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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등교한 두 소녀가 함께 하루를 보내는 이야기 <사루비아의 맛>(2009), 아빠의 내연녀 집에 들이닥쳐 내연녀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소녀의 이야기 <손님>(2011), 엄마를 대신해 콩나물 사러 집을 나선 7살 소녀의 이야기 <콩나물>(2013). 윤가은 감독의 단편은 모두 아이들의 감정,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그린 영화였다. <손님>으로 클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하고, <콩나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수상한 윤가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 <우리들> 역시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다. 열한살 외톨이 선과 전학생 지아의 관계를 따라가는 <우리들>은 복잡미묘한 소녀들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담아낸다. 올해의 빛나는 데뷔작 <우리들>의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그 시절엔 친구들과 하루걸러 편지를 주고받았다. 어제 봤고 내일도 볼 텐데, 수업도 같이 듣고 도시락도 함께
[스페셜] 발견! 소녀들의 세계 그린 윤가은 감독의 데뷔작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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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 이십대 후반의 십분의 일 정도는 MMORPG(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 바쳤을 거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워크래프트> 1편을 처음 접한 날을 기준으로 한다면 중학생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내 고등학교 성적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주범은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였지만 블리자드 게임 중 내가 가장 사랑했던 건 단연 <워크래프트> 시리즈였다. 요컨대 나는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에 대해 절대 중립적일 수 없다. 북미의 처참한 혹평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미덕을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연루자의 심정으로 영화를 봤고, 이 장면 하나를 건진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정신승리해본다.
나는 두껍고 뭉툭한 손가락을 좋아하나 보다. 어릴 적 아버지의 두꺼운 손이 얼굴을 한번에 덮는 게 좋았고, 사촌 형이 뭉툭한 손가락으로 프라모델을
[송경원의 덕통사고]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에 대한 원작 게임 팬의 편파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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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시선 사이> 기획•제작
2016 <4등> 기획•제작
2013 <하늘의 황금마차> 기획•제작
2012 <어떤 시선> 기획•제작
2012 <범죄소년> 기획•제작
2010 <시선 너머> 기획•제작
<시선 사이> <4등> <범죄소년>의 공통점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서 기획•제작한 영화라는 것, 그리고 김민아 팀장이 총괄 프로듀싱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여섯 개의 시선>(2003)으로 시작해 1년에 한편씩 총 13편의 인권영화를 52명의 감독들과 만들어왔다. 이중 <시선 사이>를 비롯한 총 6편의 영화를 담당한 김민아 팀장의 정확한 직책은 ‘인권위 홍보협력과 인권영화 기획 업무담당 주무관’이다. 그는 정부에서 예산을 따와 감독 섭외부터 개봉까지 영화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함께하는 영화인이자 공무원이다. “나랏돈으로 만드니 관제영화겠거니 하는 편견도
[영화人] “감독의 색채와 자율성을 존중한다” - <시선 사이> 김민아 국가인권위원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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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먼저 던져본다. ‘제이. 로’ 하면 당신은 누구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나. 만약 제니퍼 로렌스를 연상했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그래도 늙지 않았다. 그런데 제니퍼 로페즈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왔다면? 역시나 축하한다. 옛날 사람. 옛날 사람. 어쨌든 1990년대 라틴 열풍의 주역이었던 제니퍼 로페즈가 신곡 <Ain’t Your Mama>로 돌아왔다. 곡은 도입부부터 자신이 제니퍼 로페즈산(産)임을 숨기지 않는다. 극도로 절제되었지만 들썩이는 라틴 비트가 딱 제니퍼 로페즈 음악에서 들어왔던 시그니처 사운드임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니멀한 신시사이저와 드럼, 퍼커션 연주는 그가 음악도 음악이지만 ‘메시지’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로서 이를 설계했음을 말해준다. 기실 사람들(적시해서 말하자면 남성들)은 제니퍼 로페즈의 보험 든 엉덩이로 대표되는, 그의 섹시한 이미지만을 거의 폭력적인 시선으로 소비해왔다. 그는 비욘세의 1990년대 버전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비욘세가
[마감인간의 music]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 제니퍼 로페즈, < Ain’t Your Ma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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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과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사이의 거리다. 지난 2월26일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서의 임기를 마친 이용관 전 위원장은 현재 동서대 센텀캠퍼스 임권택영화예술대학 학장으로 재직하며 영화학자로서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여전히 몇 걸음만 걸으면 영화제 사무국에 쉽게 닿을 수 있는 거리이건만, 지난 2014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싼 부산시와의 갈등은 결국 이용관 전 위원장이 20년간 몸담아왔던 영화제와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있어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된 투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부산시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 기소한 영화제 집행부의 공판이 지난 6월1일 시작되었고, 이용관 전 위원장이 연임을 내려놓으면서까지 얻으려 했던 영화제 정관 개정에 대한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만난 그는 “이제는 영화제와 이용관이라는 개인을 분리해야 할 때”라고 말하면서도 ‘선
[씨네인터뷰] “영화제 정관 개정만 된다면 명예회복은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 -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전 집행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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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Morgan
감독 루크 스콧 / 출연 로즈 레슬리, 케이트 마라, 안야 테일러 조이, 폴 지아마티
아버지의 영예를 아들이 과연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인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아들 루크 스콧 감독이 공상과학스릴러 <모건>의 연출을 맡았다. <모건>은 경이로운 속도로 성장하는 인공지능을 관찰하고 기록하기 위해 외딴곳에 머무는 연구원들과 그들이 겪는 위협을 그린다. <더 위치>(2015)의 안야 테일러 조이가 창조주를 초월하는 피조물이 되어 인공지능 발달에 따르는 서늘한 질문들을 제시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직접 프로듀서를 맡았다. 9월2일 북미 개봉예정이다.
[WHAT'S UP] 루크 스콧 감독의 공상과학스릴러 <모건> Mor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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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기절제 또는 여성할례라 불리는 행위가 중동, 아프리카 등 전세계 30여개국에서 행해진다. 세계보건기구의 자료로 보면 이집트, 수단, 소말리아 등에서는 전체 여성의 80% 이상이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국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 그들의 전통이라며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소녀와 여성들의 고통을 들여다봐야 했던 사람이 있다. 다큐멘터리 <소녀와 여자>(2015)의 김효정 감독이다. 17년간 상업영화 현장에서 제작팀원으로, 프로듀서로 일해왔던 그녀가 첫 번째 연출작으로 여성성기절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 것이다.
-어떻게 여성할례, 여성성기절제라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나.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하고 우노필름에 들어갔다. <행복한 장의사>(1999), <킬리만자로>(2000)에 이어 <무사>(2001)의 제작부로 일할 때였다. 동경해온 <동사서독>(1994)이 촬영된 중국 중웨이
[people] ‘할례’ 반대편의 이야기 - <소녀와 여자> 김효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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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같은 느낌이 좋아 다락방에 살고 있다는 혜이니. 조그만 방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찻잔 세트, 움직이는 저금통, 낡은 축음기 같은 걸 하나둘 꺼내어 움직여본다. 혜이니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수집가 혜이니’라는 영상 속 장면이다. 무대에서 내려온 혜인이(김혜인이 본명이다. -편집자)는 활기차고 밝은 무대 위 혜이니만큼이나 귀엽다. 독특한 목소리로 주목받았지만 실은 드러나지 않은 매력이 훨씬 많은 스물다섯 소녀. 혜이니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1년 만에 디지털 싱글 <연애세포>를 냈다. 그동안 예능이나 O.S.T 작업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무대에 대한 목마름은 없었나.
=팬들이 내가 언제 컴백하는지를 항상 궁금해했지만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지 못해 늘 아쉬웠다. 얼마 전 MBC <복면가왕>을 통해 멋진 무대에 설 수 있어서 그 갈증이 약간 해소된 것 같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니 본업으로 돌아온 느낌이
[trans x cross] “나 그 노래 좋아” 들을 때까지… - 디지털 싱글 <연애세포> 발표한 혜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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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재즈’다
도심에서 즐기는 열흘간의 음악영화제, ‘FILM LIVE: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가 9회를 맞이한다. 7회의 ‘글램’, 8회의 ‘힙합’에 이어 올해 영화제의 메인 테마는 ‘재즈’다. ‘오프닝 트랙’(개막작)은 전설적인 트럼페터 마일스 데이비스의 전기영화 <마일즈 어헤드>가 차지했다. 최근 개봉한 <본 투 비 블루>에서 쳇 베이커가 자꾸만 신경 쓰는 바로 그 남자의 이야기다. 돈 치들이 주연은 물론, 연출과 공동 각본까지 담당했다. 분방한 트럼펫 사운드로 막을 열 이번 영화제는 6월30일(목)부터 7월9일(토)까지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진행된다.
<삼국지13> 드디어 출시!
오래 기다렸다. 코에이테크모 게임즈의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 시리즈 최신작 <삼국지13> 한글판이 6월9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플레이스테이션2와 PC 버전으로 동시 발매되는 이번 신작은 시리즈 최다
[culture highway] 이번엔 ‘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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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될 일이라고 했다. 나이를 먹었으니 발 뻗을 데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뜻은 고마우나 돌아가라는 얘기였다. 입이라도 맞춘 걸까. ‘두 어른’의 말씀이 같았다.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허나 우리 고집도 셌다. 예술이 별건가. 완고한 세상에 금을 내려는 몸부림이 예술이라면, 당신들의 삶은 온통 불순하였고, 거리에 내던진 말과 몸짓은 가히 예술적이었다. 그러니 눈 딱 감고 우리의 작가가 되어 달라. 두 어른. 어찌 모르겠는가. 빨갱이 타도와 애국결사를 외치며 버르장머리 없는 이 땅의 자식놈들에게 2만원짜리 회초리를 휘갈겨대는 어버이들의 나라에서 두분의 존재는 이미 가냘프다는 것을. 어쩌면 평생 종이호랑이였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두 사람의 고함이 포효가 아니었는가.
문정현은 일흔여덟살이다. 1975년 인혁당 수형자들이 사형선고 하루 만에 형장의 이슬이 되고 시신마저 탈취당할 때, 영구차를 가로막고 몸을 던진 젊은 사제였다. 1976년 박정희 영구집권에 반대하는 3•1구국선언 사
[노순택의 사진의 털] 종이호랑이 두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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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를 다시 읽으려다가 같은 책에 실린 다른 단편에 눈길이 갔다. 샬롯 퍼킨스 길먼의 <누런 벽지>였다. 얼마 전 작가의 이름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났다. 그리고 단숨에 읽기 시작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늘 읽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나로서는 대개 마구잡이로 책을 읽게 된다. 계통 없는 독서가 주는 즐거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떤 틀이나 중심축을 바라게 된다. 지난 몇년 동안 내가 중심축으로 삼은 주제는 이동, 좀더 구체적으로는 근대를 배경으로 이동하는 여성이다. 그러나 이동하는 여성 서사는 생각보다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현대가 배경이라면 사정이 조금 낫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점이 없을 수도 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은 <제인 에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제인 에어가 비참하게 죽지 않고 이동을 종료할 수 있었던 까닭은 기본적으로 동화에서처럼 숙부의 유산이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나혜석을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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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시선으로 감상하기에 <러브 스토리>(감독 아서 힐러, 1970)는 신파적인 측면이 다분할 것이다. 경제적 배경이 다른 두 집안의 남녀가 가정을 꾸린 뒤 궁핍한 상황을 함께 이겨나가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아갈 무렵 아내에게 찾아온 병환과 그로 인한 쓸쓸한 결말. 이와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들을 꼽는다면 아마 짧은 순간에도 몇몇 영화와 드라마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어찌보면 관객의 입장에서 이만큼이나 피로도가 높은 소재는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감상은 영화 속 이야기나 분위기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어떤 환경에서 관람했는지에 따라서도 달리 만들어지는 듯싶다. <러브 스토리>가 국내에서 개봉됐던 70년대 초반은 국내 영화보다 외화가 대세인 시기였다.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 체감하기에 국내 영화와 외화는 서로 사뭇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외화의 인기가 월등히 높아 <벤허> <대부>와 같은 영
[내 인생의 영화] 첫 기억 - 류재림의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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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부는 바람>(2014)은 <달팽이의 별>(2012)을 찍었던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다. 두 영화는 공통점이 많다. 첫째는 시청각장애인의 일상을 찍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장애를 통해 인간의 감각에 대해 사유케 한다는 점이고, 셋째는 장애에서 출발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던진다는 점이다.
빛도 소리도 없는 예지의 세계
<달에 부는 바람>은 예지 엄마의 일기를 비추며 시작된다. 일기에는 예지가 무엇을 느끼는지 관찰한 내용들로 빼곡하다. 예지는 시각도 청각도 없이 태어났다. 이제 청소년이 된 예지는 어떻게 세상을 느끼고 인지할까. 예지의 세계는 어떤 것이며, 엄마는 어떻게 예지와 소통할 수 있을까.
예지는 숟가락으로 밥을 먹을 줄 알고, 혼자 신발을 신을 줄 안다. 처음부터 알았던 것은 아니다. 헬렌 켈러의 전기영화 <미라클 워커>(1962)나 인도영화 <블랙>(2005)을 보면, 숟가락으로
[황진미의 영화비평] 장애에서 출발한 ‘관계’의 이야기 <달에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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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를 구분 짓는 건 사진적 존재에 근거를 둔 리얼리즘이었다. 그린 것과 찍은 것의 차이, 대상이 카메라 저편에 있고 없음의 구분이 둘 사이 견고한 장벽으로 우뚝 솟아 있었다. 컴퓨터그래픽(CG)이 등장한 이래 이 경계는 하루가 다르게 얇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한동안 CG는 그리는 것과 찍는 것 사이 경계를 허물기보다는 완충재 역할에 가까웠다. ‘애니메이션/영화’의 구분이 ‘애니메이션/CG/영화’ 정도로 바뀌었다고 보면 적당할 것이다. 초반에 CG는 어디까지나 그리는 것의 영역에 속해 있었고, 사람들의 눈은 사진의 사실성과 CG의 과도한 정교함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었다. 소위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라고 부르는 낯섦, 머리로 계산하고 그려낸 것의 이질감은 ‘찍은 영화’의 위상을 도리어 견고하게 만들어줬다.
CG가 카메라의 물질성을 절대 따라할 수 없을 것이란 믿음은 한편으론 필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한 반작용처럼 보인다. 여기선
[송경원의 영화비평] 첫 번째 CG영화 <정글북>을 체험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