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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감독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로버트 알드리치다. 하지만 이건 불가능한 꿈이고 샘 페킨파 정도라면, 잘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난 2007년 구로사와 기요시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 학교’라는 이름의 강연을 가졌다. 자신에게 영감을 준 감독을 이야기하며 의외로 로버트 알드리치를 가장 선두에 두면서 그보다 익숙한 이름인 샘 페킨파를 뒤에 뒀다. 또한 자신의 영화 <큐어>(1997)에 대해 “조너선 드미의 <양들의 침묵>(1991)을 보고 난 뒤 1시간 만에 써내려간 작품”이라고도 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올해 초 다시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 봉준호 감독과 대담을 가진 그는 <큐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인 리처드 플라이셔의 <보스턴 교살자>(1968)에 대해 긴 시간 얘기했다.
여기서 어떤 영화로부터의 영감이 진짜냐, 라는 걸 따져 물으려는 게 아니라 한편의 영화는
[주성철 편집장] 김기덕 감독 추모, 감독들의 감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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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일, 런던 시내에 위치한 코렌시아 호텔에서 <아메리칸 메이드>의 감독 더그 라이먼을 만났다. <아메리칸 메이드>는 파일럿이자 마약 밀매꾼이며 CIA의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산 실존 인물 배리 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감독과의 인터뷰가 있기 하루 전인 6월2일 평단과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엄숙한 분위기로 영화를 관람하던 기자 중 몇몇은 일부 장면에서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고, 몇몇은 영화가 끝난 뒤 바로 자리를 뜨지 못하고 삼삼오오 모여 영화에 대한 수다를 떨기도 했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기자들은 <아메리칸 메이드>가 “2017년의 최대 흥행작 중 한편으로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기자들 사이에서는, 조종석에 다시 앉은 톰 크루즈의 약간의 후덕함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미모와 위트, 연륜이 묻어 오히려 섹시한 능글맞음에 대한 찬사가 내내 이어지기도 했다. 더
<아메리칸 메이드> 더그 라이먼 감독 - 톰 크루즈와 배리 실 모두 용기 있는 히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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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세상영화제
노무현재단 공식 홈페이지(www.knowhow.or.kr)를 통해 본선 진출작 20편을 공개했다. 구교환 감독의 <걸스온탑>, 백승우 감독의 <Thenapaintermeetsalight.> 등이 그것이다. 제4회 사람사는세상영화제는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극장에서 열린다.
크리픽쳐스
<탐정2>(감독 이언희·출연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배급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 9월 11일 촬영을 끝냈다. 강대만(권상우)과 노태수(성동일)가 탐정사무소를 차려 사이버 흥신소 운영자 여치(이광수)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이준익 감독의 신작 <변산>(출연 박정민, 김고은·배급 메가박스(주)플러스엠)이 9월 11일 촬영을 시작했다. 무명 래퍼 학수(박정민)가 한통의 전화를 받고 고향 변산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동창 선미(김고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탐정2> 감독 이언희, 9월 11일 크랭크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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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제작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다.” 배우 곽현화가 <전망 좋은 집>(2012)의 이수성 감독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2심에서도 패소했다. 2심 결과가 나오고 3일 뒤인 9월 11일 곽현화는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 결과에 유감을 표했다. “법원이 무죄로 판결했다고 해서 그 행위가 도덕적, 윤리적으로 옳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며 “영화계의 출연계약서 관행이 바뀌어서 유사한 피해사례가 앞으로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현화는 <전망 좋은 집> 출연 당시 상반신 노출 장면을 찍지 않기로 구두 합의하고 출연계약서에 사인했으나, 해당 장면 촬영일에 ‘편집과정에서 제외해 달라고 하면 반드시 제외하겠다’는 이 감독의 말을 믿고 노출 장면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배우와의 사전 합의 없이 IPTV에 노출 장면이 들어간 무삭제판이 유통됐고,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고소했다.
<씨네21>과
배우 곽현화, <전망 좋은 집> 이수성 감독 상대로 한 2심에서도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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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영화 시나리오를 보는 줄 알았다.” 지난해 제1회 덱스터스튜디오 시나리오 공모대전을 기획한 서호진 콘텐츠 비즈니스실 실장의 소회다. 김용화 감독이 이끄는 덱스터스튜디오는 지난해 처음으로 SF, 판타지 장르의 시나리오를 찾는 공모전을 열었다. 스튜디오에 도착한 수백여편의 시나리오 중에는 <인터스텔라>를 연상케 하는 우주영화 시나리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에픽 판타지 작품 등 다양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작품들이 많았다. “평소 시나리오작가들을 만나보면 아이디어도 풍부하고 아이템도 많다. 그런데 기존 한국영화의 장르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보니 상상력을 풀 데가 없어 아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덱스터의 경우 시각효과(VFX)가 강점인 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주최한 시나리오 공모전이었다.”
얼마 전 덱스터스튜디오는 제2회 시나리오 공모대전의 접수를 마감했다. 570여편의
서호진 덱스터스튜디오 콘텐츠 비즈니스실 실장 - 다양한 장르를 개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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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이 도시 기능을 구분하는 공식적인 명칭이라면, 부자동네와 달동네 같은 이름은 구성원에 대한 비공식적인 구분이다. 그리고 이렇게 이름 붙일 수 있는 것들 중에는 노인동네도 있다. 기대수명의 연장과 은퇴라는 제도적 규정은 노인이라는 생물학적 기간을 도시계획의 대상으로 변화시킨다. 젊은이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노인인 농어촌 지역이 아닌 고령화사회가 만들어낸 ‘노인들을 위한 마을’의 예로는 미국 남부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선시티(Sun City)가 있다. 노인이 되기 전에는 알 수 없겠지만 신진대사 기능이 약화되는 고령자에게 추위는 견디기 힘든 문제다. 선벨트라 불리는 미국 남부지역은 따뜻한 날씨 덕분에 나이 든 은퇴자들을 위한 이상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1960년 한 개발회사에 의해서 애리조나주에 건설된 선시티는, 2016년 기준 평균 나이가 73살인 마을이다. 인구 3만7천명의 이 도시는 교회, 쇼핑센터, 레크리에이션센터, 그리고 8
[영화와 건축] 인구 비율이 바꾸는 건축 유형과 <유스>의 리조트, 그리고 건물의 수명이 연장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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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전방위적으로 매체의 경계와 형식을 가로지르는 중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새로운 공연이 찾아온다.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베를린 코미셰오퍼 극단의 <마술피리>가 공연된다. ACC 동시대 공연예술페스티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될 <마술피리> 오페라 공연은 독일 3대 오페라 극장인 코미셰 오퍼 베를린의 프로덕션과 소속 배우, 합창단 등 90여명이 대거 내한해 생생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마술피리>는 코미셰 오퍼 베를린과 영국 영상연출그룹 1927이 협업하여 탄생한 융·복합 공연으로 무대 세트 없이 애니메이션 영상과 오페라 가수들이 호흡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연주는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2012년 베를린에서 초연한 이후 그동안 18개국에서 공연되어 3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명실상부한 대중과 호흡하는 오페라로서의 가치를 증명 중이다.
오페라 <마술피리> 필리프 브뢰킹 감독 - 애니메이션이 오페라 지휘자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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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의 <브이아이피>(2017)는 흥행에 실패했다. 그리고 최근 여성 혐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였다. 나는 개봉된 지 좀 지나서 관객이 별로 없어 한산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드디어 풍문으로만 들었던 장면이 초반에 나왔다. 사이코 살인마이자 북한 고위 간부 자제인 김광일(이종석)과 그 일당이 한 소녀를 납치해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이다. 긴장했지만 예상만큼 길게 반복적으로 강조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관객이 이런 장면을 보고난 후 앞으로 비슷한 묘사에 대해 더 덤덤해진다거나 쇼크에 대한 면역력이 늘어난다고 추정하기도 힘들다. 이 장면은 사이코패스인 김광일의 악행을 적시하기 위해 보여줄 만큼만 보여줬으며 이 장면 이후로 김광일과 그 일당이 저지르는 강간 살인 묘사도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후 장면들에서 잔인한 묘사는 감독이 의식적으로 자제한다는 느낌을 준다.
전략적으로 이런 방식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윌리엄 프리드킨의 <광란자>
결정적인 국면에서는 연출이 클리셰에 의존했던 <브이아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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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론으로 접근한다면, 클로드 샤브롤의 <마담 보바리>(1991)가 빈센트 미넬리의 <마담 보바리>(1949)의 리메이크가 아니듯, 소피아 코폴라의 <매혹당한 사람들>(2017)은 돈 시겔의 <매혹당한 사람들>(1971)의 리메이크가 아니다. 두 <마담 보바리> 영화가 나오기 전에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원작이 있는 것처럼 두편의 <매혹당한 사람들> 이전엔 원작인 토머스 컬리넌의 동명 원작 소설이 있다. 그러니까 같은 소설을 각색한 두편의 독립된 영화인 셈이다.
하지만 일반론은 둔탁한 도구이며 세상이란 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기억되기 위해 굳이 영화들이 필요하지 않은 플로베르의 소설과 달리 토머스 컬리넌의 작품은 지금까지 돈 시겔 영화의 원작으로만 기억되어왔다. 이 소설이 앞으로 지금까지 나온 두 영화로부터 독립된 작품으로 기억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무엇보다 소피아 코폴라가 이 소설을 읽은 것은 돈 시겔의
소피아 코폴라의 <매혹당한 사람들>, 사악한 양념을 뿌린 우아한 코미디 오브 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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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가장 자주 들었던 음악 중 하나를 검정치마가 만들었다. 열심히 공연장을 다녔고, 레코드숍에서 CD를 획득하는 성취감에 뿌듯해했던 시기였다(요즘 다시 부흥기처럼 보인다). 이 1인 밴드의 리더이자 핵심 구성원인 조휴일의 목소리는 흐느적거리지만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홀렸다. 검정치마라는 이름도 그랬다.
그는 다작하는 음악가는 아니었다. 첫 음반 이후 세장의 정규앨범을 냈지만 공백 혹은 여백이 제법 길었다. 그래서 내게는 어느샌가 좀 잊힌 음악가였다. 올봄 발매한 3집 《Team Baby》를 들은 건 여름의 끝자락이었다. 인쇄 감리를 볼 일이 있어서 을지로 주변을 서성이던 밤, 일을 마치고 근처에 사무실이 있는 친구에게 커피를 사들고 갔다. 퇴근을 준비하는 꽤 늦은 시각, 스마트폰에 연결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커다란 음량으로 조휴일의 목소리가 나왔다. 1집과 2집 노래를 수없이 들었기에 대번 “새 음악이냐”고 물었다. “맞아요, 형.” 몇곡은 특히 기억이 남았는데, 가사까지
[마감인간의 music] 검정치마 《Team Baby》, 그리움과 강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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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첫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은 정보를 상대에게 전달한다.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그 세월의 흔적, 삶의 형태들을 얼굴에 담아 전달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배우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1999), <오아시스>(2002)를 통해 평범하지만 강렬한 삶을 담아냈던 설경구는 꽤 오랫동안 강철중의 얼굴로 살아왔다. 한국영화사를 뒤져봐도 기념비적인 캐릭터임에는 분명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강철중의 변주를 즐겼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그가 다시 새로운 얼굴들을 보여주고 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6)에서 ‘멋짐’을 뽐내며 순식간에 팬덤을 형성하더니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메소드 배우의 대명사였던 진가를 새삼 증명했다. 하늘로부터 받은 소명을 알게 된다는 50대의 입구에서 배우 설경구는 매 작품 새로운 얼굴로 발견되는 중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응원하기 위해
<살인자의 기억법> 배우 설경구 - 바뀌었다 또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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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맨> THE SNOWMAN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레베카 허드슨
요 네스뵈의 동명 추리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추운 겨울, 한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된다. 형사 해리(마이클 파스빈더)는 이 사건이 연쇄살인의 시작이란 사실을 직감하고, 새로 부임한 동료 카트린(레베카 허드슨)과 함께 추적에 나선다. 해리가 미궁에 빠진 사이, 범인은 살인 현장에 눈사람 모양의 표식과 메시지를 남기며 해리를 놀린다. <렛미인>(2008),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를 연출한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신작으로, 노르웨이의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잔혹극이다. 10월 13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스노맨>, 살인 현장에 남겨진 눈사람 모양의 표식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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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에도 우세종이라는 게 있다. 아마도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히 만들어지는 서사 중 하나는 아마도 ‘파국서사’(catastrophic narrative)일 것이다. 파국서사란 현재의 문명이 몰락해가는 과정(아포칼립스) 혹은 문명 몰락 이후의 세상(포스트아포칼립스)을 다루는 서사를 통칭하는 말이다. 영미권에서 2001년 9·11 테러 이후 급증했던 이러한 경향이 전세계로 퍼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최근 몇년 사이 한국에서도 <서울>(손홍규), <날짜 없음>(장은진), <해가 지는 곳으로>(최진영) 등의 소설이 발간되었고, 지난해 개봉한 최초의 한국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은 크게 흥행하기도 했다.
파국서사가 우세종이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서사가 기본적으로 현실과 미메시스의 관계를 맺고 있음을 상기해본다면, 파국서사의 유행은 세상 자체가 파국의 기미를 크게 보이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개념이 ‘인류
인류세 시대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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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시네마 365일 개봉관_ 롯데시네마 3개관(부천 신중동역, 안양일번가, 라페스타)
● G-시네마 동시 개봉관_ 고양영상미디어센터, 파주 헤이리시네마
● 상영시간_ 1일 2회 오전 10시~오후 1시 중 1회, 오후 6시~ 밤 9시 중 1회
● 9월 3주 개봉작_ <공범자들> <안녕 히어로>
<공범자들>
“요즘 뉴스 믿을 게 못 돼요, 왜 그런지 아세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보도로 MB 정부가 큰 타격을 입자 본격적인 언론 장악이 시작된다. 첫 타깃이 된 KBS가 권력에 의해 점차 무너지고, 2010년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고발한 MBC도 점령당한다. 결국 방송 검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더이상 공영방송이 아닌 권력의 홍보 기지로 전락한 KBS와 MBC.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오보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마저 은폐하려 한다. 최승호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과
[경기도 다양성영화 G-시네마] 경기도 다양성영화관 G-시네마 다양성영화 9월 개봉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