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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독제에선 개인의 내밀한 서사를 다룬 영화부터 사회적 담론과 장르적 실험을 이끌어낸 작품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을 선보였다. 올 한해에만 1805편이 출품됐는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01편이 늘어난 수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출품된 장편이 215편에 이른다는 것이다. 2025년 서독제 보도자료집에 따르면 2021~25년 사이 출품된 장편영화 수는 고르게 상승세를 그리고 있었지만 200편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업영화 제작이 위축되면서 연출자들의 새로운 창작의 통로이자 실험의 장으로 독립영화가 기능하고 있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독립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은 여전하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또한 ‘독립영화 매칭 프로젝트: 넥스트링크’ 등 영화제가 영화를 상영 할 첫 관문이자 유통 창구로서 기능한다는 구조적 변화의 영향 또한 적지 않다.
최종 상영작으로 선정된 43편의 장편은 주제 및 장르 면에서도 예년과 차이를 보인다. 2024년 장편부문에선 다큐멘터리가 강세였지만
[기획] 2025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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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가 11월27일부터 12월5일까지 총 9일간 열렸다. 지난해, 내년도 예산 전액 삭감이란 위기와 맞부딪혔으나 4억원의 예산이 복원된 뒤 서독제는 영화와 관객과 창작자의 교류의 장이라는 영화제의 의의를 올해 더욱 공고히 했다. 총 127편(개막작 및 특별전, 해외초청 제외)을 상영한 제51회 서독제의 경향을 짚는 기사와 이번 해에 새로 취임한 모은영 서독제 집행위원장이 그리는 청사진을 담은 인터뷰를 전한다. 한일 합작영화의 가능성과 일본 독립영화의 돌파구를 확인한 ‘서울독립영화제 해외 교류 프로젝트: 한일 창작자 간담회’, ‘서울독립영화제 2025: 해외대담–일본 독립영화, NOW’ 현장도 함께 소개한다. 서독제에서 월드프리미어, 코리안 프리미어로 공개된 <레이의 겨울방학> 박석영 감독, <별과 모래> 감정원 감독, <지느러미> 박세영 감독, <오늘의 카레> 조미혜 감독과의 대화는
[기획] 아무것도 독립영화의 기세를 막을 수 없다,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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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일생일대의 제안을 건네는 쪽이다. <은중과 상연>에서 조력 사망의 여정을 함께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김고은이 <자백의 대가>에선 ‘내가 당신을 교도소 밖으로 나가게 해주겠다’는 카드를 꺼내 든다. 그가 분한 모은은 떠들썩한 치과의사 부부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세간의 이목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다. 그의 초점 없는 시선을 단숨에 붙든 건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윤수(전도연)다. 혐의를 부정하던 뉴스 속 여교사의 간절한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모은은 윤수에게 또박또박 전한다. ‘내가 당신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하겠다고. 대신 ‘언니는 나가서 누군가를 죽여달라’고.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태연하게 묘사하는 모은은 언론이 명명하듯 사이코패스일까. 아니면 은밀히 자신만의 과업을 수행 중인 치밀한 설계자일까. 김고은을 만나 모은이라는 수수께끼의 여자를 해독해보았다.
- <은중과 상연>을 찍고 연달아 <자백의 대가>에 들어갔다. 휴식을 미루
[인터뷰] 오히려 더 차가운 피가 돌도록, <자백의 대가> 배우 김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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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사이 우리는 배우 전도연의 손에 총칼이 들려 있는 자태에 익숙해졌다. 영화 <길복순>에서는 전문 킬러를 연기했고, <리볼버>에서는 무기를 끌어안은 채 복수에 사활을 걸었으니까. 12월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는 그 연장선상에서 볼 때 더 짜릿해진다. 이번에도 화면 속 전도연은 와인병을 내던지고, 조각칼을 휘두르지만 그 맥락은 판이하다. 자발적으로 폭력을 자행한 전작의 여자들과 달리 신작에서 전도연이 분한 윤수는 남편을 살해했다는 의혹에 억울해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는 한껏 잔혹해지기에 시청자까지 교란하는 윤수는 교도소에서 사이코패스 모은(김고은)을 만나 수의를 벗을 기회를 잡는다. 전도연은 <협녀, 칼의 기억> 이후 10년 만에 한 프레임에 들어온 후배의 도약을 체감하며 “나는 성장을 멈춘 걸까” 자문했다지만 <자백의 대가>는 증명한다.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 드라마 <인간실격&
[인터뷰] 혼란 속으로 뛰어 들어가다, <자백의 대가> 배우 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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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폐허에 통조림을 화폐 삼아 물건을 거래하는 시장이 형성된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자원을 바탕으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첫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재난영화 <콘크리트 마켓>을 연출한 홍기원 감독과의 대화는, 어떤 영화 현장은 재난 상황과 비견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여러 번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자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말이 결코 결과물에 대한 변명처럼 느껴지지 않은 것은, 영화에 그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해보려 노력한 젊은 연출가의 흔적이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 2015년 단편영화 <타이레놀>로 주목받은 뒤 곧바로 상업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큰 규모의 촬영 현장이 부담되진 않았는지.
타이슨이 한 유명한 말이 있다. 링 위에 올라가기 전까진 모두 다 거창한 계획이 있었다고. (웃음) 사실 <콘크리트 마켓>은 처음엔 2
[인터뷰] 어느 날, 지진으로 세상이 무너진다면, <콘크리트 마켓> 홍기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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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시리즈 대서사의 중핵으로 나아가는 <아바타: 불과 재>는 아름다운 해양 생태에 대한 모험과 탐험을 안내하던 전편과 달리 보다 묵직하고 차분한 무게로 이어진다. 네테이얌(제이미 플래터스)의 죽음 이후 설리(샘 워딩턴)의 가족은 운명처럼 짊어져온 갈등과 고통을 정면으로 맞닥뜨린다. 이제 판도라 세계는 다층적으로 확장되었다. 우주 행성을 식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제국주의적 태도, 나비족과 인간으로 분열된 극렬한 전투, 가족 안에서도 온전히 통합하기 어려운 서로 다른 가치관,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흡수되지 못한 스파이더(잭 챔피언)까지 모든 충돌은 결국 질문의 형태를 띠고 관객에게 사유를 자극한다. 판도라는 현실 세계의 무엇을 반영하는가. <아바타> 시리즈의 주축을 현실로 이뤄낸 제임스 캐머런에게 물었다.
- 이번 <아바타: 불과 재>에서는 바람 상인 부족, 재의 부족 등 새로운 부족이 등장한다. 이들을 고안할 때 무엇으로부터 영감
[인터뷰] 함께 공감하고 실존하는 방식의 영화 체험, <아바타: 불과 재> 제임스 캐머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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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경쾌한 작품이 이어지는 연말, 어쩐지 공중에 붕 뜬 느낌이 들 때 <허들>은 보다 차분하고 무게 있는 목소리로 현실의 중심을 잡는다. 실업팀 입단이 목표인 허들 유망주 고등학생 서연(최예빈)은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는다. 유일한 보호자의 부재. 아니, 갑작스러운 보호자 자리의 교체는 벼랑으로 내몰린 돌봄 청년의 현실을 가파르게 보여준다. 서연은 빠르게 의료지원과 복지정책을 알아보지만 어쩌다 한 항목씩 걸려서 아늑한 혜택 밖으로 쫓겨나기 일쑤다. 이제 막 스무살을 꿈꾸고 계획하던 어린 주인공의 삶은 비현실적일 만큼 절망으로 뭉개진다. 어떻게 도약할 수 있을까. 혹은 도약이란 게 가능은 할까. 여태껏 응달 아래 웅크리고 있던 이야기를 끄집어낸 <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한상욱 감독을 만났다.
- 실제 사건을 모티브 삼았다. <허들>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구체적으로 딱 한 사건으로 시작되었던 건 아니다. 가족 돌봄
[인터뷰] 불행의 연쇄작용, <허들> 한상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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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과잉수사는 사법부에 의해 제동이 걸리기라도 한다. 반면 검찰이 사건에서 손을 떼버리면 돌이킬 방법이 없다. “네 관대함은 더 더럽고 비열한 무언가를 숨기고 있어.”(<추락의 해부>) 검찰이 또 스스로 추락했다. 한국은 사람을 6시간 감금해도 범인이 국회의원이면 벌금형에 그치는 나라가 됐다. 2019년 ‘패스트트랙 사건’ 당시, 국민의힘은 폭력으로 국회 회의 진행을 방해했고 일부는 다른 당의 한 의원을 감금했다. 1심 재판은 관계자들 모두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세운 기준에 따르면 감금죄 하나만 해도 기본이 최저 ‘징역 6월’이고, 다수인이 위력을 행사한 경우는 형량이 가중된다. 그런데도 검찰은 항소를 포기해 피고인 전원의 벌금형을 굳혔다. 그 이전에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가 있었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주요 내용을 인정했다. 개발이익 4천억~5천억원을 예측했으면서도 1822억원만 공공에 배분하기로 한 업무상 배임은 물론, 사업자들이 정진상
[김수민의 클로징] 추락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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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겨울, 디저트 왕국이 위기에 빠졌다. 마녀 버니의 마법으로 산타할아버지가 인형으로 변해버리자 모두가 실의에 빠진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디저트 재료인 ‘산타의 토핑’을 구하지 못하면 세상에서 크리스마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뽀로로와 친구들은 산타를 대신해 디저트 왕국으로 떠나지만 포비와 패티마저 인형으로 변해버리고, 설상가상 닥터 초콜레오의 음모에 빠져 디저트 왕국은 온통 초콜릿에 덮여버린다. 영원한 스테디셀러이자 아이들의 친구 <뽀롱뽀롱 뽀로로>의 극장판 <뽀로로 극장판 스위트캐슬 대모험>은 시리즈 10번째 극장판 영화다. 기념비적인 10번째 모험을 위해 첫 번째 극장판이었던 2004년 <뽀로로의 대모험>을 리메이크했다. 제작사 오콘의 여러 캐릭터들이 컬래버해 출연하는 점도 재미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즐기기 충분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가족애니메이션이다.
[리뷰]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충분한 크리스마스 선물, <뽀로로 극장판 스위트캐슬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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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를 닮은 외계 생명체가 생존 환경이 파괴된 H-9 행성을 떠나 이주할 새 거주지를 탐사하다 흑산도 바다에 불시착한다. 어선에 포획된 이들은 식당을 운영하는 홍할매(김수미)의 장독에 갇혀 홍어가 될 위기에 처하고, 공연 무대를 위해 축제 행사장을 찾은 밴드와 마을 주민을 공격하며 지구를 차지하려 한다. 영화는 스스로 병맛 코미디 SF를 표방하지만, 어느 범주에서 보더라도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주연배우를 홍보하기 위한 기획 의도가 전면에 드러나는 편.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배우 김수미의 마지막 연기다. 유작이 된 이 영화에서 그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참여해 특유의 생동감을 잃지 않고 무게중심 역할을 한다. 작품의 성취와는 별개로, 평생 영화에 헌신해온 배우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한 의미를 지닌다. 배우 김수미님의 안식을 빈다.
[리뷰] 홍보의 역습, <홍어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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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10주기에 돌아보는 대통령 김영삼. 군사독재 종식과 문민정부의 출범,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청산 등 대한민국 제도의 큰 틀을 바꿨으면서도 임기 말에 닥친 IMF로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그가 이룬 주요 개혁을 챕터로 나눠 구성하고 당시의 영상과 사진, 전현직 정치인과 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개혁이 어떤 어려움 속에서 진행됐는지 보여주며 재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퇴임 후 30년 동안 잊혀진 기록을 밖으로 꺼내 다시 들여다보자는 작업. 다시는 국민이 두려움 속에 잠드는 밤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취임 연설은 45년 만에 일어난 계엄의 밤을 상기하게 만든다. 12·3 내란 사태가 일어난 지 1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남긴 시대 유산을 돌아보는 일은 오늘의 우리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개혁해나갈지 고민하는 데 의의를 둔다.
[리뷰] 국민이 두려움 속에 잠드는 밤이 다시 오지 않기를, <잊혀진 대통령: 김영삼의 개혁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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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스 가족은 각자도생 중이다. 노부부는 투병과 간병의 이중고를 겪고 있고, 큰아들 톰(라르스 아이딩거)은 문제 많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느라 바쁘다. 알코올중독과 씨름하는 막내딸 엘렌(릴리트 슈탕겐베르크)은 연락도 잘 되지 않는다. 서로를 애틋하게 여기기에는 이미 너무 다른 모습으로 생을 견디는 중인 그들은 누군가의 죽음을 계기로 잠시 스칠 뿐이다. 이처럼 <다잉>이 묘사하는 혈연은 의지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속박에 가깝다. 마티아스 글라스너 감독 또한 죽어가는 부모를 제대로 사랑할 수 없었던 자신의 마음을 탐구하듯 작품을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덕분에 이야기는 잔인하게 흘러가지만,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이 음악으로 뿜어져 나오는 장면만큼은 조심스럽게 황홀해진다. 미도 역으로 출연한 한국인 첼리스트 박새롬도 그 순간에 기여한다.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각본상) 수상작.
[리뷰] 그저 존재하는 일에도 재능이 필요하다는 설움, <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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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여관. 가만히 앉아서 연필로 글을 쓰는 여자. 그가 쓰는 것은 바로 영화 각본이다. 슬럼프에 빠진 각본가 이(심은경)는 과거의 여행을 기억하며 빈 페이지를 채워나간다. 쓰게 요시하루의 만화 <해변의 서경><눈집의 벤씨>를 원작으로 한 <여행과 나날>은 영화 속 영화라는 액자식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어느 여름날, 인적 드문 바닷가에 나온 도시 여자 나기사(가와이 유미)는 어머니의 고향을 찾은 나츠오(다카다 만사쿠)를 우연히 만난다. 이들은 발끝도 닿기 어려운 심해에서 얼굴만 동동 띄운 채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눈다. 꿈속 같기도 낮잠 같기도 한 <여행과 나날>은 겨울 속에 선 이의 모습과 여름을 채운 두 남녀의 모습으로 잔잔한 소동을 그린다. 여행의 비일상은 어떻게 언어화되는가. 아름다운 촬영과 심은경의 담백한 연기가 아름답게 뒤섞인다.
[리뷰] 미야케 쇼가 보낸 계절적 서신, 세상을 이런 눈으로 볼 수만 있다면, <여행과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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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선영(강말금)은 뇌사상태의 아버지를 돌보고 있다. 아버지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자 남동생 일회(봉태규)의 가족이 오랜만에 병원을 방문한다. 일회의 가족은 사채업자에게 쫓겨 도망다니는 중인데 와중에 착실히 공부한 조카 동호(정순범)가 의대에 합격한다. 시아버지의 부고 문자를 예약해두려던 효연(장리우)이 실수로 전송을 눌러버리고, 가족들은 동호의 등록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아버지의 장례식을 미리 치르자고 한다. 권용재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고당도>를 통해 되물림된 가족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여러 차례 가짜 장례식을 치를 때의 긴장감을 부각하여 블랙코미디물로서의 쾌감을 선사하는 한편 원망을 품고도 혈연의 끈을 쉽게 놓아버리지 못하는 인물들의 속내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관계를 물질적 가치로 재단하는 현 사회에서 가족이 지닌 의미에 관해 새롭게 묻는 작품이다.
[리뷰] 철천지원수 같아도 결국 옷깃을 붙잡고야 만다, <고당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