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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국정 농단이 벌어졌다. 믿을 수 없는 진실이 그간 벌어졌던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엔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 검열과 탄압을 위해 블랙리스트를 관리했고 최순실 일가와 측근의 사익을 위해 세금과 행정력을 쏟아부었다.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정책 무능과 후퇴 역시 그 연장선에 있을 것이다. 대통령 하야를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하지만 망가진 시스템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음을 경계하자.
북새통 와중에 영진위가 사업 하나를 발표했다. 지난 10월13일과 11월15일 공개한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사업이다. 작년부터 시행한 이 사업은 위탁수행자가 연간 48편 이내의 한국 예술영화를 선정하고 간접적으로 극장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정책으로, 영화 선정 단계에서 검열이 의심되고 극장 프로그램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영화계가 극렬하게 반대했다. 그럼에도
[한국영화 블랙박스] 수상한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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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좀 과한 거 같지 않아요?” <아수라> 시사회를 보고 나온 뒤 일행 중 누군가가 얘기했다. 그러자 또 다른 사람이 얘기했다. “영화 제목이 <아수라>인데 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나 또한 후자에 공감하는 입장이었다. 이런 영화들에 이끌리는 내 세계관이나 영화관을 길게 설명하자면 어떤 영화적 ‘원체험’에 대한 얘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겠지만, 내게 있어 <아수라>는 납득할 만한 흥분과 과잉으로 점철된 최고의 ‘폭력영화’였다. 그리고 그냥 남김없이 다 죽였다. 그렇다고 해서 브로맨스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요즘 주고받는 말로 ‘알탕영화’에다 ‘개저비엘’ 영화라는 낙인을 벗어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홀린 것처럼 영화를 봤다. <연애담>도 마찬가지였다. 함께 뜨거워지고 쓸쓸해졌다가 비참해지고, 역시나 홀린 것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갔다. 이번호 인터뷰에서 이상희 배우가 왕가위의 <해피 투게더> 이야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아수라>와 <연애담>의 팬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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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로덕션
<괴물들>이 11월14일 모든 촬영을 종료했다. 김백준 감독이 연출하고 이원근, 이이경, 박규영이 출연한다. 원하는 것은 어떻게 해서라도 가져야 하는 소년 양훈(이이경)과 양훈의 목표가 된 소녀(박규영), 그리고 소녀를 지키고자 어려운 싸움을 시작한 재영(이원근)까지 세 사람을 둘러싼 폭력의 관계도를 그린다. 리틀빅픽처스가 배급한다.
모호필름, 용필름
<아가씨>가 10월28일 북미에서, 11월1일 프랑스에서 개봉한 데 이어 내년 3월10일 일본에서 개봉한다. 등급은 18세 미만 관람불가를 받았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타이, 체코,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스페인, 그리스를 비롯해 올해만 140여개국에서 개봉했고, 내년에는 일본을 비롯해 독일, 영국 등 20여개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봄내필름
<철원기행>의 김대환 감독의 차기작 <초행>(가제)이 11월26일 크랭크인했다. 조현철, 김새벽, 기주봉이 출연하며 &
[인사이드] 11월 14일 영화 <괴물들> 크랭크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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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충무로는 본격적인 라인업을 내놓으며 2017년을 준비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공조>(감독 김성훈)로 새해를 열 계획이다. 최근 인수 합병한 JK필름이 제작한 작품이다. 윤인호 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북한 형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유해진이 남한 형사, (남한 형사라고 생각할 수 있는) 현빈이 북한 형사라는 설정도 재미”있고, “액션은 액션대로, 코미디는 코미디대로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확정하진 않았지만 <보안관>(감독 김형주·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을 설 라인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다. 부산 기장이 배경인 이 영화는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토박이 전직 형사(이성민)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조진웅)를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코믹 수사극이다. 강동영 롯데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우리끼리는 ‘웃음을 주는 로컬 수사극’이라 부른다”며 “이성민, 조진웅
[국내뉴스] CJ엔터테인먼트 <공조>, 롯데엔터테인먼트 <보안관>, NEW <더 킹> 등 새해 라인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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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연애담>은 윤주(이상희)와 지수(류선영)의 사랑이 시작되고 잠정적으로 그 사랑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까지의 시간을 따라간다. 손진용 촬영감독은 “최대한 담담하게 찍자”는 생각뿐이었다. “인물은 가만히 있는데 카메라가 인물 가까이 들어가는 건 지양했다. 카메라 움직임을 최대한 줄이고 가만히 인물을 지켜보는 걸 택했다.” 컷 자체도 많지 않고, 컷과 컷 사이의 호흡도 길다. “관객이 윤주와 지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감정이 전해지길 바라”는 손진용 촬영감독의 촬영 의도였다.
불균질한 장면들도 더러 있다. 윤주가 지수를 만나러 인천행 전철에 몸을 싣고 창밖을 내다볼 때가 대표적이다. “영화 전체를 알렉사 카메라로 찍었는데 그 장면만 몸집이 작은 캐논 5D 마크2로 촬영했다. 좁은 지하철 안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마음에 든다. 인천에 간 윤주의 미래가 마냥 밝지 않다는, 어떤 분위기를 주는 것도 같고.” 촬영자로서
[영화人] <연애담> 손진용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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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캐나다 토론토의 공군 비행장 부지를 이용해서 공원을 만드는 현상설계가 진행되었다. 렘 콜하스는 이 현상설계에 공원설계 계획안을 제안한다. 수많은 원과 선으로 구성된 그의 다운스뷰 공원(Downsview Park) 프로젝트는 ‘나무 도시’(Tree City)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배치도의 원들은 작은 숲을, 선들은 산책과 운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의미한다. 렘 콜하스는 이 길들을 ‘교차하는 1천개의 오솔길’이라고 명명했다. 자연을 인공적으로 재단하여 사용하는 서구식 정원의 전통 안에 있는 이 프로젝트는, 도시에서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길과 교차점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이다. 아마도 그것이 프로젝트 이름을 ‘나무 도시’로 붙인 이유일 것이다.
최근에 홍상수의 영화를 볼 때면 끝없이 교차하는 길들을 보고 있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이 ‘지금’ 아닌 ‘지금’과 ‘여기’ 아닌 ‘여기’에도 반복될 것 같은 상상을 하게 하기 때문이다.
[윤웅원의 영화와 건축] 개별작품보다 필모그래피 전체로 읽히는 홍상수의 세계와 다운스뷰 공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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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갇혀버린, 내가 강화하고 있는 사회구조에 맞서기란 너무 어려웠다.’ 에머 오툴의 <여자다운 게 어딨어>의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 그래서, 뭘 어쩌겠다고? 나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겠다. 강남역 한복판에서 여성 혐오 살해가 벌어지고, 거대한 정치적 목소리를 내보자고 모인 광장에서는 성차에 따른 혐오 발언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도시에서 살아남으려면 마땅히 ‘나쁜’ 페미니스트여야만 한다. ‘그 사람이 그럴 줄 몰랐다’는 결과론적인 말 따위는 쓸모없다. 사회적 편견 때문이든 개인의 경험에서든 각자가 만들어둔 ‘범죄 가능형 프로필’로 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생각은 가장 손쉽고 가장 안일하며 위험한 대처법이다. 여성을 향한 혐오와 폭력의 언사는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러니 그런 프로파일링이 다 무슨 소용인가. ‘우리는 누구를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지 절대 알 수 없다’는 페미니스트 록산 게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쁜’ 페미니스트가 될
[정지혜의 숨은그림찾기] 오드리 에스트루고의 <뷰티풀 레이디스>와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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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물사전> 영화표는 머글, 아니 노마지들의 마법사 세계 방문증이나 다름없다. 한데 정상적이라면 극장 밖을 나선 후에 발동되어야 마땅한 기억지우기 마법이 웬일인지 조금 더 일찍 시작됐다. 영화 말미 그린델왈드가 변신을 풀고 원래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이것이 영화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자각한 것이다. 콜린 파렐이 조니 뎁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관객을 현실로 되돌리는 이 영화 최대의 ‘킥’이다. 특정 배우의 외견을 비하하는 의미가 아니다. 조니 뎁의 경우 콜린 파렐과의 너무 큰 간극과 현실 이미지가 겹쳐 몰입을 파괴하는 정도가 상당히 심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은 CG이고, 반대로 영화의 생기를 앗아가는 것은 실사 배우들이다. 내가 새삼 놀랐던 건 바로 이 지점이다.
생생한 CG 캐릭터와 이질적인 실사 배우
CG의 권능에 대해 말하는 건 이제 입이 아플 정도다. 현실이 아닌 필름(=영화)을 모사하기 시작한 그래픽은
[송경원의 영화비평] <신비한 동물사전> 말하는 대로, 보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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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이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활동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몇 개월 전부터 눈에 띄게 활동이 늘었다는 인상이다. <힙합의 민족>이나 <리바운드> 같은 방송 출연 덕분일 것이다. 나는 요즘 주석의 초기 앨범들을 다시 듣고 있다. 다시 들어보니 당시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고로 주석이라는 뮤지션에 대해, 이제 와서 혹은 이제야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주석은 한국에서 여러 가지를 ‘처음 시도’하거나 꼭 처음이 아니더라도 ‘퀄리티 있게 처음으로’ 보여준 뮤지션이었다고.
무엇보다 모든 게 ‘straight from 힙합!’이었다. 사운드, 작법, 태도, 주제, 구성, 아트워크부터 비유 하나, 관용어구 하나까지 모든 것에서 주석이 힙합이라는 장르/문화의 열렬한 팬이었음이 너무나 잘 느껴진다. 2000년 전후는 무언가 진지하고 거창한 랩 가사들이 만연한 시기였다. 돌이켜보면 당시 시대의 기운 같기도 하고 ‘힙합 정신’이라는 미국의 모호한
[마감인간의 music] 힙합은 주석이다 - 주석, <開戰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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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우 대표를 마지막으로 본 건 8년 전이었다. 2009년 가을,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린 아시아필름마켓을 찾았다. 2006년 그는 서울 명동의 한 건물과 임대 계약을 맺은 뒤 5개 스크린을 갖춘 극장 ‘시큐엔(CQN) 명동’을 운영하다가 6개월 만에 건물주에게 사기당해 건물에서 쫓겨났다. 2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재판을 진행했던 그는 수입이나 공동 제작을 할 만한 프로젝트들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던 것이다. 되돌아보면 이봉우 대표의 인생은 자신이 제작한 영화 <박치기!>(2004)의 제목처럼 늘 박치기의 연속이었다. 영화 제작사이자 배급사인 ‘씨네콰논’을 설립해 <서편제>(1993), <쉬리>(1998), <공동경비구역 JSA>(2000) 등 한국영화를 일본에 배급했고, <박치기!>, <아무도 모른다>(2004), <훌라걸스>(2006), 등 일본영화를 제작해 한국
[씨네 인터뷰] "과거를 되돌아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 레스페 이봉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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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스> SILENCE
감독 마틴 스코시즈 / 출연 앤드루 가필드, 애덤 드라이버, 리암 니슨, 아사노 다다노부, 이세이 오가타, 가세 료, 쓰카모토 신야, 고마쓰 나나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신작 소식이다. 장편 극영화 연출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이후 3년 만이다. 엔도 슈사쿠가 쓴 1966년 소설 <침묵>을 영화화한 <사일런스>는 감독이 평생을 꿈꿔온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사라진 스승(리암 니슨)을 찾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로드리게스(앤드루 가필드)와 가루프(애덤 드라이버) 신부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 속 무대는 17세기 일본의 해안가 마을로 설정됐지만 실제 촬영지는 대만이다. 스코시즈 감독과 <갱스 오브 뉴욕> <순수의 시대>를 함께 작업한 제이 콕스가 각본에 힘을 보탰다. 2017년 1월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3년만에 돌아온 마틴 스코시즈의 신작 <사일런스> 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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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망명자 출신의 코신스키는 1971년 <정원사 챈스의 외출>(Being There)이라는 소설을 썼다. 소설은 1979년 피터 셀러스와 셜리 매클레인 주연으로 영화화됐다. 미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지자 우리나라에 책이 번역되었고, 그것을 내가 읽은 모양이다. 책은 두어 차례 더 번역된 후 절판되었고, 영화는 수입되지 않은 것 같다. 영화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챈스>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아주 어려서 고아가 된 이후 중년이 되기까지 정원사로 살아온 챈스는 평생 저택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보다 지능이 낮은 그의 유일한 낙은 TV를 보는 것이고, 그는 현실 세계와 TV 속 세계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고령의 주인이 죽자 그는 주인의 고급 신사복을 입고 처음으로 세상으로 나오는데, 길을 가다가 엘리자베스의 차에 치인다. 엘리자베스는 대통령과 자주 독대할 정도로 저명한 재계인사 랜드의 부인인데, 챈스가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정원사 챈스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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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김태영 감독과의 인터뷰를 결심한 건 1980년대에 만든 그의 첫 영화 때문이었다. 그는 <칸트씨의 발표회>(1987), <황무지>(1988) 등 독립영화의 역사를 논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품을 만들었다. 전작의 무거운 현실과 <딜쿠샤>의 가벼운 몽상 사이에 놓인 무수한 간극이 궁금해졌다. 알고 보니 그는 <세계영화기행> 등 다수의 방송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잔뼈 굵은 연출가이자 <2009 로스트 메모리즈> 등 실험적인 대작의 손 큰 제작자였다. 그러다 미완으로 남은 비운의 뮤지컬영화 <미스터 레이디>의 실패 이후 뇌출혈과 그에 따른 후유증으로 몸의 반쪽이 마비되는 장애를 안게 되었다. <딜쿠샤>는 어쩌면 영화를 둘러싼 그의 모든 삶이 녹아든,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대작이다. 그의 삶 자체가 곧 드라마인데,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 욕심내기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people] <딜쿠샤> 김태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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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식사 시간을 피해서 읽을 것’이라는 경고로 시작하는 단편 <예술과 중력가속도>의 주인공은 현대무용을 한 은경씨를 만나 그녀에게 푹 빠진다. 은경씨는 원래 달에서 춤추던 무용수였다. 지구와는 중력이 달라서 점프의 높이가 완전히 달랐다. 어느 날 달과 화성의 중력으로 춤을 출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은경씨는 주인공을 초대하는데, 주인공은 중력이 바뀌는 데 적응을 못하고 구토를 시작한다. 당장 경험 가능한 선에서만 예술작품을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SF라는 장르가 그런 경험을 선사할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이 소설은 SF장르에 대한 은유가 되고, 배명훈 작가의 말을 빌리면, 백령도 여행길에 배 위에서 구토를 하며 떠올린 이 이야기는 “어떤 장이 어떤 예술을 발생시킬 수 있고 그게 안 이루어질 때 왜 예술가는 괴로워지는가”에 대한 것이다. “SF의 기본 구조 중 하나다. 내가 뭘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게 하는 무언가. 국제정치학에 대한
[trans x cross]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안 되게 하는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들” - 단편소설집 <예술과 중력가속도> 출간한 배명훈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