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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란 일종의 환상에 불과하다. 다큐멘터리 감독 피에르(스타니슬라 메하르)는 부인 마농(클로틸드 쿠로)과 함께 작업 중이다. 더딘 작업에 지쳐갈 무렵 그의 앞에 지적인 대학원생 엘리자베스(레나 포감)가 나타나고 그는 어느새 그녀의 젊음에 빠져든다. 자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엘리자베스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던 피에르는 어느 날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다. 엘리자베스가 우연히 마농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 피에르를 떠보기 위해 알린 것이다. 피에르는 자신의 불륜도 잊고 아내의 외도 앞에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포스트 누벨바그의 거장이란 명성에 겁먹지 않아도 좋다. <인 더 섀도우 오브 우먼>은 필립 가렐의 영화 중에서도 유난히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채워져 있다. 필립 가렐 영화 중 프랑스에서 가장 흥행 성적이 좋았고, 그만큼 대중적인 화법으로 읽기에 충분하다. 동시에 필립 가렐의 인장이랄 수 있는 장면들, 특유의 스타일들이 녹아 있어 그의 팬으로서 파고들 여지도 충분하다. 이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의 필립 가렐 영화 <인 더 섀도우 오브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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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콥(예론 반 코닝스부르헤)은 부와 명예, 모든 걸 가졌지만 뜨거운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늘 세계와의 유리감을 느껴온 그가 원하는 것은 죽음뿐. 그는 우연히 인생에 단 한번뿐인 여행을 보내주는 비밀스러운 여행사 엘리시움을 찾아가 죽음 여행을 계약하지만, 그곳에서 마주친 고객 안나(조지나 벨바안)와 만나며 새로운 감정을 깨닫고 죽음을 보류하려 한다. 그러나 엘리시움은 한번 한 계약은 파기할 수 없음을 통보하고, 그들은 죽음을 피해 도주한다.
죽음을 경량의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낸 팬시한 영화다. 죽음 여행 업체라는 설정은 기발하고, 사랑에 빠져 죽지 않고 싶어지는 순간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흥미로운 극적 장치다. 죽음과 사랑이 한끗 차이로 비껴가고 마주하는 상황을 비탈리의 <샤콘느>와 비발디의 <사계> 등 중후한 음악들에 맞춰 연출한 장면들도 아름답다. 문제는 영화가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것이다. 전반부
죽음을 경량의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낸 영화 <킬 미 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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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울지 않는다고 누가 말했던가. <울보>의 이섭(장유상)은 툭하면 운다. 예기치 못한 사태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을 때 이섭은 어린애처럼 뚝뚝 눈물을 흘린다. 하윤(하윤경)과 길수(이서준)는 그 반대다. 하윤은 병든 어머니의 병구완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해서 제 몸은 못 챙기는 상황이 와도 울지 않는다.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의 큰형처럼 군림하며 동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길수도 힘들다고 내색하지 않는다. 이섭은 자신에게 결핍된 무엇을 하윤과 길수에게서 발견하고 이들과 가까워지려 한다. 버려야 할 것, 잃게 되는 것이 많지만 그 둘과 함께라면 이섭은 편안할 것 같다.
우는 아이들을 달래주기에 세상과 어른들은 너무 무정하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그냥 나가 있으라고 말하는 교사, 아무런 죄의식 없이 청소년과 섹스하려는 남자, 무력한 엄마, 소통이 되지 않는 아버지들 아래서 아이들은 알아서 제 살길을 모색하기 바쁘다. 저희들끼리는 나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특별언급상 수상작 <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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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관(이성민)은 10년째 실종된 딸 유주(채수빈)를 찾아 전국을 헤맨다. 그런 그 앞에 정체 모를 로봇이 나타난다. 소리를 듣고 소리의 위치, 소리의 원인, 소리에 얽힌 온갖 정보를 읊는 신통방통한 로봇이다. 해관은 어쩌면 이 로봇이 딸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로봇과 동행한다. 그러면서 해관은 자신이 알고 있던 딸이 유주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뒤늦게 자신을 돌아본다. 그사이 영화는 유주의 실종이 단순 가출이 아니라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로 목숨을 잃은 것임을 숨기지 않는다. 로봇의 정체도 밝혀진다. 그 로봇은 미국 나사(NASA)가 만들었고 위치 추적과 감청까지 가능한 인공지능이다. 한국 서해에 떨어지면서 한•미 양국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며 민감해진다.
로봇이 나오지만 <로봇, 소리>는 거창한 SF물을 지향하지 않는다. 2003년 실제 있었던 대구 지하철 참사라는 한국형 참사를 배경으로 지극히 보수적인 아버지와 뜻이 다른 자
귀엽고 엉뚱한 매력을 지닌 로봇과의 동행 <로봇,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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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쿵후를 전수하는 쿵후 마스터가 되어라.’ 불굴의 ‘쿵푸팬더’ 포(잭 블랙)에게 주어진 세 번째 미션이다. 하지만 덤벙대고 실수투성이인 포에게 위대한 사부의 길은 멀기만 하다. 한편 영혼계로 추방당했던 ‘복수의 화신’ 카이(J. K. 시먼스)는 대사부 우그웨이의 기(氣)를 빼앗아 인간계로 내려온다. 카이는 지상의 모든 쿵후 사부들로부터 기를 흡수해 인간계를 지배할 작정이다. 기에는 기로 맞서는 법. 포는 카이를 막을 수 있는 기를 터득하고자 수련의 길에 오른다. 국숫집에서 극적으로 재회한 친아버지와 함께 말이다. 포 부자는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공간, 판다 마을로 향한다.
식탐 많은 쿵후 ‘덕후’에 지나지 않던 포는 시리즈를 지나며 막중한 역할들을 걸머져왔다. 쿵후의 대를 잇는 수련생이 되었고 평화의 계곡을 수호하는 ‘용의 전사’로 거듭났다. <쿵푸팬더3>에서는 친아버지를 만나며 충실한 아들로서의 역할이 더해졌고 부담스러운 쿵후 스승의 자리까지 맡게
'쿵푸팬더’ 포에게 주어진 세 번째 미션 <쿵푸팬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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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에 알리가 있다면 체스엔 피셔가 있다. 바비 피셔는 러시아 선수들이 장악한 체스계에서 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70년대 미국의 체스 영웅이다. 세계 챔피언이 된 후 돌연 잠적해버린 피셔는 이후 잦은 기행과 대회 불참으로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하고 국제 수배를 받는 등 비운의 노년기를 보낸다. 바비 피셔의 굴곡진 삶은 그의 잠적을 소재로 한 극영화 <위대한 승부>(1993), 다큐멘터리 전기영화 <체스황제 바비 피셔>(2011)로 영화화된 바 있다. <세기의 매치>는 체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부로 손꼽히는 1972년 세계 챔피언 타이틀 매치를 중심으로 냉전 시기 국가의 자존심을 걸머진 스포츠 영웅의 압박감을 그린다.
혁명가 어머니를 둔 어린 피셔에게 체스는 외로운 밤을 나는 유일한 수단이다. 체스에 재미가 들린 피셔는 승부 근성을 바탕으로 실력을 키워 열다섯에 최연소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획득한다. 유달리 예민했던 그의 성격
70년대 미국 체스 영웅 바비 피셔의 전기영화 <세기의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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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장 루이 트랭티냥)와 줄리아(스테파니아 산드렐리)는 결혼을 앞둔 커플이다. 어느 날 줄리아가 클레리치 가문의 비밀을 폭로하는 익명의 편지를 받았노라고 말한다. 편지에 따르면 마르첼로의 아버지는 매독으로 인한 정신병을 앓고 있다. 실제로 마르첼로의 아버지는 정신병동에 수감 중이다. 마르첼로는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그와 화해할 수 없다는 사실만을 확인한 채 돌아선다. 어린 시절 성인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등 ‘비정상’적인 것들에 둘러싸인 채 자란 마르첼로는 ‘정상’적인 것을 추구하며 산다. 줄리아와의 결혼도, 그가 파시스트가 된 것도 당대에는 그것이 평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마르첼로는 당국으로부터 프랑스로 망명한 은사, 콰트리 교수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내게 영화 만들기란 아버지를 죽이는 나의 방식임을 깨달았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순응자>를 만든 지 수십년 후, 다시 이 작품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서 ‘아버지’는 명
영화의 메시지와 긴밀히 조응하는 세심한 미장센 <순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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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조재현)는 아내 연화(팽지인)와 신혼여행지 파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더없이 행복한 순간, 상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연화가 돌연 사라진다. 아내가 인신매매당했다고 생각한 상호는 매춘부 거리에서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2년이 지나 노숙자로 사는 그는 정처 없이 파리를 떠돌아다니고, 어느 날 밤거리에서 창(미콴락)을 만나, 아내를 잃은 뒤 처음으로 따뜻한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연화의 옆집에 살았다고 말하는 여자가 나타나고, 상호는 마르세유로 걸음을 옮긴다.
전수일 감독의 근작들은 주로 낯선 공간을 배경으로 삼아왔다. 각각 히말라야와 페루에서 촬영한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2008), <콘돌은 날아간다>(2012)는 물론, 한국에서 찍은 <검은땅의 소녀와>(2007)와 <핑크>(2011)도 외딴곳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인물을 비췄다. 전작 <콘돌은 날아간다>에 이어 조재현과 작업한 신작 <파리의
아내를 찾아 파리를 배회하는 남자 <파리의 한국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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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한 지 2년이 되어가는 가장 티에리(뱅상 랭동)는 고용지원센터에 다니며 직업 훈련을 받는 중이다. 이전 회사의 동료들이 전 고용주를 고소하자며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하지만, 그는 단호히 거절한다. 티에리에겐 뇌성마비를 겪고 있는 십대 아들이 있다. 저축이 바닥난 상태, 남들보다 더 많은 교육비 지출이 필요한 아들을 위해서라도 그에게 시급한 것은 재정적 회복이다. 여러 차례 입사에 실패한 끝에, 결국 티에리는 할인마트 경비직으로 취업한다. 하지만 이내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다. 누군가를 감시하는 일은 회사의 영업이익과 직결돼 있고, 다른 이들의 잘못을 찾아내는 것이 자신의 진짜 역할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초상>은 스테판 브리제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으로, 배우 뱅상 랭동과 감독이 함께 작업한 세 번째 영화다. 잔인한 조건에 놓이는 평범한 인물을 뱅상 랭동은 특유의 견고하고도 심플한 연기를 통해 완성한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2015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
잔인한 조건에 놓이는 평범한 인물 <아버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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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Spotlight
감독 토머스 매카시 / 출연 마이클 키튼,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애덤스, 리브 슈라이버, 존 슬래터리 / 수입 더쿱 / 배급 팝엔터테인먼트 / 개봉예정 2월25일
응당 수호해야 할 정의가 지켜졌을 때, 우리는 그것을 당연한 것이 아닌 감동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런 세태 속에서 어떤 서사들은 때때로 소중하고 고귀한 역할을 한다. <스포트라이트>는 그런 영화다. 매사추세츠주 가톨릭 교회에서 10여년간 아동 성추행이 빈번히 일어난 사실이 2002년 밝혀진다. 가톨릭과 변호사 단체는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해온 상태다.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팀 기자들은 이 사건의 기사화에 착수하며 외압에 맞선다.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파헤쳐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스턴 글로브> 기자들의 실화가 바탕이다. 토머스 매카시 감독 작품으로 배우 마이클 키튼,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애덤스 등이 진실을 밝히려는 열
[Coming Soon] 퓰리처상 수상한 보스턴 글로브 기자들의 실화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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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가족계획>
2015 <로봇, 소리>
2015 <방 안의 코끼리> 중 <치킨게임>
2014 <야간비행>
드라마
2015 <다 잘될 거야>
2015 <오 나의 귀신님>
“곽시양은 ‘봉선화 연정’ 같은 배우다.” (이송희일 감독)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노랫말처럼 디테일하게 반응하는, 감정선이 풍부한 배우라는 뜻에서
어느 모로 보나 완전무결 ‘우결형’ 남자다. 187cm의 큰 키, 자상함, 애교 같은 요소가 리얼 버라이어티쇼 <우리 결혼했어요>와 너무나 잘 어울렸던, 곽시양은 그런 남자다. 부드럽고(<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파트너 김소연과 함께일 때), 귀엽더니(<오 나의 귀신님>의 멋진 셰프 서준), 강하기도(<라디오스타>에서 죽어라 눈싸움할 때) 하더라. 트레이드마크인 눈 말이다. 웃는 순간 표정이 만개하면서 특유의 인상을 만들어내
‘착한’ 마스크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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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신선하게 다가오는 제목은 아니다. 음악에 관한 책이 보통 해당 장르의 걸출한 결과물을 소개하는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찾아서’에 방점이 찍힌다. <로큰롤의 유산을 찾아서>는 감상과 자료 조사를 통한 결과물보다는 다리품을 팔아 미국 전역을 돌아다녀 로큰롤의 흔적을 두눈으로 목격한 기행문에 가깝다. 많은 부분을 먼 과거에 대해 서술하고 있지만 책의 구성이 시간순이 아닌 지역순으로 배치된 점 또한 기행문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한다. 저 옛날 블루스가 태동하던 시절까지 시간을 돌려 이제 막 100년에 육박하는 대중음악의 흔적을 구석구석 훑는다. 책을 잠깐 훑어봐도 뮤지션의 모습과 앨범 커버보다 지도, 건물, 팻말, 동상, 묘비 등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듣고 싶은 충동 보다 떠나고 싶은 충동이 앞서는 책이다. <대중가요 LP 가이드북> <폴 매카트니-비틀즈 이후, 홀로 써내려간 신화> 등 독보적인
씨네21 추천 도서 <로큰롤의 유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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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한 칼럼니스트가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해요’라는 글을 발표했다. 반발은 거셌다.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한 세간의 반응이 확 변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권리가 남성의 그것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이들조차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하고 운을 떼던 과거의 풍토가 무색하게도, 버젓이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못 박고 한국의 여성에게 가해지는 온갖 부조리들을 끄집어냈다. 같은 해 4월, 때마침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한국어판이 도착했다.
저자 리베카 솔닛은 역사를 거슬러 걷기의 면면을 살핀 <걷기의 역사>(2001), 지난 100년간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을 들여다본 <이 폐허를 응시하라>(2009)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건실한 저술들을 발표해왔다. 현지에서 2014년에 내놓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작가가 그간 여러 저서에서 꾸준히 드러냈던 페미니
씨네21 추천 도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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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도 그럭저럭 만만하게 지나가는가 싶더니만 결국 동장군이 들이닥쳤다. 월화수목금 손꼽아 기다리던 주말, 걷기만 해도 두볼이 떨어져나갈 듯한 추위에 외출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면, 따뜻한 이불로 몸을 휘감은 채 손가락이 노랗게 물들 때까지 귤을 까먹으며 만화책 삼매경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거창하고 진지한 것보다는 여백이 많은 프레임에 짧은 대사가 간간이 조그맣게 떠다니는 만화 <콩고양이>를 슬쩍 권한다.
<콩고양이>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새끼고양이들 틈에서 데려온 콩알이와 팥알이가 집 안 이곳저곳을 누비며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전부다. 많은 애묘만화가 대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콩고양이>는 전적으로 콩알이와 팥알이의 행동을 축에 놓고 페이지를 더해간다. 고양이 둘은 쉴 새 없이 재잘대면서 한가로운 집 안을 돌아다니며 거기에 적응한다. 다만 그들의 대화는 사람들에게 그저 ‘냐~’ 정도로만 들릴 뿐이어서,
씨네21 추천 도서 <콩고양이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