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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가깝고 시차도 없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일본이 각광받는 이유다. 비행편도 잦고 직항으로 가는 도시가 많으며, 배로도 갈 수 있는 도시들이 있으니 금상첨화다. 계절과 날씨, 생활방식이 비슷한 데서 오는 유행의 사이클, 선호하는 음식과 물건의 흡사함 역시 그 선호에 한몫한다. 그러니 일본 여행서는 유독 세분화되는 것이다. 가이드북과 에세이가 고루 많을 뿐 아니라 여행 테마(쇼핑, 온천 등)와 지역(홋카이도, 간사이, 소도시 등)에 따른 책이 주기적으로 선을 보인다. 나는 <교토의 밤 산책자>를 쓸 때 계절별 교토와 밤의 교토를 쓰는 데 주력했는데, 그것은 이미 교토만을 다룬 책이 충분히 많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본 도시 가운데 가장 여러 번 말해진 도시를 꼽자면 도쿄를 언급해야 할 것이다. 그 도쿄를,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가 <아직, 도쿄>라는 에세이집에 담았다.
‘아직, 도쿄’라는 책의 제목에는 두고 온 그리움이 한가득이다. 몸은 이곳이지만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아직, 도쿄>, <레트로-오키나와> 갑시다, 도쿄에 오키나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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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후속 시리즈, 새로운 <스타워즈> 3부작, 스티븐 스필버그가 각색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디즈니 라인업의 개봉 일정이 2027년까지 공개됐다. 지난 5월 7일 월트디즈니스튜디오(이하 디즈니)가 발표한 라인업에는 마블, 인수 합병한 이십세기폭스와 폭스 서치라이트의 영화들까지 포함됐다. <아바타> 3, 4, 5편과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크리스마스 시즌에 번갈아가며 개봉한다는 사실이 가장 눈에 띈다.
7월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감독 존 와츠) 이후 시작되는 마블 페이즈4의 개봉 일정도 나왔다. 아직 제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6월에 촬영이 시작되는 <블랙 위도우>를 포함해 <블랙팬서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닥터 스트레인지2> <이터널스> <미즈 마블> &
2027년까지 개봉예정 디즈니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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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실무를 맡아 보조를 하고 있다. 영화제가 아무 일 없이 평온하면 가장 바쁘다. 나도 그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문병용 전주영화제작소 기획운영실장은 전주국제영화제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살림을 도맡고 있다. 개·폐막식을 비롯한 전주 라운지 운영, 공식초청 행사의 도움, <익스팬디드 플러스: 유토피안 판톰> 전시 지원 등 영화제 곳곳, 문병용 실장의 지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오늘 하루만 전시가 집중되어 있는 팔복예술공장을 세번 정도 다녀왔다. 예상 이상으로 관람객이 많이 방문해 스탭들이 소화하기 버거울 정도다.” 다들 정신없이 바쁠 때 영화 촬영부 출신인 문병용 실장의 노하우가 빛을 발한다. 현장에서의 업무 흐름을 알기 때문에 필요한 장비나 지원을 적재적소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제 보조는 올해부터 시작했다. 지난해까진 전주영화제작소 일만 담당했는데 이런 식으로 담당 분야가 조금씩 늘어나는 중이다.”
전주영화제작소
문병용 전주영화제작소 기획운영실장 - 보이지 않는 지원이 좋은 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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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악인전>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를 보고 계십니다.”(장영엽 기자)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이 5월 7일 CGV용산아이파크몰 11관에서 열린 용씨네 PICK 관객과의 대화(GV) 시사회에서 처음으로 국내 관객과 만났다. 보통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은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하기 마련인데 <악인전>은 이에 앞서 국내 언론과 관객에게 먼저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영화를 연출한 이원태 감독과 제작자인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가 참석했다. 집 앞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다가 초청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이원태 감독은 “마음이 붕 떠서 한 시간 동안 밖을 서성거렸다. 그랬더니 아내가 ‘까불지마’라고 한마디하더라. 아직까지는 까불지 않고 있다”며 기쁜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끝까지 간다>(2014)를 제작해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이미 한 차례 초청된 바 있는 장원석
<악인전> 용씨네 PICK, 경계를 넘어선 악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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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무살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에 잘 다녀왔다. 원래 갈 계획이 없다가 가게 되니,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올해도 <씨네21>이 영화제 공식 데일리로 참여하면서, 매일 어떤 기사와 인터뷰로 채울지 데일리 구성안을 짜는 것보다 더 힘든 삼시세끼 맛집 순례 구성안을 짜느라 고생했다. 기자들 모두 출장 기간 중반을 통과하며 가져온 바지가 맞지 않는다고 호소했고, 특히 술독에 빠진 송경원 기자는 매일 밤 자리가 파한 뒤에도 나라 잃은 백성처럼 숙소로 복귀하길 거부하며 전주 영화의 거리를 헤매고 다녔다(혹시 그의 행방을 아시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데일리 작업실은 전주 라운지의 <스타워즈> 컨테이너, <스타워즈> 갤러리와 가까워 하루 종일 수백번 무한 반복되는 존 윌리엄스의 <스타워즈> O.S.T를 듣느라 계속 그 환청에 시달리기도 했다(한동안 <스타워즈>를 볼 일 없을 것 같다). 그렇게 9권의 데일리가 끝났다.
올
[주성철 편집장] 스무살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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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이 5월 8일 오후 6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열렸다. 국제경쟁부문 대상은 이반 마르코비치, 우린펑 감독의 <내일부터 나는>에 돌아갔다. <내일부터 나는>은 지하방에서 동료와 함께 생활하던 이주노동자가 룸메이트와 이별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로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나우엘 페레스 비스카야르트는 “개인적, 사회적, 자연적 또는 역사적 환경과 다시 연결되는 영화들 안에 분명한 공통분모가 있었다”고 총평했다. 작품상은 에우베시우 마링스 주니어 감독의 <안식처>, 심사위원특별상은 카빅 능 감독의 <지난밤 너의 미소>가 수상했다.
한국경쟁부문 대상의 영광은 김솔, 이지형 감독의 <흩어진 밤>이 차지했다. 정승오 감독의 <이장>은 CGV아트하우스상 창작지원상을, 정다운 감독의 <이타미 준의 바다>가 CGV아트하우스상 배급지원상을 각각 수상했다. 건축가 이타미 준의 흔적을 다룬 다큐멘터
20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 개최, <내일부터 나는> 등 총 5개 부문 12개 작품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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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즌 8이 방영 중,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그 속에서 ‘용엄마’ 대너리스를 연기한 에밀리아 클라크의 차기 직업이 정해졌다. 5월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엠파이어>는 “에밀리아 클라크가 <렛 미 카운트 더 웨이스>(Let Me Count The Ways)에서 시인이 된다”고 전했다.
에밀리아 클라크가 연기하는 시인은 19세기 영국에서 활동했던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이다. 남편인 로버트와의 사랑을 노래한 시 <포르투갈인으로부터의 소네트>(1850)로 유명하다. 이외 사회 문제를 꼬집은 장편 서사시 <오로라 리>(1857) 등 여러 시들을 집필했다.
<렛 미 카운트 더 웨이스>는 그녀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로버트와 만나는 과정부터, 불가사의한 병에 걸려 은둔 생활을 하기까지의 일대기를 그린다. 연출은 2017년 <더 와이프>로 호평을 받은 비욘 룬게 감독이 맡는다. 로
<왕좌의 게임> ‘용엄마’ 에밀리아 클라크, 시인으로 변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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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 없이는 못 사는 형제. 신하균과 이광수가 그리는 특별한 우정, <나의 특별한 형제>가 개봉했다. 신하균의 작품 선택 기준은, 데뷔 이래 줄곧 '안 해본 것'이었다. 장애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에 끌려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배우 신하균의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데뷔작 <기막힌 사내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신하균의 데뷔작은 1998년 <기막힌 사내들>. 이는 신하균뿐만 아니라 장진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영화 제목처럼 기막힌 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코미디였다. 이른바 장진 표 코미디의 출사표였던 이 작품에서 신하균이 맡은 캐릭터는 방화범 김추락 역. 일산의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방화를 저지른 남자였다. 독특한 배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장진 감독의 바로 다음 작품 <간첩 리철진>에서 일진 고등학생 우열 역을 맡은 이후, 570만 관객을 모은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인터뷰의 신'이라 불리는 배우, 신하균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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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 차일드. 맏이와 막내 사이에 낀 아이. 삼 형제로 말하자면 둘째. 90년대 드라마 <느낌>으로 치면 김민종. 제목만 보면 이 노래는 제이 콜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 같다. 사실 자전적인 작품은 맞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 제이 콜은 자신의 집안 대신 힙합 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두 세대 사이에 끼어서 죽을 지경이야/ 나는 누군가에겐 형이고 누군가에겐 동생이지/ 21 새비지와 녹음을 마친 다음/ 제이 지와 점심을 먹으러 가.” 힙합 신의 미들 차일드. 20살 래퍼들에겐 큰형이지만 제이 지나 나스에게는 작은동생뻘인 존재. 그게 바로 현재 제이 콜의 위치다. 그리고 이 틈바구니에서 혼란을 느낀 제이 콜은 균형을 잡으려고 애쓴다. 형들의 힙합과 동생들의 힙합이 이렇게나 다른데, 나는 그 중간에서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그 진솔하고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이 노래에 담겨 있다. 이 노래를 들은 후 한국 힙합으로 눈을 돌리면 한명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왼 오바도즈. 얼
[마감인간의 music] 제이 콜 <Middle Child>, 전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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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찾고 마는 휴먼 코미디 장르의 내비게이션. 육상효 감독은 데뷔작 <아이언 팜>(2002) 이후 <달마야, 서울 가자>(2004), <방가? 방가!>(2010),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2012)을 거치며 지난 20여년간 여타 장르의 트렌드에 편승하지 않은 채 웃음 하나만을 좇아왔다. 이주노동자, 운동권 학생 등 무겁고 민감한 소재에 비하의 시선 없이 웃음을 접목시킬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지체장애와 발달장애를 가진 두 사람이, 형제처럼, 아니 형제보다 더 끈끈하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이야기 <나의 특별한 형제>도 그 질문 안에서 찾아낸 해답 같은 영화다. 섣부른 동정의 시선을 걷어내고, 같이 잘 살자는 태도가 만들어낸 매 장면 덕분에 이번에도 그가 전해준 코미디는 건강하고 기분 좋다. 전작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이후 오랜만의 신작, 익숙한 코믹물
<나의 특별한 형제> 육상효 감독, "지금의 청년들에게 영화의 메시지가 전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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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유머 하나. 미연방수사국(FBI)과 미 중앙정보부(CIA) 그리고 소련의 국가안보위원회(KGB)가 숲에서 토끼를 잡아오라는 미션을 받았다. FBI는 숲에 들어가 수색을 시작하고 24시간 뒤에 토끼가 도망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CIA는 숲을 수색한 지 4시간 만에 토끼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KGB는 숲에 들어간 지 20분 뒤 피투성이가 된 곰 한 마리를 끌고 나왔다. 그리고 곰이 소리쳤다. “제가 토끼입니다! 제 부모님도 모두 토끼였습니다!”
이 유머를 듣고 웃으려면 우리는 피투성이가 된 곰에게 감정이입을 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피투성이 곰과 거리를 둬야 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은 “희극을 위해서는 거리가 필요하다”라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거리두기는 단지 웃음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영화는 수동적이며 압도적이어서 선동에 쓰이기 좋은 매체였고, 이런 영화적 속성에 영화 스스로 저항하는 하나의 방식이 거리
<스탈린이 죽었다!>의 웃음을 위해 거리를 둔 결과 생겨난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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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컨저링> 시리즈가 시작되기 이전에도 워런 부부는 호러 팬들에게 유명 인사였다. 소위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귀신영화나 텔레비전물이 나올 때면 그 사건을 맡은 워런 부부의 이름이 어딘가에 박혀 있거나 극중 캐릭터가 이들을 모델로 하고 있기 마련이었다. 워런 부부는 20세기 호러물에 지울 수 없는 하나의 틀을 만들었다. 악령에게 시달리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구원해주는 초자연현상 전문가. 이들이 없었어도 이 틀은 존재했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아는 세계에서는 워런 부부를 통할 수밖에 없었다. 요새 사람들은 이들의 이름을 <컨저링> 유니버스 영화를 통해 안다. 나에겐 이게 굉장히 이상해 보인다. 초자연현상을 다룬 호러영화를 만드는 것이 금지된 중국이나 베트남에 사는 게 아니라면, 워런 부부의 사건 파일에 실린 사건들에 영감을 받아 귀신 나오는 호러 영화를 만드는 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다. 워런 부부가 맡은 사건을 영화화하면서 이들의 캐릭터를 실
<요로나의 저주>를 계기로 <컨저링> 유니버스의 한계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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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감독의 <김 알렉스의 식당: 안산-타슈켄트>(2014),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2017, 이하 <고려 아리랑>), 그리고 지난 5월 2일 개봉한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이하 <붉은 청춘>)이라는 망명 3부작은 모두 떠나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영화들에는 어떤 쓸쓸함이 있다. <붉은 청춘>에는 사랑을 떠나왔지만, 결코 그 사랑을 버릴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는 쓸쓸함이 있다. 어쩌면 이것은 사랑과 고향을 상실한 채로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이 느낄 수 있으며, 느껴야 하는 감정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김소영 감독은 북한에서 추방되고 소련으로 망명한, 어쩌면 우리와는 별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김소영 감독의 다큐멘터리는 감독 자신의 말 그대로 “뿌리로 내려가서, 뿌리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영화를 처음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김소영 감독 - 예술적 활동의 핵심을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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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이 가까스로 지정된 지난 4월 30일, 국회에서 만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구갑)은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의안과에 제출하러 갔다가 누군가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우 의원은 “십수년 만에 몸을 썼더니 힘들다, 늙었나보다”라고 웃었다. 문화체육관광위(이하 문체위) 소속인 그는 보름 전,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영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영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 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를 주 영화 관람 시간대(오후 1~11시)에 상영하는 총 영화 횟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해 상영해서는 안 된다. 지난 십수년 동안 여러 의원실이 수차례 상정을 시도한 영비법 개정안에 비해 내용이 훨씬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우상호 의원은 담배를 피워 물며 스크린 상한제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해야 영화산업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