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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부산시와 영화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계속 부정한다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영화인의 보이콧 선언에도 부산시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여부도 미지수인 가운데 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피고발인 신분으로 24일 오전 9시30분께 부산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는 감사원 처분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국고보조금 부실 집행 혐의로 지난해 12월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과 전·현직 사무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표적 감사” 논란이 있었지만 부산시는 이 감사 결과에 따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지난 2월 재신임을 거부한 바 있다. 부산시는 고발장에서 감사원 특별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2
이용관 부산국제영화 전 집행위원장, 검찰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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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에서 오대수(최민식)에게 생니를 뽑히며 음흉한 미소를 짓던 감금방의 괴남자. 기존에 보아온 악당이란 말로 단언하기에는 생소하고 기괴했던 이미지의 남자. 어디서 이런 독특한 배우가 나왔나 궁금해할 겨를도 없이,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에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무기 밀매상으로 코믹과 악역의 줄타기를 하던 이 ‘괴물 같은’ 배우는 급기야 봉준호 감독의 기념비적인 작품 <괴물>(2006)에서 ‘괴물’ 목소리 연기로 관객의 뒤통수를 쳤다. 200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의 기념비적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상적인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이후, 오달수의 필모그래피에는 한국영화의 성공사가 함께 쓰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연작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괴물 같은’ 행보로 주목받고 있는 지금, 20년차 무명배우 장성필의 고군분투를 그린 <대배우>는 배우 오달수의 지난 행적을 곱씹게 만들어주는 의미
[오달수] 한국영화의 성공사와 함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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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예매율 vs. 처참한 평가.
24일 자정 개봉하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은 국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흥행의 지표 중 하나인 예매율과 미국의 리뷰 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www.rottentomatoes.com)의 평가를 통해 가늠해보자.
예매율은 압도적이다. 2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베트맨 대 슈퍼맨>의 예매관객수는 15만8620명으로 실시간 예매순위 1위에 올랐다. 예매율은 무려 73.8%. 높은 예매율은 <배트맨 대 슈퍼맨>에 대한 관객의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주목할 지점이 또 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높은 예매율을 기록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 극장가에 <배트맨 대 슈퍼맨>의 경쟁작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있는 영화는 개봉 5주차의 <주토피아>다. 역주행의 열풍이 거세지만 힘이 떨이질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흥행 대박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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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과 안성기 배우의 이름을 붙인 헌정관이 생겼다. CGV아트하우스는 지난 22일(화) CGV압구정에서 ‘한국 영화인 헌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 배우의 이름을 붙인 헌정관 개관식을 개최했다.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ART1관은 ‘안성기관’으로, 부산에 위치한 CGV아트하우스 서면 ART1관은 ‘임권택관’으로 재탄생했다.
이날 개관식은 배우 박중훈과 백은하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기덕, 김영빈, 김유진, 김한민, 김홍준, 류승완, 박정범, 안국진, 오승욱, 육상효, 이광국, 이명세, 이장호 감독과 배우 김호정, 박상민, 신현준, 정경순, 정재영, 정진영, 조진웅, 한예리, 가수 김수철 등 영화계 대표 감독, 배우들과 제작자, 독립영화계 등 다양한 영화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동주>의 제작과 각본을 맡은 신연식 감독과 <동주>,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모그 음악감독이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 배우의 대표작 재연
CGV아트하우스, 임권택·안성기 헌정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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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MISS PEREGRINE'S HOME FOR PECULIAR CHILDREN
감독 팀 버튼 / 출연 에바 그린, 아사 버터필드, 엘라 퍼넬
팀 버튼이 <빅 아이즈>(2014) 이후 2년 만에 돌아온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괴담을 들으며 자란 제이콥(아사 버터필드)은 할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미지의 섬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새로 변신하는 페러그린(에바 그린) 원장과 기기묘묘한 능력을 지닌 아이들을 만난다. 랜섬 릭스의 사진 소설을 바탕으로, <킥애스: 영웅의 탄생>(2010)부터 꾸준히 매튜 본 감독 작품과 함께 작업해온 제인 골드먼이 시나리오를 썼다. 9월30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2년 만에 돌아온 팀 버튼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MISS PEREGRINE'S HOME FOR PECULIAR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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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 단 한명의 아티스트 혹은 단 한장의 음반만 꼽아야 한다면?” 누군가에게는 곤란할 이 질문이 내게는 전혀 곤란하지 않다. 왜냐하면 음악에 관한 한 나는 요지부동,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남자이기 때문이다. 1998년이었을까. 이 음반을 누군가가 추천해줬고, 이후로 이 아티스트와 앨범은 내 인생의 ‘Only One’이 되어버렸다. 이제 이 영광(?)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밝혀야 할 때다. 그는 바로 제프 버클리이고, 앨범 제목은 《Grace》(1994)다. 이 음반은 제프 버클리의 유일한 정규작이다. 그는 1966년에 태어나 1994년에 이 앨범을 발표하고 1997년 익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제프 버클리는 무엇보다 간략하게 설명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아티스트였다. 음악적인 다채로움부터 실존적 아이러니(아버지 팀 버클리의 음악적 재능을 이어받았으나 아버지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를 거쳐 비극적인 생의 마무리까지, 그가 지녔던 복합성은 가히 유례를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또한 재
[마감인간의 music] 내 인생의 ‘Onl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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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가 21일(이하 현지사간) 공개됐다. 포스터는 누벨바그를 이끈 장 뤽 고다르 감독의 1963년작 <경멸>의 스틸을 이용해서 제작됐다. 칸영화제측은 포스터가 <경멸>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 “영화는 우리의 시선을 우리가 욕망하는 세계로 대체한다”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영화 제작 과정을 담은 <경멸>이 영화와 시네필의 역사에 충격을 준 이래” <경멸>을 포스터에 이용한 것은 “상징적인 선택”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경멸>에서 시나리오 작가 폴을 연기한 포스터 속 남자, 미셸 피콜리는 올해 영화제의 레드 카펫 행사에 등장할 예정이다.
칸영화제는 최근 몇년간 배우가 중심에 있는 포스터를 만들었다. 지난해 잉그리드 버그먼, 2014년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2013년 폴 뉴먼과 조앤 우드워드 커플, 2012년 마를린 먼로, 2011년 페이 더너웨이 등이 포스터에 등장했다.
<매드맥스:
5월11일 개막 제69회 칸국제영화제 포스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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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엽문3: 최후의 대결> 엽기문
[정훈이 만화] <엽문3: 최후의 대결> 엽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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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돌아온 <지구를 지켜라!>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가 개봉 13년 만에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연출가 이지나와 제작사 PAGE1의 2년여간의 노력으로 탄생한 연극으로,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영상과 조명의 활용을 극대화해 병구와 강만식 두 주인공의 심리게임에 중점을 뒀다는 제작사쪽 설명이다. 병구 역으로 샤이니의 키가 연극 무대에 첫 도전하며, 이율과 정원영이 더블 캐스팅됐다. 강만식 역으로는 지현준, 강필석, 김도빈이 캐스팅됐으며 배우 육현육은 10개 이상의 역할을 맡아 멀티맨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4월9일부터 5월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된다.
DC 코믹스 공식 인증 미리 보기 세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영문 제목에 왜 VS가 아니라 V가 쓰였는지 궁금하면 <씨네21> 1046호 기획 기사를 읽으면 된다. 하지만 영화의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혹은 원작을 어떻게 각색했을지
[culture highway] 연극으로 돌아온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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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말리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라스트 홈>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월 스트리트의 시점으로 브리핑한 <빅 쇼트>의 리버스 숏이다. 은행 말만 믿고 담보대출을 유지해온 성실한 건설노동자 데니스(앤드루 가필드)는 갑작스런 퇴거 명령을 받는다. 3대가 살아온 집에서 그는 불법침입자로 불린다. 그러나 부동산 업자(마이클 섀넌)에게 데니스의 ‘스위트 홈’은 비워야 할 또 하나의 박스일 따름이다. 하루만 말미를 달라 청하는 데니스와 어머니에게 2분이 주어진다. 데니스 모자는 침실까지 들어온 경찰의 재촉을 받으며 두서없이 필수품을 챙긴다. 이 와중에도 아버지와 할머니는 막 하교한 소년을, 평정한 얼굴로 안심시키려고 애쓴다. 비탄과 굴욕, 분노가 뒤엉킨 이 아수라장에서, 슬픔은 한참 더 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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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말리사>의 찰리 카우프먼과 듀크 존슨 공동감독은 <인사이드 아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라이프, 액추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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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루멧 감독의 <영화를 만든다는 것>의 목차는 가십이 떠다니는 분장실에서 던질 만한 질문들로 만들어진 것 같다. 시나리오- 작가들은 꼭 필요한 존재인가? 스타일- ‘사랑’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오용된 단어. 배우- 배우가 부끄러움을 탄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 프로덕션 디자인과 의상- 페이 더너웨이는 정말 열여섯 군데에서 같은 치마를 입고 있는가? 그중 ‘배우’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배우에 대한 선입견은 일단 제쳐두자. 멍청하고, 바보 같고, 버릇없고, 개런티가 지나치게 높고, 성적으로 문란하며, 자기중심적이고, 신경질적 등등….” 아, 루멧 감독님, 누구한테 맺히셨나요? 하지만 농담같이 시작된 이 챕터는 루멧의 배우론(<밤으로의 긴 여로> <12인의 성난 사람들> <네트워크>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같은 영화들에서의 배우 연기를 떠올려보라)을 근사하게 펼쳐 보인다. “삶을 훌륭하게 모방할 줄 아는 배우가 많다
[도서] 시드니 루멧 감독의 배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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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 되면,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한척이 가라앉고 그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이 전원 구조되었다는 뉴스를 처음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던 어느 오전이 떠오른다. 뉴스 속보의 ‘전원구조’라는 말에, 하던 일로 돌아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던 마음은 이후 죄책감이 되어 납처럼 가라앉았다. 뒤이어 아주 이상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졌고, 아무것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른다. 잊지 않겠다는 이들을 위해 <세월호, 그날의 기록>이 쓰였다. 독자적 조사의 결과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기록과 자료를 분석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한 결과이며, 세월호 도면, 침몰에 이르는 시간의 상세한 타임라인(세월호에서 온 카카오톡이며 통신 기록으로 만들어낸), 출동 주도 세력, 항로, 세월호 선장과 선원(2016년 2월 기준의 재판결과 포함), 해경 지휘와 교신 담당자들, 청해진해운과 세월호 인허가 및 관리감독 기관까지 표가 실렸다.
표 이후에는 1부 ‘그날, 101분의 기록’과 2부 ‘왜 못 구했나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공적 기록으로 재구성한 4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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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이후 미국 군인의 파병은 대개 일관된 상황과 관련되어 있다. 상대편 국가의 지도자(와 국민)는 미 제국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혁명전을 치른다고 생각하는 반면, 정작 전쟁에 뛰어든 미군은 정치적 측면에 무지하다. 혹은 관심이 없는 척해야 한다. 그들은 누군가의 결정에 따라 전쟁을 수행할 따름이다. 그러한 상황이 잘 드러난 작품은 리들리 스콧의 <블랙 호크 다운>(2001)이다. 소말리아 내란에 끼어든 병사들은 하나같이 “나는 정치에 대해 모른다”라고 말한다. <블랙 호크 다운> 개봉 당시, 나는 영화는 물론 모가디슈에서 벌어진 작전 자체에 반감을 느꼈다. 내 기본적인 생각은 ‘집안싸움에 이웃 아저씨가 주먹질로 개입하면 곤란하다’는 것이었고, 영화가 소말리아의 민중을 조지 로메로 영화의 좀비처럼 그리는 게 불편했다. 얼마 후 한국 장교들의 인터넷 포럼에서 내 표현을 비웃는 글들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나를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기자라고 판단했으며 마치 비전문
[이용철의 영화비평] 원치 않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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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3세인 오미보 감독은 오사카예술대학에서 영상학을 전공한 뒤 오바야시 노부히코 감독 아래서 5년간 연출부 생활을 했다. 장편 데뷔작 <사카이 가족의 행복>(2006)으로 가족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춘기 소년 츠구오의 성장기를 그렸다. 이케와키 지즈루가 열연한 세 번째 장편 <그곳에서만 빛난다>(2014)는 절망 속에 놓인 채 나름의 빛날 자리를 탐색하는 서글픈 가족의 초상을 담은 영화로, 감독에게 제38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안겼다. 지속적으로 가족의 해체와 결속을 말해왔던 오미보 감독은 <너는 착한 아이>로 주변에까지 눈을 돌린다. 치매 노인 아키코(기다 미치에)는 고통스러운 전쟁의 기억을 품은 채 늙어간다. 신임 교사 오카노(고라 겐고)와 남몰래 아이를 학대하는 젊은 엄마 미즈키(오노 미치코), 미즈키의 활기찬 이웃 오오미야(이케와키 지즈루)는 어른으로서 현재를 살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들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어린이들이 있
[people] 가족이라는 영원한 화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