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다운 나이의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싶으면 무슨 짓이든 하는 법이다(그 꽃다운 나이에 술 좀 마시겠다고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은 논외로 치자). 우리가 택한 방법은 새벽에 술을 사서 학교로 올라간 다음, 학교 건물 2층과 맞닿아 있는 경사로에서 대략 50cm를 도약, 홈통을 잡고 발코니로 몸을 던지는 거였다.
그 시간에 술병을 껴안고 문 닫힌 학교로 잠입하는 사람들이 제정신일 리가 없다. 신입생에게는 참으로 신비로운 조화였다. “이렇게 취한 사람들이 한번도 안 떨어지는 게 신기하지 않아요?” “아니, 안 신기해. 왜냐면… 떨어지거든.” 응? “지난해 여름에는 민철이가 홈통을 껴안고 1층까지 미끄러져서 오른팔 껍데기가 몽땅 벗겨졌고, 그전에는 수철이가 난간을 놓치는 바람에 엉덩이부터 추락….” 그만해, 안 들을래, 술 깬단 말이야.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높이가 11m라 했던가. 술도 취했겠다, 6~7m에 불과한 건물 2층 높이 정도는 우스울 수밖에 없다. 게다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탈옥수의 도(道)
-
재꽃
박석영 / 2016년 / 128분 / 개막작
<재꽃>은 <들꽃>(2014)과 <스틸 플라워>(2015)에 이은 박석영 감독의 세 번째 ‘꽃’ 영화다. <스틸 플라워>의 하담(정하담)이 <재꽃>의 하담임은 그가 가진 물건들로 알 수 있다. 하담은 외딴 마을에서 조용히, 편안히 지내는 중이다. 전기세라도 보태겠다며 부득불 손에 봉투를 쥐어줘도 “네가 무슨 돈을 내냐”며 손사래치는 집주인 아주머니는 마음씨가 좋다. 한편 해별(장해별)은 아버지가 어느 동네 누구이니 찾아가라는, 엄마의 말을 따라 아버지를 찾아가기 위해 하담이 사는 곳에 도착한다. 자신의 옛 모습이 생각난 건지, 하담은 마을에 흘러 들어온 해별을 각별히 여긴다. 마을 사람들은 갈 곳 없는 하담과 해별을 상냥히 대한다. 어느 날 하담은 해별을 지키고자 어떤 일을 벌이게 되고, 그 사이에 끼어든 마을 사람들의 행동으로 하담의 선한 의도는 걷잡을 수 없이 왜곡되어버린다
[스페셜] 서울독립영화제 주요 상영작 프리뷰
-
독립영화감독들의 고민을 들어보고자, 올해 의미 있는 독립영화를 선보인 세명의 감독을 만났다.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자력으로 <들꽃>(2014), <스틸 플라워>(2015), <재꽃>(2016)까지 완성한 박석영 감독, 단편 <손님>(2011), <콩나물>(2013) 등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고 올해 빛나는 데뷔작 <우리들>을 선보인 윤가은 감독, 첫 번째 장편 극영화 <걷기왕>을 통해 꿈과 열정을 강권하는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 백승화 감독이 귀한 시간을 내주었다. 독립영화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며 어떤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혔는지 또 창작자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정책은 무엇인지,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박석영
데뷔작 <들꽃>(2014)을 시작으로 <스틸 플라워>(2015), <재꽃>(2016)까지 세편의 ‘꽃 시리즈’를 완성했다. 세편 모두 혹독
[스페셜] 독립영화감독 대담-박석영·윤가은·백승화
-
2016년 한국 독립영화인들은 독립영화 정책의 최우선 선결 과제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정상화’를 주장한다. 독립영화인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2014년 12월31일 낙하산식으로 임명한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 체제 이후 독립영화 정책이 급속도로 퇴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독립영화의 제작, 유통, 배급, 독립영화전용관 사업 등 전반적인 영화 정책을 하루빨리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영진위가 독립영화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진흥 기구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게 독립영화인들의 중론이다. 11월21일 독립영화인 821명은 ‘박근혜 퇴진과 문체부와 영진위의 개혁을 촉구하는 독립영화인 시국선언’ 자리에서 이러한 뜻을 분명히 밝혔다. 독립영화인들의 비판의 칼끝은 김세훈 위원장 체제의 영진위뿐 아니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국정 농단에서 비롯된 현 정부의 문화정책 전반으로 향해 있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는 “비단 독립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예술정책 전반을 무너뜨린 이 정
[스페셜] 독립영화인들이 말하는, 지금 가장 시급한 독립영화 정책 이슈
-
-
올해,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긴 별별 영화와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시국이 뒤숭숭한 와중에도 자신의 소명을 지키며 ‘열일’한 독립영화·독립영화인에게 고마움과 응원을 전하는 의미에서다.
올해의 오지라퍼_ <범죄의 여왕> 양미경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뭐든 궁금한 일이 생기면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는 못 견디는 여자, 올해의 오지라퍼는 단연 <범죄의 여왕>의 양미경(박지영)이다. 미경은 시골에서 불법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미용실을 운영하며 살던 중 서울 사는 아들 집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나오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하고는 곧장 상경한다. 미경은 그를 창피해하는 아들의 태도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수상쩍은 관리실과 이웃집을 들쑤시고 다니며 ‘수사’를 시작한다. 아줌마 탐정 미경의 용의자 탐문 방식은 별것 없다. 일단 현관문부터 두드리거나 통성명으로 모든 관계를 평정하고 친구 되기다. 넘치는 애정과 오지랖으로 미경은 거친 아파트 관리인 개태(조복래),
[스페셜] 별별시상식 - 2016 독립영화계 주요 작품들을 돌아보다
-
#서울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 승인
올 11월 초, 서울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이 승인됐다. 2004년부터 서울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이 논의됐고,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의 복합상영관 건립 계획이 좌절되었다. 2010년엔 서울시네마테크 전용관 마련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2015년 12월부터 서울시네마테크 건립 계획서를 행정자치부에 제출했고 행정자치부의 두 차례 반려 뒤 세 번째에 승인이 떨어졌다.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관과 폐관을 거듭하는 독립영화전용관들
부산시의 첫 독립영화전용관인 부산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이 3월11일 개관했다. 부산 지역 독립영화 제작 장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독립영화전용관 확장 필요에 의해 영화의전당 내 필름시사실을 개조해 만들어졌다. 서울 시내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와 프로그램을 공유한다.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은 임대차 계약 만료로 개관 10년 만인 5월12일, 영업을 종료했다. 2014년부터 영화진흥위원회의 지
[스페셜] 키워드로 살피는 2016년 독립영화
-
11월21일 한국 독립영화인 821명은 ‘박근혜 퇴진과 문체부와 영진위의 개혁을 촉구하는 독립영화인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날 독립영화인 30여명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와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친 밀실 행정을 강력 규탄했다. 시국선언 사회를 맡은 <거미의 땅>(2012)의 박경태 감독은 “그간 독립영화인들은 박근혜 정권의 표현의 자유 침해와 검열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공유해왔다. 무능하고 파렴치한 이 정권을 빨리 심판하자”고 운을 뗐다. 독립영화인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취임사 일부를 인용하며, “취임사에는 문화라는 말이 27번, 문화융성이 12번 언급됐다. 문화융성을 4대 국정과제로 꼽았으나 3년이 지난 지금, 문화융성은 전 국민에게 희화화되고 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 시절, 김 장관의 대학 4년 후배인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
[스페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문체부와 영진위의 개혁을 촉구하는 독립영화인 시국선언
-
시절이 하 수상하다. 그만큼 독립영화계는 목소리를 낼 일이 많았다. 독립성을 침해당한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와 관련해서, 박근혜 퇴진과 문화체육관광부 및 영화진흥위원회 개혁에 대해서, 독립영화인들은 정의로운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목소리를 냈다. 용산참사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도 여전했다. 그런 가운데 <귀향> <자백> <우리들> 같은 영화들이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독립영화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6년 달력이 한장 남은 지금, 올해의 독립영화와 올해의 독립영화계 이슈들을 정리했다. <스틸 플라워> 박석영 감독, <우리들> 윤가은 감독, <걷기왕> 백승화 감독의 대담과 ‘서울독립영화제 2016’ 상영작 소개도 놓치지 마시라.
[스페셜] 2016년 독립영화계를 돌아보며 ‘서울독립영화제 2016’을 맞이하다
-
<왕좌의 게임>의 배우 에밀리아 클라크가 <스타워즈> 스핀오프 작품 <스타워즈: 한 솔로 스토리>(가제)의 여자주인공으로 확정됐다. 영화의 공식 사이트는 “에밀리아 클라크가 이 영화의 역동적인 배역을 완성했다”라며 캐스팅 소식을 알렸다. 한 솔로 역엔 올든 이렌리치가, 젊은 랜도 캘리시언 역엔 도널드 글로버가 앞서 캐스팅된 바 있다. 한 솔로의 젊은 시절을 다루는 이 영화는 2018년 5월25일 북미 개봉예정이다. 한편, 배우 앰버 허드는 영화 <런던 필드>의 계약 위반으로 118억원 규모의 소송에 휘말렸다. 앰버 허드를 고소한 <런던 필드>의 크리스토퍼 헨리 프로듀서는 “앰버 허드가 기밀 유지 사항을 위반했으며 대본대로 연기하지 않았고 홍보 계약 또한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UP&DOWN] 배우 에밀리아 클라크, <스타워즈: 한 솔로 스토리>(가제) 여자주인공 확정
-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실사화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디즈니의 7번째 실사영화 프로젝트인 <미녀와 야수>가 2017년 3월17일 북미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이를 뒤이은 실사영화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정글북>(2016)의 흥행에 고무되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디즈니의 실사영화 프로젝트는 이후 <피터팬>, <크루엘라>(<101마리 달마시안> 스핀오프), <덤보>, <지니>(<알라딘> 스핀오프) 등 줄줄이 대기 중이다. <백설공주>의 경우 뮤지컬영화로의 제작이 결정되어 최근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으며, <곰돌이 푸>의 실사판 <크리스토퍼 로빈>은 감독이 마크 포스터로 결정됐다. <뮬란>은 디즈니와 소니에서 각각 실사화한다. 소니픽처스의 <뮬란> 연출은 알렉스 그레이브스 감독이 맡을 예정이다.
한편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들도
[해외뉴스] <미녀와 야수>에서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셸>까지, 애니메이션 실사화에 박차 가하는 할리우드
-
얼마 전 <수상한 그녀>의 미국 버전, 스페인 버전 합작영화가 2018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수상한 그녀>는 2014년 865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판 원작을 바탕으로 중국, 베트남, 일본, 타이, 인도네시아 제작까지 무려 8개국에서 제작되었으며, 자국 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같은 성공의 바탕에는 ‘원소스 멀티테리토리’(One Source Multi Territory) 전략이 깔려 있다. 이는 CJ E&M의 글로벌 프로젝트 전략으로, 한 가지 소스를 모티브로 해 국가별로 현지화 과정을 거쳐 개봉하는 방식이다.
마침 지난 11월19일 오후 3시 역삼동 포스코 P&S 타워에서는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과 일본국제교류센터 주최로 ‘유쾌한 한·중·일 무비토크: 영화 <수상한 그녀>로 보는 한·중·일의 공통성과 다양성’ 행사가 열렸다. 영화에 참여한 한·중·일 감독이 참여해 <수상한 그녀>
[포커스] ‘유쾌한 한·중·일 무비토크: 영화 <수상한 그녀>로 보는 한·중·일의 공통성과 다양성’ 행사에서 짚어본 <수상한 그녀>의 글로벌 성공 전략
-
*<아이리스> 시리즈의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가 판권사 ABC 스튜디오, 디즈니 미디어 디스트리뷰션(이하 DMD)과 손잡고 최초로 리메이크하는 한국판 <크리미널 마인드>가 한국판 시놉시스 공모전을 12월31일까지 접수받을 예정이다.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의 시즌1부터 시즌7까지의 에피소드 중 국내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시놉시스를 대상으로 하며 공모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태원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www.taewo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정재훈 감독의 암화 프로젝트’ 수강생을 모집한다. 12월14일(수)∼2017년 1월18일(수) 매주 수요일 오후 7~10시 진행. 영화 속 사운드의 중요성을 알아보고 음향만으로 구성된 영화를 제작해본다. <환호성> <호수길>을 만든 정재훈 감독이 이끈다. 수강 신청은 미디액트 홈페이지(www.mediact.org) 참조. 문의 02-3141-6
[소식]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정재훈 감독의 암화 프로젝트’ 수강생 모집 外
-
-서울고등법원은 영화 <관상> 제작사 주피터필름이 한재림 감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본소)와 한재림 감독이 주피터필름을 상대로 제기한 추가 흥행성공보수금 청구(반소) 모두를 기각했다
=주피터필름은 “계약서가 당연히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여 상생하는 영화 제작 풍토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 진행한 소송이지만 판결 결과가 아쉽다”며 “앞으로 제작사와 감독이 서로에 대한 약속을 준수하며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만드는 데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트시네마가 11월22일부터 30일까지 ‘2016 포르투갈영화제-새로운 영화들’을 연다
=미겔 고메스의 <천일야화> 3부작,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의 <조류학자의 은밀한 모험>,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1982년작 <방문 혹은 기억과 고백> 등 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미국 <TNT>(제작 투모로 스튜디오, 터널스 스튜디오T)가 봉준호
[댓글뉴스] 서울아트시네마, 11월22일부터 30일까지 ‘2016 포르투갈영화제-새로운 영화들' 진행 外
-
“넌 날 잊지 못해. 내겐 그런 매력이 있지. 난 특별하니까.” <마이 골든 데이즈>의 에스더의 말 한마디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빼어나게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확신에 찬 목소리나 자신감 넘치는 표정도 없다. 하지만 절반쯤 허공에 맺혔던 시선을 슬며시 상대방에게 건네는 순간 순식간에 화면을 장악하는 마법을 발휘한다. 이 놀라운 배우는 그것이 작품 속 에스더에게 부여된 역할인지 배우 루 루아 레콜리네가 지닌 고유의 매력인지 알 길이 없을 만큼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영화 전반을 장악한다. 에바 그린만큼 강렬하지만 훨씬 부드럽고 몽환적인 등장. 이번 영화가 데뷔작인 신인배우라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랄 수밖에 없다. 11월 11일 프렌치 시네마 투어 2016을 위해 한국을 찾은 루 루아 레콜리네를 만났다. 한동안 스크린을 통해 자주 만나게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놀라운 데뷔작이다.
=영화가 놀라운 거다. 나는 그 세계의 일부에 불과하다. (웃음) 고등학생때 연극 연
[who are you] 관객이 행간을 채울 수 있도록 - <마이 골든 데이즈> 루 루아 레콜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