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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김진영 스틸 작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장 동근(조진웅)과 엽사 무리다. “촬영 전 잠깐 시간 때우기로 종이컵 안에 돌 집어넣는 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이 우르르 예비군훈련 받으러 간 동네 친구들 같아 보이지 않나. (웃음) 몇 개월 동안 산속에서 동고동락하니 다들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조진웅 선배와 권율씨는 둘 다 장난기도 많고 얼마나 죽이 척척 잘 맞는지 모른다. 촬영 중간중간 쉬는 틈만 생기면 뮤지컬 넘버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재밌게 놀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 구역의 최고 멋쟁이는 나야! 코앞의 황금에 눈이 멀어 끝내 타락하고 마는 폼생폼사 맹 실장은 언제나 어디서나 손에서 거울을 놓지 않았던, ‘스타일’을 향한 권율의 끈기로 만들어졌다. 권율은 <사냥> 현장에서 유일하게 말쑥한 차림을 고수해야만 했다. 김진영 스틸 작가는 “다들 등산화를 신고 가는데 권율씨가 연기한 배역만 처음부터 구두를 신고 입산하는 설정이어서 혼자 무척 힘들었을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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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송경섭 스틸 작가
“내가 숨어 있어도 (정)유미씨는 어떻게 알고 금세 카메라를 찾아내 환하게 웃는다. (웃음)” 배우 정유미의 카메라 본능이었던 걸까. “유미씨가 워낙 잘 웃고 현장에 밝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라는 게 손경섭 스틸 작가의 전언이다. 한편 좀비를 피해 짐 싣는 위쪽으로 몸을 숨긴 노숙자(최귀화)와 상화(마동석)는 조금 난감한 표정이다. 손경섭 작가는 “(마)동석 형이 아무래도 무게감이 있다보니 위칸으로 올라갔을 때 안전할까, 다들 고심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한다.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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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다> 손익청 스틸 작가
사라진 딸 민진(신지훈)을 찾아나선 연홍(손예진)의 얼굴에 신경질적인 불안과 광기가 엿보인다. 잠시 카메라는 멈췄지만, 손예진은 연홍의 표정을 쉽게 풀지 않은 채 계속해서 콘티를 뚫어져라 본다. 손익청 스틸 작가는 이때 “배우 손예진의 대단한 집중력에 놀랐다”고 회상한다. 이어서 그는 현장의 에너지도 전했다. “이경미 감독님은 매 신 매 컷 여러 테이크를 진행하셨다. 그때마다 디렉션도 조금씩 달라졌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찍을 수 있는 분량이 많지 않았다. 배우로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었을 텐데도 감독님과 손예진 배우의 호흡이 정말 좋았다. 서로 어찌나 집중하고 하나라도 더 만들어보자는 의지가 크던지!”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비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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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김진영 스틸 작가
딸 효진(김환희)의 이상이 외지인(구니무라 준) 때문이라 생각한 종구(곽도원)가 산속에 자리한 외지인 집을 찾아가 집을 때려부수다 외지인과 부딪치는 장면이다. “중요한 촬영이라 두 배우 모두 예민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프로페셔널했다. 스탭들이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영화 데뷔 전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점, 데뷔 초에 겪은 어려움 등 서로의 공통점을 짚으며 옛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김진영 스틸 작가는 “일본에선 상당히 연륜 있는 배우인데도 한겨울에 훈도시만 입고 폭포로 들어가고, 새벽 촬영을 하는 등 고생이 많았음에도 스스로를 위한 어떤 부탁도 하지 않았던 것이 무척 의외였다”고 한다.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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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김진영 스틸 작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는 유독 긴 대사가 많다. 아무래도 배우들 입장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처음으로 출연하게 된 배우 김주혁, 이유영은 더 그러했나 보다. 김진영 스틸 작가가 대사 연습에 ‘초집중’하는 두 배우를 카메라에 담았다. “두 배우가 틈만 나면 혼자 중얼중얼 대사를 입에 붙여보거나 서로 대사를 맞춰보며 촬영 준비를 했다. 저녁 촬영에 앞서 두 배우가 나란히 앉아 본인들의 대사를 숙지하는 모습이다. 독서실에서 벼락치기하는 중고생 같지 않은가. 이 귀여운 모습에 사진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완전히 가까이 다가가 찍었음에도 두 배우 모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어서인지 내게는 눈길 한번 안 주더라.” 잘 알려져 있듯, 홍상수 감독은 촬영 전 리허설을 하지 않는다.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게 감독님의 의중”이라는 김진영 스틸 작가의 설명. 대신 배우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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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이재혁 스틸 작가
촬영을 모두 마친 마지막날, 코우즈키(조진웅)의 무지막지한 손을 머리에 얹고 어린 히데코(조은형)가 해맑게 웃고 있다. 사진은 박찬욱 감독이 두 사람을 두고 사진집 <아가씨 가까이>에 실릴 스냅을 찍고 있는 모습. “감독님께서 이전에 <씨네21>과 인터뷰하며 ‘나는 영화감독이자 사진가’라고 말하신 적이 있잖나. 현장에서 내게도 종종 아이패드에 담긴 사진을 보여주시곤 했는데 그때마다 정물의 선과 공간을 예민하게 캐치하시는 데에 놀랐다. 이러려고 내가 스틸 작가를 했나. 자괴감이 든다. (웃음)”
더위에 넋이 나간 아가씨들? 아니다. 물론 습한 여름, 일본 촬영 중이라 덥기도 몹시 더웠지만 “5회차 촬영 중 김민희와 김태리가 키스 신을 처음 찍고 난 뒤라 잠시 지쳐서 쉬고 있는 모습”이란다. “내 사진 폴더에 있는
이 장면의 앞 사진들은 휴대폰으로 둘이 셀카 찍으며 다정히 얘기를 나누는 컷이고 촬영 직후 찍은 이 사진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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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조원진 스틸 작가
“태구, 오랜만이네.” 이병헌이 선수를 쳤다. 태구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2008)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캐릭터다. 그 말을 듣자마자 송강호는 웃음보가 터졌다. 먼저 “창이”(<놈놈놈>에서 이병헌이 맡았던 캐릭터)를 부르려고 했다가 이병헌에게 타이밍을 뺏긴 것이다. <밀정>에서 이정출(송강호)과 정채산(이병헌)이 처음 만나는 장면을 촬영하기 전에 진행한 테스트 촬영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김지운 감독은
슛 들어가기 전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한두번 테스트하는 스타일이다. 김지운 감독을 포함해 스탭들은 내심 기대했다. <놈놈놈> 이후 8년 만에 재회한 송강호, 이병헌 두 배우가 <놈놈놈>을 떠올리게 할 상황을 만들지 않을까. 두 배우의 재기 넘치는 합 덕분에 조원진 스틸 작가의 카메라 뒤에 자리한 스탭들은 전부 배꼽을 잡아야 했다.
꽤 심각해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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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스틸 사진을 찍은 노주한 작가는 촬영 초반 김성수 감독에게서 USB를 하나 받았다. 인물, 소품, 톤 앤드 매너, 공간 등 여러 항목으로 정리된 <아수라> 관련 자료였다. “스틸을 찍는 데 참고하라”는 김성수 감독의 배려였다. 김성수 감독과 <아수라> 출연배우들은 현장에서 그가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었다고 한다. “공간이 좁아서 스틸을 찍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배우들은 스틸 카메라를 위해 한번 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는 게 노주한 스틸 작가의 설명. 이처럼 좋은 스틸은 스틸 작가만의 힘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씨네21>이 모은 올해 한국영화 B컷 스틸들 또한 스틸 작가와 현장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든 결과물일 것이다. 재미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올해 한국영화들을 쭉 떠올려보시라.
[스페셜] <아가씨> <밀정> <아수라>… 2016 한국영화 현장 스틸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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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가운데인 코엑스 앞에 위치한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본관을 방문 했을 때, 스타 졸업생 및 재학생들의 사진이 빼곡히 붙어 있는 로비에 스타를 꿈꾸는 수많은 학생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배우 이준기·박해진·이상엽부터 드라마 <굿와이프>에 출연한 애프터스쿨 나나,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한 타이니지 도희, 싱어송라이터 박선주 등 연기자부터 아이돌, 뮤지션까지 익숙한 얼굴들이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출신이다. ‘스타가 스타를 키운다’는 슬로건 그대로, 스타 교수진이 스타 졸업생들을 배출해내고 있다. 영화 <역린>, 드라마 <더 킹 투 하츠> <베토벤 바이러스> <다모>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과 올 하반기 696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럭키>를 연출한 이계벽 감독, <국가대표2>의 김종현 감독, <용서는 없다> <간기남>의 김형준 감독 등 감독들부터 MBC 연기대상을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방송영상제작계열, 연기예술계열] 화려한 교수진과 탄탄한 인프라로 스타를 키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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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대를 찾는 사람들 중엔 현장에서 활동 중인 이들이 많다. 이들은 몸담고 있는 분야에 대한 이론적 깊이를 갖추기 위해 사이버대를 선택한다. 학업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학생들의 공통적인 바람. 하지만 주어진 시간, 돈, 체력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사이버대학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시작이 반, 그 나머지 반은 서울사이버대학교가 책임집니다.”
서울사이버대학교의 자신감은 철저한 학생 맞춤 교육에서 나온다. 우선 재학생들의 학업 의지를 고취시킬 멘토링 시스템이 있다. 신입생은 입학과 동시에 지도교수와 담당 조교, 관련 분야의 선배와 일대일로 연결된다. 이들 멘티는 재학생의 학업과 학교생활은 물론, 실무에 관한 부분까지 폭넓은 조언을 제공한다. 사전 신청을 하면 학과장과 일대일 면담이나 커리어 코칭을 받을 수 있다. 1년 4학기제 또한 재학생들의 상황을 배려해서 나온 제도다. 1년 4학기제는 정규 학기뿐 아니라 여름과 겨울방학까지 학점 취득에 활
[서울사이버대학교 콘텐츠기획·제작학과, 문화예술경영학과] 기획부터 서비스까지, 콘텐츠 업계의 전 분야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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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리의 예술, ‘영화’와 ‘공연’은 기술 진보를 발판 삼아 발전해왔다. 하지만 감성을 구현하는 예술가와 기술을 연구하는 공학자의 세계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순천향대학교는 예술가와 기술자 사이에 놓인 경계를 허물기 위해 내년부터 미래지향형 단과대학, ‘SCH미디어랩스’의 문을 연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미래 산업 수요에 알맞은 문화와 기술을 동시에 배워나간다. SCH미디어랩스는 “과학자가 꿈꿔왔던 것, 그리고 예술가가 상상했던 것. 이 모든 것을 한데 모아 학문의 최전선을 맛보게 한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각광받는 커리큘럼을 한데 모은 SCH미디어랩스
SCH미디어랩스는 단과대학 개념으로 총 11개 학과가 소속돼 있다. 공연영상학과를 포함해 스마트자동차학과, 에너지시스템학과, 빅데이터공학과, 사물인터넷학과, 건축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한국문화콘텐츠학과, 영미학과, 중국학과, 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가 속해있다. SCH미디어랩스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첫째로 융
[순천향대학교 SCH미디어랩스 공연영상학과] 예술의 감성과 뉴테크놀로지의 전문 지식을 고르게 키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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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는 다양한 분야의 영상간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약을 지향하는 학과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영상을 사용한 새로운 개념의 공연과 미디어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와 같은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커리큘럼도 폭넓다. 영상학과에 진학한 학생들은 영상의 다양한 분야를 수학하며, 기존의 틀을 벗어나 주도적으로 영상에 대한 비전을 만들어나갈 토양을 다진다. 다양한 분야의 영상을 교육하는 만큼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전공한 이준희 전임교수가 이번에 미디어스터디 과목에서 낸 과제는 하얗고 네모나지 않은 스크린을 이용한 이야기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어떤 학생은 스크린을 자른 뒤 분산시켜 이동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했고, 한 학생은 특이한 재질의 스크린을 만들어 적합한 이야기를 찾았으며, 다른 학생은 스크린 없이 그림자극을 했다. “이 작업을 통해 학생들은 매체가 유연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영상학과] 영화부터 뉴미디어까지, 모든 영상 분야를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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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티플러, 과거가 당신을 잡으러 왔어.” 경험 많은 형사 에릭 슈티플러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 온다. 발신자의 목소리는 낯설지만 번호만큼은 익숙하다. 에릭의 내연녀, 아나벨의 번호다. 전화를 받자마자 찾아간 강가에서 에릭은 온갖 부유물들과 함께 널려 있는 아나벨의 시체를 발견한다. 희생자의 배 위엔 에릭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에릭은 그날로 강변 살인 사건의 수사팀을 꾸린다. 경찰대를 갓 졸업한 25살 신입 경찰관 마누엘라 슈페를링은 서장의 지시로 팀에 합류한다. 패기로 똘똘 뭉친 마누엘라는 자신을 따돌리는 마초적인 동료들과 뭔가를 숨기는 듯한 에릭을 벗어나 홀로 현장을 뛰어다니며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려 분투한다. 며칠 후, 에릭의 전처 카티 또한 같은 방식으로 익사한 채 발견된다.
독일의 작가 안드레아스 빙켈만은 <사라진 소녀들> <창백한 죽음> <지옥 계곡> 등 순수한 악과 생존 본능을 대변하는 이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소설을 써왔다. 전작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물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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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일을 할 것인가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인가. <양과 강철의 숲>은 좋아하는 세계에 우연히 발들인 후, 부족한 재능을 채우고자 애쓰는 평범한 청년 도무라의 직업 분투기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도무라는 학교 체육관에서 우연히 조율사 이타도리가 피아노를 조율하는 걸 지켜보게 된다. 조율을 마치고 가볍게 친 피아노 소리에서 도무라는 가을 숲냄새를 느낀다. 도무라의 인생이 바뀌던 순간이다. 욕심도 꿈도 없던 도무라는 그날로 조율사의 꿈을 품는다. 소설에는 조율 전문학교를 수료한 도무라의 견습생활이 중점적으로 묘사된다. 피아노의 건반을 누르면 양철로 된 해머가 강철로 된 현을 두드리며 소리를 낸다. 이런 피아노의 구조와 원리, 그리고 도무라가 꿈꾸는 세계에서 책 제목, ‘양과 강철의 숲’이 나왔다.
책에서 눈여겨볼 것은 일을 대하는 도무라의 태도다. 그는 고객과 상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한다. 조율을 마치고 나오면, 차를 타자마자 그날의 작업을 메모한다. 피아노에도 클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양과 강철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