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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셋쨋주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이미 정해진 분위기다. DC코믹스의 야심작 <저스티스 리그>의 공개로 떠들썩할 극장가에서, 자칫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작품들이 있다. 제작 및 각본을 맡은 <동주>(2015)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후 신연식 감독이 자신의 연출작으로 돌아왔다. <로마서 8:37>은 예술과 구원의 테마를 상징적으로 다뤄왔던 그가 노골적인 기독교영화를 표방하며 만든 작품이다. 작은 규모로 거시적인 이슈를, 주목할 만한 미학적 성취까지 일궈내며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준 <10분>(2013)의 이용승 감독은 두 번째 장편영화 <7호실>로 관객을 찾는다. 두 감독을 각각 만나 신작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주목해야 할 두편의 한국영화 - <로마서 8:37> <7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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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랑스영화는 2억천만명을 웃도는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지난 1966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올해 역시 극장가에서 유의미한 흥행 성적을 기록한 영화 중 자국영화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10월 극장가에 걸린 프랑스영화는 모두 31편이고, 10월 마지막주 박스오피스 톱10 작품 중 6편이 자국영화일 정도다. 현재 프랑스 극장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은 프랑스인들의 구미에 맞는 코미디나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타렉 부달리 감독의 <친구야 결혼하자>는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왔다가 불법 체류자가 된 튀니지 남학생이 프랑스에 체류하려고 가장 친한 동성 친구와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저예산 코미디영화다. 3위를 차지한 프랑스영화 <천국이여 안녕>은 감독 겸 배우 알베르 뒤퐁텔이 2013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피에르 르메트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차 세계
[파리] 프랑스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6개가 자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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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첫 문단에서부터 <침묵>의 스포일러로 가득합니다.
<침묵>(2017)에서 가장 민감한 장면에서부터 이 글을 시작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어쩌면 <침묵>은 진실에 관한 영화라기보다는 인물의 진심을 관객에게 설득하는 영화다. 그것이 죽은 유나(이하늬)가 ‘괜찮아’라고 말하는 임태산(최민식)의 판타지가 정지우 감독에게 필요했던 이유다. 장영엽 기자가 인터뷰에서 지적했듯이(<씨네21> 1128호 정지우 감독 인터뷰), 이 장면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다시 한번 유린한다고 느껴질 수 있는 ‘윤리적 불편함’이 내재해 있는 게 사실이다. 만약 이 장면에 불편함을 느꼈다면, 정지우의, 또는 임태산의 진심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아슬아슬한 장면에 설득당한 관객임을 고백해야겠다. 이 글은 내가 설득당한 임태산과 정지우의 진심에 대한 것이다.
침묵을 설득하는 최민식의 마술
결론부터 말하자면, <
<침묵>에서 사실의 조작이 진심을 증명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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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잡는다>
제작 (주)AD406, 씨네주(유) / 감독 김홍선 / 출연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 배종옥, 김혜인, 조달환 / 배급 NEW / 개봉 11월 29일
나이 먹었다고 감동의 휴먼 드라마만 찍을쏘냐. <반드시 잡는다>는 팔팔한 청춘이 아니어서 더이상 활약이 불가능할 거라고 믿는 노인들. 그들이 펼치는 본격 액션 활극이다. 이제 남은 인생 평탄한 드라마만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두 남자. 지방 소도시 아리동 최고의 터줏대감 심덕수(백윤식), 그리고 전직 형사이자 맨션 세입자인 박평달(성동일). 두 남자에게 어느 날 ‘독하디독한’사건이 찾아온다. 30년 전 해결하지 못한 장기 미제사건과 동일한 수법으로 또다시 일어난 살인사건. 작은 마을을 혼돈 속에 빠뜨린 충격적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덕수와 평달이 뭉쳤다. 비록 액션의 동작은 한 템포 굼뜨지만 사건을 향한 촉과 감만큼은 누구보다도 발달한 두 사람. 이들이 전력을 다해 파헤치는 아리연립맨션
[Coming Soon] <반드시 잡는다>, 백윤식과 성동일의 전무후무 콤비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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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먼저, 아우 먼저 챙기는 모습이 우애 좋은 형제 같다. 배성우는 말수 적은 안세하가 한마디라도 더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안세하는 선배 배성우가 하는 말을 경청한다. 충무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배성우와 달리 여러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서사를 이끌어간 영화가 이번이 처음인 안세하는 촬영현장에서 배성우가 많이 챙겨줬다고 고백했다. “남자배우 중에서 막내고, 숫기가 없어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만큼 조심스러웠는데 선배(배성우) 옆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웃게 된다. 덕분에 긴장하지 않은 채 곧바로 슛에 들어갈 수 있어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게 안세하의 회상이다.
<꾼>에서 배성우, 안세하가 각각 연기한 고석동과 김 과장은 한배를 탄 사기꾼들이다. 춘자(나나)와 함께 박희수 검사(유지태)의 비선 수사팀에 소속된 둘은 박 검사의 지시를 받으며 사기꾼 장두칠을 추적한다. 고석동은 말로 상대의 혼을 쏙 빼놓는 데 일가견이 있고, 박 검사의 손발이 되어
<꾼> 배성우·안세하 - 호흡이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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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에게도 진심이라는 게 있을까. 적도 아군도 없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영화 <꾼>에서 겉 다르고 속 다른 동상이몽 로맨스를 담당한 커플이 있다.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 지성(현빈)은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을 잡기 위해 사기꾼들의 협력을 빌린다. 각자의 개성과 역할로 판을 짜는 사기꾼 중에서도 단연 이목을 사로잡는 건 빼어난 미모로 상대를 홀리는 춘자(나나)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유혹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그녀에게 떨어진 미션은 잠적한 장두칠의 오른팔 곽승건(박성웅)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배우의 타고난 매력이 동반되어야 관객을 설득할 수 있는 역할인데 그런 의미에서 춘자 역을 맡은 배우 나나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캐스팅이다. “춘자는 미모에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고 그걸 무기로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미모로 현혹시키고 빠른 손놀림으로 임무를 완수한다.”
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로펌의 조사원 김단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바
<꾼> 박성웅·나나 - 동상이몽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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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날 현빈은 고인이 된 김주혁의 빈소를 늦게까지 지켰다. 전작 <공조>(2016)와 현재 촬영 중인 <창궐>에 함께 출연한 사이라 슬픔은 컸다. 벌겋게 충혈된 눈이 슬픔의 크기를 짐작게 했다. 유지태는 그런 현빈의 옆에서 조곤조곤 말을 걸며 기운을 북돋았다. “<꾼>은 케미스트리가 좋은 영화다. 캐릭터들이 부딪혔을 때의 재미, 배우들의 호흡을 기대해도 좋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격려와 칭찬이 넘친 현장이었다.” 유지태의 이 말은, 이날의 길지 않은 인터뷰 자리에서도 증명됐다.
<꾼>은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들의 이야기다. 사기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지성과 장두칠 사건 담당 검사였던 박희수는 장두칠을 잡기 위해 손을 잡는다. 지능형 사기꾼으로 변신한 현빈은 지성이 “유연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꾼>은 소소한 반전부터 큰 반전까지, 반전이 흥미로운 영화다. 지성 캐릭터 역시 상황에 따라 유연하
<꾼> 현빈·유지태 - 반전의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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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때문에 설명하기가 어렵다. (웃음)” <꾼>에서 사람 마음을 속이는 데 능수능란한 배우들이 스포일러 지뢰 앞에서 쩔쩔맨다. 이 영화는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 지성(현빈)이 박희수 검사(유지태)와 그의 비선 수사팀과 함께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을 쫓는 이야기다. 강력한 반전을 노리기보다는 서사가 전환되는 지점마다 크고 작은 반전들이 도사리고 있는 까닭에 기자들은 하나라도 더 캐물으려 했고, 배우들은 반전의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은 빙빙 돌려 말했다. 다음장부터 현빈·유지태·배성우·박성웅·나나·안세하와 치열하게 주고받은 ‘밀당’을 전한다.
<꾼> 현빈·유지태·배성우·박성웅·나나·안세하 - 영화꾼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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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 출연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배리 케오간
유능한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파렐)은 동료 의사 안나(니콜 키드먼)와 결혼해 가정을 이룬다. 그의 일상은 아버지가 없는 16살의 소년, 마틴(배리 케오간)과의 만남으로 변화를 겪는다. 스티븐이 마틴을 가족에게 소개한 날 이후 영화는 변모한다. <더 랍스터>(2015)를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으로, 2017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7.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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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멀리건이 페미니스트 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연기한다.
<언 언 시빌 워>는 남녀평등 헌법수정안(ERA) 비준을 위해 싸웠던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비롯한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ERA는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시민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법으로, 1972년 상원의 승인을 받았으나 법제화되는 데 난항을 겪었다. 디 리스 감독이 연출한다.
-러셀 크로, 니콜라스 홀트, 조지 매케이가 <트루 히스토리 오브 더 켈리 갱>에 캐스팅됐다.
부커상을 수상했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세계 최고의 무법자 중 하나인 네드 켈리와 그가 성장한 식민 황무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조지 매케이가 네드 켈리를 연기하고, <어쌔신 크리드>의 저스틴 커젤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마크 스트롱이 DC 코믹스 <샤잠!>의 빌런 닥터 사바라를 맡는다.
그는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에서 빌런 시네스트로를 연기한 적
캐리 멀리건, 페미니스트 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 연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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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해피 데스데이> 출연료를 깎자뇨?
[정훈이 만화] <해피 데스데이> 출연료를 깎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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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재미를 잃는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은데,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여전히 미취학 아동 때 그림책 읽던 것처럼 책을 좋아하고 쉽게 빠져든다. ‘센’ 소설을 읽으면 바로 그날 밤 꿈에 반영된다는 말이다. 마리 유키코의 <갱년기 소녀>를 읽고 나서 밤새 꿈속에서 나는 소설 등장인물 중 하나가 되었는데, 소설 내용으로 꾼 꿈의 감정적 지저분함으로 따지면 역대급이었다. 바로 이게 ‘이야미스’다. 싫다는 뜻의 ‘이야다’(いやだ)와 미스터리의 합성어인 ‘이야미스’는 그야말로 읽고난 뒤 뒷맛이 더러운 특징을 지닌다. 고전 미스터리들이 퍼즐 풀이의 깔끔함을, 인간 지성의 승리를 맛보게 한다면, 이야미스는 사건이 해결되거나 전모가 밝혀진 뒤에도 음습한 기운이 가시지 않는다. 그게 특장점. <고백>의 미나토 가나에, <유리고코로>의 누마타 마호카루, 그리고 <여자친구> <갱년기 소녀>의 마리 유키코가 쓰는 작품들이 이야미스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갱년기 소녀>, 끔찍한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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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들의 TV드라마 제작 진출은 사실 어제오늘 일어난 신기한 일은 아니다. 수많은 감독들이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작업해왔는데 최근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의 스트리밍 업체들이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영화감독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졌다. 여기에 가세해 최근 애플TV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영입해 <어메이징 스토리> 제작을 발표했다. 1980년대 미국 <NBC>에서 방영된 <어메이징 스토리>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애플은 여기에 5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리즈 위더스푼, 제니퍼 애니스톤 주연의 드라마도 준비 중이라고 발표해 드라마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마틴 스코시즈 감독을 영입해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와 거의 20여년 만에 재회하는 <아이리시맨>을 제작 중이다. 1975년을 배경으로 전미트럭운송조합 소속인 지미 호파(알 파치노)의 실종, 살인사건
[TV시리즈⑩] 방영 앞둔 신작들: 왕가위 <통 워즈>, 박찬욱 <더 리틀 드러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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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 Crisis in Six Scene
감독·각본 우디 앨런 / 출연 우디 앨런, 마일리 사이러스, 일레인 메이, 존 마가로, 레이첼 브로스나한 / 미국 내 방영 아마존 프라임
영화감독 우디 앨런이 각본, 연출, 출연까지 도맡은, 그의 첫 TV시리즈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의 제작이 결정된 2015년 초반부터 미디어는 우디 앨런이라는 아이콘을 TV시리즈의 세계로 불러들인 아마존 스튜디오의 야심찬 행보를 전하느라 바빴다. 정작 당시의 앨런은 “나는 이 작품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고, 또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로이 프라이스(아마존 스튜디오 부사장.-편집자)는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남겼을 뿐이다. 그는 그저 아마존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고 그걸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2016년 9월,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에피소드 6편을 모두 공개한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은, 베트
[TV시리즈⑨] 우디 앨런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 - 올드스쿨 코미디 올드스쿨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