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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영화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 공개 당시 호평 일색의 반응을 자아낸 <나이브스 아웃>은 영리한 각본과 공들인 미장센이 각축전을 벌이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충직한 후계자를 자처하는 라이언 존슨 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종종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뉘앙스를 풍기며 추리 장르 팬들에게 즐거운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사건은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인 작가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이 자신의 85살 생일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시작된다. 외딴 저택에 모인 할란의 간병인과 자식 내외, 그리고 3세들은 유산 상속을 놓고 대거 혼란에 빠지는데, 이들 사이를 탐정 브누아 블랑(대니얼 크레이그)이 헤집고 다니면서 각자의 살해 동기와 알리바이를 겨눈다. 초상화, 벽난로, 골동품이 가득한 화려한 고딕풍 저택에 갇힌 여러 명의 용의자들. 유머와 패션 센스를 갖춘 언변능숙형의 주인공 탐정까지. 이보다 더 고전적인 살인 미스터리의 세팅이 또 있을까. 영화는 이
<나이브스 아웃> 이보다 더 고전적인 살인 미스터리의 세팅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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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소설을 쓰는 소년과 누구도 찾지 않는 곳에서 피아노를 치는 소녀가 만난다. 단숨에 마음을 나누고 연인이 된 라파엘(프랑수아 시빌)과 올리비아(조세핀 자피)는 정식으로 책을 출판하고, 무대 위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어른이 되기까지 10년을 함께한다. 하지만 라파엘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과 달리 피아니스트로서 올리비아의 성과가 차차 미미해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도 균열이 생긴다. 서로의 변심을 탓하며 다툰 다음날,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여느 때처럼 유명 작가의 일정을 소화하고자 친구이자 비서인 펠릭스(벤자민 라베른)를 만나 중학교 강연장과 출판사 회의실을 찾은 라파엘은 어제까지의 자신이 어디에도 없음을 깨닫는다. 그는 인기 시리즈 소설가가 아닌 중학교 문학 교사로서의 삶을 사는 평행세계에 온 것이다. 달라진 직업을 확인한 그는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 또한 남이 된 것을 알고 절망한다. 게다가 평행세계에서 올리비아는 팬들에게 둘러싸여 환영받는 스타 피아니스트가 되
<러브 앳> 꿈과 사랑을 되찾고자 고군분투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프렌치 로맨틱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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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나쁜 친구여도 좋은 배우인 편이 나아.” 언제나 직업적 정체성이 최우선이었던 엄마 파비안느(카트린 드뇌브)와 자란 딸 뤼미르(줄리엣 비노쉬)는 세월이 흐른 후 엄마를 질책해보지만 파비안느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심지어 파비안느가 출간을 앞두고 있는 회고록에선 그녀가 다정한 엄마로 묘사돼 있어 울화가 치민다. 대배우 파비안느와 이기적인 엄마에게 받은 상처로부터 회복되지 못해 여전히 고투하는 뤼미르. 오랜만에 재회한 두 여자의 동거는 해소되지 않은 과거의 잔해들이 삶에 불쑥 비수로 꽂히는 광경을 비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주의를 기울이는 가족의 화두는 프랑스로, 그리고 연예계로 옮겨간 뒤에도 내밀하고 유효하다. 영화의 존재를 빌려 진실의 정의를 질문하고, 예술가의 재능과 생활인의 미덕이 이율배반을 이루는 흥미로운 지점을 탐구한다. 감독 최초의 외국어영화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그래서 어쩌면 현재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자신과 가장 맞닿은 주제에 약간의 거리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우리 시대에 더이상 존재하기 힘든 예술·예술가의 의미를 되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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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 9888일째. 휘소(지일주)는 오직 로봇밖에 모르는 공대생이다. 대학 축제가 열리는 날도 여느 때처럼 남자 동기들과 VR 게임을 즐기던 그는 휠체어를 타고 동아리 부스로 돌진해온 혜진(이엘리야)과 마주친다. 장애인이 된 뒤 마음의 문을 닫고 살던 혜진은 자신을 편견 없이 대하며 고장난 휠체어를 직접 고쳐주는 휘소에게 호감을 느낀다. 사회성 제로의 외골수였던 휘소도 혜진 덕분에 처음으로 함께한다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몸과 달리 “목표한 곳 어디든 자유롭고 시원하게 날아서 팍 하고 꽂히는” 화살이 좋아 양궁선수로 활동하는 혜진을 보며 휘소 역시 오랫동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자동차 운전을 시도해본다.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휘소의 폐소공포증이 재발하고, 두 사람의 관계도 흔들린다. <너의 여자친구>는 오랫동안 몸과 마음의 장애를 안고 살아온 두 남녀가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을 조명한 로맨스영화다.
<너의 여자친구> 두 남녀가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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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갓난아기를 업고 말순(나문희)의 집에 찾아온 공주(김수안)는 자신이 말순의 친손녀라고 주장한다. 경치 좋은 마루에서 고스톱을 치며 낭만을 즐기던 말순은 갑자기 나타난 12살 초등학생 손녀와 그 손녀가 동생이라며 데려온 어린 진주 때문에 일상이 꼬여만 간다. 아이가 아이를 돌보는 상황이 그리 순탄할 리 없기에, 공주가 마트에서 증정용 기저귀를 공짜로 가져오려다 도둑으로 몰려 그를 변호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부딪히기도 한다. 공주도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자신에게 반한 우람(임한빈)의 구애에 튕기랴, 자신을 질투하는 황숙(강보경)과 티격태격하랴 평범하게 지나가는 날이 없지만, 그 또래 아이들이 그러하듯 싸우다 정들며 관계가 돈독해진다. 하지만 어린 진주가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병에 걸리고 말순의 치매 증상이 시작되면서 공주는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맞는다.
2000년 부산 감천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드라마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감쪽같은 그녀> 2000년 부산 감천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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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육상부의 앵커 한주(박수연)는 대회에서 결정적인 배턴터치 실수로 좋지 않은 성적을 얻는다. 실력에 비해 미진한 결과 때문인지 연습 때도 기록은 단축되지 않고, 코치의 꾸짖음만 늘어간다. 대학 진학이나 실업팀 입단을 앞둔 중요한 시기인데 그의 걸음은 자꾸 더뎌지기만 한다. 약초를 캐며 가족의 생계를 잇는 할아버지와 하반신 마비를 앓는 동생 영준을 돌보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도 한주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올랐던 할아버지가 사고로 병원에 실려가면서 수술비가 필요해진다. 평소 물심양면으로 한주의 가족을 돌봐주던 목사를 찾지만 모든 일이 꼬여간다. 믿고 기댔던 목사는 사기꾼이었고, 그를 쫓다 집에 돌아오니 영준까지 사라졌다. 한주는 영준의 실종이 목사와 관련 있다고 믿고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되레 한주를 의심하지만, 혼자서 감내하기 버거운 상황에서도 한주는 포기하지 않는다. 계속되는 역경에도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앵커>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한주만의 이어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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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은 손님이 오면 늘 녹차를 대접한다. 스크린에 불이 켜지면 그는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자신의 지난 작업들에 대해 천천히 입을 뗀다. 그의 기억 속에는 <두만강아 잘 있거라>(1962)의 제작 과정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녹차의 중력>은 임권택 감독의 입을 빌려 <만다라> <서편제> <춘향전>에 대한 살아 있는 강의들을 들려준다. 하지만 정성일의 카메라는 임권택의 설명이 아니라 그의 주변에 흐르는 시간, 비어 있는 장소, 별 의미 없어 보이는 행위들을 지속적으로 응시한다.
평론가 정성일은 “감독의 시간은 영화를 찍는 시간과 기다리는 시간, 둘로 나뉜다”고 말했다. <녹차의 중력>은 임권택 감독이 102번째 영화 <화장>(2014)의 촬영을 앞두고 기다리는 시간을 담아낸 영화다. <백두 번째 구름>(2018)이 <화장>의 촬영 현장에서 거장의 비밀을 따라가는 영화라면 <
<녹차의 중력> 영화인과 자연인의 틈새에 고인 임권택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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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관람의 이해를 돕는 자막이 뜬다. “이 영화는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부터 해방과 분단, 제주 4·3항쟁,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시기, 자주독립과 하나된 조국을 꿈꾸었던 정정화, 김동일, 고계연 세 여성의 삶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920년 상하이로 망명한 뒤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전달했던 독립운동가 정정화(1900~91). 제주 4·3항쟁 당시 무장대와 함께 한라산에 올랐고, 이후 일본에 터를 잡고 살아간 김동일(1932~2017). 한국전쟁 직후 지리산에서 3년간 빨치산으로 활동했고 광주에선 5·18을 겪은 고계연(1932~2018). 도처에 죽음의 기운이 뻗친 고난의 시대를 세 여성은 독립운동가로, 빨치산으로 살아왔다. 영화는 세 여성의 삶을 나란히 병치하고, 개인의 일대기를 역사적 맥락 속에 위치시킨다.
임흥순 감독은 꾸준히 ‘역사적 개인’의 이야기를 기록해온 작가다. <비념>(2012)으로 제주 4·3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개인의 일대기를 역사적 맥락 속에 위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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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포드와 이탈리아의 페라리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자동차 역사에서 대량생산 벨트를 도입해 양산품을 찍어내던 포드와 스포츠카의 명가 페라리와의 비교는 조건 성립 자체가 안될 조합이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포드가 페라리와 맞붙어 프랑스의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몇 차례 이긴 사례가 있다. <포드 v 페라리>는 바로 그 극적인 승리의 순간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주목하는 영화다. 미국의 스포츠카 디자이너 캐롤 셸비(맷 데이먼)는 포드로부터 페라리를 누를 수 있는 스포츠카 디자인을 의뢰받는다. 그는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경주에서 이기려면 제대로 된 드라이버가 필요하다면서 드라이버 켄 마일스(크리스천 베일)를 추천한다. 신사적인 중산층 타깃의 포드 입장에서는 정열적이지만 돌발 행동을 자주하는 괴짜 켄 마일스를 싫어할 수밖에 없다. 캐롤과 켄은 관료주의에 찌든 대기업 임원들을 상대하면서 좋은 스포츠카와 경주를 위해 노력한다. 제목처럼 영화가 포드와 페라리의 경쟁을 묘사하는 건
<포드 v 페라리> 미국의 포드와 이탈리아의 페라리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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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대체할 신흥 플랫폼으로 시작, 이제는 자체 콘텐츠만으로도 거대 제작사급 위치로 자리매김한 넷플릭스. 과거에는 유명 영화의 판권을 가져와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했다면, 이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극장을 수놓는 추세다. 2018년에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도 현재 극장 개봉해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다. 11월27일 개봉한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도 이미 호평이 자자했던 작품이다.
올해 12월에만 해도 마이클 베이 감독,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액션영화 <6 언더그라운드>와 안소니 홉킨스, 조나단 프라이스 두 관록의 배우들이 뭉친 <두 교황>이 극장에서 선 개봉한다. 그뿐이랴. 넷플릭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쟁쟁한 감독, 배우들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아직 제작이 완료되지 않은, 화려한 라인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7
벌써 띵작의 향기가~ 다가올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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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봉준호, 이병헌, 배두나 등 할리우드에 진출한 여러 한국 감독, 배우들이 있다. 이들 외에도 할리우드에는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있다. 개봉 8일 만에 570만 관객을 동원,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겨울왕국 2>의 윤나라 애니메이터도 그중 한 명이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했지만 한국 국적을 포기하기 않으려 군대까지 다녀온 그는 <겨울왕국>, <모아나>, <주토피아> 등 여러 디즈니 작품들로 활약하며 입지를 굳혔다. <겨울왕국 2>에는 이효진, 최영재, 이현민 애니메이터 등 10명이 넘는 한국인 스태프가 참여했다. 그들처럼 할리우드에서 활약한 한국인들은 또 누가 있을까. 연출, 연기를 제외한 다양한 분야의 6인을 알아봤다.
김보연 작가
첫 번째는 각본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보연 작가는 부모님과 함께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생활했다. 덕분에 영어에 익숙했으며 고등학교는 한국에서 졸업, 대학
요것이 국위선양! 할리우드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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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올레 게르슈터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라라>가 7년 만에 나왔다. 2012년 데뷔작 <오 보이>가 그해 최고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뒤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 보이>가 방황하는 젊은이가 하루 동안 베를린 시내를 쏘다니며 겪는 부조리한 에피소드를 엮어놓았다면 <라라>는 60살 생일을 맞는 어느 불행한 여성의 하루를 보여준다. 첫 장면에서 라라는 동트는 새벽 창을 열고 의자 위로 올라간다. 곧 뛰어내릴 것같이 아슬아슬하다. 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나 문을 열고 보니, 경찰이 라라에게 옆집 가택수색의 증인 역할을 부탁한다. 그렇게 시작된 이날은 아들 빅토르의 피아노 연주회가 열리는 날이다. 그날 아침 라라는 20장 남짓 남은 티켓을 모두 사들여 아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를 통해 그녀가 은퇴한 지 얼마 안된 공무원이라는 것, 이혼을 했다는 것, 어떤 심리적 문제 때문에 조기 은퇴했다는 것,
[베를린] 얀 올레 게르슈터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라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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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구스 반 산트 / 출연 알렉스 프로스트, 에릭 듀런, 존 로빈슨, 엘리어스 매코널 / 제작연도 2003년
시원하게 영화를 말아먹었다. 제정신으로 만들었다고 보기 힘든 나의 데뷔작 <삼거리극장>보다도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나랏돈이 들어간 적은 예산으로 만든 영화였지만 부족한 제작비에 기꺼이 돈과 마음과 열정을 보태신 분들에게 미안해 죽을 것 같다. 작품을 믿고 지난 2년을 함께 달려온 동료들에게도 그들의 헌신을 보상하지 못한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별을 선언하고 야멸차게 돌아선 연인의 차가운 등짝을 바라보는 기분이다. 한때는 내 전부였으나 이제는 만나기 전보다 더 깊은 무의미의 블랙홀로 나를 걷어차버린 연인의 추상같은 뒷모습에 살을 에는 듯 아프다.
살다보니 이렇듯 세상이 나를 향해 등을 돌리고 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면 노트북 폴더를 뒤져 찾아보는 영화가 있다. 2003년작,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엘리펀트>. 첫
[내 인생의 영화] 전계수 감독의 <엘리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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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성년> 중에 대원(김윤석)이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있다. 발신인은 ‘덕향 김사장’. 대원은 불륜 상대인 미희(김소진)를 그렇게 저장했다. 본명으로 저장하기 뭣하니, 처음엔 미희네 식당 이름 ‘덕향오리’를 입력했겠지. 하지만 가게 이름만 검색해도 위치가 대번에 드러나니까 덕향으로 줄였을 테고. 덕향은 또 너무 여자 이름 같으니 구차하게 김사장을 덧붙이지 않았을까?
SBS 드라마 <VIP>에도 핸드폰으로 폭로되는 비밀과 거짓말이 있다. 백화점 VIP 전담팀 차장 나정선(장나라)의 남편이며 팀장인 박성준(이상윤)은 <미성년>의 대원보다는 심플하고 교활한 수를 썼다. 그의 핸드폰에는 ‘차 진호’와 ‘차진호’가 있다. 아내의 의심을 피하려 띄어쓰기를 이용했다. 극장에선 육성으로 욕을 못해서 괴로웠지만, 드라마는 괜찮다. “너 이 새끼.”
“당신 팀에 당신 남편 여자가 있어요.” 발신인을 알 수 없는 문자를 받은 정선의 지옥은 남편
<VIP>, “너 이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