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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산다>를 쓴 도미니크 로로가 생활을 단순하게 유지하는 법을 말한다. 한 페이지에 한 꼭지씩, 스펀지를 반으로 잘라 세제 세 방울만 써 절약을 몸에 익힌다든가, 쓰레기통에 휴지를 던질 게 아니라 휴지통까지 걸어가서 버리는 것만으로 일상의 건강을 유지한다든가 하는 작은 실천법들의 모둠이 바로 <지극히 적게>다. 물건뿐 아니라 지적 검소함을 실천하는 비법으로 침묵을 지키고 남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 것을 권한다.
[도서] 생활을 단순하게 유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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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이 출간된다. 1차로 출간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풀베개> <태풍> 네권을 시작으로 그의 모든 소설을 망라할 예정이다. 각 권 말미에 한국 문학가들의 ‘소세키 독후감’이 실려 읽는 재미를 더한다. 시인 장석주가 읽은 ‘고양이’의 고군분투, 소설가 백가흠이 말하는 우리 시대의 <도련님>, 문학평론가 황호덕이 꼽은 <풀베개>의 연민,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찾은 <태풍>의 문학론을 만날 수 있다.
[도서] ‘소세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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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가 야마자키 마리의 프로필. ‘1967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4살 때 만난 이탈리아 도예가의 손자(이탈리아인)와 결혼하여 중동,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지에 살다가 2011년 현재 남편의 부임지인 시카고에서 살고 있다. <테르마이 로마이>로 2010년 일본 만화대상, 제14회 데즈카오사무문화상 단편상을 받았다.’ 그리하여 일본제 우스터 소스를 좋아해 오코노미야키나 다코야키를 잔뜩 먹어치우는 남편과의 이야기나 이탈리아 유학 시절 이야기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책 한권이 되는 (부러운) 작가다. 피자나 파스타를 파는 가게나 체인점이 동네 골목까지 들어와 있는 한국에서 이탈리아 요리라는 것은 본토보다 일본의 스타일을 따르는 경우가 많으니, <식사는 하셨어요?>와 공감의 폭이 깊다. 고대 로마의 목욕탕 설계기사가 현대 일본으로 타임슬립해 진보한 목욕문화를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테르마이 로마이>(아베 히로시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를 쓰고 그린
[도서] 본격 배고파지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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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들의 전성시대
주목하라. 다시금 촌놈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하리니. 90년대의 감성에 시청자를 몰아넣었던 <응답하라> 시리즈가 돌아온다. 10월18일 밤 9시에 첫 방송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다. 서인국과 정은지가 떠난 자리는 고아라, 정우, 유연석이 채운다. 이번엔 전국 팔도에서 올라온 청춘들의 서울 상경기다. <응답하라 1997>의 제작진이 다시 모여 만드는 1994년의 이야기는 또 어떤 신드롬을 낳게 될까.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우디 앨런 영화처럼
영화의 잔상 속에서 만끽하는 가을이라! 10월3일 연세대 백양홀에서 <미드나잇 인 파리 콘서트>가 열린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O.S.T에 실린 곡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에는 O.S.T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테마곡을 연주한 프랑스 태생의 집시 재즈 기타리스트 스테판 렘벨이 자신의 밴드를 이끌고 내한할 예정이다. 보컬리스트 허
[culture highway] 촌놈들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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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새 책이 나오면 새 삶이 시작되네. 원하는 사람 누구한테나 자네의 일부분을 나눠주는 거니까, 아주 이타적인 순간이기도 하고.”
조엘 디케르의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은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이면서 주인공인 작가가 책을 써나가는 과정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화자인 마커스 골드만은 데뷔 소설이 200만부가 팔리면서 문단의 총아 겸 유명인사가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곤경에 빠지게 된다. 작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 ‘라이터스 블록’(writer’s block)에 걸린 것이다. 거장이든 신인이든 가리지 않고 작가라면 누구에게나 한번씩 찾아온다는 라이터스 블록은 말 그대로 장애가 생긴 것처럼 글을 못 쓰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머릿속에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고 한 글자도 써내려갈 수가 없다. 지금까지 어떻게 글을 썼는지 스스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마커스는 바로 이런 증세를 보이게 된다.
출판사와의 두 번째 책 계약에 따른 마감은 점점 다가오고 미칠 것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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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뷸러상, 휴고상을 수차례 수상한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소설. ‘보르코시건’ 시리즈 3권이다. 마일즈 보르코시건은 바라야 제국 황족이자 보르코시건 백작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이다. 그의 꿈은 가문의 전통에 따라 위대한 군인이 되어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군인이 되는 길의 첫 관문인 제국군 사관학교 입시에서 그는 그만 다리뼈가 부러져 불합격한다. 부디 시리즈 전권이 무사히 출간되기를.
[도서] 위대한 군인이 되어 나라에 충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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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를 쓴 위화의 장편소설. 양페이는 태어나면서 생모와 이별하고 철도 선로 인부였던 아버지에게 극적으로 구출되어 그의 아들로 살아가게 된다. 그런 양페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나서 7일 동안 연옥에서 이승의 인연들을 만나 그동안의 앙금도 풀고 사랑을 재확인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사회의 부조리마저 해학 넘치는 문장으로 그려내는 위화 특유의 이야기 솜씨는 이 책에서도 여전하다.
[도서] 이승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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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을 잇는 미국 최고의 유머작가라고 하는 제임스 서버의 대표작. 일가족이 부산스럽게 이런저런 사건에 말려든다. 가족이 주인공인 코미디를 잘 쓰는 데이비드 세다리스(의 경우는 에세이지만)를 떠올리게 되기도 하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섞여 있어서 뒤표지에 실린 미국 작가들의 극찬만큼 깔깔 웃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벤 스틸러가 감독하고 주연을 맡은 영화로 개봉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겠다.
[도서] 이런저런 사건에 말려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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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인 소설과 그로 인한 영화와 그 안에 깃든 음악까지 모두 흠잡을 데 없는 리듬으로 충만하다. 영화와 영화음악에 비해 너무나 읽어보기 힘들었던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이 출간되었다. 가능하다면, 현대 비올라 다 감바의 명장인 조르디 사발의 영화음악을 들으며 읽을 것. 파스칼 키냐르의 친구이기도 한 그는 소설의 분위기를 음악으로 구현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의 모든 아침>은 비올라 다 감바의 거장 생트 콜롱브의 삶을 그린다. 비올라 다 감바의 소리로 울리는 생트 콜롱브의 곡은, CF음악에서부터 자동차 후진 벨소리, 전화 연결음, 현관 벨소리 등으로 들어온 클래식의 유명한 곡들과는 다르다. 듣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다. 또한 읽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는 삶이 바로 콜롱브의 그것이었다. 한 인간이 그가 다루는 악기와 하나가 된다면, 악기는 어떤 소리로 노래하고 울까? “그의 제자 가운데 하나인 콤 르 블랑은 그가 인간 목소리의 모든 굴곡
[도서] 문자가 음표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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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멘붕…
김병욱 사단이 tvN 일일 시트콤 <감자별 2013QR3>로 돌아온다. 꽃보다 할배 이순재가 이끄는 노씨 일가가 갑자기 지구에 떨어진 외계 행성 ‘감자별 2013QR3’ 때문에 멘붕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를 다룬다. 낯익은 얼굴들과 뉴페이스들간의 캐릭터 각축전에도 시동이 걸렸다. 특히 천재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변신하는 여진구는 SNL의 신티브 잡스의 명성도 넘볼 기세다. 첫 방영은 9월23일 밤 9시15분.
우쿨렐레! 우크페페!
처음에는 크기가 작은 기타인 줄 알았다. 알고보니 우쿨렐레라는 이름의 악기였다. 우쿨렐레를 사랑하는 뮤지션과 동호인 그리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우크페페’라는 음악페스티벌을 연다. 한영애, 강산에, 이상은, 윤손하, 우쿨렐레 피크닉, 좋아서 하는 밴드, 미미시스터즈, 하와이, 타이, 호주의 우쿨렐레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9월28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고양 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culture highway] 거침없이!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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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로메테우스>에는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난 안드로이드 데이빗이 나온다. 인간 탑승자들이 우주선 프로메테우스호에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잠들어 있는 동안 데이빗은 모든 것을 돌본다. 마이클 파스빈더가 연기한 이 안드로이드는 매력적인 외모에 감정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표현’하고 이해할 줄 알며 “요청받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데이빗의 탄생을 다룬 별개의 영상물이 제작되어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데, 데이빗을 ‘감성적’(emotional)이라고 소개한다. 그렇다고 프로메테우스호의 승무원이나 탑승객이 그를 인간처럼 대접하지는 않는다. 묘하게 각이 서 있는 말투와 행동 때문에 그가 인간이 아님을 수시로 인지하는 것일까? 아니, 오히려 데이빗이 인간처럼 행동할 때마다 혹은 인간처럼 질문을 던질 때마다 거리를 두려는 듯 데이빗에게 “너는 로봇, 나는 인간”임을 확인하는 말을 한다. 가끔은 잔인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렇다면 로봇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로봇도 섹스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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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자>를 생각하면 실비아 플라스의 집요하고도 단호했던 자살이 떠오른다. 그녀가 죽기 몇주 전 출간된 자전적 소설. 실비아 플라스는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여성주의 소설가로 가장 자주 이름이 오르내린다. 히스 레저가 출연했던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의 ‘깐깐한’ 여주인공이 들고 있던 하드커버 책이 <벨 자>였다는 사실도 이 책의 상징성을 알려준다. 실비아 플라스의 시집과 일기도 함께 읽기를 권한다.
[도서] 실비아 플라스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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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불노’ , 그러니까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를 열렬히 지지하는(드라마든 책이든 양쪽 다든!) 팬들에게 유일한 소원이 있다면 저 끝내주는 이야기꾼 조지 R. R. 마틴의 만수무강 아닐까(최소한 완결 전에는 절대 돌아가시면 안돼!). 기껏 등장인물에 애착을 갖게 만들어놓고 죽여버리는 이 매정한 작가의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5부 <드래곤과의 춤>이 3권으로 출간되었다. 책 두께만큼 시간과 책장을 비우시길.
[도서]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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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공포증이 있어 일본 밖으로는 못 나간다던 온다 리쿠였는데, 라틴아메리카에 다녀와 에세이를 냈다. <한낮의 달을 쫓다>를 비롯해 일본 곳곳을 여행하며 그곳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소설들을 쓴 작가답게 라틴아메리카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소설 다섯편을 써서 같이 실었다. 읽다보면 소설이 에세이 같고 에세이가 소설 같은 느낌이 드는 책. 과대망상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도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