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래트럴 뷰티> Collateral Beauty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 출연 윌 스미스, 키라 나이틀리, 케이트 윈슬럿, 헬렌 미렌, 에드워드 노튼, 나오미 해리스, 마이클 페나
뉴욕의 광고회사 중역 하워드 인릿 (윌 스미스)은 개인적인 사고를 겪은 후, 우울증에 빠져 모든 삶을 접고 은퇴한다. 동료들은 그가 병을 극복하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참신한 계획들을 세워 하나씩 실행에 옮긴다. 윌 스미스를 제외한 배우들의 구체적인 역할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캐스팅된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관객을 설레게 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출한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 <21>의 각본을 쓴 앨런 로엡이 각각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아 기대감을 한층 돋운다. 12월16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당신의 일상에 평온이 깃들기를 <콜래트럴 뷰티> Collateral Beauty
-
French Spirit!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잔다라 페스타 2016>에서 프랑스의 인디밴드 여섯팀의 무대가 열린다. 마르세유 출신의 3인조 밴드 차이니스 맨은 록, 솔, 펑크, 일렉트로닉 장르를 아우르며 턴테이블 스킬을 선보일 예정이다. 밴드 컬러스 인더 스트리트, 3인조 콜트 실버스는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자랑한다. 통렬한 사회비판으로 유명한 더 디지 브레인스, 듀엣 코코모의 70년대풍 사운드도 놓치기 아쉽다. 여기에 밴드 텔레페릭의 록 사운드도 귀를 자극한다. 10월2일 밤 10시 홍대 무브홀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자세한 소식은 www.facebook.com/zandarifesta에서 확인 가능하다.
대륙의 북디자인을 만나다
중국 북디자인계의 스승처럼 여겨지는 1세대 디자이너 뤼징런의 북디자인 전시가 열린다. <전승과 창조-뤼징런의 북디자인과 10명의 제자展>이다. 뤼징런이 지금까지 40년간 작업해온 도서 표지, 삽화
[culture highway] French Spirit!
-
지금은 묵은지 고등어조림, 어묵 김치찌개, 어향 가지볶음 등 못하는 요리가 없는 ‘차줌마’로 불리지만 데뷔 시절 차승원은 앞치마와 거리가 먼 ‘차도남’이었다. <세기말>(감독 송능한, 1999)에서 그가 연기했던 대학 강사 문상우는 세기말의 불안감이 반영된 캐릭터였다. 모순으로 가득한 한국 사회를 거침없이 비판하고, 교수 자리를 얻지 못해 조바심내며 풀리지 않는 현실을 핑계삼아 불륜의 섹스에 탐닉했던 그다. 짜증으로 가득한 차승원의 얼굴에는 차줌마의 포근한 인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두발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대동여지도를 완성해나간 김정호(차승원)의 깊게 팬 주름을 보니 세월 참 많이 흘렀단 생각이 든다.
[메모리] 세기말적 차도남의 초상 – 차승원
-
2002년 가을, 종로에서 교복 입은 여고생과 마주쳤다. 미선·효순 두 여중생의 영정을 들고 있었다. 알고 보니 대학생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이 이뿐이어서 고교 시절 입었던 옷을 애써 입고 나왔다고 했다. 교복 입은 산 언니가, 교복 입은 죽은 동생들의 얼굴을 들고 선 모습이 눈을 찔렀다. 그 옷은 말이 필요 없는 옷이었다.
2014년 가을,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대법원으로 들어가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경찰이 가로막았다. 조끼를 벗으라고 했다. 공장으로 돌아가자, 해고무효 등의 주장이 적힌 옷이었다. 피켓을 법정에 들고 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얘기였다. 규정이 있느냐 묻자 입을 닫았다. 그러나 일견 타당하게 들렸다. 그 옷은 외치는 옷이었으니까.
노란색은 세월호 참사의 상징색이자 “나는 기다린다”는 호소의 언어다. 그것은 종이배였다가, 리본과 손수건이었다가, 우산이었다가 그 무엇보다 옷이었다. 유족들은 노란 옷 위에 아이의 이름을 쓰고 명찰을 달고 그리움을 담았다
[노순택의 사진의 털] 말하는 옷
-
-
어김없이, 새벽 알람을 맞춰놓고 명절 기차를 예매했다. 1초만 늦게 클릭해도 수천명 뒤에서 대기해야 하는 탓에 손에 쥐가 날 정도의 긴장감과 스릴, 전쟁이 따로 없다. 이런 북새통을 뚫고 고향에 내려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차례 음식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하지 않은 장손 집안의 외아들이 명절 때마다 친척들에게 들었던 잔소리는 바닷가 조개무덤처럼 헤아릴 수 없이 아득하다. 차라리 여봐란 듯이 내가 차례 준비를 하는 게 속이 편하다. 평소 시골집 노모와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걸 즐기지만, 죽은 조상 귀신들과 살아 있는 늙은 가부장 친척들을 위해 무보수 명절 노동을 하는 건 여전히 면역이 되지 않는다. 채소를 다듬고, 전을 부치고, 송편을 빚고, 밤을 깎고, 심지어 장손 전용 명절 노동도 기다리고 있다. 지방을 쓰고, 향로에 향을 피우고, 병풍을 치고, 제상을 닦고 나면 노곤한 한밤. 각기 사정이야 다르겠지만 다들 겪고 있다는 명절 증후군, 1년에 두번 내 몫도 푸짐하게 할당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우울의 계절
-
그때엔 아직 ‘왕따’라는 어휘가 존재하진 않았지만, 12살의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은 그 단어의 정의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새로 전학 온 아이는 당분간 또래들의 테스트 대상이 되기 마련이었고, 나는 그 테스트에 완벽하게 걸려들었다. 아직 외국어와 그곳의 사고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학교 가는 일은 하루하루 도망치고 싶은 싸움이었다. 그래도 몇 개월이 지나자 괴롭힘은 시들해지기 시작했고 비슷한 ‘지질한’ 처지의 친구들도 생겼다. 일본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친구와 인도계 친구 등 메인스트림에는 절대 들지 못할 우리는 몰려다녔다. 주로 함께 비디오를 시청하거나 만화를 그리며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보게 된 영화 중 하나가 <스탠 바이 미>(1986)였다.
아마도 ‘네명의 친구들이 시체를 찾아 떠난다’는 스토리에 낚였던 것 같다. <스탠 바이 미>는 기대했던 액션이 충만한 어드벤처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들도 나와 같은 12살이었고, 무엇보다도 지질한
[내 인생의 영화] 이태웅의 <스탠 바이 미> ‘람보와 코만도의 세계’ 너머
-
뱅상(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은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전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 갈수록 심해지는 증상 때문에 군으로의 복귀가 미뤄진 뱅상에게 친구 드니스(폴 하미)는 사설 경호 일을 제안한다. 어느 날 의뢰주 소유의 대저택 매릴랜드에서 왈리드의 아내 제시(다이앤 크루거)를 만난 뱅상은 그녀에게 한눈에 끌린다. 매릴랜드의 주인이자 무기로비스트인 왈리드는 출장을 떠나고 제시와 그의 아들이 있는 매릴랜드 대저택에 위협이 감지된다. 경호를 맡은 뱅상은 제시와 그녀의 아들을 남편에게 무사히 보내주기 위해 거침없이 폭력을 행사한다.
상처를 품은 남자와 그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여인, 진부하다면 진부할 수 있는 소재다. <매릴랜드>의 전체적인 전개 역시 액션 스릴러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첫 장면부터 낯설고 신경질적인 분위기로 뒤덮여 있다. 액션의 쾌감보다는 스릴러의 긴장감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 영화는 매 장면 군인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 그 자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매릴랜드>
-
한강 둔치에 사는 홈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흑백영화다. 의사 출신이라는 장효(봉만대), MTF(남성에서 여성) 트랜스젠더 추자(김정석), 임신한 소녀 마리아(김희정)는 한강 둔치에 텐트를 치고 살아간다. 어느 날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한강에서 자살 소동을 벌인 신부 명준(기태영)은 장효에 의해 목숨을 건지고, 그 역시 홈리스 집단에 합류한다. 한강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던 이들은 시간이 지나며 각자의 아픔을 마주한다. 추자는 아버지로서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마리아는 아이를 출산하며, 장효는 아이를 잃었던 아픔을 고백하고, 명준은 성당으로 돌아간다. 풍진 세상, 그들은 절망과 아픔 속에서도 계속해서 희망을 찾는다.
소꿉놀이처럼 예쁘고 팬시한 영화다. 따듯한 무드의 흑백 숏들은 감성적이나 그 이상을 펼쳐내진 못한다. 영화는 홈리스와 소수자의 얼굴을 피상적인 이미지로 포착하지만 정작 그들의 생활과 그 안의 폐부는 고운 포장지로 한 꺼풀 덮인 채다. 성소수자, 미혼모의 모습은 기존의 미
절망과 아픔 속에서도 계속 찾는 희망 <한강 블루스>
-
2010년 1월, 가면을 쓰고 머리를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린 소년이 뉴욕 거리 한복판을 서성인다. 사람들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소년은 놀라운 사실을 고백한다. 자신은 가족과 함께 평생을 아파트 안에서만 지내왔으며 가족을 제외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는 게 처음이라는 것. 그의 아버지 오스카 앙굴로는 1989년 페루 여행에서 아내 수잔을 만나 결혼한 후, 가족만의 커뮤니티를 꾸리기 위해 세상과의 문을 걸어 잠근다. 그러곤 뉴욕의 작은 아파트 안에서 6남1녀를 기른다. 일곱 남매가 세상을 배운 유일한 도구는 2천여편의 DVD다. 이들은 DVD에 등장하는 소품을 만들고 장면을 따라하면서 대화법과 생활방식을 익혀나간다.
10년 넘게 한 아파트에 갇혀 지내온 일곱 남매의 사연은 단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감독은 여기에다 ‘젊은 패거리’라는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형제들 사이에 형성된 문화를 카메라로 생생히 옮기는 데 공을 들인다. 지속적으로 삽입되는 홈비디오 영상과 검은 정장을
세상 밖으로 나온 일곱 남매의 유쾌한 첫 발 <더 울프팩>
-
취업준비생 풍호(이주승)는 ‘현피’(게임, 메신저 등 웹상에서 벌어진 싸움을 현실에서 이어가는 것)의 대가다. 내세울 것 없는 풍호지만 싸움에 있어서만큼은 자신만만하다. 어느 날, 현피에 의한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형 강호가 무차별적인 폭력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모든 게 현피에 중독된 게임회사 CEO 재희(오지호)의 짓임을 알게 된 풍호는 복수를 결심한다. 재희의 범접할 수 없는 싸움 실력을 확인한 풍호는 재야의 무림 고수 황 노인(신정근)에게 취권을 배우며 최후의 일전을 준비한다.
<잉투기> <소셜포비아>에 이어 ‘현피’ 현상을 소재로 삼은 영화다. 앞의 두 작품에서 현피는 사회에서 고립된 청년의 실상과 이들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수단이었다면, <대결> 속 현피는 액션을 위해 기능적으로 쓰일 뿐 생산적인 의미를 이끌어내진 못한다. 주인공은 취업준비생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그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대목은 많지 않다. 대기
무소불위 갑(甲)에 맞서는 변두리 취준생의 통쾌한 역전극 <대결>
-
윌리엄 와일러의 <벤허>(1959)는 1950년대 대형 서사극과 70mm영화의 유행을 일으킨 기념비적 명작이었다. 윌리엄 와일러가 감독한 1959년 버전의 아우라는 그 이전에 있었던 1907년과 1925년의 무성영화 버전조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만큼 강렬한 것이었으며, 리메이크 내지 리부트가 일상화된 할리우드에서도 ‘감히’ 이 작품의 리메이크는 시도하지 않았을 만큼 <벤허>의 영화사적 위상은 절대적이었다. 그래서 <원티드>(2008), <링컨: 뱀파이어 헌터>(2012)의 티무어 베크맘베토프가 메가폰을 잡고 <벤허>의 새로운 버전을 연출한다는 기획은 발표되자마자 수많은 우려와 논란을 낳았다. 결국 완성된 <벤허>(2016)는 그동안 쏟아진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입증하는 결과물이 되었다.
찰턴 헤스턴과 스티븐 보이드에 비하면 새로운 배우들의 캐스팅은 극을 휘어잡는 확연한 개성과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며, &
우려했던 것들이 현실로 되어버린 아쉬운 재해석 <벤허>
-
히데오(오오이즈미 요)는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15년째 보조 만화가로 전전하고 있다. 히데오가 이번에도 연재 기회를 얻는 데 실패하자 동거 중인 여자친구 뎃코(가타세 나나)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한다. 그녀는 한밤중에 몇 안 되는 소유물과 함께 히데오를 내쫓아버린다. 이튿날 히데오는 뎃코의 전화를 받고는 그길로 뎃코를 찾아간다. 그러나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다. 신문 투입구의 좁은 틈으로 보이는 뎃코는 침대에 죽은 듯 누워 있다. 불러봐도 미동도 하지 않던 그녀의 몸이 발작적으로 뒤틀리더니 갑자기 그를 향해 돌진해온다.
<아이 엠 어 히어로>는 도쿄를 배경으로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신체와 정신을 조종하는 무정부 상태를 그린 하나자와 겐고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초반부터 인물 묘사와 공간 배치에 공을 들인다. 집, 직장, 거리 등으로 확장되다가 다시 택시 안으로 좁혀드는 공간의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인물들을 적절히 배치해
가장 일본적인 것이자 가장 국제적인 정서 <아이 엠 어 히어로>
-
<봉신방>으로도 불리는 중국의 고대소설 <봉신연의>는 기원전 1천년경 주나라 무왕이 은천자 주왕을 정벌한 역사적 사건인 ‘무왕벌주’를 바탕으로 한 신마소설(神魔小說)의 걸작이다. 신과 마귀의 대결을 소재로 고도의 과장법을 동원해 초현실적 세계를 그리는 신마소설은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각색되기에 훌륭한 원전이다. <봉신연의> 역시 일본에서 만들어진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은나라 마지막 왕인 주왕(양가휘)은 절세미녀이자 사악한 요괴 달기(판빙빙)의 주술에 홀려 그녀의 꼭두각시가 된다. 현인 강태공(이연걸)은 주왕을 조종해 천하를 제 손에 넣으려는 달기에 맞설 계획을 세우고, 강태공의 제자인 날개족 뇌진자(향좌)는 흑룡 세력을 물리칠 수 있는 묘책인 ‘광명의 검’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 여정에서 뇌진자는 풍화륜을 찾는 데 혈안인 길동무 나타(문장), 10년간 저주에 걸려 있었던 양전(황효명)을 만나 도움을 얻는다.
난세를 지키려는 자 VS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 <봉신연의: 영웅의 귀환>
-
강재(박혁권)는 사진 촬영이 취미인 가장이다. 밖에선 다들 착실하고 가정적인 남편으로 여기지만 그의 마음속에 고3 딸과 아내를 위한 자리는 없어 보인다. 홀로 떠난 제주도 출사 여행에서 강재의 카메라가 포착하는 것은 단란해 보이는 어느 가족, 정확히는 과거의 사랑 시연(윤주)의 모습이다. 강재는 10년째 시연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의 일상을 훔쳐보고 관음증적 사랑에 집착한다. 그러다 며칠째 시연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결혼한 그녀의 집에 과감히 발을 들인다.
옷장에 갇힌 한 남자의 거친 숨소리로 시작하는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다소 불친절하게 오가며 강재의 상황을 설명한다. 요가 학원 강사인 시연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과정, 시연과의 사랑에 실패한 뒤 그 사랑에 집착하는 과정이 잦은 플래시백을 통해 비순차적으로 보여진다. 강재의 의뭉스런 행동을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되는 초반부엔 권태롭고 위태로운 중년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가 싶은데, 후반부에 접어들면 강재의 실패한 사랑 이야
지긋지긋한 사랑 혹은 지고지순한 집착의 시작과 끝 <나홀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