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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을 읽을 때면 독서를 마치고 그들의 미래를 그려보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주인공들은 바라건대 현실의 나보다는 조금 더 즐겁게 살고 있으면 좋겠다. 구병모의 소설 <버드 스트라이크>의 비오는 익인(翼人)이다. 날개가 작아서 비행 능력이 부족한 비오는 익인들의 시청사 습격에 가담했다가 도망치지 못하고 잡힌다. 비오가 탈출하기 위해 인질로 삼은 루는 출생 때문에 차별받던 시간에서 오히려 자유를 얻게 되고, 둘은 모험을 시작한다. 차별을 당연하다는 듯 몸에 두른 채 성장하는 루도, 비오도 그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낙인 없이 기억될 가능성을 처음으로 배워간다. 구병모의 장기가 잘 살아 있는 이 판타지소설에서, 세상을 너무 오래 살아버린 나는 아이들이 돌아올 수 없는 곳까지 아주 멀리까지 날아갈까 봐 가슴을 졸이고 무서워한다. 둘이 마침내 책에서 떠나면, 아이들이 기성세대가 모르는 곳으로 영영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축복하는 일이야말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버드 스트라이크> 판타지의 날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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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새로운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했다. 지난 3월 25일, 팀쿡 애플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TV+를 비롯해 게임, 뉴스·잡지, 신용카드 등 총 4가지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J. J. 에이브럼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등과 리즈 위더스푼, 제니퍼 애니스톤, 제이슨 모모아, 오프라 윈프리 등의 스타들이 무대에 올랐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1980년대 SF의 리부트를 꾀하는 앤솔러지 시리즈 <어메이징 스토리>다. 스필버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파일럿이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에피소드 일부를 소개했다. 리즈 위더스푼, 제니퍼 애니스톤, 스티브 카렐이 출연하는 <모닝 쇼>는 방송국 뉴스팀을 다루는 시트콤으로 알려졌다.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는 바이러스로 지구가 멸망하고 생존자들이 장님이 된 사회를 그리는 10부작 드라마 <시>(See)의 주연을 맡았다.
베일 벗은 애플TV+, 스티븐 스필버그의 <어메이징 스토리> 등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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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면 다 고생이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촬영한 <국경의 왕>은 박진수 프로듀서에게 “맨땅에 헤딩하기”였다. 임정환 감독이 사비를 탈탈 털어 마련한 제작비만으로 배우와 스탭 합쳐 열댓명을 데리고 유럽에서 3주에 걸쳐 영화를 찍는다는 건 웬만한 맷집과 능통한 외국어 실력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박 프로듀서가 흔쾌히 참여한 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동기(06학번) 임 감독의 전작 <라오스>를 보면서 우리 같은 젊은 영화인도 해외에서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제작비가 넉넉지 않았지만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는 게 프로듀서로서의 목표”였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영화 제작을 진행한 사례가 전무한 까닭에 박진수 프로듀서의 “최우선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제작진의 안전”이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각각 전체 촬영 분량의 절반씩 촬영했다. 폴란드는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아 제작 진행이 수월”한
<국경의 왕> 박진수 프로듀서 -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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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아트하우스, 설경구 특별전 연다.
영화 <우상> 개봉을 기념하며 CGV아트하우스가 설경구 특별전을 준비했다. 3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CGV강변을 비롯한 전국 13개 지점에서 열리며 <박하사탕> <공공의 적> <열혈남아> 등의 초기작과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감시자들> <우상> <생일> 등 최근작까지 볼 수 있다.
-인디포럼작가회의, 올해 인디포럼영화제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인디포럼작가회의는 지난 3월 21일 홈페이지 소식을 통해 올해 인디포럼 2019 영화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영화제 기간 중 발생한 회원 성추행 파문 및 영화제 운영 전반에 대한 쇄신의 노력을 기울여 인디포럼 2020 영화제로 돌아오겠다는 뜻도 밝혔다.
-어벤져스 멤버들이 서울을 찾는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에 맞춰 배우와 감독이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내한한다
CGV아트하우스, 설경구 특별전 개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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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가 폐지된 이후 오랜만에 <씨네21> 독자들과 대면하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씨네21> 1198호 포커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반론이다. 독자들의 피로감을 높이는 것 같아 무척 죄송하지만, 반론하지 않을 수도 없어 난감하다.
한국영화산업불공정행위모니터링신고센터(이하 모니터링센터, 대표 최현용)와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이하 전략센터, 대표 박양우·이춘연, 박양우는 지난 3월 8일 대표직을 사임했다.-편집자)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소위 ‘동반성장’이라는 모토 아래 CJ의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를 용인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에 전략센터의 대표였던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하에서는 안철수·도종환 법안(이하 안도법안)이 절대로 통과될 수 없”을 것이므로 박양우 장관 후보 자격에 문제 있다는 것이 박경신 주장의 핵심이다.
박경신의 글은 무엇보다 사실이 아닌 주장을
박경신 교수의 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최현용 소장의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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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아트센터 플랫폼엘에서 ‘시나리오 크레딧 모의 조정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영화계의 고질적 문제인 시나리오 크레딧에 관한 문제의식을 환기하고 광범위하게 논의하자는 취지의 자리였다.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이하 SGK),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이하 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DGK),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이하 WGA)이 실시하는 크레딧 조정기준과 절차가 합리적이라는 주최사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SGK와 같은 국제작가조합연맹 소속인 WGA가 한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크레딧조정사무국 국장인 레슬리 매키, 선임행정관 셀리 버미스터, 그리고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의 작가이자 베테랑 조정관인 존 브란카토를 파견했다.
시나리오 크레딧 조정, 시연으로 기준점 논의
행사 첫날인 20일엔 WGA의 크레딧 조정 방식을 소개하는 설명회가
미국작가조합 초청해 3일간 열린 세계 최초 ‘시나리오 크레딧 모의 조정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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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간 24주년을 맞아 일찌감치 창간기념 1200호 준비에 들어갔다. 미리 예고하자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씨네21>이 선정한 30편의 작품을 통해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려 하고 있고 임권택, 안성기, 박찬욱, 봉준호, 송강호, 정우성에 이어 올해는 전도연 배우에 대한 별책부록을 준비 중이다(온라인과 오프라인, 해당 별책의 구매처는 추후 따로 공지할 예정이다). 그 별책이 포함될 바로 다음 1200호에도 소개할 내용이 한참 많은 데다 마침 4월 3일, 전도연이 오래전 박흥식 감독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0)로 호흡을 맞췄던 설경구 배우와 다시 만난 <생일>이 개봉하기에 미리 예고를 띄우고자 한다.
전도연은 <밀양>(2007)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역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하녀>(2010)를 지나 <무뢰한>(2015)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
[주성철 편집장] 올해는 전도연 별책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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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필름
<킹메이커>가 캐스팅을 확정하고 3월 25일 크랭크인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이 연출하는 <킹메이커>는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그의 뒤에서 뛰어난 선거 전략을 펼치는 서창대(이선균)의 선거전쟁을 그린다.
덱스터스튜디오
덱스터스튜디오가 3월 25일 하정우, 이병헌 주연의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에 70억원 규모의 VFX 특수효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덱스터스튜디오 류춘호 대표이사는 “2019년은 기존의 VFX 산업을 기반으로 콘텐츠 기획, 제작 배급 등 신사업 영역으로 다양하게 확장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9 선정작인 <아무도 없는 곳>(감독 김종관)이 3월 19일 크랭크업했다. <아무도 없는 곳>은 창석(연우진)이 며칠 동안 만난 네명과 기억, 죽음, 이별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의 변화를
<킹메이커> 캐스팅을 확정, 3월 25일 크랭크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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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 창끝이 무뎠다. “장관 후보자 7명 중에서 박양우 후보자가 청와대의 7대 인사 배제 원칙 기준을 가장 적게 위반했다. (1998년 장녀의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위장 전입한 사실을 시인했는데 흠집없는 장관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솔직하게 답변해달라”(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는 야당의 독려까지 나왔다. 그러다 보니 “한국 영화산업 발전과 관련된 상세한 입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드리겠다”는 공언과 달리 박 장관 후보자의 해명은 충분치 않았다. 지난 3월 2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여야의 큰 충돌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부터 예고된 대로 CJ 사외이사 이력, 위장전입, 증여세 및 소득세 탈루, 논문 표절 등 박 후보자의 여러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도덕성을 검증하는 질의 위주로 진행했고, 여당은 그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는 인상이 강했다. 일단, 그의 CJ 사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사 청문회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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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IBK투자증권에 최수규 전 차관 아들의 채용을 부탁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강래 전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모태펀드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실행 혐의를 받고 있는 주요 인사 중 한명이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비례대표)로부터 입수한 IBK투자증권 채용 비리 혐의가 적시된 서울남부지검 공소장에 따르면, IBK투자증권 사장이었던 조강래 전 대표는 2016년 2, 3월경 IBK투자증권 경영인프라본부장이던 박모씨에게 당시 중소기업청 차장이던 최수규 전 차관의 자녀 취업에 관련한 청탁을 했다. 박 경영인프라본부장은 ‘조강래 전 대표가 추천한 지원자가 있다’는 취지로 신성호 당시 IBK투자증권 사장과 김모 부사장에게 보고한 뒤 인사팀장과 인사과장에서 최 전 차관의 자녀를 합격시키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이들은 불합격권에 있던 최 전 차관의 자녀의 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하여 최종 합격자로 선정했다.
<씨네21>이 연속 보도한 대로 조강래 전 대표 체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실행 연루된 조강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 채용 비리도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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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한국 영화를 이끈 주역. 한석규는 충무로의 역사에서 그런 인물이다. 이 시기 전성기를 맞은 한석규는 굴곡 없는 흥행의 보증수표이자, 대체 불가능한 연기파 배우였다. 그는 멜로와 누아르라는 전혀 다른 장르를 오가는 동안에도 이질감이 없는 캐릭터로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선한 인상으로 펼치는 괄괄한 연기는 되려 어떤 카타르시스를 안겼고, 다시 담담한 어른의 표정으로 돌아와 믿음직한 멜로를 선사했다. 90년대에 이미 완성된 한석규의 대표작으로 그를 추억해보자.
초록물고기ㅣ1997ㅣ갓 제대한 청년 막동
이창동 리얼리즘의 포문을 연 <초록물고기>는 한석규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 막동의 영화다. 영화는 갓 제대한 청년 막동이 폭력조직 세계로 진입해 손에 피를 묻히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어설픈 때를 묻힌 그는 단지 보스의 신임을 얻고자 했고, 하필이면 보스의 여자를 사랑했다. 이때부터 파국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막동은 완벽한 악인이 되지 못하고, 지금
1990년대 출연 섭외 1순위, 충무로 씹어먹던 한석규의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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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위협하는 OTT(Over The Top) 기업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현재 그 최강자로 군림 중인 것이 넷플릭스다. 막대한 자본을 투여해 예능, 드라마, 영화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자체 콘텐츠들을 생산한 넷플릭스는 2018년 3분기 기준 가입자 약 1억 3700만 명을 돌파했다. 업계 2위인 아마존 스트리밍 서비스의 추격도 이어지고 있지만 확실히 넷플릭스의 아성을 따라 집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런 넷플릭스에게 도전장을 내민 강력한 대항마가 있으니,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다. 2017년 8월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선언한 디즈니는 넷플릭스에서 상영되고 있는 자사의 콘텐츠들을 점점 회수, 자체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은 나오지 않았지만 밥 아이거 회장은 “디즈니 플러스는 2019년 말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두 공룡 기업의 ‘빅뱅’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디
넷플릭스의 대항마! 디즈니 플러스가 선보일 콘텐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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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음악이 위기라고들 한다. 발매되는 신곡 개수로 따지면 분명 설득력 있는 말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까지 포함해 최신 곡의 대다수는 싱어송라이터 팝, 알앤비, 힙합, 그도 아니면 일렉트로닉 댄스다. 히트곡으로 한정하면 입지는 더욱 줄어든다. 여전히 록 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큰 미국에서도 록이 빌보드 차트 10위 안에 드는 일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로큰롤 라디오는 새 앨범 소개 글에서 시시포스 신화를 인용한다. 시시포스는 산 위로 돌을 밀어올리고 굴러떨어지면 다시 올리는 공허한 일을 반복하는 인물이다. 밴드는 <Sisyphe>라는 곡을 삽입하고 “음반 주제가 가장 잘 담긴 곡”이라고 말했다. 밴드는 최근에 “음악을 계속 이어가는 이유”를 자문할 정도로 회의감이 컸다고 한다. 물론 록이 위기라서가 아니라 내부적 권태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시시포스를 언급한 걸 듣는 순간 한국 록 신의 어려움이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발표된 음악의 퀄리티로 따졌을 때 록은 절대 위기
[마감인간의 music] 로큰롤 라디오 《You’ve Never Had It So Good》, 록부심이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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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아사코>에서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두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아사코(가라타 에리카)의 첫사랑이자 자유롭고 이기적인 청년 바쿠, 8년 후 아사코가 도쿄에서 만난 평범하고 성실한 료헤이. 성격이 정반대인 두 인물은 무심히 흐르는 시간의 간격을 두고 아사코의 인생에 등장한다. 2013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로 영화를 시작한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지난 6년간 <기생수 파트1>(2014), <데스노트: 더 뉴 월드>(2016) 등 대중적인 영화와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2016), <산책하는 침략자>(2017) 등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를 오가며 연기 경력을 다각도로 넓혀왔다. 이 밖에 드라마 <문제있는 레스토랑>(2016), <당신을 그렇게까지는>(2018), 순정만화를 영화화한 <아오하라이드>(2016) 같은 작품에서는 속을 알 수 없는
<아사코>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 - 사랑에 관한, 리얼리즘이 가미된 판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