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분장 회사 제페토의 김세희 실장은 <부산행>에 이어 <창궐>까지 극장에 걸리고 난 이후에 <기묘한 가족>의 시나리오를 받아 들고 영화의 주인공 좀비 ‘쫑비’의 얼굴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영화계에 갑자기 불어닥친 좀비 바람에 휩쓸리기보다 “기존 좀비와 달라야 한다”는 쪽으로 기획 방향을 잡았다. 장르의 성격이 보통 좀비가 등장하는 재난영화와 조금 달랐기 때문인데, “촌스럽지 않은 선에서” 쫑비를 만들어갔다. 특히 <웜바디스>에서 니콜라스 홀트가 연기한 좀비의 톤 앤드 매너를 참고했다. 피부를 마치 버짐이 핀 것처럼 보이게 매만지고 핏줄의 혈색도 되도록 눈에 띄지 않는 선에서 갈색 톤이 나오도록 조절했다. “좀비가 재난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 적은 있어도 이 영화처럼 캐릭터로 등장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특별히 신경 쓴 것이 좀비의 눈동자다. “대개 CG로 처리해 끝내는데 주인공이라서 자주 등장하기도 하거니와 연기할 때
<기묘한 가족> 김세희 특수분장 실장 - 섬세하면서도 거친 작업의 세계
-
-김보라 감독의 <벌새>가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제너레이션 14plus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1994년,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 영지와 교류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발견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성장영화다. 박지후, 김새벽, 정인기 등이 출연했으며, 엣나인필름이 2019년 상반기에 배급할 예정이다.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이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2위에 등극했다.
1월 23일 개봉한 <극한직업>이 개봉 5주차를 앞둔 현재(2월 21일)까지 1485만 관객을 동원했다. 1위를 지키고 있는 <명량>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약 275만명의 관객이 더 필요하다.
-CJ CGV 스크린X가 200개관을 돌파했다.
2월 13일 미국 텍사스의 리걸 휴스턴 마르크E 극장에 200번째 스크린X관을 열었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총 17개국에서 운영 중인 스크린X는 올해 말까지 400개관 돌파가 목표다.
김보라 감독 <벌새>,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plus 부문 대상 수상 外
-
“제작자가 되어서 앞에 나오니 정말 떨린다.”(이범수) <씨네21>과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 프로그램 용씨네의 9번째 주인공은 <자전차왕 엄복동>이었다. 2월 19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이날 시사회에는 <자전차왕 엄복동>을 기획·제작하고 독립운동가 황재호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범수가 참석했고, <씨네21>의 이화정·김소미 기자가 진행을 맡았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자전거를 팔던 평범한 조선인 엄복동이 1913년부터 자전차 대회에 출전해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무패 신화를 기록했던 일제강점기 당시 실화에 바탕한 이야기다. 기록에 의하면 엄복동의 경기를 보기 위해 당시 약 30만명이었던 경성 인구 중 10만명이 용산 경기장에 운집할 정도였다고 한다. 영화는 ‘자전차 대왕’, ‘동양 자전거왕’ 등으로 불렸던 엄복동의 초창기 활약상을 중심으로 다룬다. 이범수는 “배우로서 작품에 임할 때와는 완
<자전차왕 엄복동> 용씨네 PICK, “순수한 인물의 성취가 희망을 맺는 이야기”
-
“우리 다 실업자예요.” 한 영화의 DVD/블루레이 음성해설 녹음은 극장 상영이 종료되고 대략 3~4개월 뒤에 감독, 배우, 스탭이 모여 진행하기 마련이다. 2008년 1월 10일 개봉해 400만 관객을 모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 DVD에서 임순례 감독과 배우 문소리, 김정은, 이렇게 세 사람이 참여한 음성해설을 듣다가 영화의 흥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생순>에 핸드볼 선수로 출연한 여배우 모두 (음성해설을 녹음하는 바로 그 시점에)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고백에 충격을 받은 적 있다. 영화에서 효명건설 핸드볼팀은 핸드볼 큰잔치에서 우승하고도 해체되는 것으로 나오는데(해체와 동시에 직원 신분을 유지하며 일반 사원으로 남는 상황인데, 문소리 배우가 연기한 미숙이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적막을 깨며 ‘정직원인지 계약직인지’ 확인하는 ‘웃픈’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는 해체되지 않고 더 나은 팀에 인수됐었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핸드
[주성철 편집장] 여성배우 잔혹사
-
-
BA엔터테인먼트
손원평 감독의 <도터>(가제)가 2월 13일 촬영을 시작했다. <도터>는 실종 후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여동생과 그녀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여동생 유진 역에 송지효, 오빠 서진 역에 김무열이 캐스팅 됐다.
하이브미디어코프
허진호 감독의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가 지난 1월 23일 4개월간의 촬영을 마무리했다. 최민식, 한석규 배우가 20년 만에 호흡을 맞춘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대왕(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2019년 하반기 개봉예정이다.
스튜디오앤뉴
이정호 감독의 <비스트>가 2월 12일 크랭크업했다. <비스트>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대립하는 두 형사의 격돌을 다룬 범죄 누아르로 이성민, 유재명, 최다니엘이 주연을 맡았다. 후반작업 후 20
허진호 감독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 1월 23일 크랭크업 外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연구원의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이 발표됐다. 총 관객수는 전년 대비 1.6%, 극장 매출액은 3.3% 증가했지만 이 수치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인구 성장률이 가파르게 둔화하고 있고, 인구 1인당 관람 횟수가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른 상황에서 더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온라인 시장 규모의 성장과 한국 영화시장의 부진이다. 전자는 매출 비중의 83%를 차지하고 있는 TV VOD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한국영화는 순제작비 30억원 이상 영화 40편의 평균 제작비가 79억원으로 전년 대비 5.7억원 상승, 순제작비 80억원 이상 작품이 전년 대비 5편 증가했지만 정작 추정수익률은 폭락했다. 특히 100억원 이상 150억원 미만 규모의 수익률은 –62.7%로 잠정 집계됐다.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위축도 심각하다. 2018년 개봉한 한국 독립·예술영화 113편의 총 관객수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연구원의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중국 최초의 SF영화 <유랑지구>(流浪地球 , The Wandering Earth )의 판권을 사들였다.
영화 <유랑지구>는 지난 2월 5일 춘절 연휴에 개봉해 2주간 약 40억 위안(약 6천 7백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단숨에 역대 중국 영화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현재의 추세라면 <특수부대 전랑2>(2017)가 가진 56억 위안의 역대 흥행 1위의 기록도 깨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고 권위의 SF 문학상인 휴고상을 수상한 류츠신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유랑지구>는 태양의 소멸에 직면한 인류가 생존을 위해 거대한 추진체를 이용 지구 전체를 다른 태양계로 이동시키는 과정을 담았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중국은 예외다. 중국 국내법에 의해 서비스가 규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제를 넘어서고자 넷플릭스는 중국어 기반의 오리지널 시리즈의 제
넷플릭스가 중국 최고 흥행 SF영화 <유랑지구> 판권을 사들였다
-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 된 윌 스미스. 다양한 캐릭터들로 관객을 만나온 그도 흔히 말하는 ‘대박 영화’를 놓친 적 있다. 워쇼스키 자매의 <매트릭스>다. 윌 스미스는 지난 2월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트릭스>의 네오 역을 거절했던 이유에 대해 직접 밝혔다.
그가 말한 결정적인 이유는 워쇼스키 자매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이해할 수 없어서다. 그는 “워쇼스키 자매는 분명 천재들이지만 내가 미팅에서 경험했던 것은 조금 미묘했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액션 신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잘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매트릭스> 대신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를 선택했다고 말하며, “네오 역에 키아누 리브스를 캐스팅한 것은 완벽했다. 자신이 맡았다면 잘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처럼 개인적인 견해로 배역을 거절했던 할리우드 배우들은 또 누가 있을까. 스케줄 상
“대체 왜?” 배우들이 배역을 거절했던 이유
-
아이언맨/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인, 페퍼 포츠(기네스 팰트로)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MCU)를 떠난다. 2월19일(현지시간), 기네스 팰트로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을 끝으로 MCU를 떠난다”고 전했다. 그녀는 “수트를 입기에는 이제 나이가 들었다. <아이언맨>(2008)부터 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지켜보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메오 혹은 과거 회상의 형식으로 출연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항상 거기에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엔드게임>에서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마지막을 장식할지도 주목된다. 2018년 10월에는 <엔드게임> 촬영현장 속 기네스 팰트로의 사진이 SN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사진 속 그녀는 아이언맨
기네스 팰트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끝으로 MCU 떠난다
-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장소는 레코드 가게. 주인이 직원에게 귓속말로 얘기한다. “지금부터 베타 밴드의 음반 5장 팔 거야.” 그러고는 음악을 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묻는다. “이거 누구죠?” 주인이 대답한다. “베타 밴드요.” 영화를 본 독자라면 감 잡았을 것이다. 맞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2000)의 신 중 하나다. 음악 팬들에게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는 끊임없이 회자되는 영화 텍스트다. 그들의 ‘덕후력’에 동질감을 느낀 동시에 감탄했던 사람, 비단 나만은 아니었을 거다. 레코드숍 사장을 연기한 존 쿠색은 실제 음악광이기도 한데 당시 베타 밴드의 음악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한다. 잭 블랙은 말할 것도 없다. 조연이 주연 잡아먹은 영화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꽤 많을 정도니까. 어쨌든 바로 그 앨범, 베타 밴드의 《The Three E.P.’s》 (1998)는 한동안 구하기 어려운 레어템이었다. 영화 개봉 이후 판매량이 5배 이상 늘어나는
[마감인간의 music] 베타 밴드 《The Three E.P.’s》, 역사는 새롭게 쓰이고
-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가난한 남자와 상처받은 여자가 만나 서로를 보듬는다는 내용은 클리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클리셰와 클리셰 아닌 것의 구별은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에서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비일상과 일상의 경계는 모호하고, 만남과 사랑 같은 것들이 하나의 사건을 구성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영화는 클리셰를 통해 사건으로서의 사랑이라는 클리셰에 저항하고 있다. 미카(이시바시 시즈카)의 말처럼 사람들은 연애를 배운 적이 없음에도 연애를 한다. 혹은 흉내낸다. 사람들은 영화에서 본 연애를 모방하고 감독은 그런 현실의 연애를 영화로 재현하고, 사람들은 또다시 그 재현을 재현한다. 클리셰의 거대한 순환만이 존재할 뿐이다. 사랑은 이미 오래전에 클리셰가 되어버렸다.
도시를 사랑하는 일
이 클리셰의 순환 속에서 사랑한다는 말조차 상투어로 존재할 뿐이다. 우리가 안녕이라는 말의 의미를 묻지 않듯이,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 또한 물어서는 안 된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가 상투적인 사랑을 그리는 방법
-
늦은 밤, 두 번째 출근을 해야 하는 청춘의 눈에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푸른색이다. 미카는 낮에는 간호사로 일하며 밤에는 걸즈바에서 일한다. 이중생활이라기보다는 도시 빈민의 고단한 발버둥에 가깝다. 도쿄에서 살려면 늘 돈이 필요하고, 그것은 악착같이 힘을 내야만 주어지는 것이다. 미카가 입버릇처럼 죽음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이유도 어쩌면 낮이나 밤이나 그녀가 하는 일이 모두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촬영 구도나 조명으로 돋보이게 하는 식의 기교가 일절 없는 이 영화에서 이시바시 시즈카는 종종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 표정이 말 그대로 텅 비어 있다. 덕분에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그 사람을 부드럽게 죽이는 것”이라거나, “연애는 아무 데서도 배우지 않았는데 누구나 하고 있으니 무슨 의미가 있냐”는 그녀의 대사가 온전히 미카의 것이 될 수 있었다. 이시바시 시즈카는 자신의 첫 주연 데뷔작을 연기하면서 이 영화가 “거울 같다”고 말했다.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이시바시 시즈카 - 배우는 절대 안 될 거야, 그러나 배우가 될 숙명
-
“경쟁이 치열해 다소 어려움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외면받을지는 몰랐다.” 오랜 제작기간을 거쳐 선보인 한국 장편애니메이션 <언더독>이 18만7천명(2018년 2월 12일 기준)의 관객을 동원하며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오성윤 감독은 <언더독>의 부진에 대해 “아쉬움만큼 장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제작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 장편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 100만 관객을 돌파한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은 같은 해 개봉한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이하 <점박이>)밖에 없었다.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이 220만, <점박이>가 105만 관객을 동원할 땐 한국 애니메이션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후 2012년에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이 93만 관객을 모은 것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 진단, 늘어난 편수와 시장의 정체된 인식 사이에서
-
-실존 인물·사건 실화를 토대로 한 원천 콘텐츠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무엇인가.
=실존 인물과 사건 실화가 저널리즘을 넘어 영화, 드라마, 소설, 웹툰 같은 콘텐츠로 많이 제작되고 있다. 독자나 관객 또한 실화를 가공한 이야기를 보길 원한다. 기존의 저널리즘이 이 영역을 전혀 다루지 않은 까닭에 직접 시도해 보고 싶었다. 팩트스토리가 손을 대면 더욱 잘할 수 있는 지점이 보였다.
-그러한 결정은 <한겨레> 기자 시절 고민했던 저널리즘의 한계나 가능성에서 나온 결과라고 봐도 되나.
=지난 150년 동안 신문, 방송 같은 데일리 저널리즘은 실존 인물과 사건 실화를 다룬 장르의 왕좌였다. 하지만 저널리즘만으로 이들을 모두 다룰 수는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인물 전기다. 마이클 루이스 작가가 메이저리그 야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구단주인 빌리 빈에 관해 쓴 책 <머니볼>은 저널리즘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픽션인가, 그것도 아니다. 인물 전기,
고나무 팩트스토리 대표 - 한국도 미국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