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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노아 바움백 감독의 영화를 ‘걸작’이라고 부르고 싶어지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아이리시맨>에 이은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대 기대작이었던 <결혼 이야기>는 그래서 감탄과 반성을 동시에 자아내는 마스터피스다. 무척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장면을 해체하면, 그 안에 정교하고 치밀한 구조도가 숨어 있는 경지로 노아 바움백이 나아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아트하우스 영화의 화신이 되어가고 있는 배우 애덤 드라이버와 필모그래피 내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스칼렛 요한슨의 만남이 <결혼 이야기> 관람을 생생한 흥분으로 이끈다. 가족과 결혼이라는 테마를 반복하고 변주해온 바움백은 스스로 어떻게 진화했나. 그리고 <결혼 이야기>는 과거의 영화 유산으로부터 어떤 영감을 받았나. 11월 27일 한국 극장에서 개봉한 뒤 12월 넷플릭스에서 릴리스되는 <결혼 이야기>의 매력과 모티브를 정리해봤다.
<결혼 이야기>는 사실 이혼
노아 바움백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결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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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연구자가 대학교수직을 그만두며 쓴 <대학을 떠나며>라는 칼럼이 화제였다. 대학이 성과 중심의 신자유주의 체제에 흡수되면서, 교수/연구자의 본업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무익·무능하게 됐는지를 신랄하고도 아프게 고발하는 글이었다. 10여년에 걸쳐 대학원을 졸업하고, 때때로 강사 생활을 전전하며 수료생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나 역시 익히 듣고 경험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내가 그 ‘퇴직’의 의미와 무게를 다 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대학 연구소 정규직 교수의 연봉이 얼마인지, 받는 혜택은 뭔지, 얼마나 많은 행정 업무를 도맡고, 얼마나 많은 논문들을 써내야 하는지 나는 잘 알지 못한다. 그만큼 같은 업계에 있더라도 학생, 시간강사, 정규직 교수간의 벽은 높고 두텁다.
그럼에도 그 글은 그간 내 주변에서 학계를 떠난 사람들이 남긴 말과 자리를 떠올리게 했다. 사실, 대학원 동료부터 존경하는 선생님, 글로만 접한 학자들까지 연구자들이 업계를 떠나는 장면을 심심찮게 봐왔
“지키고 싶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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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7일 제1회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는 마케도니아영화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는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했다. 인문대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한 30대 초반의 페트루냐는 면접에서 성추행과 조롱을 겪고 귀가하던 길에, 신년 축일 행사로 사제가 강에 던진 십자가를 일등으로 건져올린다. 관습적으로 남성만 참여하던 축제의 성물을 막상 여성이 차지하자 남자들은 페트루냐를 ‘창녀’라 욕하고, 교회와 경찰은 페트루냐를 연행하나 처벌 근거가 없어 어쩔 줄 모른다. 어머니는 딸을 지지하긴커녕 고발하고, 여성 기자는 이 기회에 여론을 환기하려고 열심이다. 그 와중에 경찰서에 갇힌 이틀 동안 페트루냐는 자신의 충동과 고집의 실체가 무엇인지 점점 깨닫게 된다. 성차별을 지속시키는 권력의 종류와 작동 방식을 드러내려는 포부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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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이리시맨> 시사를 보러 가는 길에 내게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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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를 보면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에 대한 표준적인 평가와는 무관한 생각이다. 특별히 제목에 ‘아이’라는 단어가 명시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구체적으로는 신카이가 전작에 이어 버려진 아이들을 스크린에 들여온다는 점에 이끌렸다. <너의 이름은.>에서 어머니가 없는 가족의 형태로 예고되었던 미묘한 고아의식은 이 영화에서 부모로부터 방치된 아이, 버려지거나 갈 곳을 잃은 아이들의 모습으로 전면에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은 도피와 순응이라는 두 가지 갈림길에서 선택해야 한다. 이야기상의 불가피한 결과였다면 이는 흥미롭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영화는 어른의 규칙에 진입하기 전 단계의 아이들이 교환하는 감정과 행동에 주목한다. 서둘러 말하자면, <날씨의 아이>는 버려진 아이와 괴물이 된 아이가 만나고 헤어지고, 재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계의 빈틈을 응시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다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의 연장선에서 생각하는 <날씨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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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덕재(김명국). 바쁜 생활 속에 문득 돌아보니 회사에서는 실적 못 올려 핀잔 듣는 구성원, 집에 오면 아내와 딸과 대화 한마디 못하는 무능한 가장이다. 축 처진 어깨를 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덕재가 도착한 곳은 ‘하와이 클럽’. 성소수자들의 아지트이자 여장을 한 남성들이 찾는 이곳은, 덕재의 회사 직원들에게도 기피의 대상이다. 영업 실적 때문에 할 수 없이 이곳을 찾은 덕재는, 그들처럼 여장을 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고, 또 자신 안에 숨어 있던 재능과 자존감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아빠는 예쁘다>는 자존감을 잃은 남성들이 스트립쇼를 하며 에너지를 찾아가는 <풀 몬티>와 비슷한 구조를 띠는 영화다. 다른 곳에서 무능력했던 덕재는, 하와이 클럽에서만큼은 ‘제법 잘 어울리는데요’, ‘잘하는데요’라는 격려를 들으며, 자신이 그동안 많이 고독했다는 걸 깨닫는다. 그 곳에서 만난 하와이 클럽을 운영하는 매니저 승준(백서빈)은 겉으로는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비
<아빠는 예쁘다> 누구 한명이 힘들다고 말하기보다 소통의 부재를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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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 스트리트의 상류층들이 즐겨 찾는 스트립 클럽의 댄서 데스티니(콘스탄스 우)의 생활은 녹록지 않다. 운 좋게 팁을 받더라도 클럽에 떼이기 마련이고, 할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애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용기를 내 클럽의 리더 격인 최고의 댄서 라모나(제니퍼 로페즈)를 찾은 데스티니는 폴댄스를 추는 방법부터 각종 인기 비결을 전수받고자한다. 급격히 가까워진 두 사람은 어느덧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클럽을 휘젓는다. 하지만 이도 잠시, 2008년 9월 미국 전역을 덮친 최악의 금융위기는 클럽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후 각자의 길을 걸으며 자연스레 연락이 끊어졌다 재회하게 된 두 사람.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멤버들을 모으고, 클럽을 찾지 않는 손님들을 직접 찾아가며 불법적인 방식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금융위기로 서민들을 거리로 나앉게 만든 월 스트리트의 사기꾼들을 응징한다는 적절한 명목도 갖추고 있다. <허슬러>의 가장 큰 미덕은 개성 넘치고 입체적인
<허슬러> 월 스트리트의 사기꾼들을 응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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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와 네덜란드 국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바흐테베커.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 모인 10대들의 하루하루는 무료함으로 가득 차 있다. 8명의 친구들은 일상의 지루함을 깨기 위해 장난이라는 이름하에 짓궂은 행동을 일삼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크고 짜릿한 자극을 탐하던 이들은 결국 무모하고 폭력적으로 변모한다. 적정 수위를 넘어가던 부도덕한 행위는 동물 학대, 협박, 갈취, 포르노, 성매매 등의 범죄로까지 번진다. 결국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이들은 법정에 서게 된다. <위!>는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범죄를 다루는 영화다. 다만 그간의 영화적 관습에서 벗어나 탐욕과 폭력의 소용돌이에 빠진 아이들의 심리묘사에 집중한다. 시몬, 룻, 리즐, 토마스라는 네개의 장으로 구성된 영화는 각 인물의 증언을 듣는 플래시백 구조를 취한다. 사건을 대하는 네 인물의 관점은 조금씩 다르고, 각자의 입장에서 그해 여름을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마을의 어른들 역시 얼마나 쉽
<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범죄를 다루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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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그레이스>는 1972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 템플침례교회에서 진행된 어리사 프랭클린의 전설적인 가스펠 녹음 현장이자 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화다. 이틀 밤의 실황을 녹음한 음반은 미국에서만 200만장 이상이 판매되며,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가스펠 앨범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영화사 워너브러더스는 녹음 현장을 촬영하기 위해 시드니 폴락을 기용했으나, 당시에는 영화로 공개되지 못했다. 현장의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를 담는 과정의 한계 때문이었다. 이후 앨런 엘리엇 감독이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2018년이 되어서야 대중에게 첫선을 보일 수 있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에 등장하는 가스펠 중 단연 돋보이는 곡은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Amazing Grace>다. 폭발적인 목소리의 어리사 프랭클린을 필두로 서던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합창단, 교회를 가득 메운 청중이 함께 호흡하며 <Amazing Grace>를 부르는 모습은 깊은 환희를
<어메이징 그레이스> 어리사 프랭클린의 전설적인 가스펠 녹음 현장이자 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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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대학을 다니던 상곤(천정명)은 친한 형의 제안으로 건달 세계에 진입하게 된다. 그는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이게 되고 이후 조직에 깊이 가담해 전라도파 행동대장이 된다. 상곤은 믿었던 보스가 공금을 빼돌리며 조직을 배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후 선배를 끌어내리고 보스 자리에 오른다. 영화는 상곤이 보스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음모에 휘말려 교도소에 가게 되면서 ‘얼굴 없는 보스’로 조직원들을 건사하고 의리를 지키는 과정을 따라간다. 폼생폼사, 건달의 낭만과 멋에 취한 남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형제의 의리, 사랑하는 가족과 여자를 위한 남자의 순정, 비정한 건달의 숙명 등 갱스터 누아르의 관습을 이식해 구호처럼 외치는 영화다. 조직 내에 팽배한 정치 갈등이나 금전 사기, 상곤의 주변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신변의 위협 등 스토리를 견인하는 갈등은 대개 표면에서 공허하게 맴돌다 증발하고 만다.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까닭도 있지만, 근본적으
<얼굴없는 보스> 갱스터 누아르의 관습을 이식해 구호처럼 외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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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의 공연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주호 감독은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성공적인 공연 이후 이들의 미래가 이들의 음악처럼 흥겹고 화창하리라 예상하며 카메라를 들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해외 활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자극을 받으려는 이들의 시도는 생각만큼 쉽지 않고, 약속한 2집 앨범 발매는 계속 연기된다. 미래를 고민하기보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급해 보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그 과정에서 인디음악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의 곰사장과 밴드의 리더 나잠수와 다른 멤버들간의 의견 차이마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생각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숱한 밤들이 그렇게 흘러간다.
<수퍼 디스코>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음악다큐멘터리다. 나잠수, JJ 핫산, 김간지, 지, 홍기로 이루어진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한국에서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디스코음악을 선보이겠다는 포부와 자신들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수퍼 디스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음악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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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9월 8일, 김대중은 1971년 이후 16년 만에 광주를 찾았다. 그사이 군사정부로부터 5번의 죽을 고비, 6년의 감옥 생활, 55차례의 가택연금, 777일의 망명 생활 등 온갖 고초를 겪었다. 광주 시민 수십만명이 그를 보기 위해 광주역으로, 수만여명이 그가 가장 먼저 들른 망월묘역으로 몰려들었다. 광주민주화운동 열사들이 잠든 그곳에서 김대중은 자신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광주 시민들을 보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이 장면으로 시작되는 <행동하는 양심 김대중>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다큐멘터리다. 앞서 언급한 광주 방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정치인 김대중은 유독 눈물이 많았다. 대통령 취임식 때 그는 “우리는,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과…”라고 취임사를 말하다가 울컥했는지 말을 잠깐 잇지 못하고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1973년 박정희 독재 정부가 김대중을 일본 도쿄에서 납치해 바다에 빠뜨리기 직전에 극적
<행동하는 양심 김대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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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집의 계약이 끝나 새집을 구해야 하는데 신문사 편집기자인 은서(이유영)는 쉽사리 새집에 마음을 내어주지 않으려 한다. 이곳도 저곳도 다 내 집이 아닌 것 같아 결국 임시거처가 필요해진 그녀는 아빠 진철(강신일)이 홀로 살고 있는 인천의 고향집에서 잠시 머물기로 한다. 재혼 후 제주도에서 행복한 신혼을 즐기는 엄마(서영화)와 육아로 바쁜 언니는 진철과 소원한 지 오래. 영화는 집을 매개로 물리적 거리를 좁힌 부녀가 자연스레 마음의 온기까지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집 이야기>는 오래된 집의 구석구석처럼 디테일로 가득 찬 영화다. 재회한 가족 구성원이 오랜 갈등과 상처를 다시 마주보게 되는 가족드라마 장르가 더이상 새로워지기는 어렵다는 예상 속에서도 영화가 뚝심을 잃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평생 24시간 출장 열쇠 일을 해온 진철을 중심으로 열쇠와 문고리, 창문과 달력 등 안락한 보금자리를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릴 상징과 소품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집 이야기> 오래된 집의 구석구석처럼 디테일로 가득 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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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카야 스코델라리오)는 기본적인 재능은 있지만 실전에서는 매번 3등 안에 들지 못해 자신감이 추락한 수영선수다. 그는 허리케인 웬디가 상륙한 후 연락이 두절된 아버지 데이브(배리 페퍼)를 찾기 위해 폭풍우를 뚫고 과거에 살던 집을 찾는다. 지하실에서 누군가에게 습격당한 후 쓰러진 아버지를 발견해 끌고 나오던 찰나, 집 근처 악어농장에서 뛰쳐나온 악어들이 나타난다. 주인공 부녀, 그리고 모두가 대피한 마을에 남아 있던 반려견 슈가는 무사히 마을을 탈출할 수 있을까.
짧은 러닝타임에 핵심만을 남긴 오락영화다. 한정적인 공간에서 악어와의 사투만으로 승부를 보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재난물이지만, 내용물을 알차게 채웠다. 기본적으로 수중 밖 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잘 보는 악어의 습성이 주는 서스펜스가 효과적이다. 컴컴한 지하실에서의 밀실 호러가 물이 차오른 후에는 수중 액션으로 변모하다가, 막판에는 쓰나미 재난영화의 색깔을 띠는데 전환도 매끄럽고 속도감도 느껴진
<크롤> 한정적인 공간에서 악어와의 사투만으로 승부를 보는 재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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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변 아스팔트에 못을 박아 타이어를 펑크낸 후 자신의 카센터로 유인한 부부가 있습니다. 상습적인 범행의 이유는 가난이었습니다.’ 아마 <카센타>의 이야기가 뉴스에 소개된다면 이 한줄로 정리될 것이다. 한달에 20만원도 못 벌어 입에 겨우 풀칠하는 대흥카센터 재구(박용우), 순영(조은지) 부부. 그러나 카센터마저 곧 내줘야 할 처지에 몰린 재구는 아스팔트에 못을 박아 ‘빵꾸’난 차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다. 타이어 두짝 가는 데 ‘260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바가지요금을 청구하면서도 그는 부자들의 돈을 뜯어내는 거라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카센타>는 뾰족한 못 하나가 만든,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이 사회의 ‘구멍’에 대한 이야기다. 마음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손가락질당하는 재구와 순영에게 ‘돈’은 이 모든 걸 일거에 만회할 유일한 패스다. 영화는 ‘한번 해볼까’ 하는 초기 범행 순간을 지나 점차 굳은살이 박여 갈수록 대
<카센타> 이 사회의 ‘구멍’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