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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에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하 든든) 개소 1주년을 맞아 특별 대담을 실었다. 지난 1년을 회고한 든든의 센터장 임순례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상담 담당 한유림 전문위원, 예방 교육을 진행해온 한미라 강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공교롭게도 이번호에는 관련 기사가 많다.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되자 영화제측에 개막작 선정 취소를 요구한 한국여성민우회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김기덕 감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취재 기사, <씨네21>이 영화계 미투(#MeToo) 제보를 받기 위해 개설한 계정(metoo@cine21.com)에 도착한 배우 정요한에 대한 미투 기사가 그것이다.
그외에도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이 최근 총회를 열어 지난해 발표한 성폭력 관련 감독의 징계에 관한 내규에 이어 ‘성적 괴롭힘이 없는 영화제작 환경 조성을 위하여’ 만든 행동 강령을
[주성철 편집장]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1주년, 그리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의 ‘중·지·신’ 행동 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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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오플랜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주연의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이 지난 2월 28일 3개월 동안의 촬영을 마치고 크랭크업했다. 영화는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치매 환자 화자(배종옥)와 엄마의 결백을 직접 입증하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는 판사 출신 변호사 딸 정인(신혜선)의 이야기를 그린다.
CJ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보검이 이용주 감독 신작 <서복>(가제)에 합류했다. 영화는 죽음을 앞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영생의 비밀을 지닌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과 그를 차지하려는 세력 사이에서 위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9년 4월 크랭크인 예정.
CJ ENM
CJ ENM이 카카오페이지와 제3회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을 연다.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포함한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며 4월 30일까지 카카오페이지에서 접수 가능하다. 대상 1편 3천만원, 금상 2편 각각 1천만원, 우수상 2편 각각 50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주연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 2월 28일 크랭크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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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미투 운동에 대한 백래시다.” 한국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김기덕 감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3월 7일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렸다.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되자 민우회는 영화제측에 개막작 선정 취소를 요구했다. 영화제측은 영화와 영화를 만든 개인은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며 개막작 선정을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민우회의 “불법행위”로 본인 영화의 해외 판매와 개봉이 어려워져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민우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민우회는 “피해자와 지원 단체를 협박하는 김기덕에게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혜란 민우회 공동대표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 영화계의 인권 침해와 성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 사건 해결을 위해 연대하는 것이 어떻게 불법이냐”며
한국여성민우회를 상대로 한 김기덕 감독의 3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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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좌의 게임> 지난 시즌의 줄거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11년 시즌1을 방영한 이래 전 세계 TV드라마 세계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HBO의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 그 마지막을 장식할 시즌8의 공식 예고편이 3월6일 공개됐다. 지난 1월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서는 스타크 가문 캐릭터들만 등장한 반면, 이번 영상에서는 여러 메인 캐릭터들이 총출동했다.
처음 등장한 것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아리아 스타크(메이지 윌리암스). 그녀는 “난 죽음을 안다”, “그는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마주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뱉으며 암살자다운 분위기를 풍겼다.
이후 “당신이 한 모든 일들이 지금 이곳에 당신을 데려온 거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여러 캐릭터들의 모습이 교차됐다. 그중 많은 이들을 죽이고 여왕의 자리에 오른 세르세이 라니스터(레나 헤디)는 오묘한 미소를 보여주며 등장했다. 이전 시즌에서 존 스노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왕좌의 게임> 시즌8, 공식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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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은 막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겨울 끝자락의 꽤 괜찮은 하루였다. 한낮에는 매주 참여하는 팟캐스트 공개방송 일정이 있었다. 방송을 진행한 장소는 망원동에 새로 문을 연 편집매장 ‘썸원라이프’(Someone Life).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싱어송라이터 서사무엘이 걸어 들어왔다. 김강민 디렉터가 서사무엘의 스타일리스트로 함께 작업하기 때문에 들른 것이다. 매장 바닥, 즉 객석에 앉아 있던 그를 즉흥적으로 방송에 초대했다. 전날 막 새 싱글을 냈다는 그는 3월에 열릴 콘서트를 준비하며 즐겁게 지낸다고 했다. 싱글 음반 제목은 《I Hate Holidays》(2019)였다.
재즈 색이 듬뿍 묻은 지난 음반 《UNITY》를 열성적으로 들었다. 팟캐스트 녹음을 마친 오후 어정쩡한 시간, 생경한 동네 한복판에 있으려니 사무실로 들어가서 밀린 일을 하기가 싫어졌다. 조금 낯선 망원동 주택가를 나와서 느리게 걸으며 ‘주말이 싫다’는 가사를 만끽했다. 서사무엘의 음색과 작곡 능력을
[마감인간의 music] 서사무엘 《I Hate Holidays》, 쉬는 날의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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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회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는 존재들이 있는데, 특히 배우 김서형은 흥미로운 지표다. 그와 관련한 기사에 심심찮게 보이는 “할리우드에서 태어났으면 더 활약했을 것”이라는 네티즌의 반응은 그럴싸한 추정이다. 과거 한국 미디어가 고분고분하고 소극적인 여성상에 호감을 보일수록, 주도권을 쥐는 쪽이 어울리는 그는 드라마 조연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기점으로 쉽게 굽히지 않는 그의 단단한 이미지가 ‘카리스마 있는 악인’ 역할에 자주 소환되기도 했었다. 최근 KBS2 <연예가중계>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내의 유혹> 이후 나도 이제 주연을 하고 광고를 찍을까 생각했지만 3개월 동안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SKY 캐슬>이 이렇게 분위기를 타고 있지만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그냥 생각을 안 하고 싶다”고 고백한 것 역시 강한 여성을 향한 세간의 편견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작품 안팎에서 할 말은 정확히 하고 자
<SKY 캐슬> 배우 김서형, "난 배우로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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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위신 감독과 배우 견자단이 3편까지 끌고 온 <엽문> 시리즈가 외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연출은 <매트릭스>(1999), <와호장룡>(2000), <킬 빌>(2003)로 할리우드까지 접수한 홍콩의 전설적인 무술감독이자 영화감독 원화평이 맡았다. <엽문3: 최후의 대결>(2015)에 무술감독으로 참여했던 원화평은 <엽문 외전>에서도 액션 거장의 여유를 뽐낸다. <엽문 외전>은 3편에서 영춘권의 전통 계승자를 자처하며 엽문(견자단)에게 도전했던 장천지(장진)를 새로운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엽문에게 패한 뒤 무술계를 떠나 아들과 평범하게 살려고 했던 장천지가 홍콩의 갱단과 얽히면서 다시 무술인의 도리를 다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엽문 외전>에서 견자단의 자리를 대신하는 건 <라이즈 오브 더 레전드: 황비홍>(2014), <살파랑2: 운명의 시간>(2015), <더 브링크>
<엽문 외전> 원화평 감독, 배우 장진 - 홍콩 액션영화라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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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꿈과 빈곤한 현실은 청춘을 대변하는 불변의 키워드지만, 최창환 감독이 전태일재단의 지원을 받아 노동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내가 사는 세상>은 최근 몇년간 더욱 심화된 한국 청년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보다 집요하게 비춘다. DJ가 되기 위해 낮에는 퀵서비스 배달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민규(곽민규)가 원하는 건 정당하게 근로계약서 쓰고 일하고, 오랜 연인 시은(김시은)과 안정된 삶을 사는 평범한 권리지만, 그의 바람은 멀고 요원하게만 보인다. 건국대 영화예술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편의 단편영화를 거친 배우 곽민규는 그동안 방황하고 흔들리는 청춘의 표상을 유독 자주 연기해왔다. <내가 사는 세상> 이후 “내 주변에 있는 노동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더 자주 눈에 들어온다”는 그에게 첫 장편영화로 얻은 것에 대해 물었다.
-<내가 사는 세상>은 최창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캐스팅 과정에서 어떻게 만났나.
=주연으로 참여한
<내가 사는 세상> 곽민규 - 청년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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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허비 행콕: 무한한 가능성>(감독 더그 바이로, 존 파인, 2006)은 기본적으로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완성되는지에 관한 기록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 허비 행콕은 2005년 자신의 앨범 《Possibilities》를 만들면서 그 과정을 한편의 영화에 담았다. 음악이라는 것이 혼자 골방에 앉아 피아노를 치거나 기타를 퉁기면서 이를 악보에 적고 스튜디오에 가서 간단히 녹음해서 완성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과정은 그다지 영화에 담을 만한 것이 못 될 것이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것은 그렇지 않다. 곡을 만든 작곡가가 연주 이전에 많은 부분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놓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를 연주하는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음악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악보에 기록되어 있는 클래식 음악도 리허설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그 상황을 기록한 많은 리허설 녹음과 메이킹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심지어 대략의 멜로디 라인과
음악평론가 황덕호가 본 <허비 행콕: 무한한 가능성>… 왜 《Possibilities》 앨범 제작과정이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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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18세기 영국의 앤 여왕을 중심으로 한 세 여성의 권력 다툼과 사랑 이야기다. <송곳니>(2009), <더 랍스터>(2015), <킬링 디어>(2017) 등을 통해 지독한 현실 풍자와 잔인한 우화를 보여준 란티모스 감독은 자신의 첫 시대극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 또 다른 비극의 서사를 써나간다. 세 여성 캐릭터가 보여주는 너무도 인간적인 비극을 생각해보았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배우 올리비아 콜먼, 레이첼 바이스, 에마 스톤, 니콜라스 홀트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말도 함께 실었다.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이하 <더 페이버릿>)는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단 하나의 상만을 가져갔다. 여우주연상 부문의 올리비아 콜먼에게 주어진 트로피가 유일했다. <그린 북> <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속 세 여성이 보여주는 격렬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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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세계를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까?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어른들이 만든 ‘악’으로 상처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흔한 방법 중 하나다. 더 최악의 세계를 묘사하는 덜 흔한 방법이 있다. 아이들이 어른들이 만든 악에 물들고 심지어 거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 <가버나움>은 최악의 세계 중에서도 최악을 보여준다. 이 세계가 최악 중 최악인 이유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악을 별생각 없이 흉내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방법은 없다. 어른들처럼 마약을 팔고 인신매매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레바논에 사는 12살 자인(자인 알 라피아)이다. 자인의 부모는 11살짜리 딸을 성인 남자에게 팔아넘겼다. 어린 나이에 임신한 자인의 여동생은 끝내 병원에서 사망한다. 분노한 자인은 사내를 칼로 찌르고 범죄자로 전락한다. 법정에 선 자인은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끔찍한
그 누구도 고상함을 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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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세 여자의 역학 관계로 굴러간다는 점에서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가 기억에서 불러내는 영화는 <이브의 모든 것>(1950)과 <외침과 속삭임>(1972)을 꼽을 수 있다. 코스튬 드라마 가운데에는 역시 18세기가 배경인 스탠리 큐브릭의 <배리 린든>(1975)이 으뜸이다. 자연광과 촛불만 이용한 조명, 클래식 음악의 전면적 사용, 격식 차린 서슬 퍼런 대사와 건조한 유머가 50년을 뛰어넘어 두 영화를 잇는다. 또한 2부 구성의 <배리 린든>은 아일랜드 청년 레드먼드 배리(라이언 오닐)의 극적인 신분 상승을 1부로, 전락의 과정을 2부로 다루는데, 상승과 하강의 궤적이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 교차하는 애비게일(에마 스톤)과 사라(레이첼 바이스)의 운명에 견줄 만하다.
02/10
<조지 왕의 광기>(1994)까지 갈 것도 없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오! 나의 여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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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다뤄졌지만 두편의 영화를 잇는 하나의 이미지가 계속 머리에 남았다. <알리타: 배틀 엔젤>(이하 <알리타>)과 <드래곤 길들이기3>(이하 <드래곤3>)를 본 후 한동안 누군가의 눈을 이렇게 오랜 시간 바라본 적이 있었나 싶었다. 두 영화가 보여준 빼어난 기술적 성취나 그에 반해 상대적으로 아쉬운 서사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되었으니 여기서 굳이 보태지 않겠다. 그보다 관심을 끈 것은 마치 일본 만화 캐릭터처럼 눈이 얼굴의 절반쯤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얼굴들이 생각보다 덜 어색하게 다가왔다는 점이다. <알리타> 예고편을 봤을 때 걱정됐던 기이함과 어색함이 정작 영화에서는 그다지 거북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어색하지 않아서 이상했다. 알리타(로사 살라자르)를 제외하곤 모두 정상적인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 알리타 홀로 과장되어 있음에도 같은 화면 속에서 위화감 없이 섞인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다. 뒤늦
<알리타: 배틀 엔젤>과 <드래곤 길들이기3> 속 눈동자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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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애니메이션 <슈퍼미니>(2014)를 본 관객이라면 오랫동안 기다렸을 속편이다. 꼬마 무당벌레와 일개미들의 모험을 그린 <슈퍼미니>는 곤충의 세계를 실사 배경과 3D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표현한 환상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 1편에 이어 토마스 자보, 헬레네 지로 감독이 공동연출한 <슈퍼미니2>에서도 경이로운 곤충의 세계가 펼쳐진다. 불개미떼에 쫓기는 일개미를 구하려던 꼬마 무당벌레가 카리브해의 과들루프섬으로 발송되는 택배 상자 안에 떨어진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 기후와 토질이 완전히 다른 낯선 곳에 도착한 꼬마 무당벌레는 열대우림에서 길을 잃고 대형 거미의 밥이 될 위기에 처한다.
불필요한 인간의 언어는 삭제되었다. 대사도 내레이션도 없지만 개미들의 더듬이 신호와 무당벌레들의 대화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한편의 아름다운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감흥은 곤충의 시선과 언어를 존중한 연출의 결과다. 종(種)을 초월한 곤충들의 우정과 사랑에선 깊은
<슈퍼미니2> 산 넘고 물 건너, 이번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