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성이 밝을 것 같은 <환절기>의 수현과 드라마 <치즈인더트랩>(2016)의 음침한 스토커 오영곤을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니. 이 사실을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관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신인 지윤호가 연달아 촬영했던 두 작품은, 캐릭터부터 연기 방식까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수현은 딱 그 나이 대 소년처럼 엄마 미경(배종옥)에게 어리광을 피우고 풋풋한 연애를 한다. 여기에 그가 엄마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겨왔고 연인인 용준(이원근)과 함께 사고를 당한 후 혼자만 식물인간이 됐다는 설정은 ‘드러내지 않는’ 연기를 필요로 한다. 눈을 비비고 다시 얼굴을 확인하게 만드는 배우 지윤호를 만났다.
-첫 주연 영화를, 명필름랩(옛 명필름영화학교) 1기 졸업작품으로 하게 됐다.
=<치즈인더트랩>이 끝난 후 시나리오를 읽었다. 그전까지는 대체로 감정이격하거나 아예 다운이 된 캐릭터성 연기를 했는데, 중간쯤의 감정을 보여주며 물 흐르듯이 흘러가
<환절기> 지윤호 - 욕심을 다스리는 법
-
지난 2016년 가을, <씨네21> 1079호에서는 ‘#영화계_내_성폭력’ 기사를 특집으로 다뤘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써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은 “현재 공론화되고 있는 영화계 성폭력 사례들에 대해 진심으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특히 저희는 영화감독이 많은 피해사례에서 가해자인 경우를 보며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으며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직접적인 가해, 방관, 외면으로 상처를 받았을, 그리고 그로 인해 영화현장을 떠나야만 했던 여성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요지의 입장문을 발표했고, 그와 함께 조합 내에 특별 기구를 만들 것과 성폭력 예방교육 및 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또한 ‘조합원 중 성폭력을 행한 사실이 확정적으로 밝혀질 경우 공개적으로 조합원 자격 박탈 및 제명할 것’을 약속했다. 그 약속 또한 지켰다. 그런데 그 첫번째 제명 감독이 예상과 달리 남성이 아닌 여성감독이다. 바로 <
[주성철 편집장] <씨네21>이 #미투(#MeToo) 운동을 이어갑니다
-
CJ E&M, 카카오페이지
제2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을 연다.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장편소설 공모전으로, 총상금이 3500만원이다. CJ E&M은 응모작 중에서 영화로 기획이 가능한 작품에 대한 검토를 하고, 카카오페이지는 당선작의 온라인과 모바일 연재 서비스를 맡는다. 3월 31일까지 카카오페이지에서 제출 양식을 다운로드해 메일(thriller@podotree.com)로 접수하면 된다.
CJ CGV
터키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월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했다. 터키 전체 박스오피스의 47%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고도화된 극장 시설과 고객 서비스를 현지 운영에 접목했고, 20~30대 젊은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으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관객을 극장에 끌어들인 것이 비결이라고 보고 있다.
영화사 수작, 스튜디오앤뉴
김광식 감독의 <안시성>이 5개월간의 촬영을 마치고 1월
김광식 감독의 <안시성>, 1월 24일 크랭크업 外
-
<공동정범> <불온한 당신> <자백>…. 지난 정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피해작이다. <공동정범>은 용산참사를 다뤘다는 이유로, <불온한 당신>은 성 소수자와 세월호를 다뤘다는 이유로, <자백>은 간첩조작 사건을 다뤘다는 이유로 지원 사업에서 배제됐다. 2월 6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가 ‘문제영화’로 낙인찍혀 피해를 입은 사례를 추가 공개했다. 이번 공식 발표에 따르면 문제영화 배제는 ‘청와대-국정원-문체부-영진위’로 이어지는 일련의 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다. 청와대가 좌파 척결 등을 이유로 문제영화 배제를 지시 및 관리·점검했고, 국가정보원은 문제영화 개봉 및 상영 차단 조치는 물론 문제영화를 선별하기 위한 배제 키워드를 설정했으며, 영화진흥위원회는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및 ‘다양성영화 개봉지원사업’에서 해당 작품을 배제시켰다. 좌파적 성향·시국사건·북한 관련·역
진상조사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추가 확인
-
-
한 검사의 고백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울림을 주었다. 서지현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검사는 “검사장급 전직 고위 간부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e-pros)에 올려 자신의 피해 사례를 알렸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물결은 영화계까지 이어졌다. 한 여성감독 A씨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 전 한샘 성폭력 사건을 다룬 프로그램에서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폭로’라는 말을 접했을 때 가슴이 쿵쾅거렸다. ‘나도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라며 “이내 나는 폭로 이후에 일어날 파장이 내 삶을 그날 이후로 또 한번 변화시킬까 두려웠다. 그러나 어제 또 한번 나는 한 여성(서지현 검사)의 용기를 접했다. ‘피해자는 죄가 없다’는 그의 말은 나의 가슴을 다시 한번 두들겼다”고 자신이 겪은 미투를 털어놓았다.
그는 재판을 2년 넘게 겪었고, 재판은 최근에서야 판결이 났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
이현주 감독 준유사강간 사건의 전모와 피해자 인터뷰, 그리고 이현주 감독의 두번째 입장
-
도시의 긴 역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공공 공간’이 확대되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도시 지도를 그릴 때 건물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외부 공간은 흰색으로 남겨놓은 지도 표현방식을 ‘형상-배경 다이어그램’(figure-ground diagram)이라고 한다. 지도에서 건물들을 검은색으로 표시하면 길과 광장, 공원 같은 비어 있는 공간의 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런 방식의 지도 중에서도 1748년 조반니 바티스타 놀리가 그린 로마의 지도는 특별한데, 교회나 관공서같이 공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건물들은 검은색 대신 내부 평면을 그려서, 공공 공간이 건물 내부로 확장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근대적인 도시계획으로 잘 알려진 오스만 남작의 파리 개조 계획은 1853년에서 1870년 사이에 파리 시내 2천채 정도의 건물을 철거하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오스만은 마차도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길로 이루어진 파리를 관리가 가능한 근대도시로 바꿔놓았다. 오스만
[영화와 건축] <1987> 남영동 대공분실과 도시계획으로 만들어진 근대 공공 공간
-
2009년 용산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무리한 진압 끝에 화재로 사망한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감독 김일란·홍지유, 2011)은 불타는 망루 앞에서 끝난다. <두 개의 문>은 인터넷 실시간 방송, CCTV, 경찰 채증 영상과 무전녹음, 사진과 언론 보도, 경찰의 법정 진술 등 재판에 제출된 증거와 변호사, 활동가, VJ 등 진상규명을 도왔던 관계자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두 개의 문>의 카메라는 일종의 내비게이터로 관객을, 다종다양한 영상 정보를 스캐닝하며 당일의 사건과 재판을 재구성하고 진실이 무엇이었는지를 스스로 찾고 해석하는 탐정이나 판사(혹은 편집하는 감독)의 위치에 둔다. 그러나 사건현장과 법정을 누비던 카메라와 관객은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부르짖는 불타는 망루 앞에서 더 들어가지 못하고 멈춰 선다. 카메라의 접근 불가능성은 ‘죽음의 스펙터클’이 될 수밖에 없는 이미지 정보의 한계와 농성 철거민의
<공동정범>, 투쟁과 트라우마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
● G-시네마 365일 개봉관_ 롯데시네마 3개관(부천 신중동역, 안양일번가, 라페스타)
● 상영시간_ 1일 2회 오전 10시~오후 1시 중 1회, 오후 6시~밤 9시 중 1회
● 2018년 2월 2주 상영작_ <천화> <공동정범>
<천화>
감독 민병국 / 출연 이일화, 양동근, 하용수, 정나온, 이혜정 / 113분 / 15세 관람가
제주의 한 요양원, 문호(하용수)라는 이름의 노인이 백주에 아랫도리에 손을 넣고 볼썽사나운 짓을 한다. 그 모습을 본 윤정(이일화)이 익숙한 듯 문호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해사한 미소를 지으며 문호를 어린아이처럼 달랜다. 안개가 자욱한 날, 서귀포를 향해 달리던 수현(이혜정)의 차가 앞서가던 종규(양동근)의 고물차를 들이받는다. 수현은 수년 전 사라진 남편 문호를 사망신고 처리한 뒤 제주를 찾았다. 사고 후, 종규는 친구 나온(정나온)이 운영하는 카페로 수현을 데려온다. 그곳에서 윤정을 마주한 수현은 남편이
[경기도 다양성영화 G-시네마] 경기도 다양성영화관 G-시네마 다양성영화 2월 2주 상영작 안내
-
몇해 전 겨울밤, 경복궁역 근처를 걷다가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죽은 놈이었다. 어쩌다가 번잡한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지 알 수 없었다. 길 가던 어떤 이는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다. 부주의한 어떤 이는 녀석을 차거나 밟고서야 기겁했다. 만져보니 따뜻했다. 방금 죽은 걸까. 어쩌면 내 손이 찬 탓에 느낀 온기였을지 모른다. 녀석을 안고 잠시 걸었다. 어둑한 화단이 보이자 거기에 뉘였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튿날 나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다. ‘고양이의 보은’을 떠올렸다. 물론 그럴 리 없고, 찾을 물건을 찾은 것뿐이었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여겼을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죽은 동물을 만나면 한참을 바라보곤 한다. 죽은 사람이었다면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내가 사람인 탓에, 죽은 사람을 무심히 볼 수 없다. 그래선 안 된다는 강박이 머리를 누른다.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 동물일 뿐인데.
죽은 동물이 하필 내 눈에 잘 띄는지 궁금할 때가 있었다
[노순택의 사진의 털] 모르는 자들의 죽음
-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 출연 조디 포스터, 매튜 매커너헤이, 제임스 우즈, 존 허트 / 제작연도 1997년
내 인생의 영화를 단 한편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콘택트>를 선택할 것이다. 조디 포스터 주연의 1997년작 <콘택트>를 말하는 것이다. 만약 2017년에 <컨택트>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Arrival>이 떠올랐다면 당신은 나와 같은 아재가 아니라는 뜻이리라. 당시 대학 2학년 공대생이었던 나는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특수시각효과(VFX)를 직업 삼아 살아가는 어엿한 40대 중년이 되었다.
1997년 여름 우연히 응모 끝에 당첨된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무슨 장르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래서 이 이야기의 끝이 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라는 질문을 되뇌며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내가 마치 주인공
최완호의 <콘택트> 그런 전율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
상업영화의 바운더리는 점점 좁아지고 독립영화의 관객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김대환 감독은 “마치 편의점 냉장고에 탄산음료만 진열된 것 같다”는 말로 다양한 영화를 품지 못하는 상업영화계의 포용력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에 우리는 <꿈의 제인> <초행> <시인의 사랑> <용순> <폭력의 씨앗>처럼 용감한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다섯편의 영화는 하나같이 용감한 시도를 보여준다. 더불어 만드는 과정에서도 용감한 결단과 인내가 필요한 영화들이었다. <철원기행> <초행>의 김대환 감독, <시인의 사랑>의 김양희 감독, <용순>의 신준 감독, <폭력의 씨앗>의 임태규 감독, <꿈의 제인>의 조현훈 감독까지, <씨네21>이 주목하는 신인감독 다섯명에게 대담을 청했다. 신인감독으로서, 젊은 감독으로서의 고민과 생각을 들려달라 했더니 김양희 감독은 제주
다섯 신인감독들이 말하다 - 영화 완성과 영화제에서의 수상이 정신승리로 그치지 않게 ‘다음’을 기약하는 법
-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가 2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영화제는 톰 티크베어를 심사위원장으로 18편의 경쟁부문 상영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데 올해의 베를린영화제는 변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2019년 5월 계약이 끝나는 집행위원장 디터 코슬릭 시대가 저물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베를린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디터 코슬릭은 취임 당시 베를린영화제에 바람을 몰고 올 거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가 재임 기간동안 이룬 것은? 가장 정치적인 국제영화제, 그리고 일반 관객도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국제영화제라는 명성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17년 말 독일 영화인 79명이 베를린영화제의 미래를 혁신하자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들 중에는 독일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파티 아킨, 도미닉 그라프, 마렌 아데, 안드레아스 드레센 등 쟁쟁한 독일 감독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서한에는 현 디터 코슬릭 위원장에 대한 간접적 일침도 들어
[베를린]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얼마나 바뀔까?
-
<더 포스트> The Post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수입 CJ엔터테인먼트 / 배급 CGV아트하우스 / 개봉 2월 28일
“이런 결정을 내린다는 것. 자기 인생과 자신이 평생 몸담아온 회사를 건다는 것. 그거야말로 그분의 용기라고 생각해.”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더 포스트>는 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과 닉슨 행정부 사이에 실존했던 갈등 상황을 다룬 영화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워싱턴 포스트>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이 있다. 그녀는 편집장 벤(톰 행크스)으로부터 베트남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거짓말이 담겨 있는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의 특종 기사에 따른 여파로 닉슨 정부는 펜타곤 페이퍼와 관련된 보도를 금지시킨 상황. 자칫하면 신문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에서, 캐서린
[Coming Soon] <더 포스트>, 캐서린은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한다
-
<파이널 포트레이트> FINAL PORTRAIT
감독 스탠리 투치 / 출연 제프리 러시, 아미 해머, 클레멘스 포시, 제임스 포크너, 토니 샬호브, 실비 테스튀
스위스의 초현실주의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삶을 다룬 영화. 스탠리 투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다.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그의 오랜 친구이자 미국 평론가인 제임스 로드의 초상화를 그리겠다며 자신의 스튜디오로 불러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제프리 러시가 당대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한명이었던 자코메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자코메티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가 가장 가까이에서 그가 기쁨과 절망 사이에서 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와 치열하게 논쟁하다가 자코메티 생애 마지막 걸작의 완성을 목도하게 되는 평론가 제임스 로드는 아미 해머가 연기한다. 영화는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호평받았다. 3월 23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파이널 포트레이트>, 스위스의 초현실주의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삶을 다룬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