희생되자 그녀 곁에는 남동생만이 남는다. 걷지 못하는 남동생은 다리에 인공지능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참이다. 앱은 몸에 기계가 삽입된 남동생을 노린다.
각종 스마트폰 앱이 생활의 질을 좌우하고 휴대폰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도가 실로 막대한 오늘날, ‘우연히 설치된 앱의 파괴력’은 관객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다. 그러나 영화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소재’에서 끝난다. 테크노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술적 엉성함은 물론 스토리의 허술함이 호러에 가깝다. 주인공의 대결 상대인 일개 앱의 위력은
어느 날 우연히 설치된 앱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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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아이돌에 열광하는 건 누군가에게는 낯선 풍경일 수도 있다. <아이돌 마스터>는 <러브라이브>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다. 2005년 아케이드 게임에서 시작해 TV애니메이션을 거쳐 광범위한 팬층을 확보한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가 탄생 10주년을 맞아 국내 개봉한다. <아이돌 마스터 무비: 빛의 저편으로!>는 일본에서 2014년 개봉해 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TV시리즈의 최종화 반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번 극장판은 한마디로 최고의 아이돌 공연을 보여주기 위한 팬 서비스에 가깝다. 시부야의 허름한 건물에 위치한 연예기획사 765프로덕션, 신출내기 프로듀서와 12명의 소녀들은 최고의 아이돌을 꿈꾸며 성장 중이다. 꿈의 무대인 ‘아레나 라이브’ 참가가 결정되자 소녀들은 합숙을 통해 최고의 무대를 위한 준비를 다진다.
사실 이런저런 평가가 무의미한 작품이다. 팬들의 꿈을 충족시켜주는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 <아이돌 마스터 무비: 빛의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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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로브레트 밴든 소렌), 라스(질리 드 크리지버), 요제프(톰 오데나에르). 잠자리 경험이 전무한 세 친구의 지상 최대 관심사는 여자와의 하룻밤이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찮다. 필립은 손발이 자유롭지 못하고 라스는 뇌종양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요제프는 정도가 심한 시각장애인이다. 혈기 앞에 장애가 대수냐며 스페인에 있는 유명한 클럽으로 가자고 결의한다. 부모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자 이들은 결국 몰래 집을 빠져나와 미니버스 운전사 클로드(이자벨 드 헤르토그)의 차에 올라 국경을 넘는다.
신나게 떠났지만 여행길에 왜 고생이 없을까. 이들은 자신들의 장애를 끊임없이 상기하게 하는 순간들과 계속해서 마주친다. 호기롭게 클로드의 도움 따윈 필요 없다고 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손발이 돼주고, 목숨까지 구해주는 클로드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갖게 된다. 또 이들은 아주 자연스레 친구들끼리 서로의 장애를 보완해간다. 맥주잔을 들어 필립의 입에 대주는 라스, 요제프에게 지나가는 여성의 몸매를
'첫 경험'을 위한 세 친구의 여행 <아스타 라 비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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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감독 로라 포이트라스는 한 제보자로부터 미국 정부의 범죄 행위가 담긴 극비 문서를 폭로하겠다는 이메일을 받고 그가 있는 홍콩으로 간다. 제보자는 29살의 미 국가안전보장국
(NSA) 계약직원이자 전 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었다. 포이트라스는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와 함께 한 호텔에서 스노든과 접선한다. 스노든은 미국 정부와 NSA가 감시 프로그램, 인터넷 회사의 통신망, 페이스북, 구글 이메일 등을 이용해 미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까지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포이트라스와 그린월드에게 털어놓는다. 스노든의 폭로는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놓는다.
<시티즌포>는 2013년 1월, 스노든이 미국 정부의 일급 기밀을 폭로하는 일주일과 폭로한 이후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스노든이 기밀을 하나씩 털어놓고, 그린월드가 기사를 쓰고 뉴스에 출연해 세상에 알리고, 그들에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미국 정부가 스노든을 찾아내려고 하는 일
아카데미 장편다큐멘터리상 수상작 <시티즌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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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아담> <할람포> <퍼펙트 센스>를 연출했던 데이비드 매킨지 감독의 2013년작이다. 각본가인 조너선 아서가 실제 교도소 내 상담가로 일하며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썼다. 철부지 소년 에릭(잭 오코넬)이 교도소 내 권력을 쥐고 있는 장기 수감수이자 아빠인 네빌(벤 멘델슨)을 찾아 소년원에서 악명 높은 교도소로 ‘조기’ 이감된다. 사실 이런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소년원에서 조기 이감을 감행한 이유는 에릭이 분노조절장애 환자로서 무수히 많은 교도관을 때려눕히고 난동을 부리기 일쑤였기 때문. 그로 인해 인도적인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교도소장은 그를 독방에 가두어 힘으로 다스리려 한다. 하지만 교정 전문 상담가 올리버(루퍼트 프렌드)는 그에 반대하며 에릭의 분노조절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도소장과 대립각을 세운 올리버의 비호 아래 에릭은 조금씩 자신의 분노의 근원이 무엇인지 깨달으며 안정을 찾아가지만 자신을 오해하는 교도관
분노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 <스타드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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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지나고 나면 가족의 삶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엄마 에스더(기타 노비)는 크리스마스를 몇달 앞두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가족들을 불러모은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 진단을 받아 전신이 마비되기 전 자발적으로 생을 마치기로 결심한 것이다. 엄마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한 가족들은 에스더의 바람대로 즐거운 가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맛있는 식사를 하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과감한 유희를 즐기고, 감춰둔 얘기들을 꺼내기도 한다. 행복한 이 시간과 곧이어 올 엄마의 죽음, 그 간극을 버텨낼 자신이 없는 둘째 산느(다니카 쿠르시크)는 괴로워하고 큰딸 하이디(파프리카 스틴)가 산느를 달래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하이디마저 엄마의 결심을 되돌리기로 마음먹는다.
<사일런트 하트>는 존엄사를 선택한 개인의 결단을 가족이 함께 지켜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욕실 바닥에 떨어진 립스틱을 줍기에도 힘겨운 몸이지만 에스더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기어코 립스틱을 주워 입술을 칠하고 만
동정에 기대지 않는 품위 있는 가족 드라마 <사일런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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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공연하는 무명의 트럼페터 닉(크리스 에반스)은 보스턴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놓치고 우왕좌왕하는 브룩(앨리스 이브)을 만난다. 가방을 도둑맞아 무일푼이 된 브룩을 도우려 닉은 백방으로 애쓰지만, 그날따라 유독 가진 게 없어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다. 하는 수 없이 뉴욕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밤을 새우는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다가도, 시간이 지나 서로의 상처를 알아가며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비포 위 고>는 배우 크리스 에반스의 연출 데뷔작이다.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난 남녀의 짧은 시간을 다룬 이야기에서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선라이즈> 3부작의 흔적(심지어 제목조차!)은 완연하지만, 특유의 무드를 구축하는 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인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크리스 에반스와 앨리스 이브의 연기로만 채워진 영화는 보통 우려할 수 있는 것처럼 다소 지루하다. 두 사람이 뉴욕의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하는 일 역시 흥미롭지 않기는 마찬가지. 뮤지션을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난 남녀 <비포 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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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의 고급 호텔 앞, 타이트한 검정색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처연하게 담배 연기를 뿜으며 서 있다. 뉴욕의 풋내기 작가 브라이언(안톤 옐친)은 길을 지나다 그 모습에 매혹된다. 그녀 아리엘(베레니스 말로에) 또한 눈으로 브라이언의 발걸음을 좇고 있던 차. 서로에게 반한 그들은 다음 만남을 약속한다. 첫 데이트 날, 키스까지 한 이후 아리엘은 태연하게 말한다. 자신에겐 남편과 두 자녀가 있다고. 하지만 프랑스에서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는 부부 모두 각자의 시간을 갖는 규칙이 있단다. 그렇게 프랑스 여자와 미국 남자의 하루 두 시간짜리 연애가 시작된다.
언뜻 암호 같은 제목의 의미는 영화 초반에 드러난다. 배우자의 합의하에 서로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두 시간. 이는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프랑스 문화를 상징한다. 팝음악과 샹송이 조화롭게 재생되는 가운데, 각각 미국과 프랑스식 사고에만 익숙한 남자와 여자는 상대방의 문화를 익히며 서로의 세계에 스며든다. 다른 문화권에 속한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두 시간 <5 to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