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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네임: 콜드워>는 타이틀 시퀀스가 뜨기 전에 전편인 <콜드워>(2013)의 줄거리를 요약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먼저 보여준다. 홍콩 번화가 몽콕에서 폭탄이 터지고, 경찰 5명이 납치되는 테러사건이 벌어진다. 경찰처장이 자리를 비운 까닭에 라우(곽부성)와 리원빈(양가휘), 두명의 부처장이 대테러작전 ‘콜드워’의 지휘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경찰조직에서 야심이 큰 리원빈도, 합리적인 성격인 라우도 단서를 찾기는커녕 범인의 두뇌게임에 휘말린다. 결국 리원빈의 아들이 테러범으로 밝혀지고, 라우는 그를 붙잡는다. <코드네임: 콜드워>는 콜드워 작전이 끝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홍콩 경찰처장 라우는 납치사건 범인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감옥에 있는 리지아쥔을 풀어 자신이 잡은 인질과 교환하지 않으면 라우의 딸과 아내에게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협박 전화였다. 라우는 범인의 요구에 따라 리지아쥔을 데리고 범인과의 약속 장소에 나갔다가
하나의 작전과 서로 다른 목표,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코드네임: 콜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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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열쇠 하나가 사달을 냈다. 한날한시에 대중목욕탕을 방문한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과 무명배우 재성(이준)은 형욱의 사고로 인해 공교롭게도 사물함 열쇠를 바꾸어 갖는다. 성공률 100%를 자랑하던 완벽주의 킬러 형욱은 기억을 잃고 지지부진하게 살던 무명배우 재성의 삶을 대신 살게 된다. 재성은 형욱의 넘치는 부를 손에 넣는다. 의지할 데 없는 형욱은 자신을 구조한 119대원 리나(조윤희)의 도움으로 리나 엄마가 운영하는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기를 병행한다. 뜻밖에도 형욱은 칼과 몸을 잘 쓰는 자신의 특기를 십분 발휘해 분식집 직원으로서, 또 단역배우로서 승승장구(?)한다. 한편, 한동안 호의호식하던 재성은 형욱 집에 설치된 CCTV로 은주(임지연)의 존재를 알게 된다. 은주가 형욱의 타깃이었으리라 짐작한 재성은 형욱의 행세를 하며 은주와 가까워진다. 일이 꼬이다 못해 마침내 네 남녀는 한곳에서 뜻밖의 조우를 하고 사태는 순식간에 괴이한 흐름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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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녀의 냉탕과 온탕 사이 <럭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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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한 환경 탓에 연애도 꿈도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던 서른여덟 성우주(김지수). 고향집에서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던 우주는 엄마가 남긴 편지와 상자 하나를 발견한다. 상자에는 빈센트 반 고흐 화집, 관절인형, 그림엽서 등 우주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을 함께한 물건들이 담겨 있다. 며칠 후 우주는 동네에서 자신과 이름이 같은 두 여자를 우연히 만난다. 스무살 성우주(윤소미)와 스물 여섯살 성우주(허이재)는 모두 엄마의 유품과 똑같은 물건을 갖고 있다. 서른여덟 우주는 두 여자의 인생이 자신의 과거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같은 행로로 전개되는 인생이라면 두 여자의 미래에는 서른여덟 우주가 겪은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
같은 운명을 공유하는 세 여인의 이야기다. 여러 세대에 걸친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플라워즈>(2010), <디 아워스>(2002) 같은 영화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미래 시점에 해당하는 여인 한명에게 초점을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을 또 다른 나에게 전하는 위로 <우주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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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장률 감독의 첫 흑백영화. 충무로의 주목받는 젊은 감독들- 윤종빈, 박정범, 양익준- 이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영화. 어쩐지 중국의 야릇한 삽화를 떠올리게 하는 미묘한 제목. 장률 감독의 신작 <춘몽>은 여러모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영화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수색동을 배경으로 이곳에서 살아가는 네 남녀의 삶을 들여다본다. 먼저 세 남자가 있다.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탈북자 정범(박정범), 건달 익준(양익준), 어수룩한 건물주 아들 종빈(윤종빈). 이들은 모두 고향주막을 운영하는 탈북자 여성 예리(한예리)를 좋아한다. 고향을 떠나 마음 둘 곳 없이 전신이 마비된 아버지를 홀로 돌보며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예리 역시 세 남자가 싫지 않은 눈치다. 낮이건 밤이건 하릴없이 동네와 그 주변을 배회하며 소일하는 이들의 하루하루가 펼쳐진다.
<춘몽>의 줄거리를 한마디로 요약하기란 쉽지 않다. 서사는 파편
바보같은 꿈을 꿨어 <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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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감이 감도는 결연한 눈, 굳게 다문 입술에 검은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고집스레 산을 걷는 중년의 여인. 조민수가 연기한 정옥은 생때같은 아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다. 그녀는 시나리오를 보고 단박에 정옥이 세월호 유족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줄 수 있는 영화라면 환영이었다.” 늘 캐릭터의 전사와 배경을 상상해 연기하는 그녀지만, 이번 영화에선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도 없었다. “정옥의 전사는 이미 누구나가 많이 봤지 않나. 매일 아침 눈뜨면서 TV에서 본 뒤집힌 배의 모습과 유족의 모습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정옥이 된 그녀는 한여름에 지리산에서 뛰고, 넘어지고, 구르느라 풀독이 오르고 땀띠가 났지만 개의치 않았고, 연기를 할 때마다 무척이나 울었다. “정옥의 아픈 마음을 품고 있는 게 힘들더라. 자꾸 눈물이 흘러 자제해야 했다. (웃음)”
그녀가 <미행>에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은 “공권력이 약자와 약자끼리 싸
[스페셜] 울주서밋 2016 작품 <미행> 배우 조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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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등산객 무리를 이탈해 산속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자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그의 뒤를 쫓는다. 울주서밋 2016 작품 <미행>은 산을 배경으로 한 추격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개될수록 이면에 담긴 사회적 맥락이 드러나는 중단편영화다. 국가권력 피해자의 유족이 산으로 숨어들어가자 말단 경찰이 그를 쫓는 내용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이 고스란히 떠오르는 이야기다. 나무에 걸린 노란 리본들, 그리고 아들을 가슴에 묻은 이정옥(조민수) 캐릭터는 세월호에 대한 강력한 은유이기도 하다. “영화를 준비할 때, 세월호 소재들의 영화가 많이 나오던 시기였다. 모두 바다로들 가니, 나는 ‘산으로 가는 세월호’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산악영화라는 주제에 현 사회문제를 접목시킨 이송희일 감독의 말이다.
이송희일 감독은 “인간에게 산이란 어떤 공간인지”를 고민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에서는 산이 사적인 치유의 공간으로 등장한다. 하지
[스페셜] 울주서밋 2016 작품 <미행> 이송희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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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렉>은 폴란드의 산악인 예지 쿠쿠치카의 삶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가난한 사회주의국가의 노동계급 출신 산악인인 쿠쿠치카는 라인홀트 메스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인물로, 1989년 로체 등반 중 산에서 최후를 맞이한 전설적인 산악인이다. 어린 시절 자신의 영웅이었던 쿠쿠치카를 스크린에 재현한 폴란드 출신인 파벨 비소크잔스키 감독은 성실하고 열의 넘치는 인터뷰이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낭보가 들렸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파벨 비소크잔스키 감독의 <유렉>이 국제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다. 수상에 축하를 보내며, 그와 울주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지면에 싣는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서울엔 전작 다큐멘터리 <언젠간 행복할 거야>로 EBS국제다큐영화제(EIDF)에 초청받아 왔었고, <유렉>에 나오는 산악인 허영호를 인터뷰하러 오기도 했었는데, 울주는 처음이다. 영화제에 대한 인상은
[스페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 수상한 <유렉> 파벨 비소크잔스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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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에 산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 떴다. 고향인 이탈리아 볼차노에 메스너 산악 박물관이 설립될 정도로 저명한 산악인인 라인홀트 메스너는 1978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정한 후, 낭가파르바트 단독 등정, 1986년 로체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검은 고독 흰 고독> <벌거벗은 산>을 비롯한 60여권이 넘는 저서를 쓴 작가이자, 영화 <운명의 산: 낭가파르밧>(2010)의 실화 속 주인공이기도 하다. 첫 내한해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방문한 라인홀트 메스너를 만났다.
-어떻게 그 수많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나.
=나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다. (웃음) 하지만 나는 계속 시도했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며 무릎을 꿇어야 했을 때도 또다시 일어났다. 물론 운도 따랐다. 산악인들 중 나보다 실력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산에서 죽음을 맞이한 분들이 많다. 최고의 산악가 중 60
[스페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방문한 ‘산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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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에서 국내 최초의 국제산악영화제인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렸다. 산악영화제라는 개념은 다소 생소해 보이지만, 여느 국가보다 아웃도어 시장이 넓고 등산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은 한국이라면 그 미래는 꽤 낙관적이지 않을까?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엔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은 관객이 문전성시를 이뤘고, 산악계의 거성 라인홀트 메스너가 등장할 때마다 아이돌급의 환호성이 뒤따랐다. 물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의 발걸음도 이어져 23회차 상영 중 13회차의 매진을 기록했다. 전시, 도서전, 공연, 에코마켓 등 다양한 이벤트도 영화제의 활기찬 분위기에 한몫했다. 그중 산악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는 트리클라이밍은 기자가 직접 체험에 나섰다. 다양한 관객층과 이벤트만큼이나 게스트 라인업도 흥미로웠다. 영화제 탐방기와 함께, 산악영화감독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 중인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 국제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유렉>의 파벨 비소크잔스키 감독, 국내
[스페셜]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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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에 대해 좀더 이야기하고 싶었다. 지금껏 나온 여러 비평과 반응들을 보면서 어딘가 미진한 지점이 있다고 느꼈고, 그를 해소해줄 적임자가 오승욱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수라>의 김성수 감독이 지난해 5월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 개봉 당시 인터뷰어로 나서준 적 있기에(<씨네21> 1006호, 김성수 감독이 <무뢰한>의 오승욱 감독을 만나다), 그 자리를 바꿔 만나는 것도 무척 흥미로울 것 같았다. 당시 김성수 감독은 “오승욱 감독 영화에는 상처받고 외로운 인물들이 비슷한 처지의 인물을 만나 더 큰 실패담을 만들어낸다”며 “인물들을 그렇게 끝까지 몰아붙여서, 그래서 과연 행복한지?” 하고 물었다. 1년의 세월이 흘러 이번에는 오승욱 감독이 김성수 감독에게 <아수라>에 대해 꼼꼼하게 물었다. 대담을 준비하며 시나리오를 다시 읽고 이전 편집본까지 챙겨본 오승욱 감독은 <아수라>에 대해 “이건 김성수
[스페셜] <아수라>에 대해 김성수 감독과 오승욱 감독이 긴 대화를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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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해보자. 당신은 지금 15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이륙한 항공기의 기장이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력을 잃는 바람에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비상착륙을 해야 한다. 관제탑에서는 회항을 권유하지만, 40년 비행 경력의 당신은 ‘직관’을 발휘해 비상착수를 시도하고 기적적으로 승객 모두를 살리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당신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155명을 살린 ‘영웅’이 되었다. 그날 밤, 당신은 악몽에 시달린다.
설리가 느낀 두려움의 본질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하 <설리>)은 이 질문에 대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대답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이 악몽은 보는 이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꿈속에서 설리(톰 행크스)는 (실제와는 다르게) 회항을 시도한다. 하지만 충분한 고도를 확보하지 못한 비행기는 건물을 들이받고 폭파된다. 이 악몽은 약 15분 후, 인터뷰를 기다리던 설리가 뉴욕의 빌딩 숲에서 보게 되는, 건물로 돌진하는 비행기의 추락 환영으로 다시
[우혜경의 영화비평] <설리:허드슨강의 기적>, ‘영웅주의 논쟁’에 대한 이스트우드의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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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절 논란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까지, 언젠가부터 한국 현대사는 우리 사회에 분란을 일으키는 애물단지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정작 중요한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로서의 현대사마저 밀쳐두고 있는 건 아닐까?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우리의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삼촌·이모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더듬으며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왔던 한국 현대사에 대한 편견을 깨보자. 바로 요즈음 각광받는 역사 읽기의 신조류 ‘한국현대생활문화사’를 소개한다.
‘위험한 아이들’의 시대
1970년대는 흔히 통기타와 고고춤,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즐긴 낭만적인 청년의 시대로 기억된다. 그러나 당대의 소위 사회 지도층은 청년들을 그리 곱게 바라보지 않았다. 언론은 ‘조국 근대화’의 과업을 수행하지 않는 청년 세대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대학생은 ‘퇴폐업소 숲’에서 사치와 낭비풍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여름철 피서지의 10대 남녀들은 “통금시간이 지나면 남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197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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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찍은 정정훈 촬영감독이 베네딕트 컴버배치, 니콜라스 홀트, 마이클 쉐넌이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 <커런트 워>(The Current War)를 촬영한다. 알폰소 고메즈 레존 감독이 연출하는 이 영화는 토머스 에디슨(베네딕트 컴버배치)과 조지 웨스팅하우스(마이클 쉐넌)가 전기를 개발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이야기다. 정정훈 촬영감독은 알폰소 고메즈 레존 감독과 함께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2015)를 만든 인연으로, 합류하게 됐다. <커런트 워>는 <스토커>(2013) <블러바드>(2014)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2015) <잇>(2017)에 이은 정정훈 촬영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5번째 촬영작이다.
정정훈 촬영감독, 베네딕트 컴버배치 신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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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태풍 ‘차바’를 무사히 넘기고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6일 개막했다. 영화제 정관 개정 이후 열린 첫 영화제인 만큼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개막식은 시종 차분했다. 임권택, 곽경택, <그물>의 김기덕, <밝음>의 술레이만 시세, <분노>의 이상일 감독과 배우 안성기, 한예리, 박소담, 와타나베 켄 등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가 맡았다. 설경구는 1999년 <박하사탕>이, 한효주는 2011년 <오직 그대만>이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개막식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두 사람은 “영화제에 부산 시민들과 영화인들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한국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은 프랑스의 포럼 데 이마주의 로랑스 에스베르그 대표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은 7월에 타계한 고(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다. 그의 아들 아흐마드
[국내뉴스] 도약을 준비하는 BIFF 개막식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