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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도 폭염도 막을 수 없다.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7월 13일 개막식을 가졌다. 부천시청 잔디광장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자들이 몰리면서 일찍부터 분위기가 고조됐다. 레드카펫 행사에는 개막작 <7호실>의 이용승 감독과 주연배우 신하균, 도경수 그리고 배우 안성기, ‘부천 초이스: 장편’ 심사위원으로 초빙된 배우 김의성,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와 메가토크 행사로 이번에 부천에서 만나게 될 배우 전도연 등이 참석했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장나라, 정경호가 맡았다.
‘부천 초이스: 장편’ 심사를 맡은 신철 신씨네 대표는 “21년 전 이장호 감독님과 함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시작하는 일을 도왔다. 그때 준비를 하면서도 오래 이어지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21회까지 끌어온 수많은 영웅들이 여기 앉아 있고 한국영화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그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심사위원 대표로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이번 영화제에서 추모전이 열리는 고 홍기선 감독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달 23일까지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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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28~29 오후 6 시~밤 11 시
굿모닝하우스 일원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 168)
개막식 개막 선언 후 참여자 전원 종이비행기 날리기
경기도는 다양성영화 상영 기회를 늘리고 제작을 지원하는 경기도 다양성영화 사업인 ‘G-시네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다양성영화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과 관객이 다양성영화를 관람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자체 최초로 경기도가 2013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기획, 제작지원, 배급·유통지원 3단계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다양성영화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다양성영화를 활성화하자는 취지 아래 지난 2주에 걸쳐 <씨네21> 커버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그 첫 걸음으로 드디어 제1회 경기도 다양성영화제를 개최한다.
다양성영화 상영과 각종 부대행사
7월 28일(금)
18 : 30 뮤지컬 갈라쇼(<맘마미아> 등)
19 : 00 단
[경기도 다양성영화 G-시네마] 제1회 경기도 다양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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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대표는 영화사 하늘이 홍보 마케팅을 하고 있는 <박열>의 흥행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마침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제3기 신임 회장직까지 맡게 돼 열의까지 더했다. 2년 임기 동안 마케터들의 노동 환경 개선에 일조하고 싶다. “마케터의 노동 시간과 양이 엄청나다. 많으면 한달에 거의 매일을 새벽까지 야근하고 주말도 휴가도 없이 산다.” 협회 차원에서 실태조사를 해 제작사, 투자·배급사와 얘기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해볼 생각이다. “하루 전에 연락해 당장 내일까지 뭔가를 만들어내라고 하는 식이 아닌 ‘문화’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협회가 생긴 뒤 마케팅 대행료가 상승했고 개별 마케터들의 임금이 조금이나마 오른 게 긍정적이다. 이젠 야근 수당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문제를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성 마케터들의 노동 여건에 대한 고민도 있다. “9:1 이상으로 여성 마케터 비율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영화사 하늘만 해도 11년간 운영해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신임 회장, 김광현 영화사 하늘 대표 - 마케터 노동 환경 개선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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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출신 감독 가운데 대중적으로 인기가 가장 높은 사람은 주세페 토르나토레다. <시네마 천국>(1988)이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게 결정적인 이유다. 두 번째 장편 작품인 <시네마 천국> 덕분에 당시 32살의 시칠리아 청년은 일약 세계영화계의 주목을 받는다. 시칠리아의 시골 소년 토토가 유명 영화감독이 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다분히 자전적인 이 영화는 이후 토르나토레의 일관된 테마인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본격적으로 그린다. 소년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필립 누아레) 사이의 (유사)부자 관계는 토르나토레가 반복해서 그리는 부모, 자식간의 이상적인 관계다. 이건 시칠리아의 유별난 전통이기도 한데, 부모는 희생하고 자식은 그 희생에 감사하는 이야기다. 이런 이상적인 관계가 펼쳐지는 신화와 같은 공간이 바로 바게리아(Bagheria)다.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오른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바게리아는 토르나토레의 고향이기도 한데, 영화에서는
[트립 투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바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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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꽃>은 박석영 감독의 세 번째 독립 장편영화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들꽃>(2014), <스틸 플라워>(2015), <재꽃>(2016)으로 이어지는 ‘꽃 3부작’의 맺음작이기도 하다. 3부작으로 불리긴 해도 세 작품의 형식과 서사는 명확히 구별되기에 개별 작품을 비평해도 그 결은 풍부할 테지만, 필자는 세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여러 제재 중, 박석영의 인물들이 동일하게 반복하는 특정 행위에 집중하려 한다.
박석영의 인물들은 왜 이토록 싸울까. 그것도 언어도, 정서도, 논리도 아닌 오로지 육체로. 세 작품을 관통하는 이 육체적 싸움은 무엇일까. 논리적 비평을 말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느낀 바는 이렇다. 박석영의 영화에서 보이는 육체적 싸움은 서사 안에 녹아들어 자연스럽게 표출된다기보다 길가 돌부리처럼 유난히 뭉툭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 같다. 급작스러우며 거슬거슬하다.
첫 번째 작품인 <들꽃>부터 보자. 감독 본인
<재꽃>, ‘꽃 3부작’을 관통하는 육체적 싸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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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마스에게 마이클 잭슨의 색깔이 있다는 건 굳이 그의 팬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는 처음이다. ‘따라했다’거나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좋아서 브루노 마스가 정말 제2의 마이클 잭슨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상상해보게 된다. 특히 <Love Never Felt So Good>의 애틋한 부드러움을 닮았다.
원곡은 이렇게까지 ‘마잭’의 향이 강하진 않았다. ‘베이비페이스가 작곡했나?’ 싶은 1990년대 R&B 느낌과 그즈음 나온 마이클 잭슨의 발라드가 뇌리를 스칠 뿐이었다. 그런데 리믹스를 맡은 데이비드 게타가 30% 정도였던 느낌을 80%로 부풀렸다. 내재된 씨앗 중 하나를 잎이 무성하게 키웠다. 아까 말한 <Love Never Felt So Good> 스타일을 잔뜩 주입했다.
게타 버전은 원곡을 뛰어넘는다. 원곡의 핵심인 보컬 파트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출중한
[마감인간의 music] 브루노 마스 vs. 데이비드 게타 <Versace on the Floor>, 댄스 리믹스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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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카페) 좀 찍어보고, 우리 집에 가서 또 찍어보고… 인터뷰 전문에 쓰면 안 돼. 배우들은 그런 거에 예민하면 기사가 되는데 나는 뭐 배우도 아니고.” 누가 <씨네21> 전 편집장 아니랄까봐, 조선희 작가는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고 생긴 것과 다르게 해달라 요구해서는 안 되지만 생긴 것보다 못 나오면 안 되니까”라며 사진 촬영을 꼼꼼히 챙긴다. <씨네21> 편집장(1995~2000), 한국영상자료원 원장(2006~2009), 서울문화재단 대표(2012~16)를 차례로 역임한 조 작가의 신작 소설 <세 여자>(한겨레출판사 펴냄)는 한장의 사진에서 출발한다.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 등 다소 낯선 이름의 세 여성 혁명가들이 개울에 발을 담근 채 활짝 웃는 사진이다. 혼돈의 용광로 같았던 식민지 조선에서 상해로, 소련으로, 남경으로 나가 공산주의 혁명과 민족 해방에 투신했던 이들이다. <세 여자>는 세 여자를 통해 1920년대부터 1950
12년 만에 소설 <세 여자>를 낸 조선희 작가, "세 여성 혁명가를 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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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타임> Good Time
감독 조시 샤프디, 벤 샤프디 / 출연 로버트 패틴슨
은행 강도인 형제 콘스탄틴(로버트 패틴슨)과 닉(벤 샤프디). 두 사람은 뉴욕에서 함께 은행을 털다가 실패하고 동생 닉만 경찰에 붙잡힌다. 콘스탄틴은 투옥된 동생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내달린다. 콘스탄틴의 처절한 심리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 샤프디 형제가 연출을 맡았으며 올해 제2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8월 11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굿 타임>, 로버트 패틴슨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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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중학교에서 여교사의 수업 도중 10여명의 남학생이 집단적으로 자위행위를 한 사건을 뉴스로 처음 접했을 때, 화가 나는 한편 솔직히 안도의 마음이 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 드디어 이런 끔찍한 교내 범죄가 수면 위로 떠올라 기사화되는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그런 일들이 제대로 처벌받겠지. 나름 밝은 미래를 상상하며 조금 들뜨기도 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관할 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대상으로 한 음란행동이 아니라 영웅 심리에 따른 사춘기 학생들의 장난”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여교사는 수업을 중단하고 심리치료를 받으라고 권고받았지만, ‘그저 혈기왕성한 한창때’ 남학생들은 특별교육 8일과 성교육 이수 처분을 받았다. 사건은 그렇게 종결됐다.
아무렴. 그럼 그렇지. 많은 사람의 바람처럼 정당한 조사와 처벌이 이루어지는 사회였다면, 애초에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을. 문득 순진한 희망을 품고 설렌 나 자신이 한심하고 창피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부끄러워하지 않을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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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노후 대책 없다>를 만든 이동우 감독만 만나려 했다. 그러다 이동우 감독이 몸담고 있는 하드코어 펑크 밴드 스컴레이드의 드러머이자 <노후 대책 없다>의 출연자인 이주영이 영화 개봉에 맞춰 한국에 왔다기에 둘을 만나기로 했다. 그러다 스컴레이드의 보컬 류지환도 인터뷰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인터뷰 장소에 나갔더니 펑크 밴드 파인더스팟의 주축 멤버이자 <노후 대책 없다>에서 카메라 원숏을 가장 많이 받은 송찬근도 함께 있었다. 그렇게 대책 없이 불어난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감독이 출연자의 사생활 노출에 신경 쓰지 않았다는 항의부터 부모님이 알면 큰일나기 때문에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영화라고 얘기해야겠다는 터무니없는 말까지 쏟아졌다. 사실 이 영화가 그렇다. 하드코어 펑크 하는 이들의 날것의 분노와 고백이 종잡을 수 없이 튀어나온다. 새로운 감각의 다큐멘터리 <노후 대책 없다>를 만든 이들을 만났다.
-포털 사
<노후 대책 없다> 이동우 감독, 스컴레이드·파인더스팟 - 날것의 분노, 펑크로 표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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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의 현주소
영 아티스트들의 축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 D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일러스트레이션 분야 대표 전시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커진 규모로 관객을 맞이한다.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디자인, 독립출판 등 관련 분야에서 750여명의 작가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취향에 맞는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절호의 기회다. 행사 기간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관람료는 성인 1만원이다. 기획전, 세미나 등의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eoulillustrationfair.co.kr)에서 확인하자.
한국 문화 변동의 코드 ‘그로테스크’
태극기 집회로 상징되는 기묘한 숭배 문화, 축제와 시위의 경계가 모호한 광장 문화,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 코드의 부상. 한국 사회의 주요 단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영화평론가 이창우는 신간 <그로테스크 예찬>에서 외환 위기
[culture highway] 싱어송라이터의 명가, 안테나뮤직의 레이블 콘서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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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전도연은 ‘피도 눈물도 없는’ 여자였다. 충무로 최정상의 배우가 신인이나 다름없는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2002)에 출연해 많은 화제가 됐다. 거친 삼류인생도, 남자들과 돈가방을 두고 싸워야 하는 액션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악다구니 쓰고 맞아가며 망가졌던 그는 “여배우가 아니라 배우로 살아남고 싶다”고 거듭 얘기했다. 우리는 그 뒤로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 자신의 위치를 지켜왔는지 잘 안다. 7월 13일 시작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그의 배우 인생 2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를 준비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2002)는 물론이고 <해피엔드>(1999), <너는 내 운명>(2005), <밀양>(2007), <멋진 하루>(2008), <하녀>(2010), <무뢰한>(2014) 등 그의 출연작 17편이 상영된다. “욕심이 많아서 어느
[메모리] 전도연, 멋진 모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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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키스 상대를 점찍은 나이, 7살이었다. 당돌한 성격의 이 소녀 줄리(매들린 캐럴)는 맞은편 집으로 이사 온 동갑내기 소년 브라이스(캘런 매콜리피)에게 반한다. 반짝이는 눈빛이 남달랐다나 뭐라나. 줄리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막 들이대는’ 식의 애정공세를 펼친다. 그러나 브라이스는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줄리가 부담스럽다. 1년 내내 뒷자리에서 킁킁대며 자신의 냄새를 맡아대는 상대가 어떻게 마냥 좋을 수 있겠는가. 브라이스는 줄리를 피하기 위해 갖은 꾀를 내보지만, 줄리는 이마저 수줍음이 많은 그가 표현을 못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둘이 중학생이 되던 무렵부터 줄리만의 짝사랑으로 보이던 로맨스의 갑을 관계가 뒤집힌다(flipped). 부쩍 자란 줄리의 이상형은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큰 사람’. 눈빛 따위에 흔들리지 않고 됨됨이를 보겠다는 기준에 못 미쳐 딱지맞기로는 브라이스도 예외가 아니다. 한편 엄마 뒤에 숨기 바쁜 7살 때 모습 그대로이던 브라이스는 줄리의 변화를
[리뷰] <플립>, 첫 키스 상대를 점찍은 나이, 7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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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밍 보이즈>는 농사 유망주 세명의 무모한 도전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지황은 농업을 통해 미래를 꿈꾸지만 막상 농사를 지으며 살 수 있을지 확신이 안 든다. 부모님이 농부인 두현은 농사일이 싫어 공대로 진학했지만 군대에서 제대한 뒤 농촌을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꿔보기로 결심한다. 하석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농사에 눈을 돌리게 된다. 각기 다른 처지에 있는 세 청년은 해외 농업 산업을 보고 배우기 위해 세계 일주를 떠난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참여해 1년 동안 마트 청소, 음식 배달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행 자금을 모은 이후 라오스, 인도네시아, 인도,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의 농촌을 돌아다니며 그들의 농사 노하우를 배워나간다. 이 영화는 그들의 전체 여정 중에서 이탈리아의 테라 베네 코뮌(이탈리아의 젊은 청년들이 모인 농업 커뮤니티), 프랑스의 테아 드 리앙(젊은
[리뷰] <파밍 보이즈>, 농사 유망주 세명의 무모한 도전을 그린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