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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과 선글라스를 벗어던지고 헐레벌떡 범인을 쫓는 품새를 보니 어째 좀 어설프다. 온몸에 힘이 들어간 북쪽 형사 철령(현빈)과 달리 어떤 사명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숨겨둔 필살기는커녕 제 한몸 간수하기조차 어려워 보이는데, 대체 무슨 실력으로 남북 공조수사의 남쪽 대표로 선택받았는지 알 길이 없다. 유해진이 연기한 진태는 위장수사 실패 때문에 정직 처분을 받고 있다가 철령의 공조수사 파트너로 낙점된 남한 형사다. 진태의 임무는 공조수사를 하면서 북한의 또 다른 속내가 있는지 철령을 감시하는 것이다. “아주 평범한 15년차 형사다. 집에 가면 딸과 아내에게 꼼짝하지 못하는 가장이고. 매일 어렵고 힘들게 살다가 남북 공조수사라는 생소하고 큰일이 닥친 거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유해진이 공조수사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작 <극비수사>(감독 곽경택, 2015)에서 형사 공길용(김윤석)과 짝을 이뤄 실종된 아이를 찾아낸 적이 있다. 물론 그 영화에서 그
[커버스타] 함께 또 홀로 - <공조>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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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란 시간이 커다란 공백으로 느껴지는 건 기대와 반가움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현빈은 2014년 <역린>을 선보였고, 2015년에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에 출연했다. 2015년 가을부터 <공조> 작업에 착수했으며 지금은 <꾼> 촬영에 여념이 없다. 그 사이 ‘길라임’으로 드라마 <시크릿 가든>(2010)이 뜻하지 않게 재조명됐고 연애 뉴스가 신작 소식보다 앞섰다. 작품으로는 <하이드 지킬, 나>가 마지막인 셈이어서 오랜만이란 느낌이 들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긴 공백도 아닌 것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2005)과 <시크릿 가든>이 지금의 현빈이 있기까지 혁혁한 공을 세운 작품이긴 하지만 현빈을 로맨틱 코미디의 왕자님으로 기억하기엔 그간의 변신이 너무도 다채로웠다. <그들이 사는 세상>(2008)의 지오, <친구, 우리들의 전설>(2008)의 동수, <
[커버스타] 눈빛을 바꾸다 - <공조> 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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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감독의 <공조>는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라는 소재를 코미디 반, 액션 반으로 풀어내는 영화다. 과묵한 특수부대 출신 북한 형사는 현빈, 말 많고 요령 좋은 남한 형사는 유해진이 맡았다. 누구보다 벅찬 한해를 보낸 유해진과 <역린>(2014) 이후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는 현빈은 공조수사뿐만 아니라 공조 연기도 멋지게 완수했다. 두 배우가 연기로 호흡을 맞추는 건 처음이지만 첫 만남이란 게 무색할 정도로 호흡이 좋았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현빈의 액션과 유해진의 코미디, 그 둘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성찬이 차려졌다.
[커버스타] 완벽한 한팀 - <공조> 현빈·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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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가 2017년 신년회를 연다. 1월13일 금요일 오후 8시 장소는 목로호프(마포구 만리재 옛길 51 2층)다. 신년회에서는 2017년
한국 독립영화계를 잘 만들어가보자는 응원과 함께 한독협이 선정한 2016년 독립영화와 독립영화인 등을 축하 할 예정이다. ‘2016 올해의 독립영화’는 전문가 그룹의 1차 추천작을 토대로 한독협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했다. 2016년의 주인공은 김일란·이혁상 감독의 <공동정범>이다. 2009년 벌어진 용산참사 이후 6년 만에 다시 만난 철거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독협 회원들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2016 올해의 독립영화인’에는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뽑혔다. 18년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일하며 15년간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고 지난해를 끝으로 퇴임했다. 마지막으로 ‘2016 올해의 독립영화 비평’은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와 표현의 정치학: <상계동 올림픽> <낮은
[인디나우] 한국독립영화협회, 2016년 독립영화와 독립영화인 축하 자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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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FENCES
감독 덴젤 워싱턴 / 출연 덴젤 워싱턴, 비올라 데이비스, 미켈티 윌리엄슨, 러셀 혼스비, 조반 아데포
1950년대 미국 피츠버그. 한때 프로야구선수를 꿈꾸던 청소부 트로이 맥슨(덴젤 워싱턴)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정을 꾸려간다. 아들 코리(조반 아데포)가 풋볼 장학생 제안을 받자 트로이는 아들에게 풋볼을 그만둘 것을 강요하고, 코리는 아버지가 자꾸만 자신을 가로막는다고 여긴다. 1987년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수상했던 오거스트 윌슨의 연극을 영화화했다. 덴젤 워싱턴은 이 작품으로 8년 만에 감독으로 복귀했다.
[해외 박스오피스] 미국 2016.12.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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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가 <토르: 라그나로크>에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헐크(마크 러팔로)와 함께 세 번째 <토르> 시리즈의 한축을 담당한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연출하며 11월 개봉예정이다.
-라이언 고슬링과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라라랜드>에 이어 닐 암스트롱의 전기영화 <퍼스트 맨>에서 조우한다
=라이언 고슬링이 닐 암스트롱을 연기하며 영화는 1961년부터 1969년까지의 시기를 다룰 예정이다. <스포트라이트>의 각본을 쓴 조시 싱어가 시나리오작가로 합류한다.
-애덤 드라이버가 실베스터 스탤론이 연출과 출연을 겸하는 <터프 애즈 데이 컴>에 캐스팅됐다
=미 육군 상사 트래비스 밀스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다. 애덤 드라이브는 전쟁 중 부상을 당해 사지를 절단하게 된 트래비스 밀스를 연기하고, 실베스터 스탤론은 그의 장인어른 크레이
[댓글뉴스] 데이미언 셔젤 감독 차기작에 라이언 고슬링 캐스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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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패신저스> 조작된 시간
[정훈이 만화] <패신저스> 조작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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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마 히로키는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를 쓴 작가로, <후쿠시마 제1원전 관광지화 계획>도 펴낸 바 있다. 전자는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는데, 원자력발전소 사고현장을 관광지로 소비하는 게 올바른가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었다. 아즈마 히로키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향후 가동여부와 관련된 일반인들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의 목소리>(체르노빌 방사능 유출사고로 인해 피폭당한 벨라루스 사람 100여명을 인터뷰했다)를 마무리하면서 그렇게 원폭 피해 현장을 관광하는 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적은 바 있다. 관광지화되면 그저 구경거리로 전락할 위험을 막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또한 일반인들도 사고현장의 모습을 가까이서 경험하고 원자력 발전의 위험을 실감할 수 있으리라. 아즈마 히로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런 주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메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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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학교 선배가 취직을 했다. 선배는 삼수 끝에 대학에 합격, 졸업은 5년 만에 하고 그로부터 12년 뒤에 박사 학위를 딴, 인생을 남들 두세배 길이로 늘려 사는 사람이었다(왠지 죽는 것도 남들보다 늦을 것 같아). 당연하게도 마흔이 넘도록 시간강사로 일하던 선배는… 공무원이 되었다, 그것도 특채로.
어떻게 된 거지? 요즘 젊은이들은 스무살 때부터 10년을 공부해도 9급 공무원 되기 힘들다던데 17년간 사회학 한길을 걸은 선배가 단번에 6급으로 채용된 걸 보면 역시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삶의 진리가 가슴으로 다가오면서 3년째 실업자 신세로 새해를 맞은 나에게도 인생 잘 살고 있다는 한 줄기 위로의 서광이… 아, 이게 무슨 말이지.
아무튼 우리는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선배에게 술을 얻어 마시기 위해 모였다. 선배의 첫 월급은 내가 10년 넘게 일해서 받던 월급보다 많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박봉이었기에 유혹의 기술이 필요했다. “그냥 오겹살 말고 흑돼지 오겹살 먹을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공무원의 도(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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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페이지를 늘려가는 흑역사에도 불구하고 영화화 번호표를 뽑아든 게임들은 수두룩하다. 트레일러만 봐도 납득이 가는 게임부터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 생각인지 묻고 싶은 게임까지 면면도 다양한데, 부디 영화화할 때 이것만은 피했으면 하는,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용감한 대기 목록을 전한다.
1. <인디아나 존스>와는 다르다 - <언차티드>
2007년 발매된 <언차티드: 엘도라도의 보물>로 문을 연 <언차티드> 시리즈는 <툼레이더> 이후 한동안 종적을 감춘 어드벤처물의 부활을 알린 게임으로 라라 크로프트에 비견할 만한 뛰어난 캐릭터성을 자랑한다. 캐릭터 조작과 이벤트 진행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매끄러운 연출로 마치 한편의 영화를 ‘플레이’하는 감각을 안긴다. 최근 트렌드인 영화 같은 게임의 대표주자 격으로 진즉부터 영화화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기대가 큰 만큼 부담스런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2009년 시리즈 후속작
[스페셜] 제작 중인 게임 원작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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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되는 게임들을 볼 때마다 한숨을 쉬는 게이머들은 말한다. ‘제발 트레일러만큼만 만들지.’ 게임 내 플레이 그래픽이 아닌 영상을 뜻하는 게임 트레일러는 높은 완성도로 게임에 대한 기대와 몰입도를 이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만큼 고퀄리티의 역량이 집중된 영상으로 영화에 버금간다는 의미에서 시네마틱 트레일러라 칭하기도 한다. 거꾸로 영화 만들기를 배워도 좋을 만한 명품 트레일러 제작사들을 소개한다.
1. 시네마틱 트레일러의 왕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아들아, 뭘 하는 게냐.” “왕위를 계승 중입니다, 아버지.” <워크래프트3>에서 저주받은 검 서리한에 의해 타락한 왕자 아서스가 아버지를 살해하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 중 하나다. 블리자드의 시네마틱 트레일러는 게임을 낼 때마다 역사를 새로 쓴다. 회사 내 전문 트레일러팀을 둔 극소수의 업체인 만큼 장면의 퀄리티는 물론 연출력도 상상 이상이다.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감상하려고 열심히 플레이한다는 풍문이 나
[스페셜] 최고의 시네마틱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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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제작할 때 ‘게임 원작’이라는 타이틀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된다. 사람들은 게임을 통해 이미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이나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다.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걸 영화로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호기심도 발동할 것이다. 만약 100만장이 팔린 게임이라면 적어도 100만명의 예비관객을 확보하고 시작하는 셈이다. 마케팅과 입소문이 중요한 영화시장에서 이는 분명 강점이다. 하지만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원작 게임을 아는 관객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감독은 게임이라는 소재로 게임을 전혀 모르는 관객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제작해야 한다. 게임과 영화, 게이머와 비게이머, 두 영역의 경계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원작의 스토리와 분위기를 충실하게 반영할 것인지, 원작을 무시하고 설정만 가져와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것인지, 그 선택은 감독의 몫이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게임과 영화를 조합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
[스페셜] 게임 서사와 영화 서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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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것, 게임 팬 앞에서 이 사람의 이름을 꺼냈다간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기인이라 해도 무방할 우베 볼이다. 블랙코미디 <저먼 프라이드 무비>(1992)로 데뷔했고 게임과 영화의 괴이쩍은 하이브리드를 시도한 영화 <하우스 오브 더 데드>(2003)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숱한 게임 원작영화를 무덤으로 보낸 망작 장인. 하지만 안타깝게도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흥행으로 우베 볼은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런 까닭에, <어둠속에 나홀로> <블러드 레인>도 각각 영화 <어론 인 더 다크>(2005)와 <블러드 레인>(2005)으로 만들어졌다. 만듦새와 스코어를 모두 포기한 망작이었으나 후속작까지 내놓는 기염을 토했다. <던전 시즈>도 그의 손에 멱살잡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영화 <왕의 이름으로>(2007)는 제작비가 무려 7천만달러에 육박했으나 본전의 반의 반 정도만
[스페셜] 파괴지왕의 마이웨이 우베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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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영화화가 어려운 이유로는 몇 가지 난제를 지적할 수 있다. 실패한 영화화의 경우 우선 게임과 영화의 전혀 다른 서사나 관객과 플레이어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차원적으로 접근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원작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완성도나 무성의한 캐스팅 문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건 기존 매체의 팬층이 고스란히 흡수될 것이라는 안이한 접근이다. 초창기 게임 원작 영화의 경우 이러한 손쉬운 관객 유입을 목표로 해 저예산 B급영화에 가까운 감성으로 제작에 접근했던 것이 사실이다. 게임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CG 등 영상기술을 공유하며 이러한 부분은 상당히 개선되었
지만 대중화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한 인식은 여전한 것 같다. 여러 각도에서 진행 중인 게임의 영화화 프로젝트 말고, 반대로 성공한 영화를 게임으로 제작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의외로 이처럼 무성의한 접근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아타리 쇼크(1983년 질 낮
[스페셜] 영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괜찮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