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옹산 게장 골목에서는 딸이나 며느리에게 게장 저작권과 상속권이 승계된다. 요리를 하는 여성이 권력을 잡고 그들의 남편이나 아들은 식당 주차요원을 하거나 손님에게 파인애플을 판다. KBS <동백꽃 필 무렵>에는 요식업이나 식재료를 취급하는 여성 사장만 여덟이다. 혼자 아들을 키우는 외지인 동백(공효진)도 게장 골목에 술집 ‘까멜리아’를 열고 나름 6년을 버텼다. 술을 판다고 막 대하는 사람들 틈에서 상처를 입던 동백이 각성하고 변화하는 이야기인 만큼 이웃의 면면에도 눈이 간다. 특히 ‘3대 며느리 게장’의 CEO 박찬숙 역의 김선영 배우를 보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화려한 부인복의 목깃을 세우고, 귀걸이와 목걸이는 늘 세트로 맞춘다. 푸른빛 도는 회색의 눈썹 문신, 진한 립스틱은 입술 안쪽이 지워져 테두리만 남아 있다. 동백 네 개업 떡을 잘라 입에 넣는 손가락의 매니큐어가 군데군데 벗겨진 것까지 구현하는 디테일에 감탄만 나온다.
찬숙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상대방 말꼬리를
<동백꽃 필 무렵>, 김선영의 얼굴
-
<날씨의 아이> 天気の子
제작 신카이 마코토 / 목소리 출연 다이고 고타로, 모리 나나, 오구리 슌, 혼다 쓰바사 / 수입·배급 미디어캐슬 / 공동배급 워터홀컴퍼니 / 개봉 10월 30일
<너의 이름은.>(2016), <언어의 정원>(2013), <초속 5센티미터>(2007)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비가 그치지 않던 어느 여름날, 가출 소년 호다카(다이고 고타로)는 수상한 잡지사에 취직을 하고, 비밀스러운 능력을 지닌 소녀 히나(모리 나나)를 만난다. “지금부터 하늘이 맑아질 거야.” 신기하게도 히나의 기도에 멈추지 않던 비가 멈춘다. 환한 빛의 기쁨도 잠시, 두 사람은 세계의 거대한 비밀을 마주한다. 날씨와 시대의 운명에 휩쓸린 소년과 소녀의 판타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섬세한 작화와 언어로 아름답게 구체화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화가 다무라 아쓰시가 작화감독으로 참여했고, &
[Coming Soon] <날씨의 아이>, 날씨와 시대의 운명에 휩쓸린 소년과 소녀의 판타지
-
[정훈이 만화] <레플리카> 이게 붕어빵 가족으로 보이십니까? 복제인간입니다.
[정훈이 만화] <레플리카> 이게 붕어빵 가족으로 보이십니까? 복제인간입니다.
-
영화 배급업자들에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은 언제나 명심해야 하는 진리다. 내 영화와 경쟁 영화가 각각 가진 장단점을 냉정하게 파악하면 흥행으로 가는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1년 52주(때로는 53주), 영화 800여편이 흥행이라는 같은 목표를 두고 극장에 줄을 서는 상황이니 눈치작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배급하는 사람들이 즐겨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영화는 생물과도 같아서 개봉일을 언제로 잡고, 관객과 얼마나 교감하는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는 거다. 개봉일을 잡는 일을 ‘데이팅’(dating)이라고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데이팅을 하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살아남을 수 있다. 오래 기다렸다. 1998년 시네마서비스에 입사해 그해 개봉한 추석영화 <정사>(감독 이재용)를 시작으로 150여편의 영화를 배급한 이하영 하하 필름스 대표가 최근 쓴 <영화 배급과 흥행>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배급이 흥행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과학적으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영화 배급과 흥행> 배급 선수가 바라보는 영화판
-
-
그야말로 <HBO>와 아마존, 그리고 영국인들의 밤이었다. 지난 9월 22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1회 에미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시즌8로 막을 내린 <HBO>의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 TV드라마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12개 부문 수상으로 가장 많은 상을 가져갔고, 올 상반기 화제의 드라마 <체르노빌>(<HBO> 5부작 드라마)이 TV 리미티드 시리즈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10개 부문 수상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마존의 영국 코미디 <플리백>은 TV코미디 부문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상을 휩쓸며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으며, 역시 아마존의 코미디물인 <더 마블러스 미시즈 마이젤> 또한 8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선전했다.
한편 올해의 에미상 시상식은 지난 2월 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과 마찬가지로 사회자
제71회 에미상 주요 수상 결과는?
-
추석 극장가 대전에서 승기를 잡은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명절 영화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를 영화 초반부터 충족시킨다. 국도에서 경찰 승합차와 죄수들이 탄 호송버스, 덤프트럭 등이 부딪치는 시퀀스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가장 공들인 부분이었다. 배수홍 프로듀서는 “충남 아산에 있는 미개통 도로에서 촬영했다. 원래 2차선 도로였는데, 거대한 추돌사고를 구현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았다. 새로 선을 그어 3차선 도로로 만든 후 나머지 한쪽 차선은 CG로 채웠다”고 전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신을 비롯해 다양한 액션 물량을 선사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촬영 당시 효율적인 프로덕션을 지향했다는 점이다. 호송버스가 주유소에 들르기 전 드론으로 찍은 도로 부감숏은 김포 외곽, ‘나쁜 녀석들’이 김창민(박상욱)을 추격하는 골목길은 수원에 있는 재개발 단지, 박성태(박형수)를 찾아낸 노래방은 부천에 있었다. 이렇게 충청도·대전지역 위쪽으로 로케이션을 밀집한 덕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배수홍 프로듀서 - 꼼꼼한 일정 관리가 빛났다
-
많은 팬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렸을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아홉 번째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하 <할리우드>)가 드디어 국내 개봉했다. 1969년 할리우드, 한물간 액션배우 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스턴트맨 클리프(브래드 피트)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타란티노 감독의 연출도 연출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기대감을 자극하는 것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만남이다. 두 사람 모두 눈부신 외모, 매력적인 캐릭터 등으로 1990년대 전성기를 맞이해 지금까지도 위상을 지키고 있는 배우들이다. <할리우드> 속 배역과는 정반대인 셈. 그렇다면 1990년대 할리우드를 씹어먹었던 남성 배우들의 ‘그때 그 시절’은 어땠을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를 포함한 네 배우의 초창기를 간략히 돌아봤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1990년대 할리우드를 씹어먹던 남성 배우들의 ‘그때 그 시절’
-
-고화질 복원된 한국 고전영화, 이제 TV로 본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KBS와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 방영 업무 협약’을 맺었다. 10월 11일부터 12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 밤(12시 45분) KBS1을 통해 볼 수 있다. 총 12편의 영화가 4K, HD급 디지털 스캔과 영상·음향 복원,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영상으로 공개된다. <오발탄> <하녀> 외 고화질 복원판은 지상파에서 이번이 첫 공개다.
-인디애니페스트2019가 대상인 ‘인디의 별’ 수상작을 발표했다.
지난 9월 24일 폐막한 인디애니페스트2019가 국내경쟁부문 대상에 정다희 감독의 <움직임의 사전>을 선정했다. 아시아경쟁부문대상인 ‘아시아의 빛’ 수상작은 <내가 늑대야?>의 아미르 오유샹 모에인 감독에게 돌아갔다. 송영성 감독의 <창조적 진화>는 심사위원 특별상과 음악/사운드 특별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한국영상자료원, KBS와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 방영 업무 협약’을 맺어 外
-
“You complete me.” <제리 맥과이어>(1996)에서 스포츠 에이전시 매니저 제리(톰 크루즈)가 도로시(르네 젤위거)에게 고백하며 유명해졌던, ‘넌 나를 완성시켜주는 존재’라며 멜로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대사는 <다크 나이트>(2008) 취조실 장면에서 조커(히스 레저)가 브루스 웨인(크리스천 베일)에게 하기도 했다. 선이 있으면 악도 있고 배트맨이 있는 세상에 조커도 있다는 의미로, 조커는 그렇게 배트맨을 필요로 했다. 자신에게 쨉도 되지 않는 재미없는 경찰들에 비하자면 배트맨은 그야말로 흥미로운 적수였기 때문이다.
올해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한 코믹북 원작 영화 중 최초로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가 된 <조커>에는 바로 그 조커(호아킨 피닉스)의 영혼의 파트너 배트맨이 등장하지 않는다. 나중에 배트맨이 될 어린 브루스 웨인과 그의 아버지 토마스 웨인(브렛 컬런)이 등
[주성철 편집장] <조커> 보며 <펭귄> 생각
-
하이브미디어코프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배급 CJ엔터테인먼트)로 뭉친다. <오피스>(2014)를 연출했던 홍원찬 감독의 신작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으로 주어진 청부살인 의뢰를 받고 추격전을 펼치는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신세계>(2013) 이후 6년 만에 재회하는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의 호흡이 기대를 낳는다. 9월 23일 크랭크인했다.
어바웃필름
<앵커>에 신하균, 이혜영, 천우희가 출연을 확정하고 9월 11일 크랭크인했다. <극한직업>을 만든 어바웃필름이 제작하는 <앵커>는 <봄에 피어나다>(2008), <이제 난 용감해질 거야>(2010) 등으로 독립영화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정지연 감독의 입봉작이다. 신구 세대 앵커들을 주인공으로 한 심리 스릴러물인 <앵커>가 형사 세계의 코믹한 묘미를 잘 살려냈던 어바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주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9월 23일 크랭크인 外
-
지난 8월 30일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오석근, 이하 영진위) 공정환경조성센터가 <영화제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를 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겨울 영화제 스탭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 문제제기 이후 영진위 공정환경조성센터가 ‘영화제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이하 TF팀)을 구성하여 문제점을 짚어낸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제 개최 전 1개월간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3.4시간이며, 주 90시간 근로했다는 제보도 5건이나 됐다. 또 지난해 11~12월에 걸쳐 진행된 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따른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체불임금 규모가 가장 큰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였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임시직 스탭과 포괄임금계약을 맺어 시간외수당 임금 체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공정환경조성센터는 이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영화제 스태프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
최근 영화음악에 유명곡을 삽입하며 화제 된 영화 몇 편이 극장에 걸렸다. <유열의 음악앨범>부터 <보헤미안 랩소디>까지, 국내외의 영화계와 음악계는 어떻게 저작권료에 합의해 왔는지 대략 살펴봤다.
영화 속 음원 저작권료는 어떻게 책정할까
영화에 사용된 음악의 저작권 규정은 크게 둘로 나뉜다. 영화 속에 음악을 사용할 권리인 '복제권'과 극장에서 영화를 통해 음악을 사용할 권리인 '공연권'으로. 1차 저작권인 복제권은 영화 속에 해당 음원이 몇 분간 사용됐는지에 따라 금액이 책정되며, 2차 저작권인 공연권은 기본료, 스크린당 곡단가, 개봉 첫날 스크린 수, 지분율을 셈하여 정해진다. 순 제작비 규모가 10억 미만인 영화의 경우, 산출된 사용료의 1/10로 책정하는 규정도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서는 이렇게 표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저작자와의 별도 협의하에 금액을 협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열의 음악앨범> X 콜드플레이
6
저작권료는 얼마? 명곡을 선택해 화제 된 영화들
-
이한철이라는 음악가를 좋아한다. 처음 그의 음악을 알게 된 것은 밴드 ‘불독맨션’ 때문이었다. 김현철이 쓰고 부른 불후의 명곡 <춘천가는 기차>를 리메이크한, 원곡보다 좀더 경쾌한 멜로디의 기타 연주와 평소에는 사투리를 쓰는 싱어송라이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주는 대비를 좋아했다. 카세트테이프가 서서히 사라졌지만 음반 가게는 아직 번창하던 시절, 불독맨션의 음악은 항상 가까이 있었다. 요즘 발견의 기쁨을 느끼는 음반은 2016년 11월 발매한 5집 《늦어도 가을에는》이다. 첫곡 <가을>은 잔잔하다. 계절이 바뀔 때 으레 하는 행동으로 새로 오는 계절을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그는 목소리와 클래식기타 선율만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 줄 안다. 앨범의 세 번째 곡 <출렁이는 달빛>을 들으면, 연휴가 시작될 때 충동적으로 걸었던 서울의 밤과 새벽의 텅 빈 도로가 떠오른다. ‘출렁이는 달빛 아래서/ 일렁이는 마음을 본다/ 밀려오는 바람 타고/ 끝도 없이 나부
[마감인간의 music] 이한철 《늦어도 가을에는》, 그 시절의 감흥 그대로
-
“너희는 왜 박찬욱이나 봉준호, 홍상수 감독과 달라?”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던 <메기>는 1여년간 영화제에서 관객을 만났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반응을 묻자 구교환 배우가 들려준 일화가 귀에 꽂혔다. 해외 영화기자들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계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메기>의 개성에 주목했다. 단편 <4학년 보경이>(2014), <플라이 투 더 스카이>(2015), <걸스 온 탑>(2017) 등에서 증명된 바 있던 이옥섭 감독·구교환 배우의 독보적인 스타일이 장편영화 호흡에서도 온전히 빛을 발한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공간도 이상한 곳으로 만드는”(문소리) 이옥섭 감독의 독특한 화면 구성은 불법촬영이나 데이트 폭력 같은 동시대 이슈를 흡수하고, 절묘한 캐스팅을 더하며 진화했다. <춘몽>(2016), <꿈의 제인>(2016), <누에치던 방>(2016) 등에서 자신만의 영
<메기> 이옥섭 감독, 배우 이주영·구교환·문소리, " 내가 괜찮은 사람이어야, 마음 편하게 영화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