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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수감된 이정순 할머니(김수미)는 감옥의 너그러운 큰어른으로 군림한다. 몇년 후 출소한 정순은 큰아들(정만식) 집에 정체를 숨기고 가정부로 취직한다. 아들 장모(박준금)의 냉대에도 정순은 귀여운 손자(이아인)의 재롱을 낙으로 삼아 아들네 살림을 도맡는다. 간간이 쌓인 스트레스는 공원에 나가 욕지거리를 내뱉는 것으로 푼다. 한편 대국민 욕배틀 오디션 프로그램 <욕의 맛> 담당인 양PD(이영은)는 강력한 후보를 찾아 헤매던 중 정순의 욕을 듣게 된다. 양 PD의 설득 끝에 정순은 <욕의 맛>에 출연하게 되고 ‘지옥에서 온 헬머니’ 캐릭터로 인기를 끈다. 하지만 과거사가 왜곡돼 알려지며 정순은 무시무시한 마녀사냥의 타깃이 된다.
<가루지기> 이후 신한솔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이다. 데뷔작 <싸움의 기술>에서처럼 감독은 이번에도 짜증 권하는 사회에 짓눌린 소시민들의 답답함을 코믹하고 시원하게 풀어내려 한다. 먼저 욕배틀 오디
‘을’들의 통쾌한 역습 <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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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빌 머레이)는 성격도, 인생도 꼬일 대로 꼬여 있다. 누가 말이라도 걸라치면 “그런 얘긴 됐고”라며 딱 잘라 사양이다. 재정 상황도 최악이다. 벌써 8년째 은행 대출을 받고 있고 현금 지불 한도도 초과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다 쓰러져가는 낡은 집과 오래된 빈티지 캐딜락뿐. 누가 봐도 빈센트는 돈 없고 성격까지 완전 꽝인 늙은이다. 그런 빈센트가 푼돈이라도 벌어볼 요량으로 옆집 꼬마인 올리버(제이든 리버허)의 베이비시터가 된다.
살가운 말 한마디 없는 빈센트는 방치하듯 올리버를 대한다. 어른이라고 올리버에게 훈수를 둘 생각도 없다. 대신 빈센트는 자기가 가는 곳에 올리버를 데리고 다니며 자신이 터득한 인생의 팁을 툭툭 내뱉는다. 예를 들면 친구들에게 맞고 있는 올리버에게 ‘이 나라는 자신을 방어할 줄 모르면 살아남기 어려운 곳’이라며 싸움(방어)의 기술을 알려 주거나, 경마장에 가서 베팅을 하면서 인생에 꼭 필요한 리스크 관리와 올인의 개념을 체험하게 한다. 숫기 없는
아픔이 뭔지를 아는 사람들간의 연대 <세인트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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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 태조 이성계는 개국 한달 만에 세자를 책봉했다. 첫째 부인 한씨의 자식이자 조선 개국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방원 대신 계비 강씨의 소생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방석이 간택됐다. 정도전을 비롯해 개국공신들 역시 이같은 세자 책봉에 동조했다. 왕이 되고 싶었던 이방원에게 정도전은 자신의 야망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정도전과 이방원의 갈등이 점점 심해지던 1398년 8월25일, 이방원은 자신의 사병을 동원해 정도전을 제거하고, 세자 방석을 살해했다. 이것이 제1차 왕자의 난이다.
<순수의 시대>는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정도전의 사위이자 왕의 사돈이자 전군 총사령관 김민재(신하균)와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기녀 가희(강한나) 그리고 김민재의 아들이자 왕의 사위 진(강하늘), 세명의 가상 인물이 이방원(장혁)과 정도전(이재용)의 권력 암투 한가운데에 던져진다. 개국 조선의 국경 지대를 호시탐탐 노리던 여진족을 토벌하고 개선한 장군 김민재. 이방원이 그의
미로만큼이나 복잡한 그들의 이야기 <순수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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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Cinderella
감독 케네스 브래너 / 출연 릴리 제임스, 리처드 매든, 케이트 블란쳇, 헬레나 본햄 카터 /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개봉 3월19일
고전 동화의 실사영화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디즈니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재해석한 <말레피센트>에 이어 <신데렐라>를 두 번째 실사영화로 선보인다. 오히려 첫 번째 주자가 아니었던 게 이상할 만큼 <신데렐라>는 가장 디즈니다운 작품이자 캐릭터다. 계모(케이트 블란쳇)와 언니들의 구박을 받으며 집안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신데렐라(릴리 제임스)가 요정 대모(헬레나 본햄 카터)의 도움으로 무도회에 참석해 왕자(리처드 매든)와 사랑에 빠지는 익숙한 이야기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유리구두를 신은 신데렐라는 좀더 당차고 주체적인 현대 여성으로 거듭날 예정. 계모로 변신한 케이트 블란쳇과 디즈니의 새로운 공주로 발탁된 릴리 제임스의 모습도 궁금증을 불러일
[Coming Soon] 디즈니의 두 번째 실사영화 <신데렐라> Cinder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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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 <쎄시봉>을 봤다. 송창식이 부른 유명한 노래, 스페인어가 원곡인 <사랑이야>(작사 한성숙)가 흘렀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촛불 하나 이렇게 밝혀 놓으셨나요… 밤이면 밤마다 이렇게 타오를 수 있나요…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순간, 나는 “당신”의 정체를 깨달았다. 그때부터 눈물과 소리내지 못한 콧물까지 범벅이 되어 화면이 보이지 않았다.
<사랑이야>에서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삶을 ‘그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트라우마, 그것이 “당신”이다. 상실과 완전한 절망, 호소할 수 없는 통증, 좌절, 버려진 경험, 모욕과 차별.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그런 “당신”이 있을 것이다. 어젯밤까지 가장 믿었던 사람이 오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났을 때의 느낌은 배신감이라기보다 혼란이다. 현실을 인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후
[정희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당신은 누구시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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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최근엔 종류도 다양해지고 마니아도 생겨서 꽤 깊어진 모양인데, 초등학교 시절 보드게임은 지존만 존재했었다. 지금도 마트에 가면 볼 수 있는 그 이름, <부루마블>. 스무살이 넘은 뒤에야 <모노폴리>를 접하고 나서는 무언가 어색한 기분이 들었었지만, 초등학생 때의 그 열기는, 분위기는, 심지어는 공기의 냄새까지도 이미 박제되어버린 기억이었다. 우대권을 가지고 무인도를 탈출하며 뉴욕과 홍콩에 호텔 3채씩을 소유한 부자가 되는 기억. 스톡홀름에 별장 하나 짓고 두알의 주사위를 다시 힘껏 던지던 기억. 세계의 다양한 나라와 그 수도들을 거기서 배웠다고 하면 과장일까 싶지만, 최소한 한 가지는 확실하다. 우리가 그 보드 위에서 꿈을 꾸었다는 것 말이다.
어느샌가 <JTBC 뉴스룸>과 함께 JTBC의 대표 프로그램이 된 <비정상회담>. 그 <비정상회담>의 외전 격인 프로그램이 이제 막 시작한 참이다. 제목은 <내 친구의
[김호상의 TVIEW] 안정감에 우연성을 끼얹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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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에게 명함을 받았다. 큼직하게 적힌 이름 위로 보랏빛 나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그런데 명함을 건네받자마자 김수미는 급한 일이 생겼다며 인터뷰를 미루자고 했다. 아침에 병원에 데려다준 딸이 첫아이를 출산했단다. 다른 날을 기약하고 돌아나오는 길에 명함 위에 피어 있던 나팔꽃이 떠올랐다.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다.
기쁜 소식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시 전성기라 해도 좋을 만큼 김수미는 부쩍 바빠졌다. 오랜만에 원톱 주연을 맡은 영화 <헬머니>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MBC 드라마 <전설의 마녀>도 나날이 화젯거리를 만들고 있다. <전설의 마녀>에서 맡은 ‘김영옥’은 김수미의 실제 본명과 고향을 그대로 차용한 인물이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를 만큼 무식하고 뻔뻔하지만 함께 수감된 동기들과 우정을 나누는 정 많은 캐릭터다. 시청자의 웃음을 끌어내는 주역이기도 하다. 실은 연출인 주성우 PD의 이전 캐스팅 제안을 거절했던 것이 못내 미
[김수미] <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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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순수의 시대>
2013 <우는 남자>
2013 <친구2>
2013 <동창생>
드라마
2013 <미스코리아>
인터뷰 연습이라도 하고 나왔나보다. 하나를 물으면 그다음 질문까지 예상해 술술 대답한다. <순수의 시대>에서 시종일관 몸에 힘을 준 모습 때문에 과묵할 거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럼에도 강한나는 “원래 말 많은 성격은 아니니 할 말이 많았나보다”라고 해맑게 웃었다. 장편영화는 <친구2>(감독 곽경택, 2013), <우는 남자>(감독 이정범, 2013), <동창생(감독 박홍수, 2013)에 이어 이제 겨우 네편째인 데다가 주연은 처음인 그에게 신하균, 장혁, 강하늘 등 남자 셋 사이에서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책은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순수의 시대>에서 강한나가 맡은 가희는 아슬아슬한 여자다. 뭇 남성들의
[who are you] 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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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화협회(BFI)는 지난 2월9일, 지난해 10월 열렸던 제58회 BFI런던국제영화제에 대한 최종 결산을 정리, 발표하며 제58회를 역대 최고의 성공작으로 꼽았다. 관객수로만 보아도 지난 영화제에 참여한 관객은 약 16만3천명으로, 이는 역대 영화제 중 최고 기록이자 2013년에 비해 무려 7.5%가 증가한 수치라는 것. 이에 대해 영국영화협회쪽은, “유럽 내 프리미어 상영을 하게 된 개•폐막작 <이미테이션 게임>과 <퓨리>에 대한 관객 반응이 최고였다”고 평가하며 “이 기간 중 이 작품들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수가 무려 1만2천여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영화제에 참여한 전체 작품 중 상당수(월드 프리미어 18편, 유럽 프리미어 35편)가 영국 내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들이었다는 점은 영화제쪽이 밝힌 또 다른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영국영화협회는 70여개국에서 무려 772명의 영화 관계자들이 참여해 행사를 빛낸 것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고 평가
[런던] 흥행도 최고, 프로그램 구성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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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과 영화제의 공식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에 상영될 한국 단편을 공모한다. 출품기간은 2월27일(금)∼3월20일(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bifan.kr) 참조. 문의 032-327-6313(내선133, 130), short@bifan.kr.
*5월7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자원활동가 ‘그린티어’를 2월4일부터 3월8일까지 모집한다.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www.gffis.org)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메일(volunteer@greenfund.org)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 참조. 문의 02-2011-4304.
*영화사 백두대간-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홍보마케터를 모집한다. 3월10일까지 이력서(사진 부착, 연락처 기재 필) 및 자기소개서를 이메일(sohee@arthousemomo.com)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sohee@arthousem
[소식]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한국 단편을 공모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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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번째 신화
신화라는 이름으로 여섯 남자들이 뭉친 지 올해로 17년. 그들이 열두 번째 정규 앨범 ≪WE≫를 발매했다. 이쯤되면 그 이름처럼 아이돌계의 ‘신화’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표적>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지만 나머지 9곡도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울 만큼 귀에 착 감긴다. 신화만의 개성과 최신 음악 트렌드가 잘 조화를 이루는 앨범. 참고로 에릭은 전곡 랩 메이킹을, 이민우는 프로듀싱을 맡았다.
남산예술센터에서 연극 보기
현대 창작극의 메카,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2015년 시즌별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예매 오픈된 공연은 첫 번째 공개작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이다. 소뿔을 당수로 자르고 도망간 범인을 추적하는 ‘무협액션판타지’극이다. 공연은 3월12일부터 29일까지. 4월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기리는 <서울문화재단 특별 기획 Deluge: 물의 기억>을 공연한다. 공연은 4월16일부터이며 아직 예매창
[culture highway] 열두 번째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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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더십> Shaun the Sheep
감독 리처드 스타잭, 마크 버튼 / 목소리 출연 저스틴 플레처, 존 스팍스
진짜가 돌아왔다. <월레스와 그로밋> <치킨 런>으로 유명한 클레이메이션의 명가 아드만 스튜디오가 다시 한번 찰흙으로 영화를 빚었다. <월레스와 그로밋: 양털도둑>(1995)에 등장했던 말썽꾸러기 양 숀이 주인공이다. 우연한 사고로 사라진 농장 주인을 찾아 숀과 친구들은 도시로 떠난다. 숀이 빌딩 숲을 헤매는 동안 양치기 개 비처는 감옥에 갇힌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5.2.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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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US CINE21>이 주관하는 팟캐스트 방송 <청일전쟁>이 포부를 담은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타이틀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청일전쟁>은 ‘청년들의 일자리 전쟁’의 줄인 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겪고 있는 각종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힐링 프로젝트로 기획되었다. <CAMPUS CINE21>은 국내 최고의 영상미디어 기업 씨네21에서 제작, 발행하는 격주간 대학생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이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는 웅장한 BGM과 함께 영화 <고지전>의 전쟁신으로 시작되는 인트로에 ‘2015년 새로운 청일전쟁은 시작되었다’라는 문구로 방송을 소개한다. 곧이어 여의도공원 갈대밭을 누비며 학자금, 취업 등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을 목격하는 두 개그맨 MC의 모습을 담는다.
팟캐스트 <청일전쟁>의 MC를 맡은 이들은 SBS 출신 개그맨.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일명 <웃찾
대한민국 청년들을 위한 힐링 팟캐스트 <청일전쟁>, 야심찬 티저 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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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맥그리거가 <미국의 목가>로 감독 데뷔한다
=필립 로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1960년대 말 미국의 어느 유대인 집안이 몰락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제니퍼 코넬리와 다코타 패닝,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한다.
-스칼렛 요한슨이 제이 로치 감독의 신작 스릴러영화에 출연한다
=원작자 존 론슨이 집필한 <사이코패스 테스트>가 원작이다. 원작은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다각적으로 다룬 논픽션 작품으로, 영화의 줄거리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짐 자무시가 신작 <포르토, 나의 사랑>의 제작을 맡는다
=안톤 옐친이 출연하는 로맨스영화라고 알려졌다. 데뷔작 <더블플레이: 제임스 베닝과 리처드 링클레이터>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니스클래식상(다큐멘터리)을 수상한 게이브 클링거 감독의 신작이다.
[댓글뉴스] 이완 맥그리거가 <미국의 목가>로 감독 데뷔한다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