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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마이클 잭슨의 일대기를 다룬 최초의 콘서트 뮤지컬 <마이클 잭슨 스릴러 라이브>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그가 남긴 불멸의 히트곡에 영국 웨스트엔드 오리지널팀의 퍼포먼스가 더해진 이번 공연은 최고의 무대라 불릴 자격이 있다. 12월1일 대전에서 시작해 부산과 서울을 순회하며 15일까지 공연을 펼친다. 벌써부터 매진 소식이 들려온다. 마이클 잭슨의 팬이라면 예매를 서두르자.
우월하도다, 워킹타이틀
워킹타이틀의 영화들은 음악적으로 우월하다! <어바웃 타임> 사운드트랙 앨범도 그중 하나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능숙한 짜깁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멋지기로 유명한 곡들을 한데 모았을 뿐이잖아!) 반복 재생을 멈출 수 없다. 론 섹스스미스, 벤 폴즈, 에이미 와인하우스, 그루브 아르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듣는 재미가 더하다는 점도 꼭 알아둘 것. 2013년 겨울의 사운드트랙은 아마도 <어바웃 타임> O.S.T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화려한 진용이
[culture highway] 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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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게 보는 책이 나왔다. 특정한 사건의 전말을 기록한 책을 찾아보기 힘들고, 특히 논란의 대상이 아닐 때에는 관심이 없는 우리 풍토에서 범인과 진상이 분명한 사건을 취재한 책이 등장한 것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안전기획부(지금의 국가정보원) 1차장,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라종일 교수가 쓴 <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이 바로 그 책이다. 1983년 10월9일 미얀마의 아웅산 묘소에서 벌어진 테러 사건은 정치적 입장과 상관없이 사실관계부터 책임문제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이론이 없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대략적인 사실은, 북한이 공작원을 보내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살해하려 하던 중 몇 가지 우연한 일이 겹치면서 대통령의 아웅산 묘지 도착 시간이 늦어졌는데도 그것을 모르는 공작원들이 폭탄을 터뜨려서 그 자리에 있던 각료들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김현희의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과 달리 아웅산 테러에 대해서는 자작극설 등 음모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일이 없다.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잊혀진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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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마일리 멜로이가 쓴 열한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 마일리 멜로이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 니콜 크라우스, 이윤 리 등과 함께 2007년 영국의 문예지 <그란타>가 선정한 ‘미국 문단을 이끌 최고의 젊은 작가’에 선정되었으며, 최고의 단편소설집에 수여되는 ‘펜/말라무드 상’을 수상한 작가다. “제일 잘 쓴 한편만 꼽기가 불가능하다”는 <더 타임스>의 평이 무색하지 않다.
[도서] 마일리 멜로이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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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지금까지 지난한 세월을 살아온 할머니들의 구술 생애사. 너나없이 누군가의 어머니로, 할머니로 불려온 그 여자들의 이름은, 김미숙(89), 김복례(87), 안완철(81).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사투리를 포함한 입말을 그대로 살려 구술정리하고, 설명이 필요한 대목들에서 최현숙이 부연을 해 완성한 책이다. ‘15소녀 표류기’라고 명명된 다섯권짜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도서] ‘15소녀 표류기’의 첫 번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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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자 그 컬렉션의 아름다움으로 이름 높은 테이트 모던 현대미술관은 원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였다. 그야말로 공장에서 아트 갤러리로의 화려한 변신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고 중국 베이징의 798예술지구는 옛 전선(電線) 공장 자리에 가난한 미술가들이 싼 집세에 이끌려 몰려든 이후 갤러리와 미술관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일본의 나오시마 등 공장지대의 변신을 만날 수 있다.
[도서] 공장지대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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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니라 이상한 상황이기는 하다. <빙과>에서 화자이자 주인공인 오레키 호타로가 생각하는 이 문장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인도 바라나시에 있는 누나에게서 편지가 왔는데 그 내용은 누나가 다녔고 그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있는 고전부가 삼년 연속으로 신입 부원이 없어서 올해도 신입 부원이 없으면 자동으로 폐쇄될 예정이라 동생이 고전부의 명맥을 이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친구 사토시에게서 ‘에너지 절약주의자’라고 불리는 호타로는 귀찮고 낭비라고 생각되는 일은 일절 손도 대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합기도와 체포술을 배운 누나의 뜻을 거스르지 않겠다는 뜨뜻미지근한 마음으로 동아리실에 방문, 그런데 그곳에서 ‘청초하다’라는 말이 화해 소녀가 된 것 같은 지탄다 에루를 만난다. 여기에 사토시까지 끼어들면서 고전부는 그만 부활해버린다. “명목과 전통, 이 두 가지와 싸우는 게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인지는 나도 안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쓴웃음을 짓는 것 정도다.” 학원
[도서] 참 귀여운 학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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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대처하는 무도 팬들의 자세
저물어가는 해를 보내고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해야 하는 12월. <무한도전>의 1년 역사가 담긴 새 달력과 새 다이어리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던 <무한도전> 팬이라면, 바로 지금이다. 11월22일 오후 2시부터 MBC tshop, d&shop, GS shop을 통해 ‘복고풍’ 컨셉의 2014년 <무한도전> 달력의 판매가 개시됐다. 혹시 아나. 당신이 원하는 멤버가 달력 배달까지 해주는 ‘계’를 탈지. 완판되기 전에 광클릭질로 달려들어봄직하다.
오~ 젊음!
신스-록 듀오 글랜체크의 정규 2집 ≪YOUTH!≫가 나왔다. ≪YOUTH!≫는 글랜체크의 팔방미남 두 남자가 스페인 여행길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들로 꾸며졌다. 게다가 2CD라 풍성하다. CD1에는 밴드 사운드 곡들이 담겼고, CD2에는 전자음악 사운드 곡들이 담겼다. 2집 활동이 끝나면 미국으로 날아가 해외 진출도 준비할 계획이다. 글랜체크
[culture highway] 2014년에 대처하는 무도 팬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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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전후 관계가 이상한 것이 참 많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건 고민거리도 아니다. 조지 클루니가 멋있어서 좋아하는 걸까 내가 좋아하니까 멋있어 보이는 걸까. 이런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자학을 맛동산처럼 깨물어먹고 후회를 무좀처럼 달고 산다. 앙꼬 작가 역시 그런데, 고민은 이렇다. 과자를 너무 좋아하는 앙꼬는 노래방용 포스틱도 한번 뜯으면 끝장을 보는 열정의 소유자다. 맛만 보겠다던 처음의 결심은 오간 데 없고, 빈 봉지를 앞에 두고 자학에 빠지기를 여러 차례. 그러다 어느 책을 읽고 알게 된다. 자신의 우울증은 바로 설탕에서 온 것임을. 설탕을 끊고 나니 몸무게는 44kg까지 빠졌다. 설탕 없는 음식은 없으므로. 그러다 그만, 선물로 받은 고급 초콜릿과 함께 설탕의 참맛을 느끼고, 술만 취하면 설탕주정을 시작,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손으로 퍼먹기에 이른다. 결론? “난 좀더 건강해진 것 같고”(다음에 안 먹으면 되지), “설탕을 안 먹었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웃픈 일상의 연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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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사전>의 저자로 김소연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수학자의 아침>은 그녀가 시인이었음을 일깨우는 시집이다. 도시의 후미진 곳에, 명명되지 않은 시간들에 대해 속삭이는 시들을 만날 수 있다. 상가의 컴컴한 내부가 최대한 컴컴해지는 때, 쓰레기차가 쓰레기봉투를 쓸어담을 때, 창문 열린 원룸 밖에서 앞집 가게의 옥외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올 때,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도시는 이렇게 시가 된다.
[도서] 시간에 대해 속삭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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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스마일리 시리즈’ 중 7번째 작품으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본 사람이라면 반길 만한 소설이다. 그 캐스팅 그대로 영화화도 진행 중. 은퇴한 늙은 스파이 조지 스마일리는 과거 자신과 함께 싸웠던 에스토니아 출신 망명자 장군 블라디미르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위험 속에서 자신만의 싸움을 이어나가다 죽은 블라디미르의 복수를 위해 스마일리는 다시 한번 첩보전의 중심에 복귀한다.
[도서] 은퇴한 늙은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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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을 중심으로 뮤지션, 에세이스트 등 여러 필자들이 여행에 대한 에세이를 쓰는 <어떤 날> 시리즈 4권에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각별한 글이 하나 실렸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오즈, 만춘 그리고 교토>. <만춘>의 줄거리를 아주 길게 소개하면서 시작하는 이 글은 <만춘>의 장소에 가본 그의 소회를 전한다. 료안지의 가레산스이(돌과 모래만으로 이루어진) 정원을 오즈 야스지로는 왜 찍었을까. 여행만큼이나 영화 권하는 글.
[도서] 영화 권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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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소설가란 이름의 인종은, 학교 선생이나 중처럼 끊임없이 인간과 사회를 테마로 살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에만 온 신경을 집중시킬 수 있는 홀가분함 덕분에, 즉 무절제한 사고에 브레이크를 걸 실질적인 체험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중요한 테마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나머지 전혀 실태를 모르는 구석이 있다. 특히 오랜 세월 작가생활을 하거나 자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예술가라고 믿는 자들 중에 많은 것 같다.” 마루야마 겐지의 에세이 <소설가의 각오>에 나오는 말이다. 저 책을 읽었을 때 짐작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뛰어난,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을 쓴 기타노 다케시와 같은 독설능력자다. 그 사실은 이번에 출간된 에세이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에서 증명된다. 마루야마 겐지의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필경 하늘의 별처럼 많을 것이다) 소설 <물의 가족>이나 <천년 동안에>를 읽어보라고 권
[도서] 독설능력자의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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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그녀와 함께
그 유명한 보티첼리의 그림 <비너스의 탄생> 한복판 비너스의 자리에서, 옷을 벗고 다리를 벌리고 가슴을 긴 머리채와 함께 양손으로 거머쥔 레이디 가가를 보라. 레이디 가가의 신보 ≪ARTPOP≫의 이 재킷사진이 지금 홍대 거리에 나붙고 있다. 노래보다 패션이 먼저 이야기되는 일이 드물지 않은 그녀지만, 노래가 별로였다면 지금의 위치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R. 켈리가 피처링한 <Do What U Want>와 <Gypsy>에 주목하시라.
알레산드로 멘디니를 좋아하세요?
와인 오프너 안나 G, 스탠드 조명 아물레토, 프루스트 의자. 모두 미학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훌륭한 디자인 제품들이다. 그리고 모두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작품들이다.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 <알레산드로 멘디니: 일 벨디자인>이 출간됐다. 번역서가 아니다. 저자 최경원이 직접 멘디니를 인터뷰하고 취재해서
[culture highway] 오늘밤 그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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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다섯권이 출간되었다. 그중 <데이먼 러니언>은 세계에서 가장 롱런하는 뮤지컬 중 하나인 <아가씨와 건달들>의 뼈대가 되는 이야기가 된 <혈압>과 <세라 브라운 양의 이야기>를 비롯한 25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세라 브라운 양의 이야기>는 미국 대도시의 건달 스카이가 어떻게 한 아가씨의 품에서 평화를 얻는가에 대한 귀여운 이야기. 미국 대공황이 덮치기 전이었던 광란의 20년대를 무대로 한 소설들을 읽을 수 있다.
[도서] 광란의 2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