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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2018년 12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는 고된 순례길의 한복판에 선 어린 여승의 질문으로 시작하는 영화다. 천진난만하게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가족과 행복한 한때를 보내던 산골 마을의 소녀는 어떤 연유로 어린 나이에 구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영화는 순례길에 오른 여승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인생의 방향과 의미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진다. KBS 대기획 4부작 다큐멘터리 <순례>의 1부에 해당하는 내용을 영화화한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는 방영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영화와 더불어 <순례>의 연출과 기획을 맡은 김한석 감독은 이 작품으로 2018년 한국방송대상에서 TV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KBS PD로 재직 중인 김한석 감독은 “사람의 삶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지만 1분 혹은 30초 만이라도 인생을 돌아보고 마음을
[히든픽처스]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 김한석 감독 -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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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의 두 주인공 장혜영 감독과 동생 장혜정씨는 함께 노래를 부른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한살 터울의 자매는 최근에야 함께 무사한 미래를 꿈꾸게 됐다. 장혜영 감독은 2017년 6월 발달장애가 있는 동생을 시설에서 데리고 나와 같이 생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생과 함께하는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유튜브 채널 ‘생각많은 둘째언니’를 통해 공개했다. <어른이 되면>은 다양한 매체에서 발달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을 이야기해온 장혜영 감독의 첫 영화다. “동생을 이렇게 좋아할 수 있다니!” 동생을 ‘덕질’하다 최근 한국 YWCA에서 수여하는 ‘젊은지도자상’까지 받게 된 장혜영 감독을 만났다.
-동생 장혜정씨는 자신이 주인공인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을 좋아하나.
=관객과의 대화(GV)가 있을 때 혜정이한테 “GV만 참석할래? 영화도 볼래?” 하고 물으면 늘 영화를 보겠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자기가 등장하는 영상을
[히든픽처스] <어른이 되면> 장혜영 감독 - 어떤 이야기를 퍼뜨릴 것인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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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도, 진행 중인 연구 성과도 모두 빼앗긴 채 자신만의 실험실인 숲의 ‘유리정원’으로 숨어든 과학도 재연(문근영). 그곳에서 재연이 비밀리에 진행 중인 ‘생체 실험’, 그리고 우연히 재연의 이상행동을 알게 되고 이를 관찰해 소설로 써나가는 소설가 지훈(김태훈). <유리정원>은 숲속에서 펼쳐지는 그로테스크하고 판타스틱한 드라마다. <명왕성>(2012), <마돈나>(2014)에서 자본주의사회의 병폐를 끝까지 파고들었던 신수원 감독은 미스터리한 판타지 장르를 통해 잘못된 선택으로 기이한 파국을 맞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면밀하게 관찰한다. 장르는 달라졌지만 신수원 감독의 예리한 연출의 날은 리얼한 드라마와 쓰임새가 다르지 않다.
-나무로 변하는 인간, 동화에서나 볼 법한 설정이다. 어떻게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나.
=전작 <마돈나>에서 미나(권소현)가 코마 상태다. ‘식물인간’이라 말하는데 그 말에 관심이 가더라. ‘식물’과 ‘인간’
[히든픽처스] <유리정원> 신수원 감독 - 환상동화를 현실로 구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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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악질경찰> 마약 수사반의 악질 고문관 형사입니다
[정훈이 만화] <악질경찰> 마약 수사반의 악질 고문관 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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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 코우타로를 좋아하는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코우타로가 얼굴을 붉히며 숨을 들이켠다. “친구로서가 아니라?” 타케루와 코우타로, 두 고등학생이 친구가 되고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다른 사람 눈에 안 띄는 길을 발견하고 “앞으로 이 길에서만 같이 손잡고 걷지 않을래?”라는 코우타로의 말에 타케루는 설렌다. 몸이 가깝게 붙거나 손이 닿을 때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은 아직 둘이 학생이기도 하지만 자신과 같은 감정을 상대가 느끼는지 물어보기 어려워서. 친구 사이인 두 소년이 우정을 애정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그 문턱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노하라 쿠로의 만화 <너의 뒤에서>의 원제는 ‘너의 등’이라는 뜻이다. 눈을 마주하고 상대의 애정을 가늠하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자기 안에 너무 높아 등을 보며 생각이 너무 많은, 10대 소년의 동성애 이야기.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너의 뒤에서> 등을 보고 걷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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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을 더 흔들리면 안 흔들리는 어른이 될까. 어른이 되고도 알 수 없는 그 답은, 10대에는 아득한 신기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난하면 인생을 멀리 내다보고 눈앞의 이득에 급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가난한 사람 탓하기는 참 쉽지 싶다. 부부싸움을 하는 부모의 목소리가 문을 넘는 집 현관문 앞에 언니와 함께 우두커니 선 어린 미숙의 모습을 따라 <올해의 미숙>은 차분히 걸어간다. 동생 앞에서 차분하게 대응하는 언니는 불안과 두려움을 스스로의 몸을 꼬집으며 이겨내려고 하고, 그게 보이지 않던 동생이 그 뜻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이 더 흐르고 나서다. 미숙은 학교에서 ‘미숙아’라고 놀림받는데, 독자가 화를 내는 동안 정작 미숙이 그 별명에 너무 익숙해 있어서 더 울화통이 터진다. 장미숙의 성장을 지켜보는 울적함 사이로 1990년대와 2000년대의 풍경이 스쳐 지나간다. 지금도 하나 다를 것 없는,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가난한 이들의 풍경.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올해의 미숙> 등을 보고 걷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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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713억달러(약80조원). 지난 3월 19일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는 “장기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다. 디즈니와 21세기 폭스의 창조적인 콘텐츠와 인재가 합쳐지면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뛰어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며 디즈니의 폭스 인수를 공식화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디즈니는 이십세기폭스, 폭스TV스튜디오, 폭스네트워크,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업계 3위인 스트리밍업체 훌루 등을 소유하게 됐다. 당장 <아바타> <타이타닉> <스타워즈> 시리즈와 <아이스 에이지> <심슨 가족> 등 수많은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판권이 디즈니에 넘어갔다. 엑스맨과 데드풀이 어벤져스 멤버들과 만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영화 팬들의 관심은 폭스가 소유하고 있던 마블 캐릭터인 엑스맨과 데드풀, 판타
폭스의 TV채널과 영화 판권까지 갖게 된 천하무적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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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숙 편집감독은 10년도 훨씬 전에 <우상>을 알고 있었다. <아들의 것>(2006), <적의 사과>(2007) 등 이수진 감독의 단편영화를 연달아 작업한 뒤 <우상>의 원안이 되는 시나리오를 읽은 적이 있다. 지금의 <우상>과 제목도, 세세한 이야기도 다르지만, 최 편집감독이 <우상>의 시나리오를 받고 “반가웠던 건” 그때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편집감독으로서 새로 읽은 <우상>은 “보통 영화보다 길고, 명회(한석규)와 중식(설경구), 련화(천우희) 세 인물이 계주하듯 서사를 끌고 가는 이야기”인 까닭에 “편집하기 쉽지 않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 작업”으로 다가왔다.
이수진 감독의 전작 <한공주>가 그랬듯이 <우상> 또한 플롯이 퍼즐처럼 촘촘하게 엮인 이야기다. 그건 신 하나를 손대면 이야기 전체를 매만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사가 전개되면서 사건 정보의 어느 선까지 공개
<우상> 최현숙 편집감독 - 서사의 리듬을 살린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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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전 집행위원장 해임 문제를 놓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갈등을 겪는 가운데, 조혜영 프로그래머가 사임했다.
조혜영 전 프로그래머는 3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남아 있는 분들, 특히 창립 이사들이 사태를 제대로 성찰하고 책임지기를 원한다. 이혜경 이사장은 이 사태를 사과하고 책임지며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메가박스가 서울 직영점에 한해 부율을 조정한다.
기존 50:50에서 배급사 55, 극장 45로 변경되어 CGV, 롯데시네마와 같은 비율을 적용하게 됐다. 4월 1일 이후 한국영화 개봉작을 대상으로 11개 극장, 코엑스·목동·동대문·상암·강남·신촌·이수·센트럴·화곡·마곡·상봉 메가박스에서 적용된다.
-제23회 한겨레 영상 아카데미 졸업영상제가 3월 22일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렸다.
한겨레 영상 아카데미의 실습작 중 우수작을 선별, 상영함으로써 한해 동안의 교육을 정리하고 교육기관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조혜영 프로그래머 사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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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주변에 영업하고 싶다. 제발 좀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영화다.”(황석희) 황석희 번역가가 특별 게스트로 참석한 용씨네 <더 길티> GV 시사회가 3월 19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진행은 <씨네21>의 송경원, 김소미 기자가 맡았다. 구스타브 몰레르 감독의 데뷔작인 덴마크영화 <더 길티>는 긴급구조전화센터에서 근무하는 경찰 아스게르(야코브 세데르그렌)가 어느 날 밤 자신의 납치 사실을 알리는 이벤(예시카 딘나게)의 전화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담은 지닌 스릴러다. 아스게르는 다음날이면 긴급구조전화센터를 떠나 현장에 복귀할 예정인 데다, 과거에 아스게르가 저지른 죄가 무엇인지 이벤의 사건과 함께 서서히 드러나 긴장을 한시도 늦출 수 없다. 이날 행사는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한다는 점에서 영화 대부분이 모니터 화면으로 진행된 아니시 차간티 감독의 <서치>(2017)와 비교해보고 싶은 작품. <더 길티&g
<더 길티>(feat. 황석희 번역가) 용씨네 PICK, 고전적 영화문법의 서스펜스를 즐겨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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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특집은 <컬러 퍼플>(1985)부터 <블랙팬서>(2018)까지, 1980년대 이후 블랙시네마 총정리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20편을 엄선하면서, 흑인 감독들이 연출한 영화에 주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포함시키지 못해 아까운 영화들이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2)와 <헤이트풀8>(2015)일 것이다. 그는 <저수지의 개들>(1992)로 데뷔한 이래 끊임없이 다채로운 장르의 여정을 이어왔다. 매번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이전 영화로부터 멀리 달아나는 ‘탈주’의 태도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그런 점에서 두 영화는 그가 두번 연이어 서부극을 만든 것이기에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종종 서부극에 느끼는 매혹에 대해 얘기한 적 있다. 단 ‘남북전쟁 이전 미국 남부의 노예사회’를 그려내고 싶어 했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가 그 시기에 딱 맞는 영화
[주성철 편집장] 블랙시네마 특집, 그리고 타란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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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픽처스
작가 천명관의 감독 데뷔작 <뜨거운 피>에 정우가 캐스팅됐다. 김언수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부산 변두리 ‘구암’에서 나고 자란 한 남자가 생존을 위해 조직간 싸움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정우는 구암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의 중간 보스 희수 역을 맡는다. 3월 말 크랭크인 예정.
JK필름
성동일, 하지원, 김윤진, 김희원이 강대규 감독의 <담보>(가제)에 캐스팅됐다. 영화는 무식한 채권추심업자 두석(성동일)이 떼인 돈을 받으러 명자(김윤진)를 찾아갔다가 졸지에 그녀의 어린 딸 승이(하지원/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다룬다. CJ ENM이 투자·배급을 맡으며 4월 크랭크인 예정.
인디다큐페스티발
3월 21일(목)부터 28일(목)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인디다큐페스티발2019가 열린다. 올해는 10주년 기념 프로그램 ‘인디다큐 새 얼굴 찾기 봄’을 비롯해 국내신작전, 올해의 초점, 해외초
작가 천명관의 감독 데뷔작 <뜨거운 피>에 정우 캐스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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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의 사외이사로서 5년여 기간 동안 32회 회의에 출석하여 경영진안에 대한 찬성표만 던지며 공식적으로만 2억원 넘게 수령했다는 사실,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잔존 인맥을 이용해 영상산업협회 등의 회장을 지낸 전형적인 관료 출신 로비스트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특히 CJ그룹은 영화계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중소 배급사를 경쟁에서 도태시켜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죽여왔다. 아무리 개인에 대한 판단은 별도의 분석을 요구하더라도 그런 CJ와 이렇게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온 사람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되었을 때 CJ 중심의 강고한 기득권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무망한 노릇이다.
‘한국영화동반성장이행협약 모니터링보고서’의 문제
뿐만 아니라 박양우 내정자는 같은 시기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이하 전략센터)의 공동대표를 지냈는데 전략센터는 지속적으로 소위 ‘동반성장’이라는 모토 아래 CJ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를 용인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예를 들
박경신 교수 특별기고,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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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경제를 국정 철학으로 내세운 촛불 정부에서 박양우씨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으로 내정한 건 국정 철학을 위배하면서까지 장관을 시키겠다는 뜻인가.” 정지영 감독의 반문대로 박양우 CJ 사외이사의 문체부 장관 내정을 두고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거세다. 반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박양우씨의 문체부 장관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박 내정자는 2013년 3월부터 현재까지 CJ ENM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역임하고 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33차례 열린 CJ 이사회에 32회 참석해 전부 찬성표를 던졌으며, 이사회에 참석한 대가로 CJ로부터 총 2억44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문제 삼았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를 “문체부 예술진흥국, 문화산업국 등을 거치면서 예술가 및 창작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창의성 제고에 노력해 문화 콘텐츠분야의 산업화를 선도”한 사람으로 평가했지만, 정작 영화인들은 “
박양우 CJ 사외이사의 문체부 장관 내정에 문화예술계의 반발 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