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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달에 이르는 ‘박근혜퇴진 광화문 캠핑촌’의 험난했던 농성투쟁은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의 결의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블랙리스트 비정규직 노동자/해고노동자와 함께 도모한 일이었고, 장기농성에 ‘단련된’ 노동자들이 아니었다면 단 며칠을 버티기 힘든 투쟁이었다. 단련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그 말은 틀렸다. 겪어보니 그것은 단련될 수 없는 일이었다. 한뎃잠은, 심신을 흔들어대고 바스라뜨릴 뿐 단단하게 하지 않는다.
몇년 전부터 거리에서 농성하는 노동자들의 연대쉼터를 짓자며 뜨겁게 벌였던 ‘꿀잠’ 운동은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행동 와중에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집짓기 운동의 일꾼 모두가 겨울 광장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근혜씨가 큰집에서 쉬기 시작함과 동시에 누군가들은 작은집을 짓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다. 거리에서 한뎃잠 자던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가, 인권운동가, 종교인, 법조인, 학생 등 숱한 이들이 ‘노가다’ 일꾼으로 뛰어들어 먼지를 뒤집어
[노순택의 사진의 털] 분노의 뼁끼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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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뉴욕, 블랙팬더 소속의 열혈 활동가인 아페니(다나이 구리라)는 훗날 ‘투팍’으로 불릴 아이를 낳는다. 어린 시절부터 당당하게 살라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자란 투팍(드미트리어스 십 주니어)은 셰익스피어와 음악에 관심이 많은 청년이었지만 가난과 흑인에 대한 사회 편견은 그를 결국 마약과 폭력의 세계로 밀어넣는다. 그러나 투팍은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 한다.
뮤직비디오 연출로 유명한 베니 붐 감독의 <올 아이즈 온 미>는 자신만의 뚜렷한 음악과 극적인 삶으로 잘 알려진 투팍의 전기영화이다. 영화의 제목인 ‘올 아이즈 온 미’는 투팍이 살아서 발표한 마지막 앨범의 제목인 동시에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지 잘 알려주는 말이다. 그는 성공한 뮤지션이자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지만 성추행, 총기사건, 경찰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도 얽혔던 문제적 인물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투팍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올 아이즈 온 미> 투팍의 전기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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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미상의 시신에 붙이는 이름, 제인 도(Jane Doe). 영화는 일가족 살인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의문의 시신이 발견되고, 부검소를 운영하는 토미(브라이언 콕스)와 오스틴(에밀 허시) 부자가 그 시신을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젊은 여성으로 추정되는 이 시신에는 의문점이 많다. 혀가 반쯤 잘렸고, 팔다리에 골절이 있으며, 폐와 뇌를 비롯한 장기가 훼손된 상태다. 그런데도 외부는 상처 하나 없이 말끔하다. 이들 부자는 늘 캠코더를 켜고 부검 과정을 녹화하는데, 영화는 실제 부검 영상을 보는 것처럼 그 과정을 상세하게 나열한다. 외부에서 내부 장기로, 두뇌 해부로 이어지는 부검 과정을 보여주며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제시한다. 문제는 시신의 피부를 갈라내고, 장기와 두뇌가 잘 보이도록 피부를 젖히는 장면 등이 여과 없이 스크린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시신은 인간의 몸이라기보다 거대한 기계 장치처럼 느껴진다. 어떤 관객에게는 귀신이 나오는 장면보다 견디기 힘든 광경일 것이다
<제인 도> 신원 미상의 시신에 붙이는 이름, 제인 도(Jane D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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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밴드 밤섬해적단의 1집 앨범 ≪서울불바다≫의 코멘터리? 침체기를 통과하는 청년 세대의 자화상? 메이저에 반기를 드는 인디뮤지션의 생존기? 영화는 그 정체성을 모두 가지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포섭되지 않는다. 외형은 2인조 메탈 밴드 밤섬해적단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멤버들의 인터뷰와 작업 과정 등이 음악과 함께 담겼다. 이들의 작업은 문제적이다. <백범살인일지>란 곡의 후렴구는 이렇다. ‘김구짱, 김구짱, 이승만 X신!’ 그리고 이들의 노래엔 비정규직, 청년실업, 권위주의 등 한국 사회의 척박한 단면들이 녹아난다. 때문에 영화도 음악 다큐인 동시에 한국 사회의 어떤 풍경을 비추는 고발물의 정서를 지닌다. 밤섬해적단의 동료 박정근은 극중 북한의 계정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구속된다. 스스로 조롱한 현실이 직격탄이 되어서 돌아왔단 점에서, 어떤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사건이다. 명백한 농담이 한국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타고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멤버들의 인터뷰와 작업 과정 등이 음악과 함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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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자리, 다른 시간대. 하루 동안 한 카페의 같은 자리에 머물다 간 4쌍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탁자 위에 놓인 싱싱한 꽃은 점점 시들어 결국 꽃잎으로 부서진다. 김종관 감독의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데뷔한 정유미는 이제는 스타가 된 전 연인으로 등장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변했다고 이야기하고, 여자는 별로 변한 게 없다고 말한다. 정은채가 등장하는 또 다른 남녀는 서로 존대를 하는, 약간은 어색한 사이처럼 보인다. 여자는 남자에게 뭔가 섭섭한 게 있는 것 같고, 남자는 애써 쾌활한 척 농담을 던진다. 한예리는 결혼대행 업체를 통해 김혜옥을 만났다. 둘은 일시적인 모녀 역할극을 앞두고 말을 맞춘다. 임수정은 결혼을 앞두고 여전히 서로에게 미련이 남은 남자에게 다소 노골적인 방식으로 속내를 떠본다.
김종관 감독과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정유미와 최근 그의 뮤즈로 떠오른 한예리를 비롯해 정은채, 임수정 등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더 테이블> 같은 자리, 다른 시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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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네(다카하타 미쓰키)는 오카야마에서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공부를 잘하지도 않고 별다른 특기도 없는 코코네는 잠자는 걸 유난히 좋아하는데 최근엔 자신을 닮은 소녀가 나오는 꿈을 반복적으로 꾸는 게 신경 쓰인다. 그러던 어느 날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3일 전 아빠가 경찰에 체포되어 도쿄로 연행되자 아빠를 찾기 위해 소꿉친구 모리오(미쓰시마 신노스케)를 데리고 무작정 도쿄로 향한다. 반복되는 자신의 꿈속에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가 있음을 직감한 코코네는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진실에 다가간다.
<공각기동대 S.A.C>시리즈, <동쪽의 에덴>시리즈, <009 사이보그>(2012) 등 인기 원작의 애니메이션들을 꾸준히 연출한 가미야마 겐지 감독의 첫 번째 오리지널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고양이의 보은>(2002) <너의 이름은.>(2016)등 수준 높은 작화로 정평난 작품들의 제작진이 합류한 만큼 미려하
<낮잠 공주: 모르는 나의 이야기>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진실에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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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홉킨의 노래 <Those Were the Days>에 맞춰 립싱크하는 앳된 소녀 이자벨, 능숙하게 손님을 이끄는 섹스 노동자 신시아, 매춘부로 일한 경험을 녹인 소설로 26살에 문단에 데뷔한 촉망받는 작가. 이질적인 이미지들은 모두 한 여자(밀렌 매케이)의 삶을 이야기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삶의 어떤 부분이 특별히 고통스러운 건 아니다. 동료들이 손님들의 불만 리뷰를 받을 때도 찬양 리뷰 일색인 그녀는 완벽에 가까운 섹스 노동자다. 실제 삶에서는 그녀와 잘 통하는 연인을 만났고, 넬리라는 이름으로 쓴 소설이 3만부 이상 팔려나가며 주목받는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분열적인 측면은 그녀의 삶에 공허한 그늘을 드리운다.
<넬리>는 2005년 자전적인 소설 <창녀>로 문단에 데뷔했고, 36살이 되던 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작가 넬리 아르캉의 삶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넬리>의 서사는 순수한 소녀의 타락사로 축약되거나 지적인 매력
<넬리> 작가 넬리 아르캉의 삶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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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연방범죄수사국 소속 비밀요원 닉(틸 슈바이거)은 딸 레니(루나 슈바이거)가 엄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스파이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아빠의 신분을 도용해 이스탄불로 떠난 사실을 알고 뒤를 쫓는다. 레니는 어떤 훈련도 받은적 없는 민간인으로 아빠 행세를 하면 요원들이 자신을 만나줄 것으로 착각하고 무작정 떠난 것. 느닷없는 닉의 방문에 그와 연고가 있던 이스탄불의 스파이들은 바짝 긴장하지만, 딸 레니가 어설프게 꾸민 일이라는 것을 알고는 레니를 러시아 인신매매단에 팔아넘겨버린다. 뒤늦게 이스탄불에 도착한 닉은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터키 범죄 조직은 물론 러시아 범죄 조직과도 필사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미션 이스탄불>은 독일의 유명한 TV드라마 시리즈 <타토르트>의 동명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토대로 제작한 극장판이다. <본 아이덴티티>(2002)나 <테이큰> 시리즈의 매력을 적절히 차용해 액션과 스토리를 다듬었다. 이스탄불과 함부르크,
<미션 이스탄불>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사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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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의 곰 형제가 한몸처럼 움직인다. 의인화된 이들 곰이 아이의 시선으로 인간 어른들의 난폭과 거짓을 폭로한다. 세 마리 곰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7개의 에피소드로 엮었다. 이 작품은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 설정을 놓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세계를 과소평가하지 않는다는 데서 유쾌함이 있다.
에피소드 <유원지에서 생긴 일>을 보자. 유원지에 가면 흔히 있는 인형뽑기 게임을 가져와, 뽑기 상품인 ‘곰 인형’이 된 곰 브러더스의 상황과 게임의 승부를 조작하려는 인간 어른의 꼼수를 그린다. 곰 브러더스가 “거짓말쟁이, 그렇게 살지마요”라고 소리치고 “(자신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고 소리칠 때면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에피소드 <자동차 여행>에서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동료들을 태우게 된 곰 브러더스의 막내 아이스베어는, 중간에 합석한 낯선 이가 자꾸 신경 쓰인다. “훌륭한 선장은 선원을 포기하지 않는 법”이라는 지극히 교훈적인 깨달음을 얻기까지 그 과정이 설득력
<극장판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 세 마리의 곰 형제가 한몸처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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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지망생이자 청소 회사의 직원인 마티유(피에르 니네이)는 최근 소설가로서의 자신의 재능에 절망감을 느끼며 괴로워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티유는 죽은 노인의 집을 청소하다 낡은 공책을 발견한다. 이 공책에는 알제리 전쟁에 참전했던 병사의 길고 자세한 일기가 적혀 있었고, 마티유는 고민 끝에 이 일기를 자신의 소설로 속여 발표하기로 한다. 소설은 마티유에게 큰 성공을 안겨주고, 그는 잠깐의 행복한 시간을 누리지만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한다. 두 번째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갈수록 커져가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얀 고즐란 감독이 연출한 <완벽한 거짓말>은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시도하는 남자에 대한 범죄영화이다. 자신의 정체를 속이고 남의 글을 훔치는 작가라는 소재는 즉시 르네 클레망의 <태양은 가득히>(1960)나 우디 앨런의 <환상의 그대>(2010), 또는 정지우 감독의 <은교>(2012) 같은 작품들을
<완벽한 거짓말>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시도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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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구의 사진은 가족앨범에 꽂히는 대신 파일별로 분류돼 여러 책에 실리고 전세계에 전시되었다.” 영화의 내레이션을 맡은 화자이자 감독인 클레망틴 드루디유는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의 외손녀다. 로베르 두아노의 집은 곧 작업실이었고, 그의 가족과 친지들은 곧잘 카메라 앞 모델이 되었다. “열렬한 휴머니스트이자 사람과 현장을 사랑했던 할아버지”에 대한 기록은 한 위대한 예술가를 집대성한 다큐멘터리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 로베르 두아노>로 완성됐다.
로베르 두아노는 파리의 일상 풍경을 낭만적 시선으로 포착한 흑백사진으로 유명한 작가로, 대표작이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다. 그에겐 ‘휴머니스트’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데, 그건 그가 사람들 틈에 스스로 녹아들어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사진작가로서의 다양한 경험이 그런 태도를 견지하는 데 일조했는지 모른다. 로베르 두아노는 르포 사진을 찍어 신문사에 팔기도 했고, 르노 자동차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 로베르 두아노> 두아노의 사진은 모두 이야기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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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이종석)은 연쇄살인마다. 젊은 여성만 골라 강간하고,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받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며, 잔혹하게 살해한다. 문제는 그가 북한의 비밀 계좌를 관리하는 고위 관료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외교적 필요에 의해 미국 CIA와 한국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도움을 받아 남한으로 귀순한 그는 여전히 범죄를 멈추지 않는다. 사건을 맡은 특별수사팀 경감이 자살한 후 대신 일을 맡게 된 경찰 채이도(김명민)는 그를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만, 김광일의 귀순을 도왔던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은 광일이 위기에서 벗어나갈 수 있게 돕는다. 한편 북한에서부터 그를 쫓은 보안성 공작원 리대범(박희순)도 남한으로 내려와 광일을 추적한다.
영화 초반부, 광일이 그의 부하들과 함께 나체의 소녀를 괴롭히는 장면은 최근 한국영화에서 묘사된 가장 폭력적이고 불쾌한 그림일 것이다. 이렇게 그가 얼마나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인간인지 먼저 보여준 후, 그를 잡으려는
<브이아이피> 남한으로 귀순한 그는 여전히 범죄를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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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이미언 셔젤 / 출연 라이언 고슬링, 에마 스톤 / 제작연도 2016년
모든 것의 시작은 <캐롤>(2015)이었다. 개봉한 평일 이른 시간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가더니 관객으로부터 ‘캐롤마당’이란 별칭까지 얻었고, 몇주가 지나도 그 열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수의 좌석을 가진 극장 중 하나일 이곳(KT&G 상상마당)에서 일하며 줄곧 해온 생각이 있다. 영화 한편의 개봉을 결정한 순간, 가능한 한 그 영화가 가장 오래 상영된 극장으로 남고 싶다는 다짐이었다. 그것이 극장이 영화와 관객에게 보낼 수 있는 최선의 예의이자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여전히 뜨겁기만 한 <캐롤>의 마지막은 언제가 되어야 하지?’란 생각이 들었을 때 달력을 넘겨 크리스마스를 확인했다. 2016년의 크리스마스는 일요일이었고, 그 해의 남은 일요일 저녁마다 이 극장에선 매일 <캐롤>이 상영되었다.
사실 일요일 저녁은 그런 시간이
김신형의 <라라랜드>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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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맥베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레이디 맥베스>의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은 미장센으로 우선 주인공을 감금한다. 캐서린(플로렌스 퓨)은 코르셋과 크리놀린에 한번 갇히고 채도 낮은 가구와 계단, 창틀이 그리는 네모 안에 다시 담긴다. 집 안에는 책 한권, 오락거리 하나 없다. 영화 후반 캐서린의 뒷모습은 실내에 홀로 있는 여성과 인테리어를 즐겨 그린 덴마크 화가 빌헬름 함메르쇼이(1864~1916)의 그림을 그대로 가져온 것만 같다. 그러나 얼굴 없이 뒤돌아선 여성의 침묵을 묘사한 함메르쇼이의 작품과 반대로 캐서린은 수시로 장의자 중앙에 앉아 정면을 쏘아보며 다음 행보를 궁리한다. 함메르쇼이의 그림 속 여성을 돌려세우고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레이디 맥베스>에 만족할 것이다.
08/10
이것은 유혈극 버전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일까? <레이디 맥베스>의 야심은 그보다 복잡해 보인다. 영화를 여는 결혼식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라스트 우먼 스탠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