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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분은 더 견고해졌고 어떤 부분은 의외로 허물어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난 허지웅 작가의 애정 어린 소감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를 실제로 방문하는 것 또한 어쩌면 비슷한 과정의 연속이 아닐까. 지난 10월 25일, 일본정부관광국 지원으로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촬영지를 여행한 주성철 <씨네21> 편집장과 허지웅 작가가 대한극장에서 만났다. 지난 1126호에서 글이 전했던 정갈한 감상은 ‘토크콘서트’를 통해 인간적인 입담으로 더욱 생생하고 진솔하게 이어졌다. 가마쿠라 지역과 에노시마섬에서 보낸 이틀을 담은 취재 영상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직접 전하는 인사말, 그리고 작곡가 간노 요코의 O.S.T 영상으로 시작한 대화는 이번 여행만큼이나 다양한 경유지를 거쳐 꼭 다시 가겠다는 기약으로 마무리됐다. 두 사람의 끈끈한 여행기를 정리해 싣는다.
허지웅_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 내겐 단연 ‘바다고양이 식
허지웅 작가와 함께하는 <씨네21> 토크콘서트 <바닷마을 다이어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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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자가 된다는 건 멋진 일이다. 신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것만큼 아티스트에게 뿌듯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때론 피곤하다. 뒤따르는 모방자들과 차별화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카이고는 트로피컬 하우스 바람을 일으킨 뮤지션이다. 그가 유행시킨 트로피컬 스타일은 EDM을 넘어 빌보드와 K팝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게 뻗어나갔다. 저스틴 비버의 <What Do You Mean>에서 위너의 <Really Really>에 이르기까지 세계 음악 시장이 트로피컬 열풍에 빠졌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금방 획일화됐기 때문이다. 트로피컬의 상징과도 같은 일렉트로닉 플루트 사운드와 레게풍 리듬은 너도나도 쓰는 바람에 금방 클리셰가 됐다. 도화선이었던 카이고의 《Firestone》이 2014년 말에 나왔으니 겨우 2년 남짓 만에 진부해져버렸다.
그래서일까. 카이고 2집의 《Kids in Love》에는 트로피컬의 상징인 플루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레게풍의 뎀보 리듬도 희미해졌다. 그래서
[마감인간의 music] 카이고 《Kids in Love》, 선구자의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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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이 된 것 같더라.” 방은진 감독은 <메소드>의 제작과정을 이렇게 돌아본다. “내일이면 엎어질 것 같던 영화가 어디서 팔이 하나 나타나 붙고, 다리가 하나 나타나 붙어 이렇게 완성됐다.” <메소드>는 영화감독에게 제작기회를 주는 채널CGV의 오리지널 무비 프로젝트 ‘이매진 무비’ (YMAGINE MOVIE)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첫 번째 작품이다. 연극 <언체인>에 참여한 메소드 연기로 정평난 배우 재하(박성웅)와 아이돌 스타 영우(오승훈)의 교감을 그린 작품. 베테랑 연기자와 연기를 막 알아가는 신인배우가 전개하는 배역의 몰입이, 곧 실제와 연기를 구별할 수 없는 혼돈과 파격의 사랑으로 변모해나간다. 제동을 걸 수 없는 치명적인 사랑을 통해 방은진 감독은 연기에 대한 원론뿐만 아니라 인간의 감정이 일으키는 미묘한 지점을 탐구한다. <집으로 가는 길> 이후 내놓은 4년 만의 연출작이자 네 번째 장편영화다.
-<집으로 가는 길
<메소드> 방은진 감독, "가진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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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토냐> I, TONYA
감독 크레이그 길레스피 / 출연 마고 로비, 세바스티안 스탄, 앨리슨 재니
미국 여자 선수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 그러나 현재는 라이벌 선수 낸시 캐리건을 공격한 스캔들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1994년 동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전남편을 사주해 캐리건의 무릎을 내리친 것이다. <아이, 토냐>는 그의 전기영화다. 권위적인 성격의 엄마(앨리슨 재니)와 전남편 제프(세바스티안 스탄)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악명 뒤에 숨은 토냐의 쓸쓸한 개인사가 드러난다. 80, 90년대 레트로 무드를 강조한 작품으로 배우 마고 로비가 토냐 역으로 열연해 극 전체를 이끈다. 12월 8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아이, 토냐>, 악명 뒤에 숨은 토냐의 쓸쓸한 개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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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 복받치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엉엉 소리내 운 경험이 있다. 그렇게 아프고 기쁜 감정을 오롯이 분출해본 것도, 그토록 순수하고 건강하게 기분이 고양된 것도 참 오랜만이라 극장을 나오면서는 ‘그래, 좋은 영화를 만나는 기쁨이 이런거였지’ 하는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느꼈다. 모든 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옥분(나문희)과 진주댁(염혜란)이 만들어낸 눈물과 위로의 명장면에서 시작되었다.
영화 속 옥분은 일본군 위안부로 고통받았던 아픈 과거를 용기내 세상에 알리지만 이후 시장 사람들이 자신을 어려워하고 피하는 것 같아 괴롭기만 하다. 특히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진주댁마저 옥분을 외면하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진주댁에게 왜 자꾸 자신을 피하냐고 섭섭함을 토로한다. 그러자 진주댁은 세상 누구보다 괴롭고 아픈 얼굴로 간신히 입을 뗀다. 서운해서 그랬다고, 함께해온 시간 동안 귀띔 한번 안 해준 게 괘씸해서 그랬다고, 그 오랜 세월 옥분
말하는 것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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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벗은 채 사람들 앞에 나선 기분이다. (웃음)” 조영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 <채비>는 엄마 애순(고두심)과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 인규(김성균)가 이별할 채비를 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줄거리만 봐도 울컥하는 설정인데도 극적 장치에 기대지 않고 눈물을 강요하지 않으며, 고두심과 김성균 두 배우의 절제된 연기만으로 서사를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조영준 감독은 자극적인 메인 사건 없이 애순과 인규 모자와 주변 인물들의 일상만으로 이야기를 돌파하는 배짱을 갖췄다. 그는 <인투 포커스>(2011), <마녀 김광자>(2012), <피아노>(2013), <사냥>(2015) 등 여러 단편영화를 연출해 국내외 영화제에서 인정받았다. “언젠가 <세븐>(감독 데이비드 핀처, 1995) 같은 영화를 찍고 싶다”는 그가 눈물을 쏙 빼놓는 드라마 <채비>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80대 노모와 지적장애를 가진 50대
<채비> 조영준 감독 -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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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로 노부부의 사랑을 이야기했던 진모영 감독은 <올드마린보이>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의 주인공은 ‘북에서 온 머구리’ 박명호씨와 그의 가족이다. 목선에 가족을 태우고 서해를 가로질러 탈북한 그는 강원도 고성에서 심해 잠수부로 생활하며 터를 잡았다. 극한 직업인 머구리로서의 삶도, 탈북자로서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진모영 감독은 그에게서 가장의 책임을 보았다. 특수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인물임에도 그의 실존적 고민에 밀착하려는 감독의 태도는 이 영화를 보다 보편적인 감동의 서사로 이끈다.
-2014년 3월부터 3년 가까이 촬영했다. 예상보다 촬영이 길어졌는데.
=초기엔 국제공동제작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려 했다. 그래서 영화의 주제도 이방인으로 잡았는데 그게 잘못된 방향이란 걸 알았다. 촬영하면서 영화의 테마가 총 3단계를 거쳤다. 처음엔 인생에 대한 이야기, 두 번째는 이방인의 이야기,
<올드마린보이> 진모영 감독 - 잠수부, 탈북자 무엇보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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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력의 씨앗>
감독 임태규 / 출연 이가섭, 정재윤, 김소이, 박성일 / 83분 / 15세 관람가
군 복무 중인 주용(이가섭)과 분대원 일행은 단체 외박을 나온다. 하지만 누군가가 선임병의 폭행을 간부에게 폭로하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선임병은 고발을 시도한 범인을 찾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다. 이 과정에서 주용의 후임병인 필립(정재윤)의 이가 부러지고 치과 의사인 매형(박성일)과 누나(김소이)를 찾아간 곳에서 주용은 새로운 폭력을 마주하게 되는데….
상영관_ 롯데시네마 안양일번가 / 일시_ 11월 13일(월) 오후 7시 / 게스트_ 임태규 감독 외 배우 1∼2명 / 모더레이터_ 정민아 성결대 연극영화과 교수
2. <소통과 거짓말>
감독 이승원 / 출연 장선, 김권후, 김선영 / 103분 / 청소년 관람불가
한 여자(장선)가 자신의 몸을 함부로 내던지며 살아간다. 한 남자(김권후)는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향해 떠들어대며 살아간다. 언뜻
[경기도 다양성영화 G-시네마] 경기도 다양성영화관 G-시네마 다양성영화 11월 둘쨋주 관객과의 대화(GV)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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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버팀목, 인디스페이스 10주년
2007년 문을 연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는 기획전 ‘마음이 모인’이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첫 개봉작인 <은하해방전선>(2007)부터, 인디스페이스 최다 관객을 동원한 <두 개의 문>(2012), 독립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워낭소리>(2009)까지. 지난 10년을 추억할 수 있는 30여편의 한국 독립영화가 상영된다. 그리웠던 영화들을 극장에서 다시 만날 기회이자 독립영화의 유의미한 성취를 돌아보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관람료는 7천원(후원회원 무료)으로 맥스무비, 예스24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인디스페이스 홈페이지(http://indiespace.kr) 참조.
대통령의 지하 벙커, 전시관으로
2005년 여의도 환승센터 건립공사 도중 지하 벙커가 발견됐다. 정확한 자료는 남아 있지 않으나 1970년대 후반 정부 고
[culture highway] 스토리의 전문성을 높여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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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작은 매점을 운영하는 애순(고두심)은 서른살 난 발달장애인 아들 인규(김성균)와 함께 어렵게 살고 있다. 인규의 엉뚱한 말과 행동 때문에 때로 곤란해질 때도 있지만 애순은 인규를 지극한 사랑으로 보살핀다. 그러나 요즘 몸이 이상하다는 걸 느낀 애순은 병원에서 뇌종양 3기 진단을 받는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애순은 슬픔 속에서 아들을 떠날 채비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들 인규 역시 영문도 모른 채 어머니 없이 살아갈 날을 열심히 준비한다.
조영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채비>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느 어머니의 지극한 모성애와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뒤늦게 깨닫는 아들의 슬픔을 그린 작품이다. 줄거리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채비>는 그리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은 아니다. 특히 전반부에서 계속 반복하는 상황들- 사고를 치는 아들 때문에 마음 졸이는 어머니, 아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진심을 모른 채
<채비> 특별한 모자가 그려낸 분주한 이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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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택가의 한 귀퉁이를 돌면 복층 주택이 나온다. 여기에 사는 가족은 각자가 가진 개성이 또렷하다. 방에서 뒹굴거리는 상훈(박지홍)과 아현(김애진)은 살벌하게 티격태격하는 전 남매이자 현 자매 사이다. 첫째 며느리인 선영(김선영)은 집안일을 하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장을 잔뜩 봐온 그녀는 식구들에게 도움을 청하나 누구도 도울 것 같지가 않다. 위층에는 괴물처럼 변해버린 맏아들 승현(김권후)이 누워 있다. 이곳으로 형제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막내 승환(김성민)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칼을 들고 모두를 위협하고, 틱장애를 지닌 성일(이주원)은 애인 정복(장선)과 함께 집을 찾는다. 마지막으로 선영의 남편 기태(이재인)까지 등장하자, 홀연히 나타난 삼촌은 한참 궤변을 늘어놓더니 가족 구성원들의 서명을 요구한다.
가족들이 벌이는 꿍꿍이와 모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후에야 서서히 드러난다. 사회 변두리의 인물에 주목해온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가족’이라는 범주 안으로 인물들을 욱여넣는다.
<해피뻐스데이> ‘가족’이라는 범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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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적인 인물’이란 표현이 허락된다면 <소통과 거짓말>의 장선(장선)을 이러한 계보의 아랫줄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비천하고 이상하며 괴이하기까지 한 자기파괴적인 그녀의 성향은 첫 장면부터 확연히 드러난다. 한 보습학원에서 실장(김선영)이 장선을 호출한다. 장선이 쭐레쭐레, 터벅터벅 복도를 걸어가면 벽에 기대선 실장의 정면 얼굴이 보인다. 실장은 다짜고짜 “장선씨 나한테 할 말 없어?”라며 빈정거린다. 장선 또한 만만치 않다. 모르는 건지, 모른 척하는 건지, 이죽거리는 투가 예사롭지 않다. 카메라가 장선의 뒤에 위치하기 때문에 관객은 장선의 얼굴이 아닌 뒤통수와 걸음걸이, 그녀의 말투를 먼저 듣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그녀에 관해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설명해준다.
흥미롭고, 무시무시한 롱테이크가 지난 뒤 영화는 그녀가 사건과 폭로 이후 학원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견디는가를 보여주는 대신, 개인사의 조각을 보여주는 데 치중한다. 이것은 그녀가 가진 독특한
<소통과 거짓말> 당신은 제 거짓말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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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라>는 순박한 표현주의를 추구했던 독일 화가 파울라 모데르존 베커의 삶을 그린 전기영화다. 정밀성을 요구하는 19세기 말의 독일 화단에서 그의 그림은 투박하고 유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여성은 아이 말고는 그 어떤 창의적인 것도 생산해낼 수 없다”는 괄시가 만연하던 시대, 화가 오토 모데르존(알브레히트 슈흐)과의 결혼 이후 자국 환경에 환멸을 느낀 파울라(카를라 유리)는 시인 릴케의 권유로 파리행을 택한다. 20세기의 도래 앞에서 새로운 예술적 흥분으로 들끓는 파리의 기운은 영화 중반부를 새로운 활력으로 열어젖힌다. 술집에서 로댕을 원망하며 조각을 헐값에 팔아넘기는 카미유 클로델을 만나거나, 1890년대 후반에 급부상하기 시작한 세잔의 그림을 처음 접하는 순간 등 파울라의 시선으로 마주치는 당대 예술계의 풍경 또한 소소한 재미다. 이처럼 <파울라>는 지나치게 비장하고 낭만적으로 예술가의 초상을 그리는 대신 파울라의 그림처럼 격의 없는 태도로 인
<파울라> 순박한 표현주의를 추구했던 독일 화가 파울라 모데르존 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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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 지역의 캄차카반도. 이름도 생소한 미지의 땅에 한국말을 쓰는 2천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1947년부터 1949년까지, 소련의 노동자 모집에 지원해 타국으로 건너온 조선인과 그 자손들이다.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이들은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그 기회를 잃고 머나먼 땅에 뿌리를 내렸다. 정수웅 감독은 1995년 캄차카반도를 방문해 MBC 다큐멘터리 <잃어버린 50년, 캄차카의 한인들>로 이들의 사연을 알렸다. 이후 2011년과 2016년 캄차카반도를 다시 방문, 세 차례의 여정을 엮어 이번 영화를 만들었다. 캄차카 반도 내 엘리조보 마을부터, 노동자들을 실은 배가 도착했던 항구, 목재소가 있었던 강변 등지를 따라 소개하는 조선인 노동자의 사연은 절절하다. 포항 출신으로 결혼식 참석차 만주에 들렀다 휴전선 때문에 소련에 온 손진택씨, “꿈에도 조선이 보인다”는 임양한씨, 고향집의 누각 모양을 따 묘비를 만들어둔 전상수·송유득 부부 등 이들의 사연엔 역사가
<고향이 어디세요> 영하 50도 극한의 땅 캄차카에 숨겨진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