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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김주혁은 해방 후 경성의 최고 재력가이자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남도진 역을 맡았다. <비밀은 없다>(2015),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2016), <공조>(2016) 등 최근 그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는데, 남도진 역시 이제껏 선보인 적 없는 악인이다. “끝나고 나면 모든 작품이 아쉽다. 기본적으로 난 ‘우리 영화 죽여요. 보시면 깜짝 놀라실걸요’ 같은 말을 못하는 놈이다. (웃음) 후회를 하니 또 발전하는 거 아니겠나.” 자신의 연기건 작품이건 냉정한 평가를 서슴지 않는 그는 자신의 연기가 보다 솔직하고 담백해지기를 바랐다.
-영화적 평가는 좋았지만 흥행하지 못한 <비밀은 없다>, 영화적 평가는 박했지만 흥행한 <공조>가 최근작이었다. 어느 쪽이 더 아쉬웠나.
=둘 다 만족한다. 하나는 건졌으니까. 뭐든 하나만 건지면 만족하는 거지 뭘 더 바라나. (웃음) 평가도
[커버스타] 갈증이 컸다 - <석조저택 살인사건> 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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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으로 모든 걸 상실한 남자 이석진.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설명할 수 없는 분노와 허탈감에 휩싸인 석진은 이름도 직업도 처지도 전혀 다른 최승만으로 위장해 연인을 죽인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선다. 오직 그것만이 그를 살아가게 한다. 고수가 석진과 승만 두 이름으로 살 수밖에 없게 된 사연 많고 미스터리한 인물을 연기한다. 고수의 반듯한 얼굴 너머에서 우수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의뭉과 회한 서린 그의 또 다른 얼굴을 확인할 시간이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어떤 면에 끌렸나.
=<이와 손톱>이라는 원제를 보는 순간 궁금증이 마구 생겼다. ‘필사적으로 처절하게, 온힘을 다해서’라는 의미더라. 무엇을 향한 처절함일지 의문을 갖고 시나리오를 읽어가는데 이야기의 구성이며 분위기가 기존에 받아 본 시나리오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어졌다.
-신분을 숨기고 연인의 죽음에 복수하려는 석진의 상황이 굉장히
[커버스타] 현장이 정말 재밌다 - <석조저택 살인사건>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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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저택 살인사건>의 석진/승만(고수)은 사랑의 복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위장하는 인물이고, 그런 석진/승만의 감시망에 들어온 도진(김주혁)은 경성 최고의 재력가이자 시체 없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법정에 서는 인물이다. 고수와 김주혁 두 배우는 위장과 속임수와 배신과 응징의 집행자가 되어 영화를 극적으로 몰고 간다. 영화에서 발산했던 에너지가 무색하게, 현실의 두 배우는 밝고 편해 보였다. 말의 무게를 알기에 언제고 신중한 고수와 귀엽게 솔직한 김주혁을 만났다.
[커버스타] 신중하게 솔직하게 - <석조저택 살인사건> 고수·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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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배급사 시네마달을 구하라’라는 이름으로 ‘시네마달 지키기 공동연대’가 75일간 진행한 다음 스토리펀딩이 4월 25일 종료했다. 탄핵 된 박근혜 전 대통령 정권에서 만들어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시네마달을 지켜내기 위한 펀딩이었다. 총 3058명이 펀딩에 참여해 1억1124만6771원이 모이며 목표액 1억원을 111% 초과달성했다. 배우 문소리, 류승룡, <카트>의 부지영 감독,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감독, <스물>의 이병헌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과 영화팬들, 시네마달이 정치적 외압에 굴할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시민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펀딩과 함께 정부의 문화예술계 검열을 비판하는 연재의 글도 이어졌다. <한겨레21> 김완 기자의 글을 시작으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 등이 참여했고 허지웅 작가와 <화차> 변영주 감독을 비롯한 이들의 의미 있는 대담이 진행됐다. 펀딩 후원금은 5
[특별기고] 홍형숙 감독이 시네마달에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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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TV 뮤지컬 드라마 <에디>를 연출한다
=1980년대 파리의 한 클럽을 배경으로 클럽 주인, 하우스 밴드의 삶과 사랑을 다룰 예정이다. 조앤 K.롤링과 함께 소설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를 쓴 잭 손이 각본을 쓴다.
-<퍼스트 어벤져> <쥬만지>의 조 존스턴 감독이 <나니아 연대기: 은의자>의 연출을 맡는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네 번째 시리즈로 <라이프 오브 파이> <네버랜드를 찾아서>의 각본가 데이비드 매기가 시나리오를 썼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언브레이커블> 속편이 17년 만에 제작된다
=영화 제목은 <글래스>로, <23 아이덴티티>의 안야 테일러 조이, 제임스 맥어보이, <언브레이커블>의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다. 2019년 1월 18일 북미 개봉예정이다.
[댓글뉴스] 데이미언 셔젤 감독 TV 뮤지컬 드라마 <에디> 연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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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에서는 창간 22주년 1100호 특집으로 영화계 관계자 208명의 의견을 모아 ‘한국영화 최고의 여성 캐릭터’를 선정했다. 이에 독자들의 리스트도 알아보고자 <씨네21> 페이스북을 통해 독자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캐릭터를 다시 꼽았다. 기존 1위부터 20위까지 선정된 캐릭터를 대상으로 독자들의 ‘좋아요’를 받은 결과 1위는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씨가 선정됐다. 근소한 차이로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2위로 꼽혔다. 이번 순위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에 대한 높은 지지였다. 복남이라는 충격적인 캐릭터는 물론 이를 표현한 서영희 배우의 놀라운 연기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그 밖에 <타짜> <화차> <엽기적인 그녀> 등도 영화인들의 선정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씨네21>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facebook 독자
[알고 봅시다] 한국영화 최고의 여성 캐릭터, <씨네21> 독자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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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보안관> 당신 뭐야?! 기장마을 보안관입니다
[정훈이 만화] <보안관> 당신 뭐야?! 기장마을 보안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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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언덕이 어딘가?”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은 영화의 거리에서 가장 가까운 언덕에 대해 물었다. 일정이 빠듯해 전주의 곳곳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다며, 막간을 이용해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장소를 방문해보려 한다고 그는 말했다. 너무나 ‘로드무비의 제왕’다운 질문이라는 생각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영국감독 마이클 윈터보텀의 영화는 늘 한곳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는 연출자의 기질과 닮아있다. 그의 이름을 국제 무대에 널리 알린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인 디스 월드>(2002)부터 ‘트립 투’ 시리즈, 음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는 최신작 <온 더 로드>(2016)까지, 윈터보텀의 영화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동시대 세계의 어떤 흐름을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이 날카로운 지성과 감각의 연출자가 특별전과 마스터클래스를 위해 전주를 찾았다.
-이 인터뷰에 부제를 달자면 ‘마이클 윈
[스페셜] ⑩ “가장 매력적인 길은 가지 않은 길” -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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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가리키며) 여기, 봐. (김)영진(전주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이랑 매일 술 마셔서 두드러기가 났어. (웃음)” 송길한 시나리오작가가 자신의 목에 난 두드러기 때문에 술을 ‘하루’ 끊었다고 했다. 고향 전주에서 자신의 주요 작품을 상영하고, 전시회가 열리고, 비운의 미완성작 <비구니>(1984)의 부분 복원판이 상영됐으니 어찌 흥이 안 나겠는가. 스페셜포커스 ‘작가 송길한, 영화의 영혼을 쓰다’에서 <마지막 날의 언약>(1974), <둘도 없는 너>(1977) 등 1970년대 작품과 <짝코>(1980), <만다라>(1981), <안개마을>(1982), <길소뜸>(1985), <티켓>(1986), <씨받이>(1986) 등 임권택 감독과 호흡을 맞춘 작품 그리고 1992년작 <명자 아끼꼬 쏘냐>(감독 이장호) 등 그가 시나리오를 쓴 작품 11편이 상영됐다. 1970년 &
[스페셜] ⑨ “임권택 감독의 촬영현장은 매번 함께했다” - 송길한 시나리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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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테>는 삶이 힘들어도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희망설파’영화가 아니다. 동정을 유발해 눈물을 쥐어짜는 신파영화도 아니다. 클럽에서 노래 부르는 것만으로도 힘든 삶인데 교통사고를 당한 아들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펠리시테의 투쟁은 강인하고 눈물겹다. <펠리시테>는 장편 데뷔작 <에즈 어 맨>(2001), <안달루시아>(2008), <오늘>(2012)을 연출한 세네갈 출신 알랭 고미 감독의 4번째 영화다. 전작 <오늘> 이후 거의 5년 만에 내놓은 이 영화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전주를 찾은 그는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한국 관객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줄지 무척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가족 중 강한 여성”과 “콩고 킨샤사 거리에서 활동하는 밴드”에서 출발한 이야기라고
[스페셜] ⑧ 살아가려 마음을 다잡는 그 순간을 포착하고 싶었다 - <펠리시테> 알랭 고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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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6년차 커플인 지영(김새벽)과 수현(조현철)은 준비 없이 들이닥친 임신의 공포를 안은 채로 서로의 부모 집을 방문한다. 현실과 타협하는 데 능숙하지 않은 세대의 공포는 사랑이란 감정 뒤에 숨은 채 때로 폭력적인 상황을 조장하기도 한다. 김대환 감독의 <초행>은 불안한 심리의 젊은이들을 ‘초행’길 위에 던져두고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지켜보는 영화다. 인물의 섬세한 감정을 담아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고생했던 두 배우 김새벽, 조현철에게 그 여정의 후일담을 들어봤다.
-임신과 결혼에 대해 어떤 준비도 못한 두 남녀가 겪게 되는 사건이 중심인 영화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난 소감이 어땠나.
=김새벽_ 감독님한테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나를 떠올리며 지영이란 캐릭터를 썼다고 들었다. ‘아니, 왜?’라고 질문하며 읽었지만 잘 모르겠더라. 이번 영화는 시나리오에서부터 뭔가 자꾸 바뀌고, 현장에서도 계속 바뀌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영화다.
-완성된 영화가 시나리오와
[스페셜] ⑦ 우리 세대의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싶었다 - <초행> 배우 김새벽·조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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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코 감독은 최근 부모님이 살던 집을 정리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건강 때문에 요양시설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결혼을 안 한 까닭에 가족이라는 존재를 진지하게 생각한 적은 없지”만, 유독 아버지에 대한 기억만큼은 남다르다.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신의 딸 이름을 작가의 이름을 변형한 미시마 유키코라고 지었던 그다. “덕분에 부담감이 크다. (웃음) 하지만 인간 내면의 미를 추구한 미시마 유키오로부터 영향도 많이 받았다.” 부모님의 집을 정리면서 “난생처음 가족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 최근 급속도록 높아진 일본의 이혼율도 영감을 주었다. “세명 중 한명꼴로 이혼을 하고, 이혼한 사람 중 절반이 재혼을 한다니 ‘스텝 패밀리’(새혼 가정)를 소재로 한 가족 이야기를 해도 되겠다” 싶었다. 마침 비슷한 주제인 “시게마쓰 기요시 작가의 소설 <어린아이 우리에게 태어나>를 읽었고,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만들기로
[스페셜] ⑥ 새로운 평범함에 대하여 - <친애하는 우리 아이> 미시마 유키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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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상승>은 마술 같은 순간이 벌어지는 영화다. 아르헨티나, 아프리카의 모잠비크, 필리핀 등 각기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데도 묘하게 연결된다. 이 영화는 지난 2013년 칸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은 단편 <Que Je Tombe Tout le Temps?>를 포함해 5편의 단편영화를 만든 아르헨티나 감독인 에두아르도 윌리엄스의 장편 데뷔작이다. 자신의 직관을 자신만의 영화언어로 펼쳐내는 재주가 탁월한 젊은 재능이다.
-아르헨티나, 모잠비크, 필리핀 등 세 공간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각각 독립적인데, 세 에피소드가 묘하게 연결되더라.
=특정 지역만이 아닌 전세계 어디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다양한 공간이 하나의 큰 그림 안에서 연결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 지역에서 각각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카메라에 담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얘기를 하는 친구가 있
[스페셜] ⑤ “ 세계 어디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 <인류의 상승> 에두아르도 윌리엄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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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현장에서 엄청 능글맞은 눈빛으로 날 보더라고. 진짜 사랑할 뻔했어! (웃음)” 양익준이 정가람에 대해 말한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지원작이자 김양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시인의 사랑>은 제주도에서 고요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시인 택기(양익준)에게 불현듯 찾아온 감정의 격랑에 대한 영화다. 우연히 들른 동네 도넛 가게에서 일하는 소년 세윤(정가람)은 택기가 애타게 찾아 헤매던 “함부로 아름다운” 존재다. 이 작품은 <똥파리>(2008) 이후 날것의 언어와 거친 이미지의 배우로 각인되어왔던 양익준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인 동시에, <4등>(2015)의 어린 광수 역으로 주목받은 신예 정가람의 더욱 깊어진 연기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새로운 이미지를 덧입게 되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고 두 배우는 말한다.
-<시인의 사랑>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양익준_ 김양희 감독의 단편 작업에 참여했던 것
[스페셜] ④ 일상 속에 차오르는 슬픔 - <시인의 사랑> 배우 양익준·정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