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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에서 날아온 두 남매의 우애를 다룬 이야기다. 사고뭉치 광고 마케터 오빠 첫(서니 수완메타논트)은 오랜 일본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동생 제인(우랏야 세뽀반)과 다시 한집에서 살아야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은 어릴 때도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고, 지금도 너무 다른 서로의 라이프 스타일에 괴롭기만 하다. 자유분방한 오빠의 라이프스타일을 견디기 어려운 제인은 대책 없이 어지럽히기만 하는 오빠의 뒷바라지가 지겨워진 상태. 이 두 사람이 결정적으로 서로의 일상을 간섭하는 사건이 생기는데, 바로 제인이 고향으로 돌아와 일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남자 모치(닉쿤)가 하필 오빠 회사의 중요한 클라이언트였던 것. 첫은 그러한 사정도 모른 채 눈치 없이 모치를 눈엣가시로 여기게 되면서 두 남매의 갈등이 불거진다. <브라더 오브 더 이어>는 타이 젊은이들의 삶을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두 남매의 갈등을 위해 모든 프로덕션 디자인이 꽉 짜여 있기 때문에 타이 생활상이 자
<브라더 오브 더 이어> 여동생의 연애를 방해하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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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걸출한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의 삶과 음악 세계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가 2005년 발표한 앨범 《Possibilities》의 제작 과정을 좇으며 재즈와 문화, 나아가 사회를 바라보는 거장 뮤지션의 고찰을 담아낸다. 평소 많은 뮤지션이 특정 스타일에 갇혀 있는 것이 안타까웠던 허비 행콕은 개성과 스타일이 각기 다른 음악을 추구하는 뮤지션들과 협업해 앨범 《Possibilities》를 만들려 한다. 영화는 그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존 메이어, 라울 미동, 스팅, 데이미언 라이스 등의 뮤지션을 찾아가 함께 연주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루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전에 많은 것을 합의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발휘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뮤지션들의 모습은 허비 행콕이 생각하는 ‘재즈’의 정의를 몸소 실천하는 이들이다. “재즈는 순간이고 우리는 순간을 연주했다”는 허비 행콕의 소회는 과거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의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그
<허비 행콕: 무한한 가능성> 허비 행콕의 삶과 음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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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은 청년 세대의 빈곤 중에서도 특히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예술계 종사자들의 현실에 관심을 두는 영화다. DJ를 꿈꾸는 민규(곽민규)는 낮에는 퀵서비스 배달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친한 형인 지홍(박지홍)의 클럽에서 공연을 한다. 낮이든 밤이든 근로계약서 한장을 쓰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월급이 덜 들어온 게 분명한데도 기껏 사장을 찾아간 자리에서 “덜 들어온 것 같습니다”라고 불확실한 의견인 양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의 일상. 오래 만난 연인 시은(김시은) 역시 미술학원 입시반 강사로 일하면서 과중한 업무와 부당한 임금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소공녀>(2017), <이월>(2017) 그리고 <내가 사는 세상> 등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의 초상을 주요하게 다루는 한국 독립영화들이 빈번하게 눈에 띈다. 새롭진 않아도 절대 지겹다고는 말할 수 없는 슬픔이, 그래서 어쩌면 더욱 심화된 슬픔이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내가 사는 세상> 예술계 종사자들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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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집 안으로 들어온 한 마리 작은 양. 덜덜 떨던 양은 거실 안, 에어컨 바람의 한기를 견디다 못해 그만 죽고 만다. 양은 도대체 어디로 들어온 걸까? 파올로 소렌티노는 소리도 못 내고 픽 하고 고꾸라진 양의 시선 끝에 한 인물을 조명한다. 언론 장악, 마피아와 결탁, 탈세, 여성 편력 등 셀 수 없이 많은 악행으로 이탈리아 부정부패의 아이콘으로 자리한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야기다. 파올로 소렌티노는 실존 인물을 소재로 삼아 최소한의 가공으로, 이번에도 가장 영화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비판이 아닌 풍자와 우화의 톤으로 완성한 블랙코미디다. <그때 그들>은 전반부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토니 세르빌로)를 등장시키지 않는다. 우리가 실비오의 존재를 짐작하는 건, 지방에서 권력자들에게 여성을 ‘상납’하는 남자 세르지오 모라(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에 의해서다. 성 상납으로 ‘학교 급식 계약건은 내가 힘써주지’라는 못된 정치가의 확답을 받아내는 부패한 나
<그때 그들> 이탈리아 부정부패의 아이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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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1992편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한 코미디영화는 순서대로 이일형 감독의 <검사외전>(2015, 970만명)과 황동혁 감독의 <수상한 그녀>(2013, 865만명)다. 우선 <수상한 그녀>를 중심으로 정통 코미디영화를 나열하려면 시간을 조금 거슬러 한국 코미디영화 흥행사를 새로 쓴 이환경 감독의 <7번방의 선물>(2012, 1291만명)부터 언급해야 한다. 이 이례적인 흥행을 시작으로 2년 주기(개봉 연도 기준)의 바통 터치를 시작한 2010년대 코미디영화는 <수상한 그녀>, <럭키>(2015, 696만명), <완벽한 타인>(2018, 529만명)으로 이어진다. 지난 20년간 한해에 제작되는 코미디영화의 편수와 다양성은 날로 침체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히트작들의 간헐적인 등장이 코미디영화의 생명력을 다시금 증명했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요양원행을 앞둔 70대 할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⑧] 2014~18년 오락영화의 요소가 된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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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천만 영화의 축포를 터뜨린 건 코미디영화 제작에서 조금씩 장르의 외연을 넓혀가던 JK필름이었다. <괴물> 이후 3년 만에 <해운대>(2009)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2009년, 전년도에 개봉한 강형철 감독의 <과속스캔들>(2008)이 8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장르 불문 흥행 코드인 ‘가족을 울리고 웃기는’ 영화들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성공한 가족 코미디는 많았지만 점점 흥행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때는 코미디영화에서 대통령을 볼 수 있는 시절이기도 했는데, 250만 관객을 동원한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는 대통령을 권력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버지(이순재)이자 연인(장동건)이자 배우자(고두심)의 눈높이에서 재해석하는 재미를 안겨준 작품이다. 그리고 이듬해 겨울, 김영탁 감독의 <헬로우 고스트>(2010)가 300만 관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⑦] 2009~13년 가족극과 로맨스를 더해 폭넓어진 코미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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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미디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과 최악의 부진이 공존하는 시기.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영화계에 대한 소회다. 이 시기 국내 코미디영화는 극장가를 찾는 한국 관객이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장르라는 지위를 누렸다. 코미디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임창정, 정준호, 김수미, 김아중, 차태현 등의 배우들이 각광받았고 김수로, 최성국, 신이, 이문식 등 다수의 한국 코미디영화에서 감초 연기로 주목받은 조연배우들이 잇따라 주연을 맡았다. 지금은 흥행 감독으로 더 유명한 김용화, 윤제균, 강형철 감독이 중·저예산 상업 코미디영화로 재능을 입증하던 시기도 바로 이때다. 한편 2000년대 중반의 한국 코미디영화는 기대작의 흥행 부진과 예기치 못한 작품들의 선전을 경험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상과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지 못한 코미디영화는 금세 대중의 외면을 받는다는 뼈저린 교훈을 일깨우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장과 침체를 거듭하던 한국 코미디영화가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⑥] 2004~08년 한국 코미디영화 전성기에서 암흑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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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쉬리>가 개봉했고, 58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서막을 열었다. 전년 대비 관객점유율이 95%나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코미디영화도 전환기를 맞았다. 이 시기 코미디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감독이 있다. 바로 김상진과 장진이다. 웃음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파급력에서는 막상막하였다. 김상진 감독은 <돈을 갖고 튀어라>(1995), <깡패수업>(1996)을 시작으로 강우석 감독이 만든 <투캅스>의 바통을 이어 <투캅스3>(1998)를 연출했으며, 이후 <신라의 달밤>(2001), <라이터를 켜라>(2002), <광복절 특사>(2002)로 이어지는 시네마서비스 사단의 코믹물을 만들어낸 당대 한국 코미디영화의 아이콘이었다. 특히 <주유소 습격사건>(1999)에서 라면 먹다 ‘그냥’ 주유소를 털고 악덕 사장까지 혼내주는 친구들의 모험담은 관객에게 기묘한 쾌감을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⑤] 1999~2003년 한국 코미디영화의 전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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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을 설 연휴 2주 전에 잡은 게 신의 한수였다. 모 아니면 도 전략인데 자신감이 있었나 보다.
=개봉 전 내부 시사를 한 뒤 크게 잃을 건 없겠다 싶었다. 배급팀 또한 두 시간 동안 잘 웃었고, 기본 이상은 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섰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대작들이 흥행을 유지해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도 있었나.
=흥행 스코어가 나오기까지 보통 4주, 요즘은 빨라서 3주 걸리니 그때 개봉작과 크게 부딪칠 일은 없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1월 9일 개봉한 <말모이>가 부담됐다.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착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뺑반>과 <드래곤 길들이기3> 등이 있었고. 앞뒤가 막힌 상황에서 설 연휴 전 최대한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뒤 입소문을 발판 삼아 <뺑반>과 쌍끌이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었다.
-<극한직업>이 크게 흥행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 건 언제인가.
=개봉 2주차인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④] <극한직업> 배급한 조영용 CJ ENM 한국영화사업본부 배급팀장, "상영관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 걸 보고 흥행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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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의 마케팅 관건은 무엇이었나.
=형사와 소상공인을 오가며 닭을 잡을 것인가, 범인을 잡을 것인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마약반의 짠내 나는 상황에 관객이 얼마나 공감하게 하느냐가 마케팅의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리스크는 없었나.
=최근 몇년간 코미디영화에 대한 평단과 대중의 기대치가 낮고 선입견이 존재하지 않았나. 뻔해 보이지 않되 대중적으로 다가가는 웃음을 기대하게 하는 게 쉽지 않았다. 배우 류승룡을 포함한 배우들은 영화 캐릭터에 적역이었지만 소위 말하는 스타 캐스팅이 아니고 캐릭터 개개인이 도드라지는 컨셉도 아니다. 마약반 5인방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이들을 예능 프로그램의 팀 캐릭터로 보이게 하자는 거였다.
-개봉 전 많은 사람에게 영화를 알리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전략은 뭔가.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지는 정통 코미디영화의 방향성 안에서 관객이 제대로 웃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웃기는 마케팅’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③] <극한직업> 홍보·마케팅을 맡은 이시연 흥미진진 대표 - 형사 5인방을 ‘예능캐’로 소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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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준비로 바쁘다고 들었다.
=<극한작업> 후반작업과 홍보를 하는 동안 드라마 각본을 쓰고 촬영을 준비해왔다. 3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극한직업>이 15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거실에 걸려 있는 내 첫 번째 영화 <힘내세요, 병헌씨>(2012) 포스터에 눈이 많이 간다. <극한직업>뿐만 아니라 작은 영화도 많은 사람에게 선보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함께 작업한 스탭, 배우, 영화를 봐주신 관객에게 감사하다.
-많은 관객이 <극한직업>을 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소재와 설정에 비해 플롯 자체는 새로울 게 없는데 일반 수사극이 공직자의 정의를 강조하거나 소시민을 영웅화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면, <극한직업>은 형사로 시작했다가 범죄 조직을 소탕할 때는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맞서 싸우기 때문에 관객에게 새로운 쾌감과 재미를 선사하지 않았나 싶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②]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속편 제작 여부, 나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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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반 형사들이 위장 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차리는 설정이 재미있으면서도 애잔해 공감이 많이 갔다.” 지난 2월 24일 토요일 오후 CGV신촌아트레온,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사는 한미영(41)씨는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극한직업>을 두 번째 관람한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 부암동에 사는 대학생 이경진(25)씨는 어머니와 함께 <극한직업>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이씨는 “마약 범죄를 소재로 한 이야기지만 불편한 장면 하나 없어 오랜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극장에 나왔다”며 “한국 코미디영화는 이야기 후반부에 갈수록 눈물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덕분에 실컷 웃었다”고 말했다. 이현경 CGV영등포 CM(Culture Mediator)은 “개봉 전 500여석 규모의 영등포 스타리움관에서 배우들을 모시고 라이브톡을 진행한 적 있다. 그때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이 큰소리로 웃으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을 보고 흥행을 직감했다”며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①] <극한직업> 흥행 돌풍, 그 이유와 비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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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미디영화에 봄이 다시 오는가. 영화 <극한직업>이 무려 1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경찰 마약반이 마약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치킨집을 위장 운영하다가 맛집으로 ‘대박’ 나는 설정이 재미있고, 이병헌 감독 특유의 차진 대사들이 재기 넘치는 덕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웃겼다. <씨네21>은 수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몰려든 현상을 분석했다. 또 <극한직업> 흥행을 계기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20년간의 한국 코미디영화를 되돌아보았다. 다른 장르에 비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은 장르인 만큼 사연도 굴곡도 많은 한국 코미디영화 역사를 소개한다.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 코미디영화에 봄날이 오나 ① ~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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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4총사가 선보인 <고스트버스터즈> 코스튬 때문일까?
지난 3월 1일(현지시각)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핀 울프하드와 <나를 찾아줘>(2014)의 캐리 쿤이 <고스트버스터즈> 속편 출연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 어덜트>(2011), <툴리>(2018)의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이 연출을 맡고, 길 키넌과 함께 각본 작업에도 참여한다. 영화의 자세한 스토리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버라이어티>는 관계자의 말을 빌려 캐리 쿤과 핀 울프하드가 엄마와 아들로 출연하고, 싱글맘과 그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전했다. 이 이야기가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 팀과 어떻게 연결될지도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고스트버스터즈> 속편은 <러스트 시티>(Rust City)라는 이름으로 한동안 비밀리에 제작돼오다
<기묘한 이야기>의 핀 울프하드, <고스트버스터즈> 속편에 출연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