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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지태는 밀도 높은 캐릭터로 관객을 만났고, 만날 예정이다. 언론배급시사회 전까지 출연 사실이 숨겨져 있던 <사바하>에서 반전의 키를 담당했던 그는, <돈>에서는 신입 주식브로커 조일현(류준열)에게 위험한 제안을 하는 작전 설계자 번호표를 연기한다. “유지태 정도 경력 있는 배우가 후배 배우들을 서포트하는 캐릭터를 맡는 게 좀 의외”라고 말하자, “내 기준은 좀 다르다. 주연만 하려고 하면 우울해지지”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배우 인생에서 하이라이트는 29~30살 때였고, <돈>이나 <올드보이>(2003), <뚝방전설>(2006) 모두 촬영 회차는 비슷했다며 분량보다는 캐릭터의 힘을 강조했다.
-<올드보이> 때부터 인연이 있던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와 다시 만났다.
=“거절해도 돼. 참고로 주인공은 아냐. <올드보이>의 기시감이 들 수 있는 캐릭터이긴 한데 세월이 많이 흘러서 사람들이
<돈> 유지태 - 말하지 않는 순간의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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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 차림에 출입용 명찰까지. 여의도 증권가의 아침 풍경, 어디서 많이 본 평범한 샐러리맨. 막 동명증권에 입사한 신입 주식브로커 조일현의 모습이다. 백도, 줄도, 실적도 없던 일현이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면서 ‘돈맛’을 알아버렸다. 억 단위 돈을 좌지우지하는 클릭 사기. 돈을 벌고 싶었고, 돈에 빠지고, 그래서 돈의 무서움을 알기까지. 류준열은 시시각각 변모하는 일현을 연기한다. 지금까지 류준열의 작품에서 보았던 익숙한 모습들이 그 변화에 조금씩 녹아들어간다. 익숙하면서도 한층 믿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류준열은 <돈>의 스토리를 무리 없이 끌어나간다.
-<돈>의 어떤 매력이 가장 크게 다가왔나.
=일현은 동시대 인물이자, 나와 같은 나이대다. 나에게도 일현 같은 사회초년생 시절이 있었다. 직업을 선택하고 취직을 해야 하고 또 돈에 대해 고민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지점들에 공감이 많이 됐다.
-평범한 인물의 일탈 과정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앞서
<돈> 류준열 - 고전은 훌륭한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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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고 싶었다.” 누구나 내뱉는 말이지만 그저 바람일 뿐.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돈>은 동명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주식브로커 일현(류준열)이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와의 비밀스러운 만남으로 ‘돈맛’을 알아가는 이야기다. 클릭 몇번이면 한번에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절대 유혹. 그 속에서 빠져나오려는 순간, 일현은 더 큰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어디까지가 불법이고 합법인지’의 판단에 앞서 그저 잘못된 클릭을 종용하는 번호표, 그리고 일현의 ‘사기행각’을 추적하는 금융감독원의 수석검사 한지철(조우진). 돈이 앞서는 세상, 돈이 가진 영향력은 어디까지일까. 질주하는 이야기의 흐름 속, 세 배우의 ‘일대일’ 대결이 매 장면 긴장을 고조시킨다. 영화 속 날 선 모습과 달리 스튜디오에서 내내 화기애애했던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배우와 만났다.
<돈> 류준열 · 유지태 · 조우진 - 그들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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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이스케이프 룸> 여기서 탈출 못하면 우린 끝장이야.
[정훈이 만화] <이스케이프 룸> 여기서 탈출 못하면 우린 끝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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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마블>이 슈퍼히어로물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북미 시사회 이후 <버라이어티> 등의 외신에서 약 1억2천만달러 선으로 예상했던 오프닝 성적은, 실제 1억5300만달러를 웃돌았다. 월드와이드 수익은 4억55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월드와이드 오프닝 성적 6위 수준의 기록이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 중에서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3월 12일에는 월드와이드 수익 5억달러를 돌파, <할리우드 리포터>를 포함한 여러 외신은 “최종 성적은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흥행 돌풍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현재진행형인 평점 테러 행위와 대비된다. 로튼 토마토의 관객 평점 지표인 팝콘 지수는 한때 31%까지 하락했고, IMDb 사이트에서 <캡틴 마블>에 평점1점을 준 네티즌은 무려 전체의 10.1%에 다다른다. 하지만 직접 영화를 본 관객의 만족도를 조사한 ‘시네
<캡틴 마블>, 월드와이드 수익 5억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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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마다 보아도 부끄럽지 않을 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이하 <항거>)의 미술을 담당한 황인준 미술감독의 소회다. 그는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과 임필성 감독의 <남극일기>,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 장훈 감독의 <의형제> 등 규모가 큰 상업영화에서 미술을 구현해온 베테랑 스탭이다. 그런 그가 순제작비 10억원의 저예산 독립영화 <항거>를 택한 것은 이야기의 힘 때문이었다. “위인의 삶을 영화화한 작품을 보면 주인공을 영웅시하는 경우가 많다. <항거>는 유관순 열사라는 인간에 대한 성찰이 강렬하고도 압축적으로 담겨 있어 좋았다.”
대부분의 장면이 흑백이며 유관순 열사가 수감된 서대문 형무소 밖을 조명하는 일이 드문 <항거>는 배경보다 인물이 더 부각되는 영화다. “미장센보다 인물의 액션과 표정이 잘 보이는 공간 설계에 주력했다”라는 황인준
<항거: 유관순 이야기> 황인준 미술감독 - 인물 중심의 공간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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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성공한 시나리오작가들의 101가지 습관>은 저자 칼 이글레시아스가 14명의 유명 시나리오작가들을 길게 인터뷰하여 ‘글쓰는 환경 만들기’, ‘글쓰는 습관’, ‘시간 조절’, ‘원고 고쳐 쓰기’ , ‘인간관계 만들기’, ‘에이전트 구하기’, ‘프로작가처럼 행동하기’ 등 각각의 주제에 맞게 내용을 편집해서 엮은 책이다. 집필 스타일과 환경이 저마다 다르기에 특정 주제에 대해 말이 길 때도 있고 짧을 때도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유독 ‘글 막힘’ 주제에서는 하나같이 말이 많다는 것이었다. 세상 그 어떤 대단한 시나리오작가라도 역시 글이 막힐 때가 가장 답답하고 괴롭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럴 때 대부분의 작가들이 내놓은 해법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냥’ 아무 글이라도 쓰라는 것이었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아이디어는 반드시 떠오른다는 얘기다. <의뢰인>(1994), <로스트 인 스페이스>(1998) 등의 시나리오를
[주성철 편집장] 시나리오작가 특집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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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연임 문제를 놓고 이혜경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회와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 및 집행위원, 사무국이 갈등을 겪고 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월 2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2018년 12월 30일부로 임기가 만료된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부결”했음을 알렸다. 사유는 “직권남용, 사무국의 비민주적 운영, 여성영화제의 역사와 공동체성을 무시하는 태도 등 복합적”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은 집행위원회의 연명인 남인영 동서대 교수, 심재명 명필름 대표, 임순례 영화감독, 주희 엣나인필름 이사, 조혜영 프로그래머, 사무국 전원과 함께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태는 비합리적인 정관과 구태의연한 운영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이사회의 의결과정과 절차의 투명한 공개, 이사회의 비민주적 절차에 대한 이혜경 이사장의 책임 있는 사과, 영화제 조직의 정상화 방안과 민주적 운영을 위한 비상대책위 구성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 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영화제 조직 운영 파행에 대한 입장문을 이사회와 집행위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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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코>는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팬들의 필수 관람작임이 분명하다.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1인 2역 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데뷔작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지난 5년간 다작 배우로 활동하며 폭넓은 작품 소화력을 보여왔다. 순정 만화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아이돌스러운 모습부터 구로사와 기요시, 하마구치 류스케 등 일본의 알아주는 감독과 협업하는 배우로서 성장하기까지. 가지각색 캐릭터로 관객을 찾은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출연작과 함께 그에 대한 소소한 사실을 한자리에 모았다.
히가시데 마사히로, 어디서 봤더라?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 키쿠치 히로키 역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데뷔작.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는 제목 그대로 교내 최고 인기인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을 그만둔 후 남은 이들을 조명한 영화다. 키리시마가 사라진 후, 그의 주변에서 ‘키리시마의 친구’로 살
일본의 조정석? 박서준? ‘열일’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 소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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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지은 듯한 제목부터 코믹하다. <킬러의 보디가드>의 속편,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The Hitman's Wife's Bodyguard)가 촬영을 시작했다. 3월12일(현지시간), 라이언 레이놀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 촬영 현장 사진을 남겼다. 전편에서 함께 출연했던 사무엘 L. 잭슨, 셀마 해이엑과 찍은 사진으로 라이언 레이놀즈의 얼굴에는 피가 튄 분장이 그대로 등장했다.
<킬러의 보디가드>는 2017년 개봉, 제작비의 5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증인으로 채택된 킬러 다리우스(사무엘 L.잭슨)와 그의 경호원이 된 마이클(라이언 레이놀즈)의 이야기로, 국내에서도 170만 관객을 동원했다. 단순한 스토리지만 라이언 레이놀즈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은 <데드풀>과 유사한 유머코드, 이를 잘 살린 배우들의 코믹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8년 5
<킬러의 보디가드> 속편 촬영 시작, 라이언 레이놀즈 핏빛 인증샷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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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영화부터 칸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으며 화제가 된 일본 배우가 있다. 3월14일 국내 개봉하는 <아사코>의 주역 카라타 에리카다. 이미 일본에서는 여러 드라마, 광고 등으로 라이징 스타가 된 그녀는 2018년, 영화 데뷔작인 <아사코>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장식했다.
놀라운 점은 카라타 에리카의 소속사가 이병헌, 한효주 등이 있는 BH 엔터테인먼트라는 것. 2017년 LG 휴대 전화 ‘V30’의 TV 광고에 출연했던 그녀는 곧바로 BH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 한국 소속사를 가지게 됐다.(현재 일본의 후라무에도 공동 소속돼있다) 인터뷰를 통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 중”이라고 밝힌 카라타 에리카. 조만간 국내 작품 속 그녀의 모습도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그녀보다 먼저 한국 활동을 했던 선배 격 일본 배우들에는 누가 있을까. 일본인이지만 아예 데뷔를 한국에서 한 경우까지 포함해 한국 영화,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한국 작품에 출연했던 일본인 배우들,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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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치 모모코는 일본의 80년대를 뒤흔든 아이돌이었다. 특히 그는 80년대 중반에 왕성하게 활동하며 남자들의 우상이 됐다. 청순한 외모, 상냥함과 겸손함, 가창력은 부족하지만 듣기 좋은 음색 등 기쿠치 모모코는 여성 아이돌의 전형이자 그 카테고리에서 왕과 같았다. 최근의 시티팝 열풍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기쿠치 모모코의 음악 역시 다시 조명받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이 다시 소환됐다. 그중에서도 《Adventure》는 앨범이 통째로 시티팝 명작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리고 이같은 평가는 라무의 앨범 《Thanksgiving》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기쿠치 모모코가 80년대 후반 들어 돌연 결성한 밴드 라무의 유일한 앨범 말이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Thanksgiving》은 뉴훵크, 신스팝, 일렉트로, 솔 같은 단어를 자잘하게 꺼내게 한다. 라무 자체가 흑인 여성 코러스 두 명과 여러 남성 세션을 대동한 밴드였으니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
[마감인간의 music] 라무 《Thanksgiving》, 너무 일찍 도착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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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은 <사바하>의 나한보다 더 노랗게 탈색한 머리를 하고 카페에 앉아 있었다. 초미세먼지의 공습 속에서도 그의 머리색만은 개나리보다 화사했다. 이것은 또 무엇을 위한 위장술일까. 곧 촬영에 돌입하는 영화에서 10대 캐릭터를 맡아 머리색을 바꾼 것이라 말하며 박정민은 괜히 멋쩍어한다. 청소년을 연기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는 뜻일 텐데, 그래도 관객은 믿게 될 것이다. 박정민은 최근 2~3년 사이 밀도 높은 다작, 보폭 큰 변신을 거듭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2017)의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진태, <염력>(2017)의 인권변호사 정현, <변산>(2017)의 래퍼 학수, <사바하>의 ‘미스터리한 자동차 정비공’ 나한을 거쳐 <사냥의 시간>과 <타짜: 원 아이드 잭>까지 촬영을 마친 상태다. <사바하>를 봤다면 알겠지만 ‘미스터리한 자동차 정비공’으로 나한을 소개한 건 조크다. 스포일러가 될 수
<사바하> 배우 박정민, "감독님이 만든 종교 안에서 살아가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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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잭의 집>에 반대하는 유일한 방식은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절대로 영화를 보지 않는 것이다. 영화를 향한 어떠한 거부반응도 영화의 위력을 증명하는 일화로 사용될 뿐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무감함을 증언하는 쪽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영화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이상한 방식의 자기 파괴 행위가 될 공산이 크다. (대체 얼마만큼 자극이 있어야 반응하시겠습니까.) <살인마 잭의 집>을 보지 않아야 할 이유는 자명하다. 이 영화에는 잔인한 연쇄 살인방식의 재현이 있으며, 더 나쁘게는 그것을 예술 작품화 혹은 희화화시키는 잔혹함이 있다. 첫 번째 사건의 피해자 여성(우마 서먼)은 잭(맷 딜런)이 휘두른 자신의 잭(자동차 수리용 공구)에 맞아 얼굴이 으깨진 채 죽는데, 이러한 얼굴 형상이 피카소풍의 회화로 연결되는 지독한 농담 같은 시퀀스가 등장한다. 살인의 결과를 예술적으로 포장하는 것은 희생자에 대한 저열한 조롱만큼이나 불쾌하기 짝이 없다. 더군다나 그것
<살인마 잭의 집> 라스 폰 트리에는 판단 불가의 영화를 꿈꾸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