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니즘과 관련된 개념과 담론을 한눈에 살핀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페미니즘은 여성이 직면한 현실과 길항하며 진화하는 생물과도 같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억압과 차별, 여성의 감정과 시선을 설명하는 하나의 언어이자 운동이기도 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 운동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낸 이론가들과 그들에게 영향을 주고받은 저자들을 살피는 작업은 여전히 유효하다. 압축적이나마 페미니즘의 흐름을 살피고 현 시점에서 중요한 페미니즘의 이슈들을 통해 그 지형도를 그려봤다.
기억해야 할 4인의 페미니즘 영화이론가
1970년대 시작된 페미니스트 영화이론을 대표하는 네명의 여성학자를 주목하자. 기념비적 논문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로 유명한 로라 멀비는 여성 이미지에 대한 남성 관객의 관음증, 페티시즘적 반응을, <월드 스펙테이터>를 쓴 카자 실버먼은 시각뿐 아니라 여성 음성이 영화에서 쓰이는 방식을 연구한다. 198
[스페셜] 페미니즘 계보도 혹은 지형도 - 여성주의 운동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지금은 어떤 화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가
-
익숙하지만 정의 내리기 어려운 페미니즘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페미니즘에 관한 이론서, 학자들의 에세이, 시대와 현상을 읽은 인문서적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초급부터 고급까지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고 나면 쉬운 듯 복잡한 페미니즘의 개념을 어렴풋하게나마 다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초급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우에노 치즈코 지음 / 은행나무 펴냄
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우에노 치즈코가 현대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적 일면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책이다. 일본의 황실문화, 현대의 성산업, 여성들의 자기혐오, 대중문화 및 예술작품에 깃든 여성 혐오적 태도 등에 비판의 화살이 향해 있다. 우에노 치즈코는 여성 혐오를 “여성 멸시”로 풀이한다. ‘여성’이 아닌 ‘여성의 기호’에만 반응하는 남자들이 여성을 객체화했을 때 여성 멸시가 행해진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언어가 불편한 남성들을 향해서도 말을 건다. “만약 남성으로 분류되어 있는 자들이,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듯 나라는 존재를
[스페셜] 역사부터 이론, 현실에의 적응까지, 곁에 두고 참고하기 좋은 이론서와 에세이
-
<비행공포>에 대한 <뉴스위크>의 서평에는 “‘여자라면 이런 상상은 못할 것’이라고 넘겨짚어온 남자들이여, 충격에 빠질 준비를 하라”고 되어 있다. 이런 오만한 시선이 수많은 재능 있는 여성 작가들과 그들의 저작을 시야 밖으로 밀어내온 것은 아닐까. 여기, 여성 작가들이 여성문제를 다룬 소설들을 소개한다. 가능한 한 최근 출간된 책 중에 골랐다.
<체체파리의 비법>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지음 / 아작 펴냄
저자에 대해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필명인 동시에 이름의 주인이 여성임을 가리는 도구였다. 1942년 군에 입대, 공군 조종사와 군 정보원으로 일했던 앨리스 브래들리 셀던은 40대 남성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를 만들었다. 1977년 그는 여성임을 밝혔고, 사후 젠더문학에 대한 문학적 시야를 넓힌 SF와 판타지 소설에 수여하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기념상’이 제정되었다.
한 문장
“성적 욕망에 대한 응답으로, 또한 성적 욕망의 완
[스페셜] 소설로 공감하고 상상하는 페미니즘 명작 8권
-
<곡성>과는 또 다른 논란이다. <곡성>은 영화의 내용과 결말에 대해 관객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던 작품이라면, <비밀은 없다>는 전반적으로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며 많은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 강하게 적용되는 분야인 만큼 당연히 사람마다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토록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나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를 찾기 위해 먼저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평가를 들여다보았다.
평론가들의 ‘좋아요’
<비밀은 없다>를 보고 대개의 관객은 속았다고 느낄 것이다. 분명히 익숙한 장르 이야기라고 믿고 극장을 찾았는데, 정작 영화는 장르적인 소재를 전혀 장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다루는 매우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중략) 그저 독특한 호흡을 가진 이야기꾼으로 생각되었던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은 <비밀은 없다>로 충무로에서 가장 놀라운 감독이 되었다. (허지웅 영
말 많은 영화 <비밀은 없다>
-
-
“제가 그렇게 아닌 얼굴은 아니지 않나요?”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선 오해영은 ‘예쁜’이라는 수식어를 가지지 못한다. 그녀는 소개팅 자리에 시큰둥하게 앉아 있는 남자에게 자신이 예쁘지는 않아도 그래도 봐줄 만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오해영을 연기하는 배우 서현진의 경우라면 어떨까. <또 오해영>에 출연하기 전까지 서현진은 그냥 저냥 봐줄 만한 배우였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숨은 서현진 찾기다.
2010년
<창피해>
김수현 감독의 <창피해>에 서현진이 출연했다. <창피해>는 두 명의 지우, 강지우(김꽃비), 윤지우(김효진)의 사랑 이야기다. 서현진은 두 주연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첨부한 스틸에서도 서현진은 김효진의 뒤에 있다.
<요술>
서현진은 구혜선과 절친이다. 감독 구혜선의 영화 <요술>에 출연했다. 서현진은 피아니스트 지은을 연기했다. 감독이 더 유명한 관계로 당시
숨은 서현진 찾기
-
국내 최고의 아이돌 중 하나인 빅뱅의 월드투어 여정을 담은 <빅뱅 메이드>가 6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5년 4월부터 시작해 340일간 이어진 투어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빅뱅 다섯 멤버의 일상적인 모습은 물론, 수많은 카메라를 동원해 촬영한 라이브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돌이 주연을 맡거나 그들의 활약상을 담은 영화는 이미 한국에서 여러 차례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오늘은 <빅뱅 메이드>보다 먼저 나온 ‘아이돌 영화’들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열일곱의 사랑과 방황
(1998)
근 16년 만에 재결성해 현역 아이돌 못지않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젝스키스. 1998년 당시 데뷔 1년 만에 전성기를 누리게 된 그들은 그 인기를 증명하듯 <세븐틴>에 출연했습니다. 보통 아이돌 영화에서 가수들이 기존에 보여준 이미지나 특기를 활용한 캐릭터를 맡았다면, <세븐틴>의 젝스키스는 평범한 고등학생을
<빅뱅 메이드> 형님(?) 격인 아이돌 영화 넷
-
잉그리드 버그만.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스캔들 소식을 접한 후 떠오른 이름이었습니다. 묘하게 이번 스캔들과 반세기 전의 잉그리드 버그만 사건과 닮아 보였습니다. 영화팬이라면 잉그리드 버그만의 이름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그녀는 ‘세기의 불륜’ 스캔들의 주인공입니다. 잉그리드 버그만은 자서전에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성녀에서 창녀가 되었다가 다시 성녀로 돌아왔다. 단 한 번의 인생에서 말이다.”
스웨덴 출신인 잉그리드 버그만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제작자 데이빗 셀즈닉에게 발탁됩니다. 셀즈닉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제작자로 유명하죠. 네이버 영화에 데이빗 셀즈닉 검색 한번 해보세요. 주옥 같은 영화들이 그의 이름 아래서 제작됐습니다. 그렇게 잉그리드 버그만은 <카사블랑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그녀에게 첫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준 <가스등>으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가 됩니다. 이후 그녀는 그 유명한 알프레드 히치
할리우드 ‘레전드 오브 불륜’을 찾아서
-
페미니즘 운동의 싹을 틔운 이래 그 정신이 스며든 해외영화들을 꼽았다. 소개하고픈 영화는 셀 수 없지만 지면 관계상 70년대 이후 작품으로 한정했다. 조혜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작도 함께 전한다. 편견 없이 여성을 직시하는 힘 있는 영화들이 여기 있다.
<잔느 딜망> Jeanne Dielman
감독 샹탈 애커만 1975년
잔느 딜망은 매춘부이자 주부이며 어머니인 동시에 여성이다. 때론 주어진 사회적 위치와 책임, 역할 등이 그 사람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호명들이 없어도 잔느는 그저 잔느일 따름이다. <잔느 딜망>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여성의 노동, 여성이라는 굴레 속에 갇혀 감당해야만 하는 길고 지난한 시간을 묵묵히 보여준다. 201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잔느의 시간들을 드러내어 그 속의 모순을 관객이 깨닫게 하기 위함이다. 극도의 권태와 압박 끝에 우리가 몰랐던, 혹은 외면했던 여성의 자화상을 마주
[스페셜] 7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페미니즘에 대한 화두를 던진 작품들
-
손희정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여/성이론> <문화과학> 편집위원이자 땡땡책협동조합 조합원이다.
정은영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작가이다. 오랫동안 ‘여성국극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현대미술의 장에서 여성주의적 언어 생산을 언제나 고민하고 있다.
조혜영
대학에서 영화를 가르치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 이미지와 페미니즘을 교차하는 이론에 대해 고민 중이다.
마치 지금 처음 접하는 개념인 양 갑자기 모두가 페미니즘을 말하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늘어난 관련 강좌나 매일 반복되는 언론의 기사들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적 욕구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다들 페미니즘을 말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필요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왜 지금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를 되짚어보고자 3인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 정은영 미술작가, 조혜영 서울국제여
[스페셜] ‘페미니즘 리부트’를 말하다 - 손희정 문화평론가, 정은영 미술작가, 조혜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
1년 전 이맘때였다. <씨네21>은 ‘페미니즘영화를 좋아하세요?’라는 페미니즘 특집 기사를 냈었다. ‘페미니스트가 싫다. 그래서 IS가 좋다’며 IS에 합류한 김군 사건,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하다’는 칼럼니스트의 글, 개그맨의 여성 비하 발언으로 촉발된 여성 혐오 문제에 우리 사회는 긴급히 페미니즘을 소환했었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지난 5월, 서울 강남역 대로변의 어느 주점 화장실에서 여성을 표적으로 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수사기관은 여성 혐오 범죄가 아닌 정신질환 범죄로 사건의 프레임을 가져갔다. 6명의 남성을 그냥 보낸 정황, 여성들로부터 무시를 당해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피의자의 진술은 조현병 진료 기록에 묻혔다. 시민들은 여성 혐오가 살인으로까지 번진 지금의 사회를 향해 즉각 목소리를 냈다. 강남역 10번 출구엔 추모의 포스트잇이 나붙었다. 인터넷 공간이 아닌 현실의 공간에 울려퍼진, 분노와 공포의 목소리가 담긴 애도와 추
[스페셜] <씨네21>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스터디 지금, 여기에 왜 양성평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지 배워봅시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히어로, 앤드루 가필드가 런던 소호에서 열린 올랜도 사태 추모 집회에 참석하고 LGBT 인권을 지지하는 기고문을 <타임아웃>에 게재했다. 기고문에서 그는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 Water>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두려움을 거두고 사랑하자”라고 말했다. 한편 피터 손 감독이 연출한 <굿 다이노>(2015)는 픽사 영화 중 워스트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순위를 선정한 <버라이어티>는 <굿 다이노>를 두고 픽사 영화 중 유일하게 어린아이를 타깃으로 삼은 작품이지만 주인공 알로의 순수함을 넘는 다른 측면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UP&DOWN] 피터 손 감독 <굿 다이노> 픽사 영화 중 워스트로 꼽히다
-
“비현실적이다.” 안나 켄드릭이 SNS에 남긴 짧은 추모의 글은 아마도 전세계 팬들의 심경일 것이다. 지난 6월19일 <스타트렉> 시리즈의 체호프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안톤 옐친(사진)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경사로에서 후진하는 자신의 차량에 치여 팬들의 곁을 떠난 그의 나이는 불과 27살. 믿을 수 없는 소식에 죽음의 원인을 둘러싼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시각(21일) LA경찰은 교통사고로 인한 흉부 압박 질식사로 중간 발표를 마쳤다.
한편 재능 있는 배우의 너무 이른 죽음에 팬과 동료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유작이 된 <스타트렉 비욘드>(8월 개봉예정)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재커리 퀸토는 “우리의 사랑하는 친구, 동료, 안톤… (중략)… 말 못할 슬픔에 잠겨 있을 가족들에게 사랑과 힘을 보낸다”며 명석하고 재치 있는 친구를 떠나보내야 하는 이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위로를 전했다. J. J. 에이브럼스 감독 역시 “친절하고 웃기고 엄청난 재능
[해외뉴스] 배우 안톤 옐친 27살로 안타깝게 세상 떠나
-
“영화제를 열지 않고 영화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힘주어 말했다.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완전히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준비한다는 것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난 6월23일 목요일 오전 11시,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지난 5월24일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민간인 조직위원장으로 위촉된 김동호 위원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지난 1년8개월간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과 국내외 영화인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또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온 부산국제영화제에 지지를 보내주신 국내외 영화인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명예를 훼손당했거나 고초를 겪은 스폰서들, 집행위원회 자문위원들에게도 사죄 드린다”라는 말을
[포커스] “표현의 자유와 영화 선정의 자유 정관 개정 통해 규정하겠다” -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기자회견
-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국제/국내경쟁부문 출품작을 7월31일(일)까지 공모한다. 장르와 주제 구분 없이 2015년 6월 이후 완성된 30분 이내의 단편이면 출품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영화제 홈페이지 참조. 문의 02-723-6520, program1@aisff.org.
*아트나인에서 주최하는 시네프랑스가 7월 상영작 네편을 공개했다. 이번 7월 작품의 테마는 특별한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 작품들이다. 상영작은 <난 그녀와 키스했다>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 <까밀 리와인드> <업 포 러브>로, 순서대로 7월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아트나인에서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아트나인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minitheaterartnine)에서 얻을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에서 ‘제5회 북투필름(BOOK TO FILM)’을 통해 영화 및 영상물로
[소식]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출품작 공모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