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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천만 영화의 축포를 터뜨린 건 코미디영화 제작에서 조금씩 장르의 외연을 넓혀가던 JK필름이었다. <괴물> 이후 3년 만에 <해운대>(2009)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2009년, 전년도에 개봉한 강형철 감독의 <과속스캔들>(2008)이 8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장르 불문 흥행 코드인 ‘가족을 울리고 웃기는’ 영화들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성공한 가족 코미디는 많았지만 점점 흥행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때는 코미디영화에서 대통령을 볼 수 있는 시절이기도 했는데, 250만 관객을 동원한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는 대통령을 권력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버지(이순재)이자 연인(장동건)이자 배우자(고두심)의 눈높이에서 재해석하는 재미를 안겨준 작품이다. 그리고 이듬해 겨울, 김영탁 감독의 <헬로우 고스트>(2010)가 300만 관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⑦] 2009~13년 가족극과 로맨스를 더해 폭넓어진 코미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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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미디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과 최악의 부진이 공존하는 시기.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영화계에 대한 소회다. 이 시기 국내 코미디영화는 극장가를 찾는 한국 관객이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장르라는 지위를 누렸다. 코미디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임창정, 정준호, 김수미, 김아중, 차태현 등의 배우들이 각광받았고 김수로, 최성국, 신이, 이문식 등 다수의 한국 코미디영화에서 감초 연기로 주목받은 조연배우들이 잇따라 주연을 맡았다. 지금은 흥행 감독으로 더 유명한 김용화, 윤제균, 강형철 감독이 중·저예산 상업 코미디영화로 재능을 입증하던 시기도 바로 이때다. 한편 2000년대 중반의 한국 코미디영화는 기대작의 흥행 부진과 예기치 못한 작품들의 선전을 경험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상과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지 못한 코미디영화는 금세 대중의 외면을 받는다는 뼈저린 교훈을 일깨우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장과 침체를 거듭하던 한국 코미디영화가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⑥] 2004~08년 한국 코미디영화 전성기에서 암흑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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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쉬리>가 개봉했고, 58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서막을 열었다. 전년 대비 관객점유율이 95%나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코미디영화도 전환기를 맞았다. 이 시기 코미디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감독이 있다. 바로 김상진과 장진이다. 웃음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파급력에서는 막상막하였다. 김상진 감독은 <돈을 갖고 튀어라>(1995), <깡패수업>(1996)을 시작으로 강우석 감독이 만든 <투캅스>의 바통을 이어 <투캅스3>(1998)를 연출했으며, 이후 <신라의 달밤>(2001), <라이터를 켜라>(2002), <광복절 특사>(2002)로 이어지는 시네마서비스 사단의 코믹물을 만들어낸 당대 한국 코미디영화의 아이콘이었다. 특히 <주유소 습격사건>(1999)에서 라면 먹다 ‘그냥’ 주유소를 털고 악덕 사장까지 혼내주는 친구들의 모험담은 관객에게 기묘한 쾌감을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⑤] 1999~2003년 한국 코미디영화의 전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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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을 설 연휴 2주 전에 잡은 게 신의 한수였다. 모 아니면 도 전략인데 자신감이 있었나 보다.
=개봉 전 내부 시사를 한 뒤 크게 잃을 건 없겠다 싶었다. 배급팀 또한 두 시간 동안 잘 웃었고, 기본 이상은 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섰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대작들이 흥행을 유지해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도 있었나.
=흥행 스코어가 나오기까지 보통 4주, 요즘은 빨라서 3주 걸리니 그때 개봉작과 크게 부딪칠 일은 없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1월 9일 개봉한 <말모이>가 부담됐다.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착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뺑반>과 <드래곤 길들이기3> 등이 있었고. 앞뒤가 막힌 상황에서 설 연휴 전 최대한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뒤 입소문을 발판 삼아 <뺑반>과 쌍끌이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었다.
-<극한직업>이 크게 흥행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 건 언제인가.
=개봉 2주차인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④] <극한직업> 배급한 조영용 CJ ENM 한국영화사업본부 배급팀장, "상영관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 걸 보고 흥행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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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의 마케팅 관건은 무엇이었나.
=형사와 소상공인을 오가며 닭을 잡을 것인가, 범인을 잡을 것인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마약반의 짠내 나는 상황에 관객이 얼마나 공감하게 하느냐가 마케팅의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리스크는 없었나.
=최근 몇년간 코미디영화에 대한 평단과 대중의 기대치가 낮고 선입견이 존재하지 않았나. 뻔해 보이지 않되 대중적으로 다가가는 웃음을 기대하게 하는 게 쉽지 않았다. 배우 류승룡을 포함한 배우들은 영화 캐릭터에 적역이었지만 소위 말하는 스타 캐스팅이 아니고 캐릭터 개개인이 도드라지는 컨셉도 아니다. 마약반 5인방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이들을 예능 프로그램의 팀 캐릭터로 보이게 하자는 거였다.
-개봉 전 많은 사람에게 영화를 알리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전략은 뭔가.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지는 정통 코미디영화의 방향성 안에서 관객이 제대로 웃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웃기는 마케팅’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③] <극한직업> 홍보·마케팅을 맡은 이시연 흥미진진 대표 - 형사 5인방을 ‘예능캐’로 소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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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준비로 바쁘다고 들었다.
=<극한작업> 후반작업과 홍보를 하는 동안 드라마 각본을 쓰고 촬영을 준비해왔다. 3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극한직업>이 15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거실에 걸려 있는 내 첫 번째 영화 <힘내세요, 병헌씨>(2012) 포스터에 눈이 많이 간다. <극한직업>뿐만 아니라 작은 영화도 많은 사람에게 선보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함께 작업한 스탭, 배우, 영화를 봐주신 관객에게 감사하다.
-많은 관객이 <극한직업>을 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소재와 설정에 비해 플롯 자체는 새로울 게 없는데 일반 수사극이 공직자의 정의를 강조하거나 소시민을 영웅화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면, <극한직업>은 형사로 시작했다가 범죄 조직을 소탕할 때는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맞서 싸우기 때문에 관객에게 새로운 쾌감과 재미를 선사하지 않았나 싶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②]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속편 제작 여부, 나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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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반 형사들이 위장 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차리는 설정이 재미있으면서도 애잔해 공감이 많이 갔다.” 지난 2월 24일 토요일 오후 CGV신촌아트레온,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사는 한미영(41)씨는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극한직업>을 두 번째 관람한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 부암동에 사는 대학생 이경진(25)씨는 어머니와 함께 <극한직업>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이씨는 “마약 범죄를 소재로 한 이야기지만 불편한 장면 하나 없어 오랜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극장에 나왔다”며 “한국 코미디영화는 이야기 후반부에 갈수록 눈물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덕분에 실컷 웃었다”고 말했다. 이현경 CGV영등포 CM(Culture Mediator)은 “개봉 전 500여석 규모의 영등포 스타리움관에서 배우들을 모시고 라이브톡을 진행한 적 있다. 그때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이 큰소리로 웃으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을 보고 흥행을 직감했다”며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①] <극한직업> 흥행 돌풍, 그 이유와 비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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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미디영화에 봄이 다시 오는가. 영화 <극한직업>이 무려 1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경찰 마약반이 마약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치킨집을 위장 운영하다가 맛집으로 ‘대박’ 나는 설정이 재미있고, 이병헌 감독 특유의 차진 대사들이 재기 넘치는 덕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웃겼다. <씨네21>은 수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몰려든 현상을 분석했다. 또 <극한직업> 흥행을 계기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20년간의 한국 코미디영화를 되돌아보았다. 다른 장르에 비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은 장르인 만큼 사연도 굴곡도 많은 한국 코미디영화 역사를 소개한다.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 코미디영화에 봄날이 오나 ① ~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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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4총사가 선보인 <고스트버스터즈> 코스튬 때문일까?
지난 3월 1일(현지시각)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핀 울프하드와 <나를 찾아줘>(2014)의 캐리 쿤이 <고스트버스터즈> 속편 출연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 어덜트>(2011), <툴리>(2018)의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이 연출을 맡고, 길 키넌과 함께 각본 작업에도 참여한다. 영화의 자세한 스토리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버라이어티>는 관계자의 말을 빌려 캐리 쿤과 핀 울프하드가 엄마와 아들로 출연하고, 싱글맘과 그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전했다. 이 이야기가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 팀과 어떻게 연결될지도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고스트버스터즈> 속편은 <러스트 시티>(Rust City)라는 이름으로 한동안 비밀리에 제작돼오다
<기묘한 이야기>의 핀 울프하드, <고스트버스터즈> 속편에 출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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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우드는 연초부터 뜨겁다. 먼저 실화를 바탕으로 분쟁 지역인 잠무카슈미르의 테러 조직을 상대로 펼쳐진 군사작전을 다룬 영화 <우리: 더 서지컬 스트라이크>가 발리우드의 1월을 접수했다. 인도인의 애국심을 고취한 이 영화는 무방비 상태의 인도군을 기습해 19명의 목숨을 빼앗은 테러 조직을 소탕한 이야기를, 작전을 진두지휘한 비한 싱(비키 코살)을 중심으로 그려낸다. 발리우드 일반적인 공식에서 벗어나 과장과 웃음기를 쏙 뺀 사실적 묘사로, 제목 그대로 인도 극장가를 ‘신속히 정밀 타격’했다.
이어 밸런타인데이에 개봉한 란비르 싱의 <굴리 보이>가 흥행몰이 중이다. 란비르 싱은 이미 지난 연말 인도 경찰 액션의 진수인 <모범 경찰 싱감>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인 <심바>로 한해의 대미를 장식했는데, 지난해 톱3에 오른 두편(<파드마바트> <심바>)의 흥행을 이끌며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그 활약은 스크린뿐만 아니라 실제
[델리] 발리우드 연초 극장가, 애국 영화와 랩 소재 음악영화가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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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배리 레빈슨 / 출연 로빈 윌리엄스, 포레스트 휘태커 / 제작연도 1987년
때는 2016년 9월 2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처음 전파를 타는 날이었다. 지난 몇달간 걱정한 것과 달리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했는데 문제는 방송이 끝나기 10초 전에 발생했다. “지금까지 김어준이었습니다, 안녕!!!” ‘내가 잘못 들었나?’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안녕히 계십시오’가 아니라 ‘안녕’이라니! 문자 게시판이 들끓었다. 청취자에게 웬 반말이냐, 건방지다, 불쾌하다, 무례하다 등등. 사내 반응도 싸늘했다. “파격도 좋지만 ‘안녕’이 뭐야 ‘안녕’이.” “팟캐스트처럼 진행할 거야? 당장 존댓말로 하라 그래!” 하지만 ‘그분’은 이 모든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튿날도 그다음날도 계속해서 그놈의 ‘안녕’을 외쳐댔다. 오 마이 갓! 그 순간 떠오른 영화가 바로 <굿모닝 베트남>이다.
1965년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애드리안 크로너(로빈 윌리엄스)는
[내 인생의 영화] 이윤정 tbs 라디오 작가의 <굿모닝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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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쇼미더머니>의 숨 막히는 허세 대결을 감당하지 못해 채널 돌리기를 수차례, 다시는 랩 경연 프로그램을 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인생은 예측 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는 신일숙 작가님의 말씀대로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힙합은 넥타이 풀어헤쳐야지”, “우린 다 자퇴했어!”, “힙합, 네가 이해하기엔 살짝 어려워” 따위 근본 없는 맨스플레인에 눈썹 하나 까딱 않고 호방한 웃음으로 좌중을 압도한 이영지와 “너 랩 잘해? 나보다 잘해?”라는 도발에 “네 거 안 들어봐서 모르겠어”라고 쿨하게 응수한 하선호에게 반해 Mnet <고등래퍼3>를 보게 될 줄이야.
‘내가 최고’라는 표정을 애써 유지한 채 서로 견제하면서도 혼자인 것보다는 친구가 생기길 은근히 바라고, 실력자에 대한 동경과 선망을 뜨겁게 드러내는 10대가 32명이나 모인 그림은 어딘가 <짱>이나 <니나잘해> 같은 학원 만화의 인트로처럼 보인다. 멋지게 자
[TVIEW] <고등래퍼3>, 진심과 허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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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제작 나우필름, 영화사 레드피터, 파인하우스필름 / 감독 이종언 / 출연 설경구, 전도연, 김보민, 윤찬영 / 배급 NEW / 개봉 4월 3일
늘 그랬듯이, 다시 4월 16일이 온다. <생일>은 그날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고 난 후 남겨진 이들에게 멈추지 않고 돌아오는 그날의 이야기다.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 수호(윤찬영)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부부 정일(설경구)과 순남(전도연). 떠난 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정일은 돌아오는 수호의 생일에 파티를 열어주자는 단체의 제안에 응한다. 그렇게 부모는 “그날 수호도 올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파티의 공간으로 입장한다.
<생일>은 왜 그만 잊지 않냐고, 배후가 있지 않냐고 온갖 억측과 비난으로 유족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만들었던 세간의 조급한 시선을 향한, 호소와 같은 영화다. 아이의 방에는 아직 아이의 쓰던 물건과 온기가 그대로다. 할 수만 있다면 그날 이전으로 돌아
[Coming Soon] <생일>, ‘네가 없는 너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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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항거:유관순 이야기> 대한 독립 만세! 만세!!
[정훈이 만화] <항거:유관순 이야기> 대한 독립 만세!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