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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가 그리는 미래 사회의 풍경은 예술가의 세계관이 담긴 상상력의 산물이자 지금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1982년에 만들어진 영화 <블레이드 러너>가 35년 전에 상상했던 2019년 LA 풍경 속에서 당시 세계 정세와 미국인들의 근심을 읽어낼 수 있듯이 말이다. 2017년 현재, 영화에 담길 미래 사회의 풍경에 대해 고민하는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화두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일 것이다. 사람이 인공지능과 바둑을 두고 또 그 인공지능의 바둑 실력이 신의 영역을 들먹일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심지어 인공지능 로봇이 시민권까지 얻게 된 분위기에서 창작자들은 인공지능의 어떤 점에 주목하고 그것을 영화에 담아내려 할까. 그렇게 만들어진 지금의 SF영화는 우리의 어떤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게 될까. 이번호에서는 최근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뜨겁게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가의 강연을 통해 기존의 묘사방식과 다르게
정재승 교수와 함께하는 ‘영화로 보는 인공지능’ ① ~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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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의 <리쎌웨폰> 시리즈가 부활한다. 1987년부터 1998년까지 네편이 제작된 <리쎌웨폰>이 약 20년 만에 다음 에피소드 제작을 알린 것이다. <리쎌웨폰5>에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연배우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가 콤비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어서 더 기대를 모은다. 한편 할리우드의 프로듀서 겸 감독 브렛 래트너가 여성들을 성희롱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배우 나타샤 헨스트리지는 자신이 19살이던 1990년대 초 래트너 감독이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주장했으며, 배우 올리비아 문은 <애프터 더 선셋> 촬영장에서 그의 자위 행위를 목격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그를 성희롱으로 고발한 여성은 6명이다.
[UP&DOWN] 멜 깁슨의 <리쎌웨폰> 시리즈 부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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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성추행 실태 고발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엔 케빈 스페이시가 과거 성추행 사건으로 고발당했다. 배우 앤서니 랩은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14살이던 1986년, 함께 뮤지컬 공연을 했던 케빈 스페이시가 자신을 파티에 초대해 술에 취한 채 성추행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케빈 스페이시는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30년이 지난 일이라 솔직히 그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내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술에 취해 저지른 나의 부적절한 행동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 사과문이 더욱 논란이 된 건 뒤이은 문장에서 케빈 스페이시가 ‘커밍아웃’을 했기 때문이다. “이 일을 계기로 내 삶에 용기를 내게 됐다”는 케빈 스페이시는 “그동안 여성과 남성 모두와 관계를 맺어왔”으며 “앞으로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론은 성추행 사건을 덮기 위해 커밍아웃을 한 것이 아니냐는 쪽이다. 배우 재커리 퀸토는 케빈 스페이시
커밍아웃으로 성추행 사건 무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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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윗선에 보이기 위한 요식행위인 줄로만 알았다. 투자심사 과정에서 그들에게 거부권이 없었고, 그들이 특정 프로젝트를 거부했다고 해서 본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도 있어 모태펀드 외부 전문가 풀이 투자심사에 그다지 영향력을 끼치지 않았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씨네21> 1127호 포커스 ‘국정원 개혁 반대 법조인부터 공안검사 출신까지’에서 모태펀드 외부 전문가 풀 전량이 공개되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근하기로 했다. 문화·영화산업과 무관한 인사 19명으로 채워진 문화·영화계정의 모태펀드 외부 전문가 풀의 면면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았다.
2015년 4월경, 영화진흥위원회측에서 영화계정 외부 전문가 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구성한 외부 전문가 풀로 갈음한다고 통보해왔다.”_한국벤처투자
“현 출자사업 담당인 창작지원팀은 인사이동으로 2015년 7월부터 해당 업무를 시작해 이후 외부 전문가 풀 사용 및 추천과 관련하여 문화체육관광부, 한
누가 모태펀드 외부 전문가를 선정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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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 위치한 예술영화전용관 필름포럼에서 가을 정기 기획전 ‘관계의 재구성-보고, 읽고, 찍고’를 오는 11월 9일부터 15일까지 연다. 이번 기획전에는 마음 전문서점 ‘서가는’이 영화관 내에 서점을 꾸리고 독자에게 상담과 독서 큐레이팅을 해준다. 문의 siaff.kr, 02-743-2536.
*제7회 서울프라이드영화제가 11월 2일부터 8일까지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120 비츠 퍼 미니트>가 선정됐다. 문의 spff.kr.
*제1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11월 2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씨네큐브 광화문과 CGV피카디리1958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총 125개국 5452편이 출품된 가운데 국제경쟁부문에서 총 31개국 47편, 국내경쟁부문에서 총 13편을 최종 선정했다. 올해 15회를 맞이해 수상부문에 약간의 변화를 꾀했는데 기존 수상부문에 더해 한국영화아카데미의 후원으로 ‘KAFA상’
제1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11월 2일부터 7일까지 개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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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동 나우필름 대표가 영화진흥위원회 신임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0월 31일 정기회의에서 이준동 위원을 부위원장에 선출했다. 이준동 대표는 지난 23일 영진위 신임위원으로 선출되었으며, 임기는 2019년 10월 22일까지다.
-김용화 감독이 스탠 리와 손잡고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김용화 감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17 스탠 리 코믹콘’에서 할리우드 데뷔작 <프로디걸>의 연출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로디걸>은 부성애를 소재로 한 스탠 리의 오리지널 히어로물이다.
-제4회 사람사는세상영화제가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극장에서 열린다.
노무현재단이 주최하는 사람사는세상영화제의 ‘사람상’에는 <택시운전사>의 김사복씨가 선정됐다. ‘세상상’은 <공범자들>에 돌아갔다. 허안화 감독의 <그날은 오리라>를 개막작으로, 22편의 작품들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화 감독, 스탠 리와 할리우드 진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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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레드메인. <리빙보이 인 뉴욕>의 주연배우, 칼럼 터너를 본 순간 바로 떠오른 이름이다. 혹시 에디 레드메인에게 남동생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두 영국 배우는 몹시 닮았다. 흥미롭게도 칼럼 터너는 웨스트 런던의 첼시 지역에서 에디 레드메인과 7분 떨어진 거리에 살았으며 <신비한 동물사전2>에서 에디 레드메인이 연기하는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의 형, 테세우스 스캐맨더를 연기할 예정이다. 하지만 칼럼 터너와 에디 레드메인의 더 큰 공통점은 분위기에 있다. 소년과 남자 사이, 상처받기 쉬울 것만 같은 연약함과 정착하지 못한 이의 불안정하고 파괴적인 에너지를 함께 지닌 이들은 위험한 관계를 다룬 영화에서 더욱 빛난다. 칼럼 터너에겐 <리빙보이 인 뉴욕>의 토마스가 딱 그런 캐릭터다. 뉴요커 토마스는 우연히 아버지가 매혹적인 젊은 여성 조한나(케이트 베킨세일)와 불륜 관계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조한나에게 접근하는 토마스
<리빙보이 인 뉴욕> 칼럼 터너 - 소년과 남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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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딱히 기분 좋은 일도 없고, 한동안 한국과 미국의 야구에 빠져 지냈기에 야구 얘기나 해보려 한다. 먼저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창단 55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전해지지 않을 축하인사부터 보낸다. 애스트로스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보이후드>(2014)를 보면서였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고향이 휴스턴이고 또한 애스트로스의 팬이었기에, 영화 속 아버지(에단 호크) 또한 자식들과 경기장을 찾은 장면에서 거의 PPL을 하듯 애스트로스를 찬양했다. 실제 링클레이터는 야구선수가 꿈이었지만 부상을 당하면서 더이상 야구를 하지 못한 개인적인 기억이 있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리처드 링클레이터: 꿈의 연대기>(2016)나 자신이 직접 연출한 <에브리바디 원츠 썸!!>(2016)에 잘 담겨 있다.
아무튼 과거 실제 현장에서 촬영한 <보이후드>에서 그들은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가 마운드에 섰던 경기를 지켜
[주성철 편집장]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우승, <보이후드>와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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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수박
임순례 감독의 신작 <리틀 포레스트>(배급 메가박스(주)플러스엠)가 10월 24일 촬영을 끝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도시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김태리)이 사계절의 자연 속에서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그리고 직접 만든 음식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드라마다. 2018년 개봉예정.
한국영화아카데미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신인감독들의 장편 데뷔작 3편을 공개하는 ‘KAFA FILMS 2017’이 11월 22일까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부산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CGV아트하우스
‘프렌치 시네마 투어 2017’ 기획전이 11월 16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국내 미개봉 프랑스영화 10편이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천안·분당 등 7개 도시의 CGV아트하우스에서 상영된다. <백 투 버건디> <렛더 선샤인 인>
‘프렌치 시네마 투어 2017’ 기획전, 11월 16일부터 29일까지 개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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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의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CJ E&M의 ‘좌경화’를 지적하며 ‘과도한 사업 확장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청와대에) 건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30일(월) 국정원 개혁위가 발표한 ‘적폐청산 T/F의 블랙리스트 작성 관여 사건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8월 27일 국정원은 ‘CJ의 좌편향 문화사업 확장 및 인물 영입 여론’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보고서를 통해 CJ E&M이 투자·배급한 영화를 다음과 같이 바라보았다. △<살인의 추억> <공공의 적> <도가니> 등은 공무원·경찰을 부패·무능한 비리집단으로 묘사해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을 주입하였고, △<공동경비구역 JSA> <베를린>이 북한의 군인·첩보원 등을 동지·착한 친구로 묘사해 종북(從北) 세력을 친근한 이미지로 오도하고, △<설국열차>는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사회 저항 운동을 부추기며, △천만 관객이 관람한 &
국정원, CJ E&M 직접 관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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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았고, 거짓말이길 바랐다. 지난 10월 30일 배우 김주혁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5살. 그와 함께 작품을 했던 동료들은 물론 영화계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극장 개봉을 앞두고 각종 행사를 준비했던 작품들이 추모의 의미로 연이어 일정을 취소했다.
먼저 10월 30일 저녁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부라더>의 VIP 시사회 레드카펫 및 포토월 행사, 무대인사가 취소됐다. 같은 날 CGV왕십리에서 열린 <침묵> CGV 스타 라이브톡은 원래 네이버 브이앱으로 생중계될 예정이었지만 중계를 취소하기로 했다. <침묵>의 주연배우 최민식은 현장에서 “우리가 참 아끼는 후배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운명했다. 오늘 이 행사를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아무쪼록 우리의 소중했던 배우 김주혁을 추모하는 자리로 같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행사 시작에 앞서 추모의 뜻을 전했다. 같은 날 서울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아름다운
김주혁 타계, 영화계 행사 취소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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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죽음 뒤 살아돌아온 자, 희생부활자(Resurrected Victims, RV). ‘인체는 80%의 물로 구성되어 있어, RV들이 등장할 때는 비를 수반한다’는 설정이 있었다. 즉,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로 억울하게 죽은 엄마 명숙(김해숙)이 나타날 때면 비가 내려야 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님께 비 신은 좀 줄이자. 부담스럽다고 했다. 근데 그건 도저히 못 버리시겠다”고 하더라.
김성환 촬영감독의 숙제는 과연 그 많은 비를 어떻게 영화에 담아내느냐로 귀결됐다. “양수리 주차장에서 촬영 전 비 테스트를 했다. 다양한 변수에서 비가 어떻게 화면에 구현되는지 실험했다.” 김성환 촬영감독이 레퍼런스로 삼은 것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세븐>(1995)이었다. “비가 내리는데 차 안에 빛이 들어온다. 그 장면 구현을 많이 연구했다.” 죽은 자가 살아돌아온다는 판타지적 요소를 촬영으로 구현하는 것도 숙제였다. 특히 엄마가 살아돌아온 첫 장면에 현실성을 주는 것도
<희생부활자> 김성환 촬영감독 - 비와 빛의 활용이 주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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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블레이드 러너>(1982)의 1992년 감독판과 2007년 파이널컷보다 최초 극장 개봉 버전을 더 좋아한다. 해리슨 포드 스스로 계약 때문에 군더더기만 붙이는 짓인 줄 알면서도 할 수 없이 녹음했다는, 무성의하지만 친절한 내레이션이 있는 그 판본. 감독판과 파이널 컷에서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레이첼(숀 영)과 함께 달아나기로 결심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뚝 끝내버린 결말은 리들리 스콧 옹이 스스로 위대한 작가임을 애써 재확인받으려는 듯 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화란 감독 뜻대로 되기는 어려운 예술이고, 나는 그 고통이 담긴 만신창이 버전에 더 마음이 간다. 이후 작품마다 2차 매체에서 온갖 판본을 재생산하는 스콧 옹의 결정판 집착은 서글프다.
뉴 비디오 프로덕션에서 출시한 VHS 비디오 제목, <서기 2019년>으로 영화를 처음 본 이후 내게 작품의 최종 결정판은 오직 하나였다. <샤이닝>의 자투리 필름에서 얻어온 대자연의 풍광이 펼쳐지면서
리들리 스콧 <블레이드 러너>와 드니 빌뇌브 <블레이드 러너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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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길을 걷다 갑자기 떠올라 디스트로이어의 2015년 앨범 《Poison Seasons》를 플레이하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과연, 밴드 이름과는 상반된 섬세한 결의 사운드가 울려퍼지자마자 나는 이 음반이 걸작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디스트로이어는 캐나다에서 결성된 록 밴드. 그들에 관한 또 다른 글을 이 지면을 통해 쓴 적 있지만, 이렇게 다시금 호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새 앨범 《ken》(2017)이 막 발매되었는데, 이 또한 환상적인 음악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ken》의 전체적인 기조는 《Poison Seasons》와는 조금 다르다. 《Poison Seasons》가 서정적이면서도 시네마틱했다면, 《ken》은 몽롱하고, 꿈결 같은 사운드와 록, 그리고 신스 팝 사이를 오고 간다. 광활하고, 다채롭다. 요즘 날씨에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받아들여도 좋겠다. 한곡만 추천해야 한다면 <Tinselton Swimming in Blood>를 선택할 듯
[마감인간의 music] 디스트로이어 《Poison Seasons》, 더욱 선명하게, 디스트로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