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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살아남은 아이>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의 영화로 읽힐 것이다. 익사 사고로 죽은 소년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란 점에서 그런 연상과 짐작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살아남은 아이>는 신동석 감독의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한 영화다. “20대 초반에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연달아 경험했다. 이유 없이 우울하고 화가 나고 슬픈 날이 많았다. ‘술이나 한잔하며 털어내라’는 가벼운 위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상투적 위로는 도리어 불편했다. 한동안 감정의 기복을 겪었다.” 신동석 감독은 “지나고 보니 그게 일종의 애도의 과정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그러한 경험은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도 반영됐다. 글을 쓰면 “가족 중에 누군가가 죽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되기 일쑤였다. <살아남은 아이> 또한 그렇게 운을 뗀 영화였다.
물에 빠져 아들이 죽었다. 아들은 친구를 구하고 의사자가 됐다. 아버지 성
[한국영화감독 7인④] <살아남은 아이> 신동석 감독 - 우리의 애도는 어때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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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은 나쁜 선택을 반복하며 조금씩 궁지로 내몰리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됐던 전작 <가시>에 이어 다시금 부산을 찾은 김중현 감독은 오랜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가시>보다 조금 온화해진 듯하지만 김중현 감독이 마주보는 세계는 여전히 춥고 엄혹하다. <이월>은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에 한줌 온기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영화를 통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과정에 있다는 김중현 감독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진심이 묻어난다. 오랜 침묵을 깨고 신중히 내디딘 두 번째 걸음은 단순한 듯 묵직하다.
-<가시> 이후 5년 만이다.
=벌써 그렇게 됐다. 그동안 바쁘게 지냈는데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니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다. <가시>를 찍고 이런저런 제안들을 꽤 받았다. 그중에 상업영화 시나리오도 있었고 3, 4년 정도 거기에 매달렸다. 결과적으로는 뜻대로
[한국영화감독 7인③] <이월> 김중현 감독 - 내가 바뀌면 영화도 바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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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실종됐다. 자살로 추정되는 이 사건을 두고 부모와 경찰, 교사와 학생들이 책임 공방을 벌인다. 교사들은 평소 그 학생의 행실을 되짚으며 학교에는 책임이 없다는 구실을 찾기 바쁘고 경찰은 소녀의 마지막 행적이 찍힌 CCTV를 보며 함께 있었던 친구들을 추궁한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부모는 자기 딸이 차디찬 강바닥을 향해 마지막 걸음을 옮기기까지 어느 누구도 손 내밀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김의석 감독의 <죄 많은 소녀>는 한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요를 통해 이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 모순과 인간의 도덕, 윤리적 모순을 동시에 드러내고자 한다. 영화제 상영 일정을 함께하며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던 김의석 감독이 연출 의도를 묻는 관객의 질문에 “나라는 사람을 고발하고 인간성의 한계를 내뱉고 싶었다. 좀 추악할 수도 있는데 최선을 다해 울부짖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한 답변에서 영화의 정서 내지 영화
[한국영화감독 7인②] <죄 많은 소녀> 김의석 감독 - 모두가 패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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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숨 쉬는 법>은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2017)와 비슷한 방식으로 시간을 흥미롭게 구성한다. 순차적으로 흐르는 듯 보였던 시간이 어느 순간 과거와 연결되는 시간의 역전, A의 시점으로 전개되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 B의 시점으로 흘러가는 구성이 <덩케르크>를 연상시킨다. “내가 먼저 영화를 내놨어야 했는데. (웃음)” 이야기를 완성한 건 4년 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설계도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부산에서 고현석 감독을 만났다.
-박성원 작가의 단편소설 <하루>를 각색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초기작이나 폴 토머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1999)처럼 구성이 흥미로운 영화들을 좋아한다. 지금은 구조적인 영화에 대한 흥미가 조금 떨어졌지만 새로운 구조의 영화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라디오의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 소설 <하루>를 소개하는 걸 들었다. 이야기가
[한국영화감독 7인①] <물속에서 숨 쉬는 법> 고현석 감독, "어떻게 이 답답한 세상을 살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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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막을 내렸지만, 부산에서 첫선을 보인 한국영화들은 이제 곧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할 것이다. 올해 부산의 한국영화는 풍성했다. 붕괴 직전의 인물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치부를 드러낸 뉴 커런츠 부문 상영작 <죄 많은 소녀> <살아남은 아이> <물속에서 숨 쉬는 법>,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는 인물들에 집중한 <박화영> <소공녀> <이월>, 발칙하고 도발적인 연애담 <밤치기> 등을 통해 한국영화의 ‘오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견의 기쁨을 안겨준 7편의 한국영화, 7인의 영화감독을 여기 소개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 7편의 감독들을 만나다 ① ~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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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인스타일 시상식에서 스타일 아이콘상을 받은 배우 케이트 블란쳇의 발언이 화제다. 케이트 블란쳇은 “우리는 섹시하게 입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이 당신과 자고 싶다는 뜻은 아니”라며 피해자의 옷차림이 성범죄의 원인이라는 태도를 반박했다. 이어 그는 “진정한 스타일 아이콘은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외모는 그 정체성의 연장일 뿐이라는 사실을 아는 여성”이라고 여성들을 응원했다. 한편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이 부적절한 관계를 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의 신작에는 젊은 여배우에게 욕망을 품는 중년 남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고 알려졌다. 하비 웨인스타인 사건을 연상시키는 설정이라는 점에서 우디 앨런 감독에 대한 여론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UP&DOWN] 케이트 블란쳇, 2017 인스타일 스타일 아이콘상 수상 후 발언 화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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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저런. 너 토백스러운 일을 당했구나.”(You got Toback-ed) <LA 타임스>에 따르면 할리우드에서 성추행을 겪은 여성들이 공공연하게 사용하는 은어가 있다고 한다. 미국 감독 제임스 토백의 이름에서 비롯된 은어다.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에서 비롯된 성범죄 스캔들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LA 타임스>는 지난 10월 22일 감독 제임스 토백이 38명의 여성들로부터 성추행 혹은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LA 타임스>에 성추행 경험을 제보한 여성은 200여명을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맨해튼지방검찰청 대변인은 토백의 혐의와 관련된 제보를 독려했다.
제임스 토백은 1992년 워런 비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벅시>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른 시나리오작가 겸 감독이다. 그는 <환상의 발라드>(1987), <투 걸스>(1997), <블랙 앤 화이트>(
200여명의 여성들, 제임스 토백 감독에게 성추행 당했다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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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는 7분의 예술이다. 주어진 질의 시간인 7분간 국회의원은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조사 결과를 가지고 피감기관을 상대로 ‘공격’을 해야 하고, 피감기관은 의원들의 다양한 질의를 방어해야 한다. 추가 질의 시간이 보통 5분과 3분으로 차례로 주어지긴 하나, 대체로 국회의원들은 7분 안에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정의당 원내대표인 노회찬 의원(경남 창원시성산구·법제사법위)이 국감장에서 신문지 두장을 깔고 누워 “유엔에 제소할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닌 일반 수용자들”이라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치소 인권 침해 발언을 꼬집은 것도,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갑·법제사법위)이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에게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돌직구’를 던진 것도 그래서다. <씨네21>은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열린 국정감사에서 영화산업과 관련된 이슈들을 골라 어떤 내용의 질의와 답변이 오갔는지 생생하게 전한다. 기사에서 소개하
2017년 국정감사에서 다루어진 영화계 주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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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남배우A 성폭력 사건’이 유죄로 인정받기까지 피해자가 법정 다툼으로 보낸 시간이다. 남배우A는 2015년 4월 가정폭력 장면을 연기하던 중 상대배우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감행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1심에서 ‘업무로 인한 행위’라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내렸고, 피해자의 항소 끝에 지난 10월 13일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명령 40개월)이 선고됐다. <씨네21>은 올해 초부터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기사(1079호 ‘스페셜’)를 시작으로, 한국여성민우회와 함께 ‘그건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라는 긴급포럼(1090호 ‘스페셜’)을 열어 이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영화계 내 성차별 해소의 연장선에서 이번 사건의 판결이 지니는 의미가 무척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항소심 선고 공판 이후 남배우A 성폭력 사건의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10월 24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유죄판결을 환영하는 기
남배우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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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달간 7일부터 매주 화요일 아트나인에서는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의 <내일을 위한 시간>을 통해 세계적인 거장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 오멸 감독의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 등 베니스비엔날레와 선댄스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상영 후에는 윤성은 평론가, 신지혜 아나운서 등 다양한 게스트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아트나인 인스타그램(@artninecinema)에서 얻을 수 있다.
*제25회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졸업영화제 ‘Rawstock’가 11월 30일과 12월 2일 양일간 열린다. 11월 30일은 단국대학교 서관 B103호 오후 7시, 12월 2일은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오후 4시·6시 두번 상영한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김동욱 음악감독과 함께하는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김동욱 음악감독과 함께하는 영화음악의 이해’ 수강생 모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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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박열>이 5관왕, <더 킹>이 4관왕을 차지했다.
<박열>은 감독상, 여우주연상(최희서), 신인여우상(최희서), 의상상, 미술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작품상은 <택시운전사>, 남우주연상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설경구에게 돌아갔다.
-웹툰과 영화를 아우르는 ‘슈퍼스트링’시리즈 쇼케이스가 열렸다.
슈퍼스트링은 하나의 세계관 아래 여러 웹툰이 연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네이버 웹툰, 와이랩, 용필름이 함께한다.
-제7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가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북한인권영화제’ , 11월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국제음식영화제’ , 11월 16일부터 29일까지 ‘2017 프렌치 시네마투어’도 준비중이다.
웹툰과 영화를 아우르는 ‘슈퍼스트링’ 시리즈, 쇼케이스 개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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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새로운 얼굴이 궁금하다면 이가섭을 주목하라. 첫 주연작인 임태규 감독의 <폭력의 씨앗>에서 이가섭은 한국 군대 문화의 폭력에 노출된 군인 주용을 연기한다. 강압적인 선임들과 말 안 듣는 후임 사이에서 하루 동안 주어진 주용의 외박은 악몽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폭력은 군대뿐만 아니라 주용의 가정에까지 드리워져 있다. 롱테이크로 주용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는 카메라에 노출된 채, 이가섭은 이 사회의 폭력이 어떻게 재생산되는지 표현해낸다. 안정된 연기와 신선한 마스크로 영화의 톤을 잡아준 배우 이가섭을 만났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의 호평과 수상(한국경쟁부문 대상, CGV아트하우스상) 이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첫 주연작인데 지금 심경은.
=<폭력의 씨앗>이 스페인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감독님과 다녀왔다. 나로서는 모든 게 처음이다. 주연도 처음, 영화제 초청도 처음, 해외에 간 것도 처음, 너무 좋아하던 <씨네21> 인터
<폭력의 씨앗> 이가섭 - 내면의 불안이 드러나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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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에디토리얼에서 얘기했던 ‘남배우A 성폭력 사건’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판결된 후, 이번 사건의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10월 24일 유죄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이번호 18쪽 포커스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싸움은 계속된다’ 참조). 예상대로 피해자 여배우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편지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내용 중 “연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나의 방식”이라는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역시 지난호 에디토리얼에서 언급했던 그 여배우가 곽현화와 만난 자리에서도 그랬다. “여성 영화인들이 제보하고 폭로할 때는, 사실 업계를 떠날 각오까지 하고 그러는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살아남아 활동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그날 모두의 다짐이었다.
하지만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 다음날, 인터넷 언론 <디스패치>에서 마치 남배우의 억울함을 대신 풀어주는 것 같은 기사를 썼다. 입수한 메이킹 필름의 캡처 화면을 써가며, 심지어 법영상분석연
[주성철 편집장] 다시, 남배우A 성폭력 사건 유죄판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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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
할리우드영화 및 인도네시아 현지영화에 대한 공동제작 및 직접투자를 확정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할리우드영화 <더 위도>(감독 닐 조던·출연 클로이 머레츠, 이자벨 위페르)와 인도네시아영화 <포에버 홀리데이 인 발리>(감독 오디 하라합·출연 천둥)의 공동제작사로 참여한다.
리공동체영화사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10월 24일 <우상>의 첫 촬영을 시작했다. 한석규는 아들의 실수로 정치 인생의 위기를 맞은 도의원 구명회를, 설경구는 사고로 억울하게 아들을 잃은 유중식을, 천우희는 사건 당일 중식의 아들과 함께 있었던 련화를 연기한다. <한공주>를 만든 이수진 감독의 신작.
TCO(주)더콘텐츠온
박성웅, 진영, 라미란, 이준혁 주연의 <내 안의 그놈>이 10월 23일 크랭크인했다. 엘리트 조폭과 왕따 고등학생의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박성웅이 명문대 출신 재벌 조직 사장을, B1A4
한석규·설경구·천우희, <우상> 첫 촬영 시작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