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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탑 메이킹 센스>가 국내에서 처음 개봉한다. 1983년 할리우드 판타지스 극장에서 열린 토킹 헤즈의 공연을 몇 차례에 걸쳐 촬영한 필름이다. 토킹 헤즈 자체 제작, 조너선 드미 연출. 40년이 흐른 지금 이 영화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건 4K 리마스터링 버전의 선명한 화질 때문만은 아니다. 뉴웨이브의 선구자 토킹 헤즈의 음악에 있는 고유성은 2025년에도 유효하다. 촘촘한 무대를 소화하는 아홉 멤버의 개성과 조화가 빛난다. 일본 전통 춤에서 영감을 받은 안무는 데이비드 번의 기묘한 존재감과 완벽히 어울린다. 카메라는 무대를 역동적으로 활보하며, 즉흥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담듯 이들을 탐색한다. 극영화에 가까운 관점으로 접근한 연출, 현장 객석과 분리된 시선을 취하는 촬영이 독특한 현장감을 부여한다. 기록된 콘서트를 시청하는 것과는 별개의 체험을 선사하는 작품.
[리뷰] ‘창의성을 증명할 필요 없는’(< Artists Only >) 이들의 협업 예술, <스탑 메이킹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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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뒤로 길구(안보현)는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아랫집에 이사 온 선지(임윤아)에게 첫눈에 반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한껏 주눅 든 길구는 그에게 쉽게 말 붙일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길구는 새벽녘에 엘리베이터에서 선지와 마주친다. 조용하던 낮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화려하게 꾸민 채 등장한 선지는 길구에게 적대심을 보이며 공격적으로 대한다. 선지의 변화에 충격을 받았음에도 길구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선지의 뒤를 좇던 길구는 선지의 아버지 장수(성동일)에게 발각되는데, 장수는 길구의 우직함을 알아본다. 그리고 밤마다 집 밖으로 나서는 선지의 보호자 역할을 해달라고 제안한다. 이유인즉 악마가 선지의 몸에 들어온 상태여서 선지가 낮에는 평범하게 생활하다가도 새벽 2시만 되면 악마가 활동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선지와 함께하며 길구는 그의 비밀에 관해 더 자세히 알게 된다.
2019년 데뷔작 <엑시
[리뷰] 선의로 완성된 구원의 서사, <악마가 이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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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DAYS>를 함께 연출한 종유석, 황재석 감독에게도 이번 영화작업은 큰 도전이었다.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프로젝트였고, 조연출들과 밤을 새우며 콘티를 그리던 날도 많았다. 미국의 길 한복판과 사막에서 ‘이게 정말 되긴 하는 걸까?’ 하고 중얼거리기도 했다.”(황재석) 그럼에도 두 감독은 아티스트를 위한 색다른 음악 로드무비를 완성해냈다. 그 여정의 무게와 치열함이 오롯이 담긴 <6DAYS>의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한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사막에서 펼쳐져야만 했던 이유
황재석 사막은 시각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강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멤버들과 미팅할 때 가장 인상 깊게 이야기한 장소이기도 해서 꼭 담고 싶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전하는 ‘공허함 속에서도 진심을 기억하고 전하는 마음’과도 잘 맞았고.
종유석 사막의 경이로움과 DAY6가 가진 열정적인 젊음을 한 화면에 담고 싶었다. 어린아이부터 중년까지 이
[인터뷰] 좋은 대화처럼, 너에게 닿기를, 종유석, 황재석 감독에게 듣는 <6DAYS>의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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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DAYS>가 여타 아티스트 주연 다큐멘터리와 다른 점은 가리키는 방향이 미래에 있다는 점이다. <6DAYS>는 얼마든지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영화다. 밴드 DAY6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으며 DAY6는 “홍대 거리에서 직접 사탕과 초콜릿을 나눠주며 한번만 공연에 와달라”고 외치던 데뷔 초를 지나 월드 투어를 도는 싱어송라이터로 도약한 굴곡진 역사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배고팠던 시절의 회고나 화려한 공연 영상으로 채워졌어도 무리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6DAYS>는 멤버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가 새로운 환경에 던져놓는다. 절벽과 사막. 안 해본 것과 예상치 못한 사건을 6일간 경험하며 멤버들은 자연스럽게 앞으로의 10년과 더 먼 미래까지 이야기한다. 낯선 영화작업이 성진, Young K, 원필, 도운에게 어떻게 남아 있을까. 네 남자의 진솔한 수다로 초대한다.
- <6DAYS>를 통해 모두 영화 연기에 도전했다.
[인터뷰] 음표로 새긴 열 발자국, <6DAYS> 성진, Young K, 원필, 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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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데뷔한 밴드 DAY6가 10주년을 기념하는 방식은 언제나처럼 팬들을 향한다. 이번엔 함께 몰입하며 연결될 수 있는 극장 경험을 마련했다. 8월13일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영화 <6DAYS>는 DAY6의 추억과 고민을 압축한 특별한 프로젝트다. 단순한 공연 실황이 아닌 6일간 미국을 여행하며 겪은 일들을 담은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DAY6의 연기까지 엿볼 수 있다. 큰 스크린으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이제 더 멀리 가보자며 서로의 어깨를 다정히 감싸는 멤버들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은 ‘My Day’ (팬덤명)에게도 선명히 기억될 것이다. 10주년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택한 DAY6를 <씨네21>이 놓칠 수 없다. 성진, Young K, 원필, 도운이 미국에서 있었던 일과 각자 마음속에 품었던 생각을 직접 들려주었다. 이어지는 <6DAYS> 공동 연출자인 종유석, 황재석 감독의 인터뷰까지 읽고 나면 DAY6의 다음 페이지를 애틋하게
[커버] DAY6, 참 대단해 - 데뷔 10주년 기념 영화 <6DAYS>로 DAY6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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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84제곱미터> <야당> <30일>, 드라마 <당신의 맛>, <오징어 게임> 시즌2, 3 등 출연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시즌2
기본적으로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좋아하는데 특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시즌1을 재밌게 봤다. 주인공인 길거리 소년 데이비드에게 과몰입했다. 시즌2 티저가 공개되어 즐겁게 기다리는 중이다.
닌텐도 스위치2
IT와 게임에 관심이 많다. 7월 중순에 일반 판매가 시작되는데 그것만 기다리고 있다(인터뷰 시점은 7월 초). 삶을 조금 더 재미있게 해주는 장치다.
걸레 슬리퍼
하루 종일 일하는 날엔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청소할 수 있게 세팅해놓고 나온다. 요즘 청소 애용품은 바닥에 부직포가 달린 걸레 슬리퍼다. 먼지, 머리카락을 아주 기막히게 잡아낸다.
과학 채널
나는 잠드는 시간이 좋다. 자연과학, 천문학 유튜브를 들으면서 잔다. 채널 <이과형&g
[LIST] 강하늘이 말하는 요즘 빠져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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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벌어진 폭탄테러로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여명이 숨졌다. 당시 바이든 미 정부는 8월31일을 철수 시한으로 두며 공수작전을 통해 테러리스트를 색출해내겠다고 선포했고,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동맹국 공관들은 미군과 협력해 자국민, 현지인 협력자, 예술인, 언론인, 인권활동가 등의 탈출 작전을 지원했다. 이들은 철군 시한 전까지 12만3천명을 대피시키는데 성공한다.
이 역사를 되짚는 두 작품이 프랑스의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동시 공략 중이다. 마르탱 부르 불롱 감독의 <13일 낮 13일 밤>과 6부작 시리즈 <카불>이 그것이다. 두편 모두 당시 프랑스 대사관에 주재한 경찰 지휘관 모하메드 비다의 자서전 <13일 낮 13일 밤>을 원작으로 삼는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삼총사> 시리즈로 유명한 마르탱 부르불롱은 자신의 시그너처인 핸드헬드 촬영 대신 고정된 카메라로 급박한 현장 상황을 건
[파리] 카불 공항 테러를 다룬 두편의 작품, <13일 낮 13일 밤>, 시리즈 <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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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길모어2>
넷플릭스 / 감독 카일 뉴어첵 / 출연 애덤 샌들러, 줄리 보언, 크리스포터 맥도널드 / 공개 7월2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계속해서 날아오는 유머 숏, 피하기 힘들다
해피 길모어(애덤 샌들러)는 이름과 달리 행복하지 않은 남자다. 최정상의 골프선수였으나 자신이 친 골프공에 맞아 아내가 죽은 뒤 삶이 멈췄다. 그는 술에 의존하며 방황하던 중 딸이 대학에 합격하자 막대한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시 골프채를 잡는다. 1996년작 <해피 길모어>가 30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해피 길모어2>는 전작의 설정과 등장인 물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B급 코미디의 요소를 더욱 강화했다. 수다스러운 말장난, 망자들의 황당한 환상 장면, 고꾸라지고 날아가는 고강도 슬랩스틱이 끝없이 이어진다. 성공한 1편의 패턴을 답습하지만 악당 캐릭터를 추가해 주인공의 인생을 몇번 더 꼬면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 무엇보다 몸도 입도 쉬지
[OTT리뷰] <해피 길모어2> <가라오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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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일 오후 4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씨네21〉 창간 30주년 특별전 ‘지극히 사적인 영화관’이 열렸다. 특별전은 3주 동안 진행되며 천우희와 이제훈, 박정민 배우가 스페셜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각자가 선정한 2000년대 이후의 한국영화를 한 차례씩 상영한다. 첫 순서는 천우희 배우다. 그녀는 손재곤 감독의 <이층의 악당>을 선정했다. 이 영화는 우울 증을 앓는 30대 여성 연주(김혜수)와 그녀에게 보물을 훔치려는 남자 창인(한석규), 한때 아역배우로 유명했으나 평범한 중학생이 된 연주의 딸성아(지우)의 앙상블이 인상적인 코미디다. 천우희 배우는 <씨네21> 김소미 기자와 함께 영화를 선정한 이유와 이 영화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천우희 배우가 <이층의 악당>을 고른 과정은 까다로웠다. “‘손병호 게임’을 하는 마음으로”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등 거장 감독의 작품들과 자신이 출연한 영화, 천만 영화, 연출자나 배우를 둘러싼 논란이
[씨네스코프] <씨네21>창간 30주년 특별전 ‘지극히 사적인 영화관’ - 천우희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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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을 대표하는 감독 바우테르 살리스가 <온 더 로드> 이후 12년 만에 장편 극영화를 선보인다. 자신의 대표작 <중앙역>의 히로인 페르난다 몬테네그로와 재회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몬테네그로가 노년이 된 주인공으로 분했고 그의 딸인 배우 페르난다 토레스가 중장년의 주인공 역을 도맡아 극 전반을 채운 신작 <아임 스틸 히어>는 작가 마르셀루 후벵스 파이바가 쓴 회고록에 바탕을 둔다. 1970년대 브라질 군부 세력이 남편이자 아버지인 한 남자를 납치한 뒤 아내이자 어머니인 한 여자는 오래도록 그 파장을 감내한다. 슈퍼 8mm 필름을 활용한 촬영, 시대 상을 반영한 음악, 서스펜스를 지탱하는 연출이 고통 속 아름다움을 건져 올린다. 한 가족을 통해 국민적 트라우마를 증언하는 이 작품은 브라질에서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관객을 모은 흥행작에 등극했다.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coming soon] 아임 스틸 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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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제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이 8월6일 CGV명 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엔 김창규 제천영화제 이사장, 이장호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취임 첫해를 맞이한 장항준 집행위원장과 공식 홍보대사인 배우 강하늘 등이 자리했다. 올해 영화제는 36개국에서 온 134편의 장·단편 영화를 상영한다. 올해의 개막작은 그레고리 마뉴 감독의 <뮤지션>이다. 네명의 연주자가 완벽한 4중주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로, 아르노 데스플레생, 드니 빌뇌브 등과 협업한 그레구아르 헷젤이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곡했다. 폐막작은 랑례언 감독의 장편 데뷔작 <라스트 송 포 유>다. 홍콩 인기 그룹 미러의 멤버 이안 찬이 연기자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제천영화제는 아시아 유일의 국제음악영화제라는 슬로건 아래 영화와 음악 산업을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올해 20주년이 된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는 5박6일 일정으로 한국환경공단인재개발원과
[국내뉴스]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기자회견 열려... 개막작은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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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WOODZ)의 최애곡 <Drowning>이 최근 나의 SNS 알고리즘을 점령했다. 꽤 예전에 하이라이트만 듣곤 흥얼거리던 멜로디였는데 그게 이 곡이란 건 얼마 전에야 알았다. 인트로의 심플한 베이스 멜로디, 삼단 고음 파트 등 킬링 포인트는 수두룩하지만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되는 건 몇 구절의 가사가 가슴에 꽂혔기 때문이다. ‘다정한 말로 나를 죽여놓고’ 구절의 담담함에 취하고, ‘더 깊이 빠져 죽어도 되니까’ 파트에선 나도 모르는 새 립싱크 중인 자신을 발견한다. 아픔을 한껏 토해내는 모습에 스며들고 마는, 도취 권장곡. 주변에 이 노래 참 좋지 않냐고 영업을 하고 다녔더니 냉동인간 취급을 받았다. 가수가 군대 간사이 1년 전부터 역주행한 뒤 이미 제대까지 했는데 무슨 뒷북이냐는 한심한 눈빛이 쏟아진다. 나도 내가 늦었다는 걸, 남들보다 대체로 시계가 느린 사람이란 걸 안다. 그래도 상관없다. 정보 과잉 시대의 몇 안되는 순기능이 있다면 시간을 거슬러 당도하는 콘텐츠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더 깊이 빠져 죽어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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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가 ‘관객이 무대를 그냥 구경하는 게 아니라, 관객을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가 아니라 인물이 무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본다. 1인극은 기본적으로 배우가 여러 배역을 오가게 되어 있어서 ‘저는 이런저런 배역을 수행하는 한명의 배우입니다’가 강력한 전제로 작동하는데 이런 전제 속에서 왜, 어떻게 내가 인물이 될 수 있지? 그리고 내가 인물이 되면 그게 관객을 생각하게 만들어주나? 오히려 인물이라는 테두리, 이야기라는 테두리가 확고할수록 관객은 마치 제4의 벽을 대하듯 안전한 거리에서 무대를 구경하게 되는 것 아닌가? 관객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생각은 무엇일까? 생각은 어떻게 생겨나고 흘러가는가?
삶에 아무 쓸모도 없을 것 같은 질문이 생길 때면,
바로 예술 작품 앞으로!
이훤 작가의 사진전 <공중 뿌리>를 보고 왔다. 나를 사로잡은 사진.
벽 아래쪽에 붙은 사진: 포근하고 주름진 이
[김신록의 정화의 순간들] End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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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 와합을 만나면서였다. 시리아를 그리워하게 된 것은. 이슬람 세계를 공부하는 작은 월례모임 자리에 초청된 그는 비교법학을 공부하기 위해 십수년 전 서울에 온 시리아 최초의 한국 유학생이었다. 그가 고국을 떠난 지 얼마 안돼 시리아에서는 ‘아랍의 봄’에 따른 민주화 항쟁이 일어났고, 항쟁은 외세가 개입하면서 내전으로 번졌다. 와합의 이야기를 듣던 날, 내가 여행했을 당시의 평화로운 시리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손꼽는 나라.
오래전 나는 한국을 떠났었다. 촬영 스태프의 피폐한 삶에 지쳐서였다. 그 시절의 촬영 현장이란 고단한 것은 물론이고, 박봉에다 고용불안이 심했고, 열정을 담보로 온갖 착취가 횡행하는 곳이었으니까. 어영부영 나이는 먹어가는데 성취한 것은 없고 미래는 한없이 불안했다. 영화에 청춘을 바쳤는데, 영화는 나를 버리는 것만 같았다. 상심한 나는 세상에서 가장 낯설고 먼 곳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마치 은둔 수사처럼.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