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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책 중 ‘역사에 남은 감독’ 부분을 펼쳐 숫자를 세어봤다. 21명의 감독 중 여성감독은 1명, 예의상 넣었나 싶을 정도의 숫자다. 굳이 감독을 예로 든 이유는 이 책에서도 “여성감독은 현장에 더 많은 여성의 일자리를 만들고, 여성이 중심이 된 인물과 이야기를 고민한다”고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 1930년에 일한 감독 도로시 아즈너는 여성감독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제작자들은 남자들이 더 편한가 봐요. 남자들은 바에도 같이 가고 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어서 그런가요.” 역사 속에서 사회 변역을 이끌었던 여성들은 그 이름이 지워지거나 기록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어왔다. 할리우드 역시 마찬가지다. <할리우드: 그녀들의 이야기>는 18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할리우드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남성 영화인에 비해 덜 알려진 여성 영화인의 활약을 사진과 함께 기록한 책이다.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자세히
씨네21 추천도서 <할리우드: 그녀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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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곤의 첫 소설집 <여름, 스피드>를 읽고 썼던 리뷰를 다시 찾아봤다. 여름의 감각, 끈적한 공기, 남의 연애를 훔쳐보는 듯… 책을 읽을 때의 ‘기분’ 같은 것이 요란하게 남아 있다. <여름, 스피드>가 사랑에 이르는 달뜬 계절을 기록했다면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시절과 기분>은 우연히 마주친 과거와 비로소 이별하는 풍경을 그린다. 그러니까 전작이 늦봄부터 초여름의, 괜히 들뜨는데 그게 싫지만은 않은 멜랑콜리의 시간이었다면, <시절과 기분>은 모든 게 서툴렀지만 분명 그때는 좋았을, 그러나 끝나서 다행인 흑역사를 정신 차리고 들여다보는 과정인 셈이다. 지나간 연애의 흔적을 되짚어보는 일에는 어쩔 수 없이 다소의 비감이 동반된다. 연애의 뒤끝은 절망적이고 씁쓸하다. “이거 니 책 맞제?”(<시절과 기분>) 7년 만에 받은 문자 속에서, 졸업 후 오랜만에 찾은 대학 교정에서(<데이 포 나이트>), 내가 쓴 소설 속에서(
씨네21 추천도서 <시절과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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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는 어떻게 탄생할까.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수상한 21세기의 한국에서 궁금할 법한 질문이다. 유현준 교수의 신작 <공간이 만든 공간>에서는 동서양의 ‘문화 유전자’ 교배에서 답을 찾는다.
크게 나누자면 서양의 ‘문화 유전자’는 수학적이고 기하학적이다. 반면 동양의 ‘문화 유전자’는 공간과의 관계성을 중시한다. 사실 이런 구분은 그리 낯설지 않다. 책에서는 한 문화가 외부의 색다른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새로운 변종이 탄생하고, 그 매력적인 변종이 시대를 이끌게 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15세기 이후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서양과 동양 두 세계가 섞이고 그렇게 문화적 교배가 시작되었다. 중국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18세기 영국의 픽처레스크 정원 디자인, 우키요에 목판화에 영향을 받은 고흐의 회화도 그렇고 몬드리안의 회화나 콜더의 모빌 작품이 대표적인 예다. 건
씨네21 추천도서 <공간이 만든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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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성실한 대학생으로 졸업 후 정규직 취직을 노렸지만 실패한다. 파견직으로 입사하면서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았지만 3년 사이 그 약속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아이는 퇴사한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사이 집세에 생활비로 통장은 비어간다. 가족의 도움은 바랄 수 없다. 마침내 아이는 홈리스가 되어 만화카페에서 생활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즉석만남 카페에 나간다. 건강은 나빠지고 돈은 쉽게 모이지 않는다. 이렇게 일상이 순식간에 추락한다.
제목 <신을 기다리고 있어>의 ‘신’은 가난한 여성을 재워주고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자를 지칭하는 은어다. 책을 읽으면 빈곤한 여성이 왜 성매매 산업에 쉽게 빠지는지, 그리고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지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직장은 잡기 어려운데 즉석만남 카페처럼 위험해 보이지 않는 곳은 많다. 기댈 곳 없는 여성이 일단 발을 들이면 가게에선 ‘2차’ 에 나가야 돈을 더 번다고 압력을 넣고, 손님들도 끈질기게 성관계를 요구한다. 그렇게
씨네21 추천도서 <신을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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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작하는 소설가인데,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을 비롯한 미스터리 소설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감동적인 드라마로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아들 도키오>는 그중 후자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소설로, 지난해 한국에서 출간된 <인어가 잠든 집>이나 영화로도 만들어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즐겨 읽은 이들에게 <아들 도키오>를 권한다.
소설의 도입부, 몸에 튜브들이 연결된 채로 한 청년이 투명한 벽 너머에 잠들어 있다. 생명유지장치 소리만이 울리는 곳에서 그를 지켜보는 이들은 그의 부모다. 미야모토 다쿠미와 레이코. 의사는 향후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부모에게 통보했다. 다쿠미와 레이코 부부는 아들을 갖기 전부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처음 다쿠미가 레이코에게 청혼할 당시, 레이코는 청혼을 거절하며 자신의 집안
씨네21 추천도서 <아들 도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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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는 내 방에서 만끽하는 독서의 재미다. 5월을 맞아 읽을 만한 책 목록을 추렸다. <시절과 기분>은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2018년 출간한 첫 소설집 <여름, 스피드>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가 김봉곤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2018년 봄부터 2019년 여름까지 발표한 작품 6편을 엮었다. <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작가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까지 10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고를 겪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 홈리스의 이야기를 그린 하타노 도모미의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아들 도키오>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인어가 잠든 집>을 좋아한 독자라면 반길 만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할리우드가 형성되기 직전인 18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수많은 영화를 위해 땀을 흘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사진들과 함께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5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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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추가 언제부터 저렇게 매력적이었어?” 고등학교 동계 탤런트쇼에서 엘리 추가 자작곡을 연주하며 노래하자, 놀란 동료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며 환호한다. 엘리 역의 레아 루이스 말대로 “자신이 단지 남의 숙제를 대신해주는 소녀가 아님을 만인 앞에 드러내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을 위해 두달간 기타 레슨을 받은 레아 루이스는 “틀에 박히지 않은 주인공”이란 점을 엘리의 매력으로 꼽는다. 영화 <반쪽의 이야기>에서 엘리는 처음 사랑을 느끼며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용돈벌이를 위해 폴(대니얼 디머)의 연애편지를 대필하게 된 엘리는 애스터(알렉시스 러미어)와 속 깊은 고민들을 나누며 가까워지고 그로 인해 세 사람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다. 본래 활발한 성격의 레아 루이스는 차분한 엘리 추를 연기하며 그간 외면해온 자신의 조용한 성격까지 사랑하게됐다고 전한다.
4살 때부터 공연에 관심을 갖고 연기 레슨을 받은 레아 루이스는 <애니> <하이스
'반쪽의 이야기' 레아 루이스 - 언제부터 그렇게 매력적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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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기욤 카네)은 고객에게 직접 과거를 체험하게 해주는 ‘핸드메이드 시간 여행’ 상품을 만들어 성공한다. 중세든 2차 세계대전이든 실재로 착각할 만한 세트를 만들고 철저히 대본을 숙지한 배우들을 투입해 고객에게 그럴듯한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독서와 물감과 연필을 좋아하는 아날로그형 인간 빅토르(다니엘 오테유)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아내 마리안(파니 아르당)과 관계가 소원한 상태다. 그는 마리안과 처음 만났던 1974년 5월로 돌아가 첫사랑의 향수를 다시 소환하고자 고가의 시간 여행을 의뢰한다. 시간 여행을 통해 현재 옆에 있는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개가 크게 새로울 건 없다. 하지만 18세기 프랑스 궁정부터 20세기 히틀러의 나치 독일까지, 어떤 시공간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는 설정은 다채로운 그림과 함께 이 고전적 이야기에 새로운 낭만을 더한다.
'카페 벨에포크' 첫사랑의 향수를 다시 소환하고자 고가의 시간 여행을 의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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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루팡’이 유일하게 훔치는 데 실패했다고 전해지는 브레송 다이어리의 전시를 앞두고 루팡의 후손을 자처하는 루팡 3세가 다이어리를 훔치겠다는 예고장을 보낸다. 세계의 운명을 바꿀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브레송의 다이어리를 둘러싸고 정체불명의 조직이 끼어들며 상황은 혼전으로 치달아간다. 1967년 첫 연재를 시작한 이래 53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인기 캐릭터 ‘루팡 3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시리즈 최초로 3D로 제작된 <루팡 3세: 더 퍼스트>는 전설의 고고학자 브레송이 남긴 지상 최대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루팡 3세의 활약을 담았다. 3D에 걸맞게 다양한 액션과 새로운 볼거리로 가득하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가 다소 허술하다. ‘루팡 시리즈’ 인기 캐릭터들의 매력은 여전함에도 전반적으로 겉돌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루팡 3세: 더 퍼스트' 인기 캐릭터 루팡 3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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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마리사 토메이)에겐 다정한 남편, 마커스(찰리 플러머)에겐 자상한 아빠였던 스티븐(티모시 올리펀트)이 세상을 뜬다. 마거릿은 술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마커스는 그런 엄마에게 실망하고 방황한다. <비홀드 마이 하트>는 소중한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한 가족이 상처를 극복하고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만취, 무력감, 동질감, 고립, 몰입 등으로 챕터를 나누었듯, 영화는 깊은 절망부터 성찰의 단계까지 차근히 보여준다. 다만 각 단계가 분절된 느낌이다. 영화가 인물의 감정과 이야기에 깊이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를 팽팽하게 조이는 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메이 숙모로 익숙한 마리사 토메이와 <린 온 피트> <올 더 머니>의 찰리 플러머의 연기다.
'비홀드 마이 하트' 소중한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한 가족이 상처를 극복하고 화해에 이르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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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4월 11일, 베트남전쟁 사상 수많은 미군 사상자를 내 최악의 전투로 꼽히는 애빌린 전투가 있었다. 33년이 지난 1999년 9월, 미 국방부 공군성 소속 변호사 스콧(세바스천 스탠)은 애빌린 전투에서 60명이 넘는 군인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공군 항공구조대원 의무병 윌리엄 피첸바거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기 위한 조사를 맡는다. 전우들 사이에서 피츠라는 이름으로 불린 윌리엄은 육군 중대원들의 구조 요청을 받고 헬리콥터에서 내려 부상병 치료와 시신 수습을 도맡았으나, 공로에 비해 충분치 못한 십자훈장만을 받은 상황. 스콧은 피츠에 대한 명예훈장 추서를 금방 처리하고 말 업무로 생각하고 조사를 시작하지만, 피츠의 희생을 기억하는 여러 전우들을 비롯해 그의 행동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아들을 잃은 슬픔에 아파하는 그의 부모를 만나면서 점점 진심을 다해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하게 된다.
링컨이 이야기한 ‘조국을 위한 마지막 헌신’을 뜻하는 <라스트 풀 메저>는 실화를
'라스트 풀 메저' 윈터 솔져로 사랑받은 세바스천 스탠이 주인공 스콧을 연기해 안정적으로 극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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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대 골드러시 시대,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가정에서 자라던 천방지축 어린 강아지 벅(테리 노터리)은 개장수에게 납치되어 알래스카 유콘으로 팔려간다. 우여곡절 끝에 신참 우편배달 썰매견으로 일하게 된 벅은 알래스카의 광활하고 혹독한 자연 속에서 전혀 다른 삶을 이어간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주인의 사랑을 받는 벅은 어느덧 어엿한 리더로 거듭난다. 기쁨도 잠시, 알래스카에 전화가 도입되며 우편배달업이 중지되자 벅은 실의에 빠지지만 아들을 잃고 세상을 등진 노인 손튼(해리슨 포드)을 만나 또 한번 새 삶을 맞이하게 된다.
<콜 오브 와일드>는 1903년에 출간된 잭 런던의 베스트셀러 소설 <야성의 부름>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개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실은 한 인간의 성장드라마나 다름없다. 원작에서도 내레이션 형식을 통해 벅을 모험, 성장극의 주체로 의인화했지만 <콜 오브 와일드>에서는 좀더 직접적이다. 모션 캡처와 CG를 통해 벅에게 더욱 생생하고
'콜 오브 와일드' 잭 런던의 베스트셀러 소설 <야성의 부름>을 원작으로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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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김아송)는 가족구성원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때문에 음식 주문을 포함한 타인과의 의사소통 대부분을 도맡아서 하는데, 그 과정에서 묘한 소외감을 느낀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들은 너무나 행복해 보이고 그들 사이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 같다. 자신도 청력을 잃게 해달라고 매일 소원을 빌던 와중에 보리는 우연히 TV에서 한 해녀의 인터뷰를 본다. 물속에 오래 있으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보리는 소원을 비는 대신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방법을 택한다.
싱그러운 바다, 해사한 아이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집.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보리네 가족이 느끼는 현실의 무게는 보리가 청력을 잃은 척 연기하는 시점부터 점차 가시화된다. 보리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곧바로 변화한다. 수군대는 어른들과 “어차피 듣지도 못한다”며 보리를 외면하는 친구들. 보리는 달라진 주변 반응을 통해 그간 가족들이 부딪혀온
'나는보리' 농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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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La Promesse /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상영시간 92분 / 제작연도 1996년
결말이 두려워 끝까지 보기 힘든 영화가 있다. 이 영화가 그랬다. 영화 중간쯤, 소년이 술집에서 양아버지와 얼굴을 맞대고 노래를 부를 때 그렇게 가슴이 시릴 수 없었다.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무지막지하게 두들겨맞은 뒤였다. 미소 짓는 소년의 얼굴에 온갖 상념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자리를 옮긴 소년이 어른들과 술을 마시며 크게 웃고 떠드는 장면부터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려고 이러는걸까? 어떤 비극으로 소년을 몰아가려고? 다행히, 영화는 내 예감을 배반했고 결말을 열어둔 채 끝났다. 소년은 폭력적인 양아버지에게서 도망쳤고 한치 앞도 모르는 현실에 내던져졌다. 이 소년은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비-장소 혹은 문명의 사각지대
영화 <약속>은 다르덴 형제의 세 번째 장편 극영화다. 이전까지 그들은 자신
[김호영의 네오 클래식] 다르덴 형제 영화의 원형 보여주는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