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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행 열차에 올라타라!
어김없이 ‘락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한 행사로도 보기 힘든 해외 유명 뮤지션들과 국내 음악 신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국내 뮤지션들이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지산 리조트에 모인다. 7월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2016 지산 밸리 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을 위해서다. 현재(6월30일 오후 6시)까지 공개된 라인업을 보자면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스테레오포닉스, 제드, 디스클로저, 트래비스, 김창완 밴드,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피아 등 별들의 향연이다. 록밴드뿐만 아니라 최근 힙합 신의 가장 ‘힙’한 뮤지션인 딘과 지코, 한국 포크 음악의 미래 김사월X김해원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지산의 무대를 수놓을 예정이다.
한국 현대미술과 사진의 30년 발자취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7월24일까지 진행되는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관 사진>. 지난 30여년간 한국 현대미술과 사진 매체가 어떻게
[culture highway] ‘지산’행 열차에 올라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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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바사니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이탈리아의 영화적 전통을 좋아한다면 조르조 바사니를 좋아하지 않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조르조 바사니는 이탈리아의 페라라에서 부유한 유대인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살다가 1938년 반유대주의적 인종법이 선포되면서 반파시즘 운동에 참여했고 체포되었다. 50년대 말부터 그는 <금테 안경>을 비롯해 <핀치콘티니가의 정원>(1962) 등 30년대 페라라의 기억들을 소환하는 소설들을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은 소설이 시작하자마자 제목에 등장하는 정원의 주인들이 홀로코스트로 사망했고 같이 묻히지조차 못했음을 밝힌다. 그리고 그 찬란했던 여름으로 시간을 돌린다. 죽음을 어떻게 추모할 것인가.
바사니는 삶이 이보다 선명할 수 없었던 청춘의 여름을, 시종일관 가시지 않는 죽음의 그림자, 투옥의 그림자 아래 그려낸다. 그 먼 옛날 사랑의 추억은 불분명한 치정극으로 막을 내렸고(비토리아 데시카가 만든 영화에서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핀치콘티니가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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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라, 김종대 지음 / 리더스북 펴냄
2년 전 마포구 성미산 마을에 집을 지었다. 이웃 11가구와 함께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의 도움을 받아 지어올린 6층짜리 공동주택이다(건축가 이일훈 선생이 자문을 맡고, 시행사 자담이 공사를 진행했다). 18평이라는 크지 않은 공간을 우리 가족의 생활방식에 맞도록 설계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와 나는, 일을 할 때는 집 전체가 작업실이, 식사를 할 때는 레스토랑이, 쉴 때는 큰 거실이, 주말에는 근사한 카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설계를 했다. 11가구의 내부 설계가 제각각이라 공사 기간이 보통 빌라보다 훨씬 길었고, 공사가 끝난 뒤에도 집 여기저기에 하자가 발견돼 추가 공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공사 인부들이 집을 들락날락하며 천장을 뜯어낼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아내와 함께 모은 돈을 탈탈 털어 집을 지어야 했던 이유는 한국의 주택 시장에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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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에서 영화도 즐기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뮤지컬영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제1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야외상영 장소로 명동예술극장 야외광장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 복합문화공간인 DDP의 어울림광장이 낙점됐다. 7월6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 중 DDP에서 진행되는 야외상영은 딱 세번뿐이다. 7월8일 오후 7시에는 <옴 샨티 옴>, 9일 오후 7시30분에는 <드림걸즈>, 10일 오후 8시는 <청춘의 십자로>가 상영된다. 특히 <드림걸즈> 상영에는 플래시몹, 코러스와 함께하는 관객 참여형 싱얼롱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고, <청춘의 십자로>는 변사 공연으로 진행돼 독특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사라 판타지아!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먼이 3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갈라 위드 오케스트라’ 투어의 일환으로 60인조 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에 올라 더욱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줄 계획이다.
[culture highway] DDP에서 영화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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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시작,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2016 FILM LIVE: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가 6월30일부터 7월9일까지 홍대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진행된다. 개막작 <마일즈 어헤드>를 비롯해 <델타 보이즈> <문워커스> 등이 포함된 음악영화 신작전과 <미스터 홈즈> <캐롤>의 영화음악을 만든 카터 버웰의 특별전이 계획돼 있다. 보다 자세한 소식은 홈페이지(sangsangmadang.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다시 살아나는 이중섭의 삶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가 열린다. 이중섭은 해부학적 이해와 데생 실력을 바탕으로 한국 고유의 미의식을 담아내고자 한 민족의 화가다. 일제강점기에도 민족의 상징인 소를 서슴없이 그렸고, 일필휘지의 붓질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그림을 완성했다. 전시는 일제강점기와 전쟁, 분단으로 얼룩진 한국의 근대사를 관통한 이중섭
[culture highway] 여름의 시작,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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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로 제7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금희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2014년 봄부터 2015년 겨울까지 완성한 아홉편의 단편들로 채워져 있다. 소설의 공간과 인물, 사건 모두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요약되지 않는 인생의 살아 있는 국면’(정홍수)을 다루며 생겨나는 디테일들이 작품의 뚜렷한 개성으로 이어진다. 아홉번의 독립적이고 온전한 몰입을 경험하고 나면 ‘지금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라는 김금희를 향한 문단의 수식이 충분하고도 그럼직하다고 인정하게 된다.
소설집의 시작을 여는 <너무 한낮의 연애>는 한직으로 인사발령받은 중년 남자가 홀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주인공 필용은 점심시간이 되면 종로 맥도날드로 향하는데 이곳은 대학 시절 양희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장소기도 하다. 현재의 만남과 과거의 회상이 맞물리는 이 소설은 ‘한낮의 종로 맥도날드’가 품은 분방한 고독감으로 많은 걸 설명한다. <조중균의 세계&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너무 한낮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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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블러드 온 스노우>의 결말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슬로 마약 시장의 한축을 담당하던 ‘뱃사람’은 세력다툼에 승리해 1인자로 거듭난다. 마약 판매상 욘은 뱃사람의 실력 있는 부하를 제거했다는 이유로 직접 뱃사람의 해결사가 되어달란 제안을 받는다. 딸아이의 병원비가 필요했던 욘은 여지없이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사실 그는 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도 타인에게 총을 쏘지 못하는 사람이다. 과거 부하의 죽음은 욘과 무관하며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있을 뿐. 주로 잡무를 맡던 욘은 첫 살인 명령을 받아든다. 하지만 욘은 현장에서 끝내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도망자 신세가 된 그는 인적이 드문 백야의 땅에 잠시 숨어 지내기로 한다.
<블러드 온 스노우>가 킬러 일을 천직으로 삼은 남자를 내세웠다면 <미드나잇 선>은 살인은커녕 싸움 하나 제대로 못하는 ‘말만’ 킬러가 주인공이다. 기초적인 설정을 제하고는 배신, 사랑, 반전이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미드나잇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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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비법을 알려주겠다는 책들은 많다. 흔하기만 한 게 아니라 뻔할 때도 많아서 관련된 신간 소식엔 크게 흥미가 없다. 하지만 저자가 유시민이라면 다르다. 그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의 논술 특강> 등 ‘글쓰기’를 주제로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낸 바 있지만 작가 유시민의 영업비밀은 항상 구미가 당긴다. 새로 나온 책 <표현의 기술>에서 작가는 자기소개서부터 논문까지 아우르는 글쓰기 비법과 독서법은 물론 악플 대처법부터 합리적인 비판 방식까지, 글뿐만 아니라 글을 두르고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도 소탈하게 풀어간다. 그 과정에서 유난히 다양한 직업 세계를 거쳐온 작가의 인생은 더없이 훌륭한 사례집이 된다.
구어체로 쓰여진 글을 따라 읽다보면, 최근 작가가 고정출연 중인 인기 시사예능에서의 친근하고 친절한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글이나 주요 이슈를 다룬 글의 이모저모를 따져보는 부분에선, 정통 시사 프로그램에서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표현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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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풀도 나무도 없이 오직 채탄시설과 광부 숙소만으로 뒤덮인” 하시마섬 혹은 군함도.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에게 군함도는 ‘지옥섬’으로 통한다. 가혹한 노동이 시작되는 갱도의 출입구는 ‘지옥문’, 목숨을 붙잡고 오르내리는 갱 내부 계단은 ‘목숨계단’이다. “한 발짝 바로 옆이 죽음”인 징용공의 삶을 견디다 못해 세명의 조선인은 탈출을 시도한다. 그 결과, 하나는 살아서, 하나는 죽어서 섬에 돌아오고, 나머지 하나는 행방이 묘연해진다. 살아온 자도 모진 고문으로 몸을 건사하지 못한다.
소설 <군함도>는 섬 탈출을 시도한 조선인 징용공들의 처참한 실패로 시작한다. 동료의 예상된 실패를 마주하는 명국의 한 서린 분노와 이를 압도하는 무력감이 징용공들의 정서를 대변하며 소설 전반에 낮게 깔린다. 1권에서는 “사람이기 위해서 싸우며 살”겠다는 의지로 새롭게 탈출을 시도하는 세 징용공의 이야기를 담는다. 징용공 저마다의 사연과 참혹한 징용 생활, 탈출을 계획하고 시도하는 과정이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군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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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境界)를 벗어나려는 기운으로 가득한 책 두권과 경계(警戒)를 붙들려는 힘으로 충만한 책 두권이 <씨네21> 북엔즈에 함께 꽂혔다. <군함도>는 하시마섬에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과정을 담는다. <표현의 기술>은 적절한 수단과 방법을 찾지 못해 늘 자기표현의 한계에 부딪히는 사람들에게 작가가 오랜 세월 다져온 표현의 기술을 연장처럼 건넨다. 한편 <미드나잇 선>은 보스의 명령을 어긴 후 노르웨이 최북단 지역에서 숨어 지내는 해결사가 경계를 늦추지 못하며 살아가는 현장을 따라붙는다. <너무 한낮의 연애>는 일상의 풍경 밖으로 조금씩 밀려난 이들에게 가해지는 개인의 꾸준하고도 은근한 경계의 시선을 그린다. 독자와 책 사이의 경계(境界)를 허물고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경계(警戒)의 시선을 두드리는 네편의 책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한수산 작가는 1988년 일본 도쿄에서 오카마사하루 목사가 쓴 <원폭과
[도서] 경계(警戒)의 미덕 경계(境界)의 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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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재즈’다
도심에서 즐기는 열흘간의 음악영화제, ‘FILM LIVE: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가 9회를 맞이한다. 7회의 ‘글램’, 8회의 ‘힙합’에 이어 올해 영화제의 메인 테마는 ‘재즈’다. ‘오프닝 트랙’(개막작)은 전설적인 트럼페터 마일스 데이비스의 전기영화 <마일즈 어헤드>가 차지했다. 최근 개봉한 <본 투 비 블루>에서 쳇 베이커가 자꾸만 신경 쓰는 바로 그 남자의 이야기다. 돈 치들이 주연은 물론, 연출과 공동 각본까지 담당했다. 분방한 트럼펫 사운드로 막을 열 이번 영화제는 6월30일(목)부터 7월9일(토)까지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진행된다.
<삼국지13> 드디어 출시!
오래 기다렸다. 코에이테크모 게임즈의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 시리즈 최신작 <삼국지13> 한글판이 6월9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플레이스테이션2와 PC 버전으로 동시 발매되는 이번 신작은 시리즈 최다
[culture highway] 이번엔 ‘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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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말로는 사나에가 중•고등학교 6년 동안 가벼운 감기에 걸리긴 했어도 한번도 학교를 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조상님의 은덕과 문섬의 조개껍질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사나에는 7년 만에 고향인 바닷가 마을로 귀향했다. 사나에가 하는 거의 모든 것에 가르칠 말이 있는 어머니의 곁으로. 사나에는 캐나다 남자와 살며 아들을 낳았고, 남자와 헤어진 뒤에 아들 캐빈을 홀로 키우고 있다. 사람들이 외치듯이 말하는 바닷가 마을, 그곳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이것저것 들어 잘도 알고 있고 아는 척을 한다. 그녀는 아들이 아프다는 밋짱 언니를 만나러 가며 밋짱 언니와 예전에 함께 몬트리올에 갔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해 생각하고 그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 중편 <9년 전의 기도>는 황폐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다. 삶의 모든 순간에 신의 목소리처럼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어머니의 시선’ 아래 사는 딸이었던 여자가 어머니가
[도서] 고통을 드러내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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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나는 여든살이 되는 것이 기대된다.”
뇌신경학자 올리버 색스가 죽기 전 2년간 쓴 에세이 네편을 묶은 <고맙습니다>에서 만날 수 있는 문장들이다. 이 문장의 울림을 설명하기 위해 올리버 색스와 네편의 에세이에 대해 조금 더 말하면 이렇다. 올리버 색스는 신경과 전문의다. 인간의 뇌와 정신활동에 대해, 여러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글을 쓰기도 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뮤지코필리아> <나는 내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깨어남>을 비롯한 많은 책을 썼고, <깨어남>은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사랑의 기적>의 원작이기도 하다(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수염난 인자한 의사가 바로 올리버 색스로, 극중 이름은 세이어 박사였다). 그는 자서전 <온 더 무브>를 마무리하던 중, 2005년에 진단받았던 희귀병 안구 흑색종이 간으로 전이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6개월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네편의 에세이와 한번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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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영화거장의 걸작들을 다시 만나다
6월15일부터 19일까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서거 2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린다. <세가지 색> 시리즈,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988), 6월23일 재개봉할 <베로니카의 이중생활>(1991) 등을 상영한다. 정성일 평론가, 이상용 평론가, 신지혜 아나운서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준비돼 있으며 토요일인 18일 저녁에는 플리마켓이 열린다. ‘타르코프스키를 잇는 최후의 영화예술가’라고 불린 감독의 걸작들을 스크린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오롯이 시만을 위한 공간
시인 유희경이 신촌에 시집 전문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을 6월7일 오픈한다. 음반사 파스텔뮤직이 운영하는 카페 파스텔 한켠에 자리한 이 공간은 각종 출판사에서 나온 국내 시인들의 시 전집부터 절판된 시집들과 그동안 발굴되지 않았던 시집, 희소한 외국 시집 등 약 2천권의 시집을 만나볼 수 있다
[culture highway] 동유럽 영화거장의 걸작들을 다시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