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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많다. 그중 상당수가 가정의 달 5월에 포진해 있다. 어느 영화제를 선택할지 즐거운 고민도 많아지는 시기다. 어린이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제를 찾는다면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를 놓치지 말자. 국내 유일의 어린이영화제,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가 올해로 7회를 맞는다. 5월 9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6일까지 8일간 구로구청 광장,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CGV구로 등 구로구 일대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 키즈무비 작품 공모 결과 64개국에서 1040편(장편 136편, 단편 904편)이 출품되었다. 지난해 906편에 비해 134편이 늘어나 영화제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한다. 초등·중학생이 직접 연출·제작한 작품이 20편이나 출품되어 국내 유일 어린이영화제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슬로건 ‘꿈, 영화로 빛나라’
올해는 ‘꿈, 영화로 빛나라’를 슬로건으로 영화제의 출격을 알린다. 이성 조직위원장은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제7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구로구청 광장,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CGV구로 등 구로구 일대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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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70여명의 아동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베르나르 프레나 신부. 더불어 이런 사실을 알고도 은폐해온 필리프 바르바랭 리옹 대교구장. 최근 프랑스 가톨릭은 이 사건을 둘러싸고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러한 논란 속에 프랑스영화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전면에 나서 교통정리를 시작했다. 프레나 신부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언한 피해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신의 은총으로>를 연출한 것. 제목은 바르바랭 리옹 대교구장의 “베르나르 프레나 신부의 공소시효가 ‘신의 은총으로’ 만료되었다”라는 발언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 작품은 촬영 내내 보안 목적으로 <알렉산드르>라는 제목으로 불렸고, 극중 리옹으로 묘사되는 장면의 촬영은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에서 진행했다. 실제 사건이 일어난 리옹은 가톨릭의 영향력이 너무 세 촬영을 진행하는 데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2월 20일 개봉 당시에는 진행 중인 프레
[파리]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의 은총으로>,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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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라 폴리 /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건, 루크 커비 / 제작연도 2011년
내가 처음 영화관에 간 건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되면서다. 당시 담임선생님은 여름방학 동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감상문과 영화 티켓을 가져오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돌이켜보면 내 직업(조명감독)의 시작이 그 과제에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지만 당시의 나는 뭘 해야 할지 몰랐고 한참을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영화 <비트>의 유명한 대사처럼 “나에겐 꿈이 없었”다.
수능까지 치르고 나서야 힘들게 선택한 길이 음향제작과 진학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회를 다녀 조금 다룰 수 있었던 기타와 작은 음향기기는 내가 레코딩엔지니어라는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었고, 그렇게 시골 소년이었던 나는 대학에 진학하며 서울 근교로 올라왔다. 하지만 1년 동안 열심히 수업을 들었는데도 음향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휴학을 했고 빨리
[내 인생의 영화] 정해지 조명감독의 <우리도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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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노인 같은 이들이 옹색한 탁자에 생선회를 깔고 플라스틱 잔에 소주를 마신다. 매운탕 냄비에는 필시 라면 사리가 익고 있을 것이다. 이곳은 항구도시의 수산물 공판장. 이들은 사채업계 ‘회장님’들이다. <무간도2: 혼돈의 시대>에서 삼합회 중간 보스들이 허름한 훠궈 식당에 모이던 장면을 한국화하면 매운탕이 나오는구나 싶다. 이 자리의 업계 원로들을 말로 작살내는 백경 캐피탈 회장 박후자(김민정)는 굉장하다. “어리고 버르장머리 없으니까 여기서 이러고 있죠. 제가 늙고 버르장머리 없었으면 회장님들 전부 여기 없어요. 어디다 파묻었지.” 존대와 하대를 뒤섞고 단어 끝음절을 길게 빼는 말투가 맹하고 나른한데, 내용은 거침이 없다.
KBS <국민 여러분!>의 주인공은 경찰 김미영(이유영)과 결혼한 사기꾼 양정국(최시원)이지만, 내 관심은 그의 적대자 박후자에게 쏠린다. 최근 방영하는 드라마들을 보면 후계자가 된 아들이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TVIEW] <국민 여러분!>, 악역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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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 감독 봉준호 /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5월 말 예정
<기생충>이 올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과 함께, 5월 말 개봉 예정을 알린 가운데,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가족. ‘휴대폰도, 와이파이도 끊긴’ 상황에서, 재학증명서를 위조해 IT기업의 CEO인 박 사장(이선균)의 아이들 가정교사 면접을 가는 기택의 아들 기우(최우식). 자본주의사회, 계급이 다른 두 가족의 충돌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내년에 꼭 이 대학을 갈 거”니까 학력 위조가 “위조나 범죄”가 아니라고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설득 중인 기우. 하지만 내레이션을 맡은 박정자는 굵은 목소리로 이유가 어찌 됐건 “그건 엄연한 범죄입니다”라고 못 박아 말한다. <마더>(2009) 이후 10년 만의 충무로 프로젝트이자 봉준호의 페르소나 송강호와의 <설국열차
[Coming Soon] <기생충>, 계급이 다른 두 가족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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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0일 국내 개봉한 닐 마샬 감독의 <헬보이>.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 시리즈와는 별개로 제작된 리부트 영화다.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는 특유의 고혹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돋보였다면 닐 마샬 감독은 고어영화에 가까운 잔임함을 내세웠다. 과감히 R 등급을 선택,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헬보이> 이외에도 근래 <데드풀> 시리즈, <로건> 등 R 등급 히어로 영화들이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제작이 확정된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블랙 위도우 솔로 영화는 “R 등급으로 제작해달라”는 팬들의 성원도 있었다.(다만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 케빈 파이기는 R 등급으로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 단언했다) 확실히 PG-13 등급(13세 이하 부적합)에 비해 과감한 액션 등이 R 등급의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
애들은 가라! R 등급 히어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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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미성년> 구차하게 로맨스라고 하지 않겠어.
[정훈이 만화] <미성년> 구차하게 로맨스라고 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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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디렉터 김진아의 첫 에세이. 커트머리에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정면을 보고 있는, 언제라도 앞으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 표지 인물은 ‘여성다움’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듯 보인다. 야망을 가질 것, 내 파이를 구할 것. 페미니즘은 세대에 따라 다른 함의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 김진아가 속한 3040세대는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능동적 섹시’를 학습해왔다.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반성문이 필요한 이유는 그것이리라. 과연 그것은 나의 의지, 나의 선택이었나를 묻고 아니었음을 인정하고야 시작할 수 있는 싸움. 그러고 나서야 보게 되는 현실이 있다. 어느 순간 사내정치에 둔감했던 자신이 처한 상황을 보게 된다.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만큼 이길 수 있는 실력이 자기 자신을 구조의 희생양으로 만드는 현실에서 구원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광고 일을 오래 계속하며 분야가 다른 업계의 자영업자로 자리를 잡는 과정, 페미니스트로서 ‘지속 가능성’을 타진하는 싸움, 그 모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김진아의 첫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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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자들의 등산일기’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웹사이트 이름으로, 등산하는 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고백> <백설공주 살인사건> 등 영화로 만들어진 미스터리 소설들로 잘 알려진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이다. 이번 책을 내고 가진 출간기념회에서 “아무도 다치지 않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는데, 평소 취미인 등산을 소재로 여자들의 이야기를 연작 단편으로 써냈다. 목차는 일본 니가타의 묘코산과 히우치산을 시작으로 홋카이도의 리시리산, 뉴질랜드 통가리로산 등을 경유하는 산과 국립공원, 산악 페스티벌 이름으로 되어 있다. 산이 익숙한 사람도 산이 처음인 사람도 있다. 그리고 다들 그 자신이 산처럼 거대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 ‘리시리산’과 ‘시로우마다케’는 자매가 주인공인데 전자는 동생의 시점으로, 후자는 언니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동생은 마지막 ‘가라페스에 가자’에서 한번 더 등장한다. <여자들의 등산일기>는 보통 동반자가 있는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여자들의 등산일기> 산에서 발견하는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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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작가와의 인터뷰는 4월 16일에 있었다. 단편소설 중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에 대한 말을 꺼냈을 때의 일이다. 프러포즈를 위한 글을 청탁받은 팬을 위해 쓴 소설인데, 서간체 소설로, 성간비행을 통해 4년 정도면 만나 결혼할 수 있으리라던 두 사람이 어긋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 소설을 읽고 대성통곡했다고 말하자 김보영 작가는, 정작 글을 청탁한 분들께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2014년에 쓴 소설이었다. 그때는 세월호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두지 않고는 창작이 불가능했다.” SF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현실을 보여주는 작업을, 김보영 작가는 2004년 데뷔 이래 꾸준히 해왔다. 소설 <저 이승의 선지자>, 논픽션 <SF는 인류종말에 반대합니다>에 연이어 소설 <천국보다 성스러운>을 발표한 김보영 작가를 만났다.
-<천국보다 성스러운>의 시작은 ‘절대자가 차별주의자라면’이라는 생각이다.
<천국보다 성스러운> 소설가 김보영 - 가장 훌륭한 SF 작품은 진정한 반역을 꿈꿀 수 있는 여자들에게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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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칸국제영화제의 라인업이 공개됐다. 올해 공식 포스터는 지난 3월 28일 타계한 아녜스 바르다 감독에게 헌정하는 컨셉으로 디자인됐다. 영화제는 4월 18일, 파리 UGC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막작인 짐 자무시의 좀비영화 <더 데드 돈 다이>를 시작으로 올해 라인업을 소개했다. 우선 칸이 사랑하는 거장 감독들이 대거 귀환한다. 페드로 알모도바르(<페인 앤 글로리>), 마르코 벨로키오(<더 트레이터>), 다르덴 형제(<아메드>), 테렌스 맬릭(<어 히든 라이프>), 켄 로치(<소리 위 미스드 유>), 자비에 돌란(<마티아스 앤 막심>)의 신작이 차례로 경쟁부문에 올랐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18편의 경쟁부문 진출작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아시아 감독 작품으로는 중국 디아노 이난의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가 진출했다. 또 경쟁부문 진출작 중 여성감독의 작품도 눈에 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라인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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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치매에 걸린 부부가 서로를 돌보는 애틋한 과정을 담은 이창근 감독의 데뷔작 <로망>은 이 따뜻한 러브 스토리의 힘을 믿은 제작자와 프로듀서의 신념이 더욱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신영일 프로듀서는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고 호흡할 수 있는 힘은 살아 있는 캐릭터에서 나온다”라고 운을 뗐다. 신 프로듀서가 현장에서 제작실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조명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유재규 제이지픽처스 대표가 <로망>의 시나리오를 처음 건넸을 때 반려한 것도 “치매와 중풍을 앓다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아직은 너무 버겁게 다가온” 까닭이었다. 이후 그는 곽경택 감독의 <사주>를 준비하다 제작이 지연되고, 같은 사무실의 옆방을 쓰던 김태균 감독과 친분을 맺으면서 자연스레 <암수살인>의 프로듀서로 낙점됐다. 그렇게 2~3년 지나 다시 읽어본 <로망> 시나리오는 개인적인 슬픔에서 한발 물러나 영화적으로 다가왔다. 적은 예산으로 완성해야 하는
<로망> 신영일 프로듀서 - 사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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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훈 촬영감독이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신작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Last Night in Soho)를 촬영한다.
공포, 스릴러 장르로 안야 테일러 조이, 맷 스미스, 토마신 매켄지가 출연한다. 현재 런던에서 프리 프로덕션 중이고 5월 말에 촬영을 시작한다. 한편 정정훈 촬영감독이 참여한 <좀비랜드2: 더블 탭>은 촬영이 종료됐고 후반작업에 돌입했다.
-미국 매체 <더 랩>을 포함한 외신이 지난 4월 17일 “마블 스튜디오가 마동석을 영화 <더 이터널스>에 캐스팅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마동석의 소속사 빅펀치이엔티는 “마블로부터 캐스팅과 관련해 공식적인 대답을 듣지 못했다. 아직 캐스팅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가 4월 18일 변호사회관에서 성폭력 피해자와 사건을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고소한 김기덕 감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
정정훈 촬영감독,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신작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Last Night in Soho) 참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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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014년 당시 중국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여성의 수를 의미하는 숫자다. 중국 신인감독 궈커는 이 22명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조명한 그의 첫 다큐멘터리 <22>를 통해 중국 사회에서 한번도 가시화된 적 없는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펑샤오강 감독, 배우 장신이 등 영향력 있는 중국 영화인들의 지지를 받은 이 작품은 중국에서만 292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크게 주목받았다. 그런데 <22>를 제작한 이는 중국인이 아닌,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의 김원동 대표다. 영화 <소리굽쇠>(2014), 방송 다큐멘터리 <소녀를 만나다>(2014)를 제작한 그는 오랜 시간 대중에게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방식을 고민해왔다. 중국에서 <22>의 후속작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을 작업 중인 궈커 감독을 대신해 김원동 제작자에게 <22>의 제작 과정과 이 작
[히든픽처스] <22> 김원동 제작자 - 위안부 소재 창작물에 왜 벌써 피로감을 호소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