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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꼬마 곰(벤 위쇼)은 페루의 작은 숲에서 산다. 어느 날 마을에 일어난 대규모 지진으로 삼촌을 잃은 꼬마 곰은 ‘목에 푯말을 걸고 지하철역에 있으면 자신을 돌봐줄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철지난 풍문만 믿고 무작정 런던으로 밀항한다. 실제 런던은 풍문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작은 곰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다행히 브라운 가족이 꼬마 곰을 거둬들인다. 역 이름을 따 패딩턴이라는 이름도 지어준다.
패딩턴은 영국에서 유서 깊은 ‘국민 곰돌이’ 캐릭터로, 동화작가 마이클 본드가 1958년 <내 이름은 패딩턴>을 쓰면서 세상에 태어났다. 말하는 곰의 도시 적응기는 흡사 문명에 익숙하지 않은 원주민이 문물에 적응하지 못해 우스꽝스러운 양상을 띠는 것과 닮았다. 그러나 영화는 패딩턴을 희화화하기보다는 카메라를 패딩턴의 시점에 자주 동화시키며 곰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집과 도시의 다양한 사물들을 패딩턴이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말하는 곰의 도시 적응기 <패딩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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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회사의 잘나가는 마케터 보희(조여정)는 워크홀릭이다. 하루 종일 일에 매달리다보니 남편(김태우)과의 잠자리도 피곤하다. 그런 보희가 남자깨나 ‘밝히는’ 여자로 보이는 이웃집 여자 난희(클라라)의 택배를 잘못 수령해 해고까지 당한다. 화가 난 보희는 난희와 한바탕 싸움을 벌이다 되레 언니 동생하는 사이가 된다. 알고보니 난희는 성인용품숍의 CEO로서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으로 많은 여성들이 성적 쾌감을 발견하길 바라는 여성이다. 성적유희로 자아를 찾는다는 건 상상조차 못했던 보희에게 솔직한 난희는 꽤 매력적이다. 보희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난희에게 사업을 키워보자며 전기를 모색한다.
보희가 말하듯, 성인용품을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이라는 컨셉으로 푼 건 귀여운 시도다. 보희와 난희가 어두침침한 성인용품숍의 벽지 대신 알록달록한 성인용품들로 인테리어를 해가며 분위기 쇄신을 꾀하거나 적극적으로 영업 전선에 뛰어들 땐, 당찬 여성 캐릭터들을 기대해보게 한다. 하지만 자아 찾기라는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워킹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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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여섯살의 앙투완(빅토르 카발)은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 올해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엄마 말씀도 잘 들었으니 소원을 들어달라고. 사실 앙투완의 소원은 산타의 썰매를 타고 세상을 떠난 아빠를 만나기 위해 별나라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날 밤 마법처럼 앙투완의 방 발코니에 산타가 등장한다. 아이는 놀라서 달려가는데, 그의 정체는 산타 분장을 한 도둑(타하르 라힘)이다. 그럼에도 앙투완은 그를 산타라고 굳게 믿는다. 사내는 아이를 떼놓으려 애쓰지만 실패하고, 결국 둘은 함께 주택가를 다니며 금을 훔치는 기이한 2인조 강도로 변신한다. 크리스마스이브 하루 동안, 파리의 지붕 위를 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된다.
<노엘의 선물>은 <보더라인>(2011)과 <에이자피알라조쿨>(2013)을 통해 프랑스의 상업영화 시장에서 ‘이야기꾼’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알렉산더 코페르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영화의 첫인상은 <
하룻밤 동안의 기이한 외출 <노엘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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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Omar
감독 하니 아부 아사드 / 출연 아담 바크리, 림 루바디 / 수입 감픽쳐스 / 배급 (주)판다미디어 / 개봉 2월5일
영화는 청년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시작한다. 팔레스타인 청년 ‘오마르’의 얼굴에선 망설임이 읽힌다. 뒤이어 보이는 장벽. 앞에 선 오마르가 꼬마처럼 보일 만큼 커다란 장벽이다. 오마르는 자신을 막아선 장벽 앞에서 주저하고 있다. 감독 하니 아부 아사드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인이다. 그는 앞서 자살 테러 임무를 떠안은 팔레스타인 청년들을 그린 <천국을 향하여>를 만들었다. 오마르는 <천국을 향하여> 속 청년과 닮았다. 팔레스타인 제빵사 오마르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총성이 오가는 장벽을 넘어다닌다. 어느 날 오마르는 대이스라엘 테러 조직의 임무에 가담하게 된다. 하지만 곧 이스라엘 비밀경찰에 잡히고, 이중첩자가 되는 조건으로 풀려난다. 자유를 되찾아주리라 생각했던 그 조건은 도리어 오마르의 발목을 무섭게
[Coming soon] 자유가 되리라 생각했던 족쇄 <오마르> O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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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철원은 야구방망이로 노동자를 두들겨팼지만, 재판부는 끝내 실형을 면제해줬다. 대신 검찰은 폭행 피해자를 업무방해죄 등으로 기소했고, 기소 검사는 이듬해 SK건설 전무급 임원으로 영입됐다고 한다.
재벌이라는 성부 아래, 그들을 모시는 법피아와 관피아가 끈끈한 상부상조의 삼위일체를 이루는 모양새랄까. 재벌 2세들이 대놓고 갑질할 만하겠다. 대한항공 조현아가 아무리 비행기를 돌려세워도, 음과 양으로 보필해줄 국토부가 버티고 있었을 테니 땅콩쯤이야 뭔 대수였겠는가. 심지어 저기 강남 아파트 부유층들은 경비원에게 빵을 집어던지고, 그가 분신자살했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아파트 경비들을 모조리 해고하는 세상이다.
바야흐로 중세의 귀환. 자본과 관료와 법이 씨줄, 날줄로 엮여 권력을 독점하면서 ‘슈퍼갑’들이 도래하고 있다. IMF를 경유하며 공고화된 신자유주의, 그리고 MB 정권부터 본격화된 친자본 정책들이 결과한 당연한 풍경. 노동자를 머슴으로 취급하며 인격을 박탈하고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착한 주인’이면 다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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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히 보통의 여고생들이 무엇을 하고 여가시간을 보내는지(여대생에게도 없는 여가시간이 그들에게 만약 있다면 말이다)는 잘 모르겠다. 단지 빡빡한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나서 입학한 대학에서도 과목만 바꾼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만이 언론을 통해 그나마 알려진 정보다. 왕따, 조기유학, 스마트폰 중독, 자살… 이런 자극적인 키워드가 그들의 가장 깊은 속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가장 민감하고 순수한 시기에 그들이 어떻게 스스로의 문제 앞에 자신을 반듯이 세워나가는지. 우리는 사실 잘 모른다.
JTBC에서 매주 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선암여고 탐정단>은 여고생들이 탐정단을 조직해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여러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는 기둥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들은 하나같이 사회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서두에 언급한 조기유학이나 입시제도, 뇌물이나 학원폭력 등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상당히 깊고 묵직하게 다루고 있는 부분이 약간은 놀랍다.
[김호상의 TVIEW] 우리, 조금 더 상상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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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는 ‘워킹걸’ 아니, ‘워커홀릭’이다. 연기 하나 집중하기도 힘들 텐데, 얼마 전 앨범 ≪귀요미송2≫를 내며 가수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1년 동안 준비했던 책 <클라라의 시크릿>도 냈다. 그뿐이 아니다. 최근엔 레깅스 사업을 시작해 직접 디자인 작업도 떠맡고 있다.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은 <워킹걸>(1월8일 개봉)에서 그가 연기한 난희와 똑 닮았다. 섹스숍을 운영하며 ‘엔조이’의 즐거움을 전파하지만, 경영난 때문에 마케팅의 귀재 보희(조여정)와 동업하게 되는 그다. 인생을 바꾼 프로야구 시구 이후,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클라라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영화는 봤나. 어땠나.
=감독님께서 난희를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연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조여정 언니와의 호흡도 괜찮게 나왔고. 무엇보다 영화가 재미있었다. 기자님은 어땠나?
-야할 줄 알았는데 로맨틱 코미디더라.
=아하하. 코드가
[클라라] <워킹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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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언브로큰>
2014 <타워블록> <300: 제국의 부활>
2011 <유나이티드>
2009 <디스 이즈 잉글랜드>
2007 <이든 레이크>
드라마
2009 <스킨스>
“나는 쿡이다.” 논리도 설명도 필요 없이 이 말 한마디면 상황이 정리된다. 영국 드라마 <스킨스>는 할리우드 라이징 스타의 보고다. <스킨스> 시즌1, 2에서 화제의 인물이 니콜라스 홀트였다면 시즌3부터 최근의 시즌7까지는 쿡 역을 맡은 잭 오코넬의 세상이었다. 반항기, 장난기, 불량스러움으로 무장한 쿡은 전형적인 골칫거리 문제아다. 잭 오코넬은 누가 맡아도 미움받기 십상인 이 캐릭터에 인간적인 면모를 부여했다. 잇단 사건과 사고에도 쿡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건 잭 오코넬의 깊은 눈빛에서 묻어나오는 한줌의 순수함 때문일 것이다. 항상 얻어터진 얼굴로 세상에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어도 어딘
[who are you] 잭 오코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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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2013 <안녕, 투이>
“엄마! 쪽팔려~.” 대선배들 사이에서 맛깔나는 조연의 역할을 해낸 건 아홉살밖에 안 된 꼬마 이지원이었다. 관객은 빵빵 터졌지만 정작 본인은 “목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목소리를 최대한 높고 가늘게 내며) 엥옝옝옝, 이렇게 나왔잖아요”라며 투덜댄다. 연기 비법을 묻자 최소한의 대사암기 외에는 연습을 거의 안 한다는 의외의 대답을 했는데 “연습을 많이 하면 굳어버리잖아요”라고 곧바로 똑 부러진 이유를 댄다. 예닐곱살 무렵 우연히 출연한 CF에서 콘티 작업까지 참여했다는 똑순이 배우는 <안녕, 투이>에서 키를 쓰고 소금을 얻으러 다니면서 “소금!”이라는 단 두 마디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했던 과묵한 현정을 거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그보다 수다스러우나 역시 촌철살인의 대사를 내뱉는 채랑이 됐다. 극중 삼총사인 지소(이레), 지석(홍은택)과는 카메라 뒤편에서
[who are you]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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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발리우드는 수많은 ‘신기록’으로 점철됐던 예년에 비해 다소 잠잠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국 영화계에 크고 작은 반향을 일으키며 발리우드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한 작품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먼저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들에 <퀸> <굴랍갱> <메리 콤> 등이 있다. 이들 영화는 그간 발리우드에서 상대적으로 보조적 역할에 그쳤던 여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3대 칸’으로 불리는 샤룩 칸, 살만 칸, 아미르 칸의 활약도 여전했다. 살만 칸의 <킥>과 샤룩 칸의 <해피 뉴 이어>는 하반기 극장가의 흥행 가뭄을 해소시켜주었고, 지난해 12월19일 개봉한 아미르 칸의 <PK>는 개봉 첫날에만 2.5억루피(약 43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연말연시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중 가장 최근에 개봉한 <PK>는 아미르 칸이 주연을 맡았던 &l
[델리] 우주에서 온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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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램실 스탭을 채용한다. 1월11일(일)까지 온라인으로 서류를 접수하며, 홈페이지(www.jimff.org)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해 작성 후 프로그램실 이메일(jimff.program@gmail.com)로 전송하면 된다. 문의 jimff.program@gmail.com.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일할 단기 스탭도 모집한다. 1월11일(일)까지 온라인으로 서류를 접수하며,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해 작성 후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2-925-2242.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프로그램 담당자 모집. 2014년 12월22일(월)~1월5일(월), 자유 형식의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이메일(msff_sarah@naver.com) 접수.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msff.or.kr) 확인. 문의 02-927-5696.
*4월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개최되는 제3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상영될 단편영화를 공모한다. 제32회
[소식] 제1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램실 스탭을 채용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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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매커너헤이의 진정한 부활은 바로 여기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인터스텔라>로 그 매력을 새삼 확인한 매튜 매커너헤이는 그보다 앞서 <HBO> 미드 <트루 디텍티브>로 그 진가를 선보였다. 루이지애나를 배경으로 17년의 세월을 두고 연쇄 살인범을 쫓는 두 형사 러스트 콜(매튜 매커너헤이)과 마티 하트(우디 해럴슨)의 이야기로, 국내 케이블 채널 방영분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을 살린 무삭제, 무암전 버전이 DVD로 출시된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존 말코비치 보기
서울바로크합주단이 1월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정기연주회의 개막 콘서트를 연다. 그런데 공연 기획자 및 내레이터로 참여하는 이가 무려 존 말코비치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니트케 피아노 협주곡 연주에 맞춰 아르헨티나 작가 에르네스토 사바토의 <장님에 대한 보고서>를 낭독하는 말코비치의
[culture highway] 매튜 매커너헤이의 진정한 부활은 바로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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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Annie
감독 윌 글럭 / 출연 제이미 폭스, 쿠벤자네 왈리스, 로즈 번, 카메론 디아즈
존 휴스턴 감독의 <애니>(1982) 혹은 수많은 버전의 뮤지컬로 기억되는 <애니>가 다시 한번 리메이크됐다. 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모던한 <애니>다. 빨간 머리 주근깨 소녀 대신 쿠벤자네 왈리스가 연기하는 흑인 꼬마 애니를 만날 수 있다. 못된 고아원 원장은 카메론 디아즈가, 애니를 입양하려는 억만장자는 제이미 폭스가 맡는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4.12.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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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많이 불법 다운로드된 영화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불법 다운로드 횟수는 3003만번이며 2위는 <겨울왕국>(2992만번), 3위는 <그래비티>(2936만번)이다.
-야마다 요지 감독의 신작 <어머니와 살면>의 시놉시스와 캐스팅, 제작 일정이 공개됐다
=중년 여성이 나가사키 원자폭탄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영혼을 만난다는 내용으로 오즈 야스지로의 생일이자 기일인 12월12일 개봉예정이다.
-루이제 라이너가 지난 12월30일(영국 현지시각)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104살. 최초로 2년 연속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위대한 지그펠트>(1936), <대지>(1937))을 수상했으나 이후 조연, 단역으로 활동하며 총 5편의 작품을 남겼다.
[댓글뉴스] 지난해 가장 많이 불법 다운로드된 영화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다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