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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이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시리즈의 25번째 영화, <본드 25>(가제)의 캐스팅이 완료됐다. 여정의 시작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하차 선언과 복귀 과정부터였다. 이후 대니 보일 감독의 하차와 캐리 후쿠나가 감독의 발탁 과정도 있었다. 이제 <보헤미안 랩소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라미 말렉이 빌런 역으로 합류한다는 루머가 사실로 확인됐다. <본드 25>의 캐스팅이 완료된 순간이다.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자메이카에서 열린 론칭 행사에서 <본드 25>의 출연진을 발표했다. 제임스 본드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와 악당 캐릭터를 연기할 라미 말렉를 비롯해 전편 <007 스펙터>에 출연한 매들린 스완 역의 레아 세이두, M 역의 랄프 파인즈, 머니페니 역의 나오미 해리스, Q 역의 벤 위쇼 등의 출연이 확정됐다. 새로 합류한 배우는 <블레이드 러너 2049>
<본드 25> 캐스팅 완료, 라미 말렉 빌런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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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세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꼽히는 러우예는 사회상을 반영한 영화를 만들며 1990년대 중국영화계에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현실의식을 기반으로 부조리한 사회를 바라보는 창작자의 관점이 반영된 러우예의 영화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영화 애호가의 사랑을 받았다. <주말의 연인>(1994), <수쥬>(2000)로 시작해 <퍼플 버터플라이> (2004)로 칸국제영화제에 참가한 후 <여름궁전>(2006)과 <스프링 피버>(2009)를 내놓고, 2014년에는 <블라인드 마사지>로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왔다. 이처럼 믿고 보는 러우예의 신작 <더 섀도 플레이>는 범죄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징보란, 마쓰춘, 쑹자, 천옌시 등 중국을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이 작품은 작은 도시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징보란)이 주인공으로, 그가 여러
[베이징] 중국 정부 검열로 개봉 어려웠던 러우예 감독의 <더 섀도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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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이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경쟁 부문 가운데 하나인 ‘콩트르샹’(Contrechamp) 부문에서 다른 7편과 경쟁을 벌인다. <언더독>은 안시페스티벌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 작품이다.
‘애니메이션계의 칸영화제’는 안시페스티벌의 별칭이다. 칸국제영화제의 애니메이션 비경쟁 부문 행사로 출범했다가 전문적인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발전한 것이 안시페스티벌의 기원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다 이사오, 프레데릭 백 등 익히 알려진 애니메이션 거장들이 이 페스티벌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유기견을 소재로 삼은 애니메이션 <언더독>은 하루 아침에 거리 생활을 하게 된 강아지 뭉치가 거리의 강아지들과 만나 진정한 자유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언더독>은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22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오돌또기 스튜디오(오성윤·이춘백 감독)가 7년 만에 발표한 작품이다
<언더독>,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경쟁 부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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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이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보다 이틀 먼저 개봉한 중국에서 <엔드게임>은 개봉 첫날인 4월24일 1억 72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영화는 2017년 개봉한 <분노의 질주:더 익스트림>(6900만달러)이다. <엔드게임> 개봉 첫날 티켓은 99% 매진됐으며, 스크린 점유율은 82.7%로 <트랜스포머3>(2011)의 72%를 뛰어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개봉 첫주 5일 동안 중국에서만 3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1, 2, 3위는 중국영화 <특수부대 전랑2>(8억5400만달러), <유랑지구>(6억8400만달러),<오퍼레이션 레드 씨>(5억7600만달러)다. 북미에선 4월26일에 개봉한다. 미국에서도 이미 역사상 최고 사전 예매율을 기록한 상황이라, 개봉 첫 주말 2억 5
<어벤져스: 엔드게임> 전세계 흥행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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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질기고 아픈 사랑을 그린 영화 은 김종진 촬영감독에게는 “하고 싶은 영화와 해야 하는 영화 중 하고 싶은 영화였다”. 연출을 맡은 강지은 감독과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필름 세대로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고, 무엇보다 “지금은 사라진 과거의 공간에서 드러나는 진솔한 감정”을 어떻게 카메라에 담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미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그것을 영상으로 구현하는 길은 험난했다. 한정된 예산과 스케줄 안에서 그가 원했던 모든 장면을 구현할 수는 없었던 것. 기강(손호준)이 어린 시절 어머니 순옥(김해숙)과 지내던 목포 집과 잘못된 선택으로 가게 된 교도소로 주요 공간을 나눈다면 가장 헌팅과 세팅이 어려웠던 공간은 목포 집이다. “요새 그런 분위기의 섬마을 식당이 없다. 그래서 끝내 못 찾고 세트를 지어야 했다.” 관객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공간은 교도소다. 이곳은 “콘트라스트가 강한 공간으로 어머니가 찾아올 때부터는 노을빛이 스며들
<크게 될 놈> 김종진 촬영감독, 어머니의 뒷모습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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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1982)에서 핵전쟁 이후 혼돈과 무질서에 휩싸인 미래의 시간은 바로 올해인 2019년이었다. 은퇴한 블레이드 러너였던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지구에 잠입한 복제인간 리플리컨트들을 찾는 임무와 함께 강제로 복직하게 되고, 탐문 수사를 위해 찾아간 타이렐사에서 자신이 복제인간임을 모르는 레이첼(숀 영)을 마주하게 된다. 리플 리컨트는 물론 지금도 기술적으로 구현되지 않은 각종 전자기기와 교통수단이 등장하지만, 지금 2019년의 시점에서 영화를 다시 보자면 디테일하게 내다보지 못한, 기술의 발전과 무관한 미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가령 사람들은 여전히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종이신문을 읽고 있다. 모든 것이 암울하게 바뀌어버린 미래에, 그런 오프라인 종이 매체의 촉감이 괜히 반가웠다고나 할까.
진짜 2019년이 된 올해, 이번호 특집은 ‘5G 시대의 충무로’다. 장영엽, 김성훈 기자가 기획회의 때 5G급 속도로 아이템을 제안했고, 무엇보
[주성철 편집장] 5G 시대의 충무로, 준비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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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구갑)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영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4월15일 발의한 영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를 주 영화 관람 시간대(오후 1~11시)에 상영하는 총 영화 횟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해 상영해서는 안된다. 일부 대규모·고예산 영화가 개봉과 동시에 과다하게 상영관을 차지해 다른 영화의 상영 기회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다양한 영화가 상영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제한당하고, 상영관을 독점한 영화 외의 다른 영화를 관람할 기회가 한정됨에 따라 관객의 문화향유권 역시 침해받는 배경에서 나온 개정안이다. 복합상영관을 정의하는 스크린 숫자, 상영 시간대, 상영 횟수 등 스크린 독과점을 구분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16년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청주시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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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 프로듀서 니키 로메로는 아비치 사후 앨범 논의가 시작될 즈음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원작자가 인정하지 않은 곡들을 가지고 작업하는 게 도덕적으로 옳은 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아비치는 엄청난 완벽주의자였다. 그가 동의할지 안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뭔가를 공개한다는 게 좀 찜찜하다.”
그러나 결국 유작은 발표됐다. 4월 10일에 발표된 《SOS》는 아비치의 미발표곡을 동료 뮤지션들이 완성한 버전이다. 생전의 고통을 암시하는 가사와 죽음 이후 첫 신곡이란 화제에 힘입어 나오자마자 차트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5위 안에 무난히 안착했다. 6월에는 앨범 단위로 풀린다. 제목은 본명 ‘팀 베릴링’(Tim Bergling)에서 따온 《Tim》이다.
일렉트로닉 음악 매거진 <믹스맥>은 아비치를 “일렉트로닉 뮤직에서 최초로 사후 착취되는 슈퍼스타”라고 표현했다. 커트 코베인, 투팍, 마이클 잭슨 등 장르를 막론한 상업적 이용이 일렉트로닉 신
[마감인간의 music] 아비치 《SOS》, 누가 미완성곡을 꺼내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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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외유내강 사무실은 시끌벅적했다. 신인 필감성 감독이 연출하는 <인질>의 스탭들은 촬영 준비가 한창이었다. <인질>은 올해 초 개봉했던 <사바하>(감독 장재현), 후반작업을 하고 있는 <엑시트>(감독 이상근), 현재 촬영 중인 <시동>(감독 최정열)에 이어 외유내강이 올해 제작하는 세 번째 영화다. 지난해 개봉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너의 결혼식>까지 포함하면 네편 모두 젊은 감독이 연출하는 작품이고, 멜로부터 스릴러, 재난 블록버스터까지 장르가 다양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짝패>(2006) 이후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주로 제작하던 과거와 사뭇 다른 행보다. 외유내강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듣기 위해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에게 만남을 청했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자 “누가 (인터뷰) ‘빵꾸’ 냈어? (웃음)”라고 되묻는 모습이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동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 "‘내 영화가 특별하다’는 거품은 완전히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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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겟 아웃>에 대한 이전 글(<씨네21> 1118호 ‘윤웅원의 영화와 건축’, “공포영화 <겟 아웃>을 보고 건축 프로젝트 ‘힐시티’가 떠오르다”)에서 조던 필의 영화가 건축적으로 보인다고 썼다. 그의 영화가 구조의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하면서 끝을 맺었는데, <어스>를 보고 나서, 이 생각에 대해 좀더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스>가 <겟 아웃>에 비해 덜 좋은 이유를 이 과정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건축가가 자주 사용하는 설계 방법 중 하나는 다이어그램으로 건물을 개념화하는 것이다. 가끔 냅킨이나 영수증 위에 그린 스케치가 건축가의 영감을 보여주는 표식으로 사용될 때가 있는데,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건축은 단순화된 구조의 형태, 즉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글로 요약한 시놉시스와 건축의 다이어그램의 차이는 다이어
미국인이 아닌 관객의 눈에 비친 <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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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는 예사롭지 않은 자막으로 영화의 문을 연다. “다음 이야기는 실화다. 혹은 실화에 가까운 이야기다. 딕 체니는 역사상 가장 비밀스러운 지도자였으므로. 하지만 우리도 좆나게 최선을 다했다,” 모종의 결기와 유머감각이 어우러진 표현에 피식 웃다가 문득 궁금해진다. 대체 얼마나 최선을 다했기에 애덤 매케이는 영화 대문에다 비속어까지 새겨가며 자신의 노력에 대해 강조한 것일까. 실화에 가까운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엄격한 과정을 거쳤을까. 머릿속은 호기심과 의심으로 살짝 어지러워지지만, 불신하던 마음은 이내 슬며시 빠져나간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자신만만해 보이던 고백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의미로 자연스레 다가온다. 아니, 이보다 더 열심히 만들 수는 없었을 것 같다.
관객이 영화에 연루되다
<바이스>는 정공법을 구사하고 재치를 발휘한다. 장르영화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매케이의 전작들을 따라온 관객이라면 당연히 짐작하겠지만, 이 영화의 묘
<바이스>, 고요히 폭정이 시작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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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의 상당수가 발달장애인이거나 시각장애인이며 나이도 제각각이다. ‘뷰티플 마인드’는 올해로 11년 된 오케스트라 관현악단이다. 영화 <뷰티플 마인드>는 이들의 특별한 연주, 평범한 일상을 ‘편견 없이’ 들여다본 다큐멘터리다. 음악이 만드는 ‘기적’, ‘치유’라는 극적 감동의 서사는 덜어내고 대신 그 자리에 단원 각자의 개성과 고민을 가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펑 하는 폭탄 같은 한번의 눈물 대신 이 영화의 장면 장면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지뢰처럼 숨어 있다. <뷰티플 마인드>는 올 초 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고 류장하 감독의 유작이란 점에서도 영화 외적으로 마음을 더하게 만든다. 류 감독의 오랜 영화 동료이자 제작, 투자, 음악으로 이 작품에 참여한 조성우 음악감독, 또 영화의 공동 연출가이자 류 감독과 <순정만화>(2008)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해온 손미 감독을 만났다. 두 감독과의 만남의 자리지만 류 감독의 뜻을 함께 전하는 인
<뷰티플 마인드> 손미 감독, 조성우 음악감독 - 의미를 더할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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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에서 늘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던 경비원이 스토커로 돌변한다면? 김성기 감독의 <왓칭>은 폐쇄된 지하 주차장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여자와 CCTV를 통해 그의 행방을 쫓는 살인마 스토커의 대결을 다룬 영화다. 상대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며, 별다른 액션 없이 쫓기는 자의 숨통을 조이는 스토커로 분한 이는 영화 <협상>과 <뺑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신인배우 이학주다. 그는 <검은 사제들>의 모티브가 된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의 보조사제 역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선한 표정과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복합적인 매력의 이학주를 만났다.
-스릴러 장르로서 <왓칭>에 어떤 매력을 느꼈나.
=지하 주차장에 CCTV를 설치하는 건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나를 지켜줄 거라 생각했던 존재가 오히려 나를 감시하고 통제한다는 영화의 역발상적
<왓칭> 이학주 - 선하고도 날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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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한 사람에게 찾아온 유명 영화배우와의 로맨스. 이토록 비현실적인 만남을 왠지 현실에 있을 법한 러브 스토리로 그려낸 <노팅 힐>이 벌써 개봉 20주년을 맞았다. 추억의 영화 <노팅 힐>의 재개봉에 부쳐, 영화에 담긴 소소한 뒷이야기 열세 가지를 추렸다.
*경고. 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가 살고 있는 파란 문이 달린 집은 실제로 존재하는 집이다. 한때 이 집은 <노팅 힐>의 각본가 리차드 커티스의 소유였다. 개봉 이듬해 파란 문이 검은 문으로 교체됐고, 집은 경매에 부쳐졌다.
2.
윌리엄의 서점은 원래 니콜라스 앤틱이라는 이름의 골동품 가게였다. 서점은 다시 골동품 가게로 바뀌었고, 영화 속 서점과 똑같은 서점이 인근 골목에 생겨났다. 현재는 이 서점마저 팔려 더 이상 영화 속 서점은 없다고.
3.
안나 스콧(줄리아 로버츠)과 윌리엄 태커의 로맨스가 싹트는 계기가 된 오렌지 주스
(스포일러) 20주년 재개봉 맞아 정리해 본 <노팅 힐> 트리비아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