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아트센터 플랫폼엘에서 ‘시나리오 크레딧 모의 조정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영화계의 고질적 문제인 시나리오 크레딧에 관한 문제의식을 환기하고 광범위하게 논의하자는 취지의 자리였다.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이하 SGK),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이하 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DGK),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이하 WGA)이 실시하는 크레딧 조정기준과 절차가 합리적이라는 주최사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SGK와 같은 국제작가조합연맹 소속인 WGA가 한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크레딧조정사무국 국장인 레슬리 매키, 선임행정관 셀리 버미스터, 그리고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의 작가이자 베테랑 조정관인 존 브란카토를 파견했다.
시나리오 크레딧 조정, 시연으로 기준점 논의
행사 첫날인 20일엔 WGA의 크레딧 조정 방식을 소개하는 설명회가
미국작가조합 초청해 3일간 열린 세계 최초 ‘시나리오 크레딧 모의 조정 세미나’
-
올해 창간 24주년을 맞아 일찌감치 창간기념 1200호 준비에 들어갔다. 미리 예고하자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씨네21>이 선정한 30편의 작품을 통해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려 하고 있고 임권택, 안성기, 박찬욱, 봉준호, 송강호, 정우성에 이어 올해는 전도연 배우에 대한 별책부록을 준비 중이다(온라인과 오프라인, 해당 별책의 구매처는 추후 따로 공지할 예정이다). 그 별책이 포함될 바로 다음 1200호에도 소개할 내용이 한참 많은 데다 마침 4월 3일, 전도연이 오래전 박흥식 감독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0)로 호흡을 맞췄던 설경구 배우와 다시 만난 <생일>이 개봉하기에 미리 예고를 띄우고자 한다.
전도연은 <밀양>(2007)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역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하녀>(2010)를 지나 <무뢰한>(2015)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
[주성철 편집장] 올해는 전도연 별책을 선보입니다
-
씨앗필름
<킹메이커>가 캐스팅을 확정하고 3월 25일 크랭크인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이 연출하는 <킹메이커>는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그의 뒤에서 뛰어난 선거 전략을 펼치는 서창대(이선균)의 선거전쟁을 그린다.
덱스터스튜디오
덱스터스튜디오가 3월 25일 하정우, 이병헌 주연의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에 70억원 규모의 VFX 특수효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덱스터스튜디오 류춘호 대표이사는 “2019년은 기존의 VFX 산업을 기반으로 콘텐츠 기획, 제작 배급 등 신사업 영역으로 다양하게 확장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9 선정작인 <아무도 없는 곳>(감독 김종관)이 3월 19일 크랭크업했다. <아무도 없는 곳>은 창석(연우진)이 며칠 동안 만난 네명과 기억, 죽음, 이별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의 변화를
<킹메이커> 캐스팅을 확정, 3월 25일 크랭크인 外
-
여도 야도 창끝이 무뎠다. “장관 후보자 7명 중에서 박양우 후보자가 청와대의 7대 인사 배제 원칙 기준을 가장 적게 위반했다. (1998년 장녀의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위장 전입한 사실을 시인했는데 흠집없는 장관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솔직하게 답변해달라”(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는 야당의 독려까지 나왔다. 그러다 보니 “한국 영화산업 발전과 관련된 상세한 입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드리겠다”는 공언과 달리 박 장관 후보자의 해명은 충분치 않았다. 지난 3월 2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여야의 큰 충돌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부터 예고된 대로 CJ 사외이사 이력, 위장전입, 증여세 및 소득세 탈루, 논문 표절 등 박 후보자의 여러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도덕성을 검증하는 질의 위주로 진행했고, 여당은 그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는 인상이 강했다. 일단, 그의 CJ 사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사 청문회 지상중계
-
-
조강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IBK투자증권에 최수규 전 차관 아들의 채용을 부탁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강래 전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모태펀드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실행 혐의를 받고 있는 주요 인사 중 한명이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비례대표)로부터 입수한 IBK투자증권 채용 비리 혐의가 적시된 서울남부지검 공소장에 따르면, IBK투자증권 사장이었던 조강래 전 대표는 2016년 2, 3월경 IBK투자증권 경영인프라본부장이던 박모씨에게 당시 중소기업청 차장이던 최수규 전 차관의 자녀 취업에 관련한 청탁을 했다. 박 경영인프라본부장은 ‘조강래 전 대표가 추천한 지원자가 있다’는 취지로 신성호 당시 IBK투자증권 사장과 김모 부사장에게 보고한 뒤 인사팀장과 인사과장에서 최 전 차관의 자녀를 합격시키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이들은 불합격권에 있던 최 전 차관의 자녀의 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하여 최종 합격자로 선정했다.
<씨네21>이 연속 보도한 대로 조강래 전 대표 체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실행 연루된 조강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 채용 비리도 불거져
-
1990년대 한국 영화를 이끈 주역. 한석규는 충무로의 역사에서 그런 인물이다. 이 시기 전성기를 맞은 한석규는 굴곡 없는 흥행의 보증수표이자, 대체 불가능한 연기파 배우였다. 그는 멜로와 누아르라는 전혀 다른 장르를 오가는 동안에도 이질감이 없는 캐릭터로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선한 인상으로 펼치는 괄괄한 연기는 되려 어떤 카타르시스를 안겼고, 다시 담담한 어른의 표정으로 돌아와 믿음직한 멜로를 선사했다. 90년대에 이미 완성된 한석규의 대표작으로 그를 추억해보자.
초록물고기ㅣ1997ㅣ갓 제대한 청년 막동
이창동 리얼리즘의 포문을 연 <초록물고기>는 한석규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 막동의 영화다. 영화는 갓 제대한 청년 막동이 폭력조직 세계로 진입해 손에 피를 묻히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어설픈 때를 묻힌 그는 단지 보스의 신임을 얻고자 했고, 하필이면 보스의 여자를 사랑했다. 이때부터 파국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막동은 완벽한 악인이 되지 못하고, 지금
1990년대 출연 섭외 1순위, 충무로 씹어먹던 한석규의 캐릭터들
-
극장을 위협하는 OTT(Over The Top) 기업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현재 그 최강자로 군림 중인 것이 넷플릭스다. 막대한 자본을 투여해 예능, 드라마, 영화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자체 콘텐츠들을 생산한 넷플릭스는 2018년 3분기 기준 가입자 약 1억 3700만 명을 돌파했다. 업계 2위인 아마존 스트리밍 서비스의 추격도 이어지고 있지만 확실히 넷플릭스의 아성을 따라 집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런 넷플릭스에게 도전장을 내민 강력한 대항마가 있으니,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다. 2017년 8월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선언한 디즈니는 넷플릭스에서 상영되고 있는 자사의 콘텐츠들을 점점 회수, 자체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은 나오지 않았지만 밥 아이거 회장은 “디즈니 플러스는 2019년 말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두 공룡 기업의 ‘빅뱅’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디
넷플릭스의 대항마! 디즈니 플러스가 선보일 콘텐츠들
-
록 음악이 위기라고들 한다. 발매되는 신곡 개수로 따지면 분명 설득력 있는 말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까지 포함해 최신 곡의 대다수는 싱어송라이터 팝, 알앤비, 힙합, 그도 아니면 일렉트로닉 댄스다. 히트곡으로 한정하면 입지는 더욱 줄어든다. 여전히 록 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큰 미국에서도 록이 빌보드 차트 10위 안에 드는 일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로큰롤 라디오는 새 앨범 소개 글에서 시시포스 신화를 인용한다. 시시포스는 산 위로 돌을 밀어올리고 굴러떨어지면 다시 올리는 공허한 일을 반복하는 인물이다. 밴드는 <Sisyphe>라는 곡을 삽입하고 “음반 주제가 가장 잘 담긴 곡”이라고 말했다. 밴드는 최근에 “음악을 계속 이어가는 이유”를 자문할 정도로 회의감이 컸다고 한다. 물론 록이 위기라서가 아니라 내부적 권태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시시포스를 언급한 걸 듣는 순간 한국 록 신의 어려움이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발표된 음악의 퀄리티로 따졌을 때 록은 절대 위기
[마감인간의 music] 로큰롤 라디오 《You’ve Never Had It So Good》, 록부심이 깨어나다
-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아사코>에서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두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아사코(가라타 에리카)의 첫사랑이자 자유롭고 이기적인 청년 바쿠, 8년 후 아사코가 도쿄에서 만난 평범하고 성실한 료헤이. 성격이 정반대인 두 인물은 무심히 흐르는 시간의 간격을 두고 아사코의 인생에 등장한다. 2013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로 영화를 시작한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지난 6년간 <기생수 파트1>(2014), <데스노트: 더 뉴 월드>(2016) 등 대중적인 영화와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2016), <산책하는 침략자>(2017) 등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를 오가며 연기 경력을 다각도로 넓혀왔다. 이 밖에 드라마 <문제있는 레스토랑>(2016), <당신을 그렇게까지는>(2018), 순정만화를 영화화한 <아오하라이드>(2016) 같은 작품에서는 속을 알 수 없는
<아사코>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 - 사랑에 관한, 리얼리즘이 가미된 판타지
-
*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영화 <선희와 슬기>는 거짓말을 거듭하다 급기야 자신의 삶을 버리고 슬기라는 새로운 사람이 된 선희(정다은)의 사연을 그린 이야기다. 유복하지만 자신에게 관심과 애정을 주지 않는 부모 때문에 학교 친구들에게 관심받고 싶어 거짓말을 하는 선희가 한편으로는 이해되면서도, 같은 실수를 또다시 저질러 슬기로 사는 새로운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때는 무척 안타깝다. <소녀 배달부>(2014), <1킬로그램>(2016) 등 단편영화로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신인 박영주 감독은 첫 장편영화인 <선희와 슬기>를 통해 거듭된 거짓말로 어리석고 나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한 인간을 집요하게 그려낸다. <선희와 슬기>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과 제42회 예테보리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학창 시절 거짓말을 하던 친구를 보면서 구상한 이야기라고 들었
<선희와 슬기> 박영주 감독 - 비극이 된 거짓말
-
오전 9시에 장이 선 뒤 오후 3시에 마감할 때까지 시시각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숫자에 따라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돈>에서 원진아가 연기한 박시은은 검은 정장 차림의 남성 브로커 사이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여성 브로커다. 원진아는 첫 장편영화인 <강철비>에서 개성공단에서 일을 하다 미사일 폭격을 피해 북한1호와 남한으로 내려오는 북한 여성 려민경을 연기한 뒤로 <그냥 사랑하는 사이> <라이프> 등 두편의 드라마로 얼굴을 알렸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모습이 시종일관 여유 있는 시은을 쏙 빼닮았다.
-목소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듣던 것보다 훨씬 더 저음이다.
=하하. 오디션을 보러 가면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당황하는 감독님들도 계셨다. 목소리가 부드러울 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평소에는 목소리의 높낮이 폭이 큰 편이다. 장난칠 때는 어린아이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줘
<돈> 원진아 - 낮은 목소리, 당당한 걸음
-
<캡틴 마블>이 전세계 흥행 수익 8억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내 관객수는 480만명(3월 21일 기준). 개봉 전부터 국내외에서 많은 이슈를 몰고 왔지만 흥행 전선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듯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북미의 반응이나 흥행 추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달 뒤 개봉할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이어질 것 같다. <캡틴 마블>과 그 뒤를 잇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 3기를 마무리하는 최종장 기능을 하는 영화들이다. <블랙팬서>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와칸다라는 무대를 바탕으로 히어로의 탄생과 빌런들과의 전쟁을 어떻게 엮어냈는지를 환기시켜보면 되겠다. 그런 점에서 <캡틴 마블>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지난 10년의 역사를 정리함과 동시에 어벤져스 이후 새로운 히어로의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영화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혹여 <캡틴
페미니스트, <캡틴 마블>을 만나다
-
2019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캡틴 마블>이 개봉했다. “<캡틴 마블>은 페미니즘을 위한 가장 거대한 발언대이기 때문에 이 영화에 참여하는 것이 기쁘다.” 브리 라슨이 캐스팅 후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말 덕분에 브리 라슨은 영화가 개봉할 때까지 수많은 공격을 받았다. 별점 테러는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개봉 전 영화에 관한 정보가 공개될 때마다 설정에 대한 비판과 외모(?!)를 둘러싼 공격이 이어졌다. 별점 테러단은 역대 마블영화 중 최악이며 그에 걸맞게 관객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결과는 상영 첫주에 가려졌다. <캡틴 마블>은 첫주 흥행성적만으로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었을 뿐 아니라 히어로들이 총출동한 <어벤져스> 시리즈에 이어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하는 중이다.
그러니까 <캡틴 마블>은 스크린과 스크린 바깥, 두곳에서 동시에 개봉해 동일한 서사로 관객을 만나는 중이다. 스크린
캡틴 나의 캡틴
-
한명의 인물로 단일한 공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가는 방식은 종종 시도된다. 그러나 선택한 하이 컨셉이 단순한 형식 유희를 넘어 내용과 조응하는 정당성을 획득하고 영화 전체를 지탱하는 경우는 드물다. 구스타브 몰레르 감독의 <더 길티>는 드문 성공의 예다. <더 길티>의 솔로 주인공은 야간 비상구조 콜센터에서 야근중인 경찰 아스게르(야코브 세데르그렌). 업무규정 위반 혐의로 콜센터에 임시 배치된 그에게 납치당했다는 여성의 전화가 걸려온다. 능력과 직감을 자신하는 아스게르는 현장요원과 연결하는 임무를 넘어 피해자를 직접 구하려 한다. <더 길티>는 인물을 움직이는 사건 자체도 충분히 긴장을 자아내지만 결말에 이르러 관객이 이해하게 되는 것은 주인공의 캐릭터라는 점에서 전화 통화만으로 이뤄진 또 다른 영화 <로크>(2013)와 친구다.
03/10
가려진 여자들의 스토리가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내용이 제목 그대로였던 <히든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유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