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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 당신의 선택은?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사기장이로 변신한 문근영을 볼 것이냐, 지난해 화제의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 팀을 다시 한 번 믿어볼 것이냐. 문근영 주연의 사극 <불의 여신 정이>(MBC)와 손현주, 고수, 이요원 주연의 <황금의 제국>(SBS)이 지난 7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아직 극 초반이라 작품의 온전한 재미를 따지기는 무리. 어쨌든 KBS의 <상어>와 함께 월화드라마 경쟁이 가속화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읽으면서 들으세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책뿐 아니라 음반 베스트셀러도 만들어낸다. <1Q84>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가 떴다면,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로는 리스트의 <순례의 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책 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리스트의 <순례의 해>,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처럼 떼놓
[culture highway] 월화드라마,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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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배수아가 <침묵의 세계>의 막스 피카르트가 쓴 <인간과 말>을 번역했다. 말과 소리, 말과 빛, 말과 진리, 말과 사물, 말과 행위, 말의 시간과 공간, 말과 목소리, 그림과 말, 말과 시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어느 한마디를 옮겨적고 전체에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 책 한권이 하나의 말처럼 빛난다. “소리를 정신에게 복종시키기, 아이는 그것을 아직 할 수 없고, 노인은 더이상 할 수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말 속에서 오직 소리에 속하는 것이 많이 들리게 된다. 소리와 정신의 작별은 궁극적 작별에 대한 선행 작별이다.” 언어로 언어 이상의 존재를 설명하는 작업 속에서, 존재가 곧 언어임을 알게 된다.
[도서] 존재가 곧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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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아키미의 만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5권 <남빛>이 출간되었다. 신간이 나올 때마다 그 핑계로 1권부터 다시 읽게 되는 이 만화는, 한집에 살고 있는 네 자매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네 번째 가족으로 합류한 스즈는 배다른 자매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중학생. 하는 일이 다르고 성격도 제각각이지만 가마쿠라의 바닷가 마을에서 네 자매가 어울려 사는 모습은 뭉클하고 사랑스럽다. 5권에서는 스즈가 연을 끊고 살던 외할머니의 부고와 그로 인한 유산 상속에 대해 알게 되고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이모를 만나게 된다. 일본 ‘2013 만화대상’ 수상작.
[도서] 한집에 살고 있는 네 자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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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정말 읽기가 어렵고 고통스러운 책이 있다. 그러나 그중에는 일단 읽어내기만 하면 힘들었던 과정의 수천배가 넘는 만족감을 주는 책들이 있다.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가 여기에 속한다. 장담하건대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최소한 다섯번 이상 새로 시작하는 좌절을 맛보게 된다. 첫 페이지부터, 어렵다기보다는 이상한 문장이 계속된다. “그들이 깃발을 뽑았다. 그리고 그들이 치고 있었다. 그러더니 그들이 깃발을 도로 놓고 테이블로 갔다. 그리고 그가 치고 딴 사람이 쳤다.” 번역이 어색해서 그런가, 하면서 원서를 들춰봤다. 역시 마찬가지. 어려운 단어는 없는데 10여 페이지를 읽어도 도무지 무슨 얘긴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책꽂이에 고이 모셔두고 가끔 쳐다만 봤다. 도대체 포크너를 읽어내는 사람들은 얼마나 천재란 말이냐, 남몰래 한탄을 하면서.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네 부분으로 구성된 이 소설의 첫 번째 화자(話者)인 벤지의 정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도전! 포크너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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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 어디 가~
이순재, 신구, 백일섭, 박근형. 평균 연령 76살의 ‘꽃할배’들이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거기에 43살의 막내 이서진도 합류했다. 설정만으로 화제를 불러모은 tvN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7월5일 오후 8시50분 첫 방송된다. 연출을 맡은 나영석 PD(<1박2일>)의 이름 석자가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응답하라 1990
1990년대로의 여행은 계속된다. 20여년 전 한국 가요계 부흥기를 이끌었던 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7월6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청춘 나이트 콘서트 시즌 2-back to the 90’s>에서다. 김건모, 임창정, 룰라, 현진영, 김원준, 김현정, 박미경, 소찬휘, 스페이스에이. 이름만 들어도 후렴구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그리워? 그때 그 시절이
한때 쿨한 언니 오빠들은 모두 요 라 텡고를 들었다. 뻥 좀 보태 ≪And Then Nothing Turned Itself
[culture highway] 할배 어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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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방에서만 볼 수 있다. <방의 역사>도 그렇다. 나체의 여자가 잠들어 있는 표지 때문에, 혹은 크기와 무게 때문에 마치 가구처럼 길보다 방에 어울린다. 무엇보다 내용이 그렇다.
조르주 뒤비와 더불어 <사생활의 역사>를 함께 집필한 미셸 페로의 <방의 역사>는 역사와 예술을 통해 보는 방의 이야기를 담았다. 예컨대 다수의 문학 작품은 모두 같은 곳, 즉 침실, 좀더 넓은 의미로는 집필실로 불리는 밀폐된 작은 공간에서 태어난다. 그곳은 사색과 회상의 장소다. 게다가 침실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핵심 주제다. 카프카의 작품에 등장하는 “땅굴”에 사는 정체불명의 동물의 머릿속에서는 침실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그는 침실을 꺼리는 만큼이나 고독을, 인적이 드문 공간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된 방도 있다. 왕의 방이다.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왕의 침실이 단연 중요한 공간이 된다. 1785년 왕의 침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그 방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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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 아니다. 도시 탈출이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은 3040 지식노동자들의 도시탈출기를 담았다. 책을 읽다 보면 일 때문에 지방에 가 살게 된 경우도 있고, 애초에 출퇴근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꽤 유혹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우리는 (남들이 보기에) 가난을 택했고, (남들이 모르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는, 충북으로 이주한 뮤지션 사이의 말이 인상적이다.
[도서] 도시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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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편집자이자 교수라는 앤 트루벡이 작가들의 집을 방문하고 쓴 에세이. 진지함보다는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데, 이렇게 지적하는 식이다. “집이야말로 문학적 관음증, 숭배 혹은 더 거칠게 말하자면, 문학 포르노와 엮이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이탈리아 아레초 마을은 페트라르카가 태어난 집을 생가로 보존했지만, 페트라르카는 거기에 산 적도 없었고 생전에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도서] 진지함보다는 유머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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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김우형, 조명 임재영, 편집 김상범 등 기술을 미학으로 끌어올린 여덟명의 영화 예술가 이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씨네21> 주성철 기자가 인터뷰를 하고 글을 썼는데, 이들이 어떤 성장기를 통해 지금의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일을 시작했는지,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에서는 어떻게 작업했는지 등 뒷이야기를 폭넓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필독서가 될 듯하다.
[도서] 여덟명의 영화 예술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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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세 아버지를 꼽는다면 에디슨, 베토벤 그리고 플로베르일 겁니다! 에디슨은 초기 영화의 모든 기술적 천재성을 대표합니다. 영화의 물질적/기계적/화학적 성질을 발명한 사람들 말이죠. 하지만 그보다 약 50년 앞서 플로베르 같은 작가들은 사실주의라는 개념을 발명했죠. 한편 플로베르보다 30년 전에 베토벤 같은 작곡가들은 강약법을 개발했습니다. 관현악의 구조를 과격하게 확장/압축/변형함으로써 커다란 감정적 힘과 울림을 뽑아낸 거죠.”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이 남자는 <대부> 3부작, <지옥의 묵시록> <잉글리쉬 페이션트> 등에서 필름과 사운드의 편집을 맡아 아카데미상을 세번이나 받은 월터 머치다.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편집하는 과정을 보게 된 원작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작가 마이클 온다치는 영화제작의 실제 과정에 흥미를 느끼고 월터 머치와 긴 인터뷰를 나누어 책을 펴냈다. <월터 머치와의 대화>(부제는 ‘영화
[도서] <대부>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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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2014 브라질월드컵
지금 브라질은 벌써부터 월드컵 열기로 가득하다. 각 대륙 축구 챔피언끼리 맞붙는 컨페더레이션컵 2013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6월15일 브라질 대 일본의 시합으로 시작한 대회는 6월20일 현재 반환점을 막 돌고 있다. 내년 월드컵 우승컵의 주인을 예상할 수 있는 기회다.
셰어의 세상!
세상에 46살이라고 해도 쇼킹할 판국에 46년생이라니. 이쪽이야 놀라거나 말거나, 언니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Woman’s World> 뮤직비디오를 보면 애창곡을 틀어놓은 노래방 기계 앞에 있는 듯, 입을 벙긋거리며 금세 따라부르게 되는 뮤직비디오 구성과 착착 감기는 멜로디가 인상적. 셰어의 목소리 역시 그대로인데, 어쩌면 이 오랫동안 숙성된 듯 허스키한 목소리는 애초에 나이와 관계없는 강렬한 운명이었는지도.
앨범 표지부터 파격이야
노엘 갤러거가 빠지고 오아시스의 나머지 멤버들이 뭉쳐 만든 그룹 비디 아이(Beady Eye)의 두 번째 앨범
[culture highway] 미리 보는 2014 브라질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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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본 어떤 분이 “오, 제목 죽이는데. 정곡을 찌르는군”이라고 감탄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정대세를 보고도 공작원이라고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라니. 물론 필립 로스가 한국을 배경으로 이 책을 쓴 것은 아니지만(우리나라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는 한다. “트루만이… 한국에 쳐들어가 이승만이라는 파시스트를 지원하겠다고…”), 매카시즘이 휩쓸던 1950년대의 미국사회는 현시점의 대한민국을 생각나게 한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주인공 아이라 린골드는 노동자로 일하면서 공산당에 가입한다. 큰 키와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그는 우연히 연극에서 링컨 역을 맡게 되는데 연설문을 암송하는 그의 대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결국 그는 ‘강철의 린골드’라는 뜻의 ‘아이언 린’이라는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빨갱이와 결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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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안녕을>로 최우수 사립탐정소설 신인상을 수상했던 때 법적 음주 가능 나이인 만 21살 미만이었던 마이클 코리타(이제 겨우 서른살이다)의 <밤을 탐하다>가 출간되었다. ‘사립탐정 링컨 페리’ 시리즈가 아닌 독립 장편이기 때문에 마이클 코리타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연방보안관이면서 살인청부업자로 살았던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은 남자가 아버지를 배신한 자에게 복수를 꿈꾼다.
[도서] 마이클 코리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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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에서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 선집 <크눌프>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로스할데>의 3권이 추가로 출간되었다. 독일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스무살 언저리의 고뇌하는 청춘들에게,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세계와 개인, 욕망과 예술을 고민하게 했던 헤세의 책들을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같은 유명한 책들 말고도 새 번역으로 고루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유리알 유희>까지 6월 중 11권 완간 예정.
[도서] 새 번역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