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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지>는 ‘예술가의 탄생’이라는 서사를 통해 전체주의 사회에서 자란 탈북자의 ‘개인 되기’를 그린다. 김수는 <씨네21> 1031호에 실린 리뷰와 20자평을 통해 “탈북자의 고난을 피상적으로 그렸고, 반전도 쉽게 예측되며, 그림들도 현역 작가들의 작품을 짜깁기한 티가 많이 난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부당하다. <설지>가 걸작은 아닐지라도, 그리 형편없는 작품은 아니며, 특히 탈북자의 고통을 피상적으로 그렸다거나 영화 속 그림들이 짜깁기에 불과하다는 평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
탈북자는 어떤 존재인가?
현재 한국의 탈북자 수는 약 2만8천명을 헤아리며, 한해에 2천~3천명씩 늘고 있다.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탈북자들이 중국, 몽골,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유럽, 북남미 등에 존재한다. 일단 북한을 이탈한 이들이 중국 등 제3국에 머물다가 일부가 한국에 입국하기도 하고, 북한으로 재입국하는 경우도 있으며, 한국을 경유해 유
[황진미의 영화비평] 탈북자의 ‘개인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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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셜록> 신년 스페셜이 <셜록: 유령신부>란 제목으로 극장 개봉한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 하였던가. 무대는 원작과 같은 빅토리아 시대다. 셜록(베네딕트 컴버배치)과 존(마틴 프리먼)은 몇 시간 전에 자살한 아내(나타샤 오키프)가 오래된 웨딩 가운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란 토마스 리콜레티로부터 사건 의뢰를 받는다. 셜록과 존은 ‘유령신부’의 목적을 추적해나간다. 원작자 아서 코난 도일의 단편집 <셜록 홈즈의 회고록> 중 <머스그레이브 전례문>에서 영감을 얻은 에피소드로, 연출은 크리에이터 스티븐 모팻이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자 오래된 친구”라 생각한다는 더글러스 매키넌이 맡았다. 2016년 1월2일 <셜록: 유령신부> 개봉에 앞서 모팻과 짧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떤 이유에서 <셜록: 유령신부>의 배경을 빅토리아 시대로 잡았나.
=우리가 한번도 그 시대로 간 적이 없기 때문
[people] “이건 셜록의 ‘시간여행’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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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허 플레이스>를 만든 앨버트 신 감독은 캐나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영화적 토대를 다져온 1984년생 젊은 감독이다. 토론토 요크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했고, 친구와 함께 타임랩스픽처스라는 영화사를 차려 제작과 연출을 겸하고 있다. <인 허 플레이스>는 <Point Traverse>에 이은 그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임신한 십대 소녀와 어머니가 아이를 원하는 젊은 부부에게 소녀의 아이를 ‘비밀 입양’시키는 과정을 그리는 이 영화는 극도로 섬세하게 모성을 관찰한다. 보편적인 주제를 특별하게 다룰 줄 아는 앨버트 신 감독의 영화적 재능이 이 한편의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러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은 것에 비하면 조금은 뒤늦은 한국 개봉. 앨버트 신 감독은 한국 관객의 반응이 가장 궁금했다며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자랐고 그곳에서 영화를 만들어왔다. <인 허 플레이스>는 한국에서 한국 배우들과 찍은 첫 영화다.
[people] “이 영화가 배우들의 ‘액팅 쇼케이스’가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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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A에서 연출을 경험 중인 샤리파와 그룹 B에서 조연출을 경험 중인 쿠 준 쟁, 그룹 A의 지도교사인 셍 탓 리우 감독, 그리고 FLY 2014 졸업생으로 후배들을 격려하려고 FLY 2015를 찾은 버디 안와르디. FLY 2015에 참여한 말레이시아 출신의 영화인들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6월 말레이시아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젊은 영화인 양성을 위한 워크숍 ‘넥스트 뉴 웨이브’(Next New Wave)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것. 말레이시아국립영화개발위원회(FINAS)가 지원하고 말레이시아의 대표 감독이자 FLY 2014의 지도교사였던 탄추무이가 주축이 돼 만든 영화 제작 워크숍이다. 일종의 ‘말레이시아판 FLY’라고 보면 된다. 탄추무이는 FLY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말레이시아 내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팀을 꾸렸다. 그녀의 뜻에 동의한 타이의 아딧야 아사랏 감독, 필리핀의 카를로 멘도자 촬영감독 등이 멘토로 나섰다. 셍 탓 리우는 초청 연사다. 말레이시아 출신 학
“동남아 지역에서의 영화적 연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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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동안 단편영화 한편씩을 완성하라.’ FLY 2015 참가 학생들 앞에 주어진 미션이다. 10명씩 두팀으로 나뉘어 각각 영화 한편씩 만들어내야 한다. 시놉시스는 동일하다. ‘어느 날 10대 남매가 일출을 보기 위해 부모 몰래 가출을 단행한다. 맨날 서로 싸우기 바쁜 부모는 뒤늦게 아이들의 부재를 알고 패닉 상태에 빠진다. 과연 아이들은 무사히 일출 보기에 성공할까.’ 이 내용은 FLY 2014에 지도교사로 참여했던 말레이시아 출신의 탄추무이 감독이 직접 작성해 보내온 것이다. 이야기의 뿌리는 같지만 팀별 과제인 만큼 각 팀의 색깔과 개성에 따라 극의 서사는 얼마든지 변주 가능하다. 참가 학생들의 언어, 문화, 종교, 사상은 다 다를지라도 오직 영화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 만큼 그들의 패기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기대되는 프로젝트다. 기자가 현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3일간의 촬영은 끝난 상태였다. 후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아이들과 지도교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촬영현장을
“즐거움 한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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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지역의 미래 영화 인재들을 미리 만났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의장기구로 있는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는 4회째 아세안 지역의 재능 있는 젊은 영화인을 발굴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ASEAN 차세대영화인재육성사업(ASEAN-ROK Film Leaders Incubator: FLY 2015, 이하 FLY 2015)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11월9일부터 22일까지 말레이시아의 조호르바루에서 진행됐다. 한국을 포함한 아세안 11개국에서 온 20명의 학생들이 단편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씨네21>은 촬영을 마치고 한창 후반작업에 돌입한 참가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조호르바루로 향했다. 라오스,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지도교사들이 울고 웃으며 강렬한 영화적 체험을 나누고 있는 현장을 지면에 옮긴다.
영화를 향한 우리들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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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지> 회화 코디네이터
<오늘의 연애> 전시 기획
전시
2014년 갤러리 소울 잉크 <럭셔리 오르가슴(Luxury Orgasme)전>
뮤직비디오
스컬&하하의 <여름밤>
45RPM의 <붐박스>
북한에서 선전화를 그려온 탈북 소녀 설지(다나). 소외된 새터민, 꽁꽁 숨어 있던 설지는 다큐멘터리 출연을 계기로, 단순히 베껴 그리던 작업을 벗어나 점점 자신의 아픔을 표현할 도구, 예술로서의 작업에 다가가게 된다. 설지가 겪는 마음의 변화를 표현해줄 그림은 말 그대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소품이자 또 하나의 배역이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50여점의 그림은 킬드런, 반달, 코마, 후디니, 메녹, 하찌, 델로스, 애나킴, 강은정, 식스코인 등 지금 가장 뜨거운 스트리트 작가, 회화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10여명의 작품이다. 그 중심에 ‘회화 코디네이터’라는 역할로 영화 속 설지의 그림과 작가들의 참여를 기획 진행한 전
[STAFF 37.5] “대중이 미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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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연극학교를 졸업했다. 고전 작품을 접해본 것이 이 작품에 도움이 됐나.
=트레이닝이 도움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때는 셰익스피어나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많이 했고, 고딕 로맨스쪽은 아니었다. <크림슨 피크>는 18세기의 다양한 소설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새로운 면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촬영기간이 길었던 데다 차기작들도 쉴 새 없이 찍었다. 지치진 않나.
=2014년 2월부터 5월까지 <크림슨 피크>를 촬영했고, 7월부터 8월까지 <하이라이즈>를 촬영했고, 10월부터 12월까지 <아이 소 더 라이트>를 촬영했다. <크림슨 피크>의 촬영 후반부에 내가 토마스 샤프의 분장을 하고 기타를 치며 행크 윌리엄스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어딘가에 찍혔을 거다. (웃음) 지난해는 정신없이 바빴지만, 촬영 중에는 최대한 그 작품에 몰입하도록 노력한다. 캐스팅 해준 감독들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예의다.
-제시카 채
우아하고 시네마틱한 장면들을 만끽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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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영화를 즐기는 편인가.
=다른 영화들과 비슷하다. 가끔 피범벅이 된 상태로 몇주 동안 촬영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웃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참고가 될 만한 서적을 몇권 줘서 재미있게 읽었다. 원래 호러나 스릴러 장르의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나사의 회전> <프랑켄슈타인> 등을 읽으면서 이런 장르에 대한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나 할까. 다크 판타지 측면이 인상 깊었다. 어떤 작가가 어떻게 하면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될까를 생각하면서 메리 셸리에 대한 조사도 했다.
-의상도 세트장도 상당히 아름답다.
=놀라움 그 자체다. 의상은 물론이고, 세트 디자인도 너무 멋있었다. 코르셋을 입어야 해서 힘들긴 했지만 말이다. (웃음) 다른 작품에 비해 특수효과가 많지 않았고, 세트장이 잘 갖춰져서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세트장 안에 있는 자체가 큰 경험이라고나 할까. 그린룸 안에서 연기하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지. (웃음) 송곳
의상과 세트, 놀라움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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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고전적인 유령 이야기를 사랑한다. 자신이 “멕시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자주하는 델 토로 감독은 가족과 친구, 이웃들의 ‘유령 목격담’을 듣고 자랐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고전 장르영화들을 답습하며 성장한 그는 이제 새로운 세대의 영화팬들에게 ‘델 토로의 프리즘’으로 재조명한 ‘잊혀진 장르영화’를 소개한다. 근래 할리우드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고딕 로맨스’라는 장르에 대한 매력과 이를 스크린에 담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쓴 부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크림슨 피크>를 고딕 로맨스 장르라고 불렀는데, 오랫동안 생각해온 작품인지.
=고딕 로맨스 장르라 하면 대부분 여자주인공이 약하고 순수하게 표현된다. 나는 정반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섹스도 즐길 줄 알면서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그런 여자주인공 말이다. “스포일러 경고”를 포함시켜야 하겠지만, 대부분의 고딕 로맨스의 결말을 정반대로 표현하는
사랑은 고통에서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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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말로도 좋은 결과라 하긴 어렵다. 5500만달러의 예산이 들어간 <크림슨 피크>는 11월29일까지 전세계 박스오피스 7500만달러 남짓한 수익을 기록했다. 평단의 반응도 대체로 미지근한데 스토리에 대해선 결말이 일찍부터 예상되어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등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나마 칭찬이 이어지는 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미술적인 성취에 관한 것들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가 늘 지적받던 한계, 이를테면 비주얼에 경도되어 내러티브를 등한시한다는 푸념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이 영화 앞에 쉽사리 실패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일 수는 없다. 날카롭게 삐져나온 송곳처럼 델 토로는 항상 익숙함과 식상함을 비틀어 새로운 시점을 제공한다.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두 배우의 긴 인터뷰를 계기 삼아 델 토로가 꿈꿨던 지점에 대해 다시 돌아보려 한다. <크림슨 피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나. 이 매혹적인 고딕 로맨스가 남
욕망-사랑-불안으로 세운 고딕 로맨스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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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어떤 작품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려 애쓴다. 그건 어쩌면 거대한 네온사인 간판처럼 먼저 눈에 띄는 작가의 위상 때문일 수도 있고, 이렇게 좋은 작품이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팬들의 배려인 경우도 있다. 의도와 관계없이, 어느 쪽이든 작품에 앞선 의미와 해석은 감상을 방해한다. 강풀 원작 웹툰 <타이밍>을 애니메이션화했다고 들었을 때 비슷한 걱정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2005년 연재를 끝낸 웹툰 <타이밍>은 10년 만에 스크린에서 되살아났다. 원작을 얼마나 제대로, 꼼꼼히 옮겼는지 관심을 기울이는 팬들도 있을 것이고 애니메이션 <타이밍>을 통해 거꾸로 원작을 다시 보게 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장르에 애정을 지닌 사람이라면 이 땅의 척박한 애니메이션 환경 속에 또 한편의 장편애니메이션을 완성해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낼 수도 있다. 다만 강풀 작가와 민경조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게 전부가 아니란 생각이 들
[민경조, 강풀] “이번만큼은 욕심 부리고 싶다 한국 애니메이션에 좋은 동력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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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이름은 미아다. 혹은 민아이거나, 미나이거나, 민하일 수도 있고, 아미이거나, 유미이거나, 윤미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아이는 미아라고 불리고,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이름을, 미아라고 생각한다.” 한유주의 첫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에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소개하는 대목이다. 그녀의 소설은 대부분 화자가 마치 결정장애라도 있는 듯 자신의 생각에 가장 부합하는 언어를 지나칠 정도로 신중하게 고르고 있고, 그 고민의 흔적을 모두 활자로 옮겨 펼쳐놓은 것 같다. 게다가 뚜렷한 ‘이야기’ 없이 진행되고, 종종 말장난처럼 반복, 변주되는 표현들과 주어 없는 문장의 주인을 찾아가며 읽어야 할 때도 있다. 명확한 사건이 없는 소설, 혹은 작가 자신의 표현처럼 “수다스러운” 소설들에 대해 우찬제 평론가는 “일단 읽힌다면, 현존 세상과 인간, 말과 이야기 문화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서사로 받아들여진다”라고 썼다. 그도 오죽했으면 ‘일단 읽힌다면’이란 전제를 달았을까. 물론 그녀
세상 모든 것의 이름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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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향하는 문학은 바로 ‘항문발모형’(肛門發毛形) 문학이다.” 지난 2010년 단편소설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등단할 당시, 최민석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항문발모형이란 대체 무엇인가. 그건 (독자들이) 울다가 웃어서 엉덩이에 털이 나는 작품을 써보겠다는 작가의 굳은 의지를 표현한 말이었다. 물론 그의 글을 읽고 정말로 그곳에 털이 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적어도 독자를 울다가 웃게 하겠다는 최민석 작가의 선언은 이후의 작품들을 통해 꽤 성실하게 지켜져왔음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최민석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유머와 페이소스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자연스러운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다. <능력자>의 두 주인공, 미치광이 전직 복서 공평수와 ‘청순문학’을 꿈꾸지만 현실은 야설작가인 남루한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질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인물이지만 “너절해져도 찢어지진 않는다”는 그들의 결기 앞에서는 가슴 한켠이 뭉클해진다. 한편 <
울다가 웃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