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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에 순위를 매기는 건 큰 의미가 없다. 편수가 워낙 많을 뿐 아니라 소설의 완성도와 영화에 대한 평가는 거의 무관하기 때문이다. 꽤 인상적인 걸작에 못지않게 쏟아져나온 졸작도 있다. 대략 240편에 가까운 영화와 드라마 중 소설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기억되는 8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팬이 아니라도 이 정도라면 보고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캐리>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 1976년
사실상 스티븐 킹의 상업 데뷔작이라 할 만한 소설. 오프닝부터 샤워 신을 배치하는 등 에로틱한 분위기 속에 긴장감을 이어가지만 본질은 호러영화다. 광신도 어머니 밑에서 억압된 생활을 하던 캐리(시시 스페이섹)는 학교에서도 괴롭힘을 당한다. 졸업파티 때 다른 학생들의 계략으로 파티 여왕으로 뽑혔다가 돼지의 피를 뒤집어쓴 후 초능력이 폭주해 자연재해와 같은 참극을 벌인다. 영화 최대의 장점이 캐리 역에 시시 스페이섹이 캐스팅된 것이라 해도 좋을 만큼 스페이
스티븐 킹 소설 원작 영화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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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을 약올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1980)이 지금까지 만들어진 스티븐 킹 영화 중 최고 걸작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스티븐 킹은 지난 몇 십년 동안 큐브릭의 <샤이닝>이 얼마나 형편없는 영화인지 온갖 통로를 통해 꾸준히 설명해왔다. 심지어 그는 큐브릭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미니시리즈 리메이크 버전 <샤이닝>의 제작과 각색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결과는? 미니시리즈 버전은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큐브릭의 영화는 여전히 걸작 대접을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스티븐 킹의 기가 꺾였느냐? 당연히 아니다. 난 종종 최근에 나온 <샤이닝>의 속편 <닥터 슬립>도 큐브릭의 <샤이닝>의 기운을 억누르기 위해 쓴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작품이 미니시리즈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그 작품은 큐브릭 영화에 대한 스티븐 킹의 또 다른 복수가 될 것이다. 어떻게 만들어질지 몰라도 요리사 할
영화가 짝사랑한 작가 스티븐 킹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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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 정정훈 촬영감독의 초대를 받아 <그것> 촬영현장인 캐나다 토론토로 갈 뻔한 적이 있다. 여러 이유 때문에 취재가 무산되었는데 그때 그가 들려준 얘기 중에서 아직도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도, 나도 할리우드에 정착하고 있는 신인이라 서로 통하는 게 많다. 우리는 <그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장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감했고, 피와 폭력이 낭자해 비명을 지르게 하는 전형적인 공포영화와 다르게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정훈 촬영감독의 이 말은 <그것>이 어떤 영화인지 짐작을 돕기는커녕 궁금증만 더욱 키웠다.
몇주 전, 그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만 해도 그는 미국 LA에서 <호텔 아르테미스>(감독 드루 피어스)의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었다. <호텔 아르테미스>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스타트렉 비욘드> <미이라> 등에 출연한 소피아 부텔라, 조디
<그것> 정정훈 촬영감독 - 클래식하고 감각적인 공포를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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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함께 맹세했었다. ‘그것’이 다시 시작되면 데리(Derry)로 돌아오겠다고.”
메인주의 작은 마을, 데리에서 걸려온 전화 한통이 일곱 남녀의 악몽을 되살린다. 전화를 건 사람은 고향 데리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친구 마이클. 그는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친애하는 동료들에게 두려운 소식을 전한다. “안녕, 나 마이클이야. ‘그것’이 다시 돌아왔어.” 과거를 잊은 채 소설가로 또는 디자이너로, DJ와 건축가와 회계사로, 도서관 사서와 성공한 사업가로 살아가고 있던 일곱 친구는 만사 제쳐두고 고향 데리로 향한다. 11살의 빛나는 여름, 물속에서 손을 맞잡고 약속했으니까. ‘그것’이 돌아오면 함께 막아내기로.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들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1986년 출간된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 <그것>은 그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 가운데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을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호러소설이다. 특히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창조해낸 인물 중
<그것>의 공포를 즐기기 위한 친절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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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늦여름, 우리는 다시 스티븐 킹이라는 거대한 이름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그것>과 <다크타워: 희망의 탑>이 연달아 개봉하는 덕분이다. 호러(<그것>)와 판타지(<다크타워: 희망의 탑>)라는 각기 다른 장르를 취하고 있는 두편의 영화는 스티븐 킹이라는 대우주가 얼마나 다채로운 얼굴을 지니고 있는지 엿보게 해줄 것이다. 두 영화의 개봉을 차치하고라도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은 지난 수십년 동안 끊임없이 영화라는 매체에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어왔다. <캐리>(1976)부터 <쇼생크 탈출>(1995), <그린 마일>(1999)과 <미스트>(2007)까지, 영화사에 자신의 인장을 아로새긴 많은 수작들이 스티븐 킹이라는 하나의 예술적 토양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스티븐 킹이라는 우주는 영화를 통해 어떻게 팽창하고 있는가. 영화는 왜 그의 작품에 끊임없이 매료되는
호러 기대작 <그것>을 통해 본 스티븐 킹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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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 스톤이 지난 1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벌어들인 여성배우로 꼽혔다. <포브스>가 2016년 6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전세계 남녀배우들의 세전 수입을 조사한 결과, 에마 스톤은 약 26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남녀 배우 합산 순위에서의 성적표는 할리우드의 임금 격차를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녀는 여성배우 중 1위에 올랐음에도 전체 순위에서는 15위에 그쳤다. 한편 조스 웨던 감독의 전 부인 카이 콜이 기고를 통해 웨던 감독의 불륜 사실을 고발했다. 결혼 생활 15년 동안 그 사실을 감추다 이혼 직전에야 바람을 피운 사실을 고백했다는 것이다. 카이 콜은 이 기고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그의 위선을 폭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UP&DOWN] 에마 스톤, 지난 1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벌어들인 여성배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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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적인 코미디언 배우 제리 루이스가 심장병으로 지난 8월 20일(미국 현지시각) 오전 9시15분 향년 91살로 별세했다. 그의 대변인에 따르면 그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라스베이거스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한다.
제리 루이스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풍자 요소가 강한 만담쇼로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냈다. 그의 가장 유명한 파트너 딘 마틴과 함께 많은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후 함께 영화계에 진출했다. <콜게이트코미디 아워>(1950), <댓츠 마이 보이>(1951), <세일러 비워>(1952) 등에서 호연을 펼치던 두 사람은 미래에 대한 의견차로 헤어지게 된다. 제리 루이스는 그와 결별한 후에도 연출, 제작, 연기를 모두 아우르는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영화계에서 중요한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너티 프로페서>(1963)에서 정점을 찍은 후 다소 하락세를 걸었던 그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린 계기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과의 만남이었다. 제리
미국의 전설적인 코미디언 배우 제리 루이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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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검소한 DSLR 동영상 촬영실습’ 수강생을 모집한다. 9월 2일(토)~3일(일) 오후 1~6시 진행하며, DSLR 카메라의 특징을 알아보고 동영상 촬영을 직접 해보며 영상 촬영의 자신감을 키우는 수업이다. 수강신청은 미디액트 홈페이지(www.mediact.org)에서 가능하다. 문의 02-3141-6300.
*영화 비즈니스 전문 아카데미 로카의 9월 수업이 시작된다. 직접 기획서를 써보고 피드백도 같이 받을 수 있는 ‘기획/개발 워크숍: 기획서 & 시놉시스’가 9월 4일(월), 아카데미 로카의 스테디 강좌인 ‘영화 비즈니스 입문 19기’가 9월6일(수)에 개강할 예정. 지난 8월에 개강한 배급·투자·마케팅·수입에 대한 강좌로 짜여 있는 ‘영화 비즈니스 취업 준비 과정 4기’에 이어 5기도 곧 수강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신청 및 자세한 사항은 아카데미 로카 홈페이지(www.theloca.kr) 참조. 문의 02-6013-8074.
*제
제1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자원활동가 ‘아. 자!’ 모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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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배급 쇼박스)가 2017년 국내 극장가의 첫번째 천만 관객 영화가 됐다.
개봉 19일째인 8월 20일에 세운 기록으로 올해 최단, 최다 관객 기록 작품이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문 심사위원장으로 <플래툰>의 올리버 스톤 감독이 선정됐다.
바흐만 고바디, 라브 디아즈, 장선우 감독과 아녜스 고다르 촬영감독도 심사위원이다. 한편 한국영화 회고전의 얼굴은 ‘배우의 신화, 영원한 스타 신성일’로 확정됐다.
-김양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시인의 사랑>(출연 양익준·전혜진·정가람, 배급 CGV아트하우스)이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마켓 극영화 피칭 부문 최우수상과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다. 9월 14일 국내 개봉한다.
<플래툰> 올리버 스톤 감독,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부문 심사위원장 선정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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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래퍼 투팍의 전기영화는 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기획은 거의 10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투팍의 일대기라는 무게 앞에 수시로 표류를 거듭했다. 여러 차례 감독이 바뀐 끝에 기회를 잡은 이는 베테랑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의 베니 붐이다. 그는 투팍의 일대기를 담되 그를 미화하지 않고 대신 혁명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할 것이라 공언했다. 사실 감독보다 중요한 건 누가 투팍을 연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전기영화는 대개 두 가지 길을 걷는다. 하나는 인물의 재현보다 배우의 연기와 아우라에 집중하는 쪽이다. 이 경우 인물의 해석에 방점을 찍는다. 다른 하나는 최대한 인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다. 인물의 사소한 동작, 표정, 말투까지 재현하여 실제보다 생생하게 숨결을 부여하는 게 목표다. <올 아이즈 온 미>는 명백히 후자를 선택한 전기영화다. 그 중심에 디미트리어스 십 주니어가 있다. 디미트리어스 십 주니어의 발탁은 그야말로 스타 탄생이라 할 만하다. 4천 대 1의 경쟁률
<올 아이즈 온 미> 디미트리어스 십 주니어 - 투팍을 연기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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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특집은 9월 7일 개봉하는 <그것>에 맞춰, 영화가 사랑한 작가 스티븐 킹이다. 정정훈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은 작품으로 김성훈 기자가 그를 만나 자세한 현장 이야기도 들어봤다. 특집에서 영화평론가 듀나가 ‘왜 스티븐 킹의 소설은 자주 영화화되는가’를 썼고, 송경원 기자가 정말 어렵게 8편만 골라 ‘스티븐 킹 소설 원작 영화 연대기’도 썼다. <캐리> <샤이닝> <미져리> 등 수많은 원작 영화 중에서, 개인적으로 굳이 단 한편의 영화만 고르라면 단연 원작 <The Body>(시체)를 영화화한 1986년작 <스탠 바이 미>다. 미국의 ‘생얼’을 가장 잘 담아내는 작가가 바로 스티븐 킹이라면, 여기에는 그 작가 세계의 바탕을 이루게 되는, 어려서부터 작가의 꿈을 꿨던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짙게 녹아 있다. 특집에서 임수연 기자가 그에 관한 시시콜콜한 것들을 모아 쓴 트리비아를 보면, 스티븐 킹은 당시까지 자신의 영화화
[주성철 편집장] <스탠 바이 미>, 스티븐 킹과 리버 피닉스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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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회사 버닝프로젝트, 파인하우스필름, 나우필름, 영화사 봄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버닝>(각본 오정미·이창동, 배급 CGV아트하우스)이 공개 오디션을 열어 여주인공 해미 역을 맡을 배우를 선발한다. ‘우리 시대의 젊은이다운 평범함과 자신만의 특별함을 갖춘 27살 캐릭터로, 높은 수준의 노출이 요구된다’고 한다. 영화는 2018년 상반기 개봉예정이다.
영화사 수작
김광식 감독의 <안시성>(제공·배급 NEW)이 7월 23일 크랭크인하여 5개월간의 촬영에 들어갔다. <안시성>은 당 태종의 침략에 맞서 싸운 고구려 안시성의 88일간의 전투를 그린다. 조인성이 안시성주 양만춘 역을 맡았고 배성우, 엄태구, 설현, 성동일 등이 캐스팅됐다.
주피터필름
<관상> <궁합>에 이은 ‘역학 3부작’의 마지막 <명당>(배급 메가박스 플러스엠)이 8월 22일 크랭크인했다. 조승우, 지성, 김성균, 문채원 등이 캐스
김광식 감독 <안시성>, 7월 23일 크랭크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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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용 처리됐던 렌더팜 사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월 21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렌더팜 사업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어떤 배경에서 영화발전기금운용계획에 포함됐는지, 이 과정에서 누가 개입했는지 등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렌더팜 사업은 2016년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100억원을 증액해 139억2천만원을 책정받았으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전재수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국회예산정책처는 결산분석에서 기금운용계획 변경이 ‘국가재정법’상 절차와 요건에 부합하지 않았고, 사업의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무리하게 기금운용계획을 수립했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국회와 영화계의 지적 사항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문체부와 폐지를 협의했다.
그러나 8월 24일 이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이 드
문체부, 렌더팜 사업 둘러싼 의문 명확히 해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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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 그러니까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던 구체적인 시대와 장소가 배경이다. 화자는 서울에서 온 택시기사 만섭(송강호)이다. 때문에 <택시운전사>는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범한 외부인의 눈으로 본 공간을 구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택시운전사>의 미술과 소품은 조화성 미술감독이 이끄는 화성공작소의 작품이다. 그리고 정이진 미술팀장은 8년간 조화성 미술감독과 함께 일해온 핵심 인력이다. 조화성 미술감독이 전체적인 디자인을 총괄한다면, 정이진 미술팀장은 디자인에 따른 각 신의 컨셉을 정리하는 실무를 담당한다. 촬영이 다가오면 소품을 준비하고 디자인에 맞게 인원을 분배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택시운전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소품은 단연 택시다. 당시 광주 택시는 거의 ‘포니’였다고 한다. 후반의 카액션 신에서 다른 포니 택시와 구별되게 하기 위해, 또 좀더 동글동글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브리샤가 만
<택시운전사> 정이진 미술팀장 - 시대와 장소의 분위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