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삼스럽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 창작이나 비평, 그리고 수용에 있어 페미니즘이 필요한가의 문제는. 하지만 최근 한국영화의 여성 혐오적 태도를 둘러싼 비판과 그에 대한 논쟁은 이 당연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년경찰> <브이아이피> 등을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비판한다는 이유로 기자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창작자들에게 젠더 감수성 결여를 이유로 눈치를 주는 것은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래서 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사안에 대해 <씨네21>은 영화에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일종의 선언을 하려고 한다. 20대 관객 4인과의 대담은 젠더 문제를 의식하는 젊은 영화 애호가 혹은 예비 영화인들이 바라보는 한국영화의 현재다. 그리고 2017년 개봉작을 중심으로 한국영화가 여성을 그리는 방식을 되짚어보았다. 장르영화에 있어 페미니즘이 불필요하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손희정 평론가가 반박한다
영화 제작부터 비평까지, 여성주의적 시각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① ~ ④
-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연출한 호러영화 <그것>의 상승세가 기대된다. 해외 유력 매체들이 앞다퉈 <그것>의 흥행 돌풍을 예측했다. 원작이 스티븐 킹의 소설 중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인 데다, 박스오피스에 새로운 피가 수혈되길 바라는 관객의 기대가 크다는 점 등이 긍정적인 전망의 근거로 꼽힌다. <그것>은 로튼토마토에서도 신선도 지수 90%를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한편 콜린 트러보로 감독이 <스타워즈 에피소드9>의 메가폰을 내려놓게 됐다. 루카스필름은 지난 9월 5일 그의 하차 사실을 발표하며 “연출 방향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차기 감독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감독 하차에 따라 개봉일도 다소 연기될 전망이다.
[UP&DOWN]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 <그것>, 흥행 돌풍 예측 外
-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다운사이징>으로 문을 연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9월 9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수상작 예측도 예측이지만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내년 오스카 시상식의 밑그림을 그려보려는 시선도 강하다. 지난해 개막작 <라라랜드>(2016)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했고, 2015년 비경쟁부문 상영작 <스포트라이트>(2015)와 2014년 경쟁부문 상영작 <버드맨>(2014)이 오스카 작품상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올해도 21편의 경쟁작 중 4편이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영화다. <다운사이징>을 포함해 대런 애로노프스키가 연출하고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한 <마더!>, 코언 형제가 각본에 참여하고 조지 클루니가 연출한 <서버비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기예르모 델 토로의 판타지영화 <물의 형태>가 영화제 기간 꾸준히 관심을 받았다(맷 데이먼은 <다운사이징>과 <서버비콘>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중간점검
-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에서 관객심사단 ‘애니비’를 9월 17일까지 모집한다. 애니비는 10월 20일(금)부터 22일(일)까지 국제경쟁 단편부문의 상영작을 관람 및 심사하고 최종심사 회의를 통해 한 작품을 선정해 10월 24일 폐막식에서 관객심사단상 ‘애니비스 초이스’를 시상. 신청 및 자세한 내용은 BIAF 홈페이지(www.biaf.or.kr) 참조.
*‘오!재미동 단편영화 개봉극장’ 상영작을 찾는다. 11월 개봉 대상 작품 접수마감은 9월 20일. 50분 이하의 단편영화(완성 1년 이내, 독립영화)면 지원 가능하다. 문의 medinet@ohzemidong.co.kr.
*제1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9월 1일(금)부터 18일(월)까지 자원활동가 ‘아.자!’와 관객심사단을 모집한다. 자원활동가 ‘아.자!’는 총 7개 분야에서 모집하며, 지원서를 작성한 후 이메일(volunteer@aisff.org)로 접수하면 된다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관객심사단 ‘애니비’ 모집 外
-
-
-<택시운전사>가 제90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출품작 심사위원쪽은 “한국인의 특수성뿐만 아니라 아시아 인권과 민주화 과정을 잘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송강호는 <사도> <밀정>에 이어 3회 연속 아카데미 출품작에 출연한 배우가 됐다.
-고 스즈키 세이준 감독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을 기념해 특별전 ‘스즈키 세이준: 경계를 넘나든 방랑자’가 열린다. 그외 올해 영화제에서는 <꿈의 제인>의 조현훈 감독과 배우 이민지, <재꽃>의 박석영 감독 등 멘토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시네마투게더 행사도 진행된다.
-<맨발의 청춘>을 연출했던 김기덕 감독이 9월 7일 별세했다.
향년 83살. 김기덕 감독은 지난 4월 폐암 진단을 받은 이후 투병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덕 감독은 <5인의 해병>(1
고 스즈키 세이준 감독,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 外
-
<빌로우 허> Below Her Mouth
범속한 설정으로 보통 수준의 영화를 만들기는 어려우며, 그 이상의 영화적 체험을 제공하는 데까지 이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소프트코어 포르노에 가까운 영어덜트 섹스무비도 그다지 신선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빌로우 허>는 로맨스영화와 영어덜트 섹스무비의 평범성을 공유하고 있는 한편 미묘하게 탁월한 차별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토리는 일견 단순하다. 결혼을 앞둔 재스민(내털리 크릴)은 약혼자가 출장 간 사이 우연히 들른 바에서 만난 달라스(에리카 린더)에게 강렬하게 이끌린다. 안정된 미래를 보장하는 약혼자와 위험하면서도 매혹적인 연인 사이에서 동요하던 재스민은 차차 자신의 감정과 감각에 몸을 맡기게 된다.
하지만 이 이성애적 러브스토리에는 약간의 번역이 필요하다. 작품의 주인공은 남녀 커플이 아니다. 엄마가 바라는 아이로 자라난 이성애자(이고 싶던) 재스민은 어딘가 공허하다. 스웨덴을 떠나 미국으로 온 레즈비
[케이블 TV VOD] <빌로우 허>
-
이번호 특집을 통해서 논란 속의 두 영화 <청년경찰>과 <브이아이피>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에 대한 젠더 감수성을 더듬어봤다. <원더우먼> <청년경찰> <브이아이피>에 대해 썼던 20자평을 이유로 ‘남초’ 커뮤니티에서 ‘꼴페미’가 되어버린(특집 메인기사 참조) 임수연 기자가 전체 그림을 그리고, 김성훈 기자의 상반기 한국영화 분석과 김현수 기자가 진행한 20대 관객 대담, 그리고 ‘비윤리적 재현과 폭력적 연출에 대해 장르성을 핑계로 대지 말라’는 손희정 평론가의 원고까지 더해, 지난 몇달간의 분위기에 대해 냉정하게 전해보고자 했다. 분명한 것은 댓글들을 살펴보건대 테러를 가하는 사람들이 이성적이고,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비이성적이라는 기이한 모순의 풍경이다. 임수연 기자에 대해서는 신상 털기에 나선 네티즌까지 생겼고, 특집 대담에 참여한 ‘씨네플레이’의 유은진 에디터 또한 <청년경찰>의 불편함을 토로한 글에
[주성철 편집장] 세상의 중심에서 여혐을 외치다
-
파인하우스필름
유아인이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버닝>(각본 오정미·이창동, 배급 CGV아트하우스)에 출연한다. <버닝>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 벤, 해미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이야기다. 캐스팅을 마무리한 뒤 9월 촬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개봉한다.
싸이더스
이창희 감독의 <사라진 밤>(배급 씨네그루(주)키다리엔티)이 8월 31일 크랭크업했다. 지난 6월 12일 촬영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이다. <사라진 밤>은 국과수에 보관된 여인의 시신이 사라지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스릴러다. 김상경, 김강우, 김희애가 캐스팅되어 열연을 펼쳤다.
우정필름
장준환 감독의 신작 <1987>(가제,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 지난 8월 27일 5개월간의 촬영을 마쳤다. 영화는 1987년 민주화항쟁의 촉발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사람들
장준환 감독 신작 <1987>, 지난 8월 27일 크랭크업 外
-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든,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든, 아니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지금의 독과점 영화생산과 유통구조를 바꿔야 한다.” 지난 9월 5일 ‘영화산업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주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국회에서 마련됐다. 그간 대기업의 배급과 상영을 분리하는 내용의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하 영비법 개정안)을 통해 논의해왔다면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일 울산과학대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독과점 산업 상황이 계속된다면 영화가 단조롭게 변질돼 관객의 흥미를 끌지 못하게 되면서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고 말하며 그 개선책으로 영비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그리고 특별법 제정까지 제안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의 주요 관심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영화산업을 불공정하다고 보고 있는지’, ‘대기업을 시장의 지배 사업자라고 판단하는지’였다. 하지만 정작 이동원
‘영화산업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오간 이야기들
-
눈을 가리느라, 귀를 막느라 양손이 분주한 공포영화. 허정 감독의 신작 <장산범>은 오랜만에 사운드가 선사하는 공포를 만끽할 수 있는 호러영화다. 인간의 목소리를 흉내내 사람을 홀린다는 괴수, 장산범에 얽힌 괴담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가장 익숙한 목소리가 가장 두려운 존재로 변모하는 순간의 서스펜스로 관객을 공략한다. <장산범>의 음향효과는 영화 사운드 스튜디오 블루캡이 담당했다. 블루캡의 문철우 팀장은 <장산범>을 “처음부터 소리가 중요한 영화라는 점이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에, 김석원 대표를 포함해 블루캡의 많은 직원이 “개봉 직전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할 만큼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라고 <장산범>에 대한 소회를 밝힌다.
문철우 팀장이 <장산범>의 음향효과를 맡으며 가장 주목한 건 괴담 속 존재, 장산범의 목소리를 구체화하는 작업이었다. 그는 많은 이들의 목격담에 등장하는 장산범이 ‘하얀 털을 뒤집어쓴 호랑이’의 모습을
<장산범> 문철우 사운드 이펙트 디자이너 - 소리에 두려움을 담았다
-
제임스 조이스는 방랑자다. 20대 초반에 조국 아일랜드를 떠난 뒤 평생 외국에 머물렀다. 자전적 소설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밝힌 대로, 조이스는 예술가로 살기 위해 ‘가족, 국가, 교회’와 결별한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의 가족과 조국 그리고 종교’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지 떠올리면 쉽게 짐작될 것이다. 게다가 조이스의 고국 아일랜드는 영국의 속국이었다. 아일랜드인이, 특히 조이스의 동창과 지인들이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의 이름 아래 대영(對英) 투쟁을 벌일 때다. 조이스는 오직 ‘예술’ 하나만 보고 이 모든 한계를 넘어가길 원했다. 영민한 아들 조이스가 가족과 조국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모친은 평생의 상처를 안았다. 조이스는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자발적인 망명길에 오른다. 조이스가 처음 정착한 곳이 트리에스테(Trieste), 이탈리아 북동부 끝에 있는 항구도시다. 1904년, 조이스의 나이 22살 때다(1904년은 조이
[트립 투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북동부 끝의 항구도시
-
<브이아이피>의 촬영과 그 결과물에 대해 긴말 더할 생각은 없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 영화는 욕망이 필요를 압도한 전형이다. 인물의 악마성을 소개하는 단계에서 카메라는 신의주와 서울의 강간·고문·살해 피해 여성의 나신을 각각 납득할 수 없는 수직 부감으로 내려다본다. 카메라의 시선은 등장인물의 그것이 아닌, 인물의 정수리 위에서 줄곧 전지적 권능을 유지한다. 부감과 클로즈업이 수차례 반복된다. 희생자를 촬영한 증거 사진의 노출 역시 빈번하고 또렷하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이 살해되는 장면에서도 의도적 고문과 신체 훼손이 이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원칙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제작진의 취향은 악역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소용을 넘어 영화적 윤리를 지키지 못한다. 세상에는 하드고어 무비도 있고 포르노도 있으며 모든 건 관객의 선택이라고 눙쳐도 될까. 8월 28일 기준 이 영화의 전국 스크린 수는 886개로 현재 상영작 중 가장 많다.
언어에 담긴 젠더 인식
<브이아이피
<브이아이피>와 한국영화 속 ‘식구’끼리의 수컷어 사용 경향에 대하여
-
마지막 앨범이 2013년이었으니 4년 만에 새 앨범을 내놓았다. 그사이 이 밴드엔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같은 밴드 맞나 싶은 앨범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전작 《YOUTH!》는 밝은 에너지로 가득했다.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하지만 록과 디스코를 퓨전해 대중적으로도 접점이 분명했다. 하지만 신작 《The Glen Check Experience》는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며 힙합, 알앤비, 베이스 뮤직 비중이 높아졌다. 그들을 좋아하던 팬들 입장에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멤버 김준원은 최근에 디제이 활동이 활발했다. 세계적인 디제잉 영상 플랫폼 보일러 룸에 나갈 정도로 성과도 좋았다. 전자음악과 흑인음악, 그중에서도 언더그라운드 취향의 뮤지션들과 ‘얼터 에고’란 크루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신작엔 그런 경험이 반영된 것 같다. 과거 히트곡 <Pacific>이나 <60’s Cardin>보다는 최근 그의 디제이 세트에서 들을 수 있던 음악에 더 가까워졌다. 댄스 신 전체의 변화
[마감인간의 music] 글렌 체크의 《The Glen Check Experience》, 뿌옇고 몽롱한 이 맛
-
<택시운전사>가 관객 1100만명을 돌파했다(8월 3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올해 첫 천만 영화이자 제작자 박은경 더램프 대표의 첫 천만영화다. <도둑들> <암살>을 제작한 케이퍼필름의 안수현 대표, <베테랑>을 제작한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와 더불어 천만영화를 탄생시킨 또 한명의 여성 제작자가 된 박은경 대표는 쇼박스에서 마케팅과 투자 업무를 하다 2012년 제작사 더램프를 차려 그동안 <동창생>(2013), <쓰리 썸머 나잇>(2014), <해어화>(2015)를 만들었다. 네 번째 영화 <택시운전사>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그는 영화 자체의 힘을 믿는 제작자다. 좋은 영화라면, 좋은 시나리오라면 영화가 스스로 힘을 키워가고 스스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렇기에 천만 관객이란 성공도 쉽게 자신의 몫으로 돌리지 않는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제작자는 그저
<택시운전사> 제작한 박은경 더램프 대표, "나의 가치관이 뚜렷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