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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이후 도덕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잿더미 위에 앉을 수밖에 없었던 독일이 고작 70년 만에 반성해야 할 학생에서 유럽을 이끄는 스승으로 발돋움했다. 유로화 위기가 경제 강국 독일을 유럽의 운명을 결정하는 초강대국가의 위치로 끌어올렸다. 유럽연합이 붕괴될 것인가를 두고 연합 내 채권국과 채무국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나아가 정치와 경제의 엘리트가 관리하는 ‘위로부터의’ 유럽 프로젝트와 ‘아래로부터의’ 저항 사이에 빚어지는 구조적인 긴장 역시 마찬가지다. 부자와 은행을 위한 국가사회주의를, 중산층과 빈민에게는 신자유주의를! 이러니 여기저기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계층간의 격돌, 세대간의 격돌, 빈부격차가 나는 정부간의 격돌. <위험사회>를 쓴 울리히 벡의 <경제 위기의 정치학>은 단호하게 말한다. “경제학은 사회와 정치 분야에서만큼은 문맹과 다름없다. 다시 말해서 경제학의 안목은 사회와 정치를 알아보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니 모두
[도서]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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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가 말을 하네~
장그래, 안영이 그다음은 누구?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영화 <미생>이 매주 금요일 캐릭터별 프리퀄을 선보이고 있다. 5월24일과 31일 ‘장그래 프리퀄 편’과 ‘안영이 프리퀄 편’이 공개됐고 오차장, 김동식, 장백기, 한석율의 프리퀄이 금요일마다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다음(Daum) 앱에서 볼 수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비밀 설계도
애니메이션 명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노하우가 공개된다! 현대카드가 주최하는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展>은 애니메이션의 설계도인 레이아웃 작품 전시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1300여점의 레이아웃에 지브리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6월22일부터 9월2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070-4246-3600).
존 맥클레인 vs 재키 브라운
할리우드 사상 가장 성공한 액션 시리즈 중 하나
[culture highway] 장그래가 말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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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가상의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 재미가 있으려면 무엇보다 그럴듯해야 한다. 우주로 진출한 인류의 전쟁사를 통하여 민주주의에 대해 자못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은하영웅전설>이나 2차대전에서 연합군이 패배한다는 가정 아래 식민지 미국의 모습을 그린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 등이 모두 진지하고 논리적인 것도 그래서다.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이 실패로 돌아가는 데서 출발한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는 온건파인 이토가 살아남으로써 일본이 무모한 진주만 공습을 포기하고 전승국이 된다는 줄거리로 이어지는데,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상황을 바탕으로 쓴 소설은 어떨까. 예를 들면 전세계에 좀비가 출현해서 인류를 공격하는 이야기라면? 맥스 브룩스의 <세계대전Z>는 잘 쓰기만 하면 이런 스토리까지도 정말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소설은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매우 있을 법한, 좀비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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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페이션트>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마이클 온다체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마이클이라는 열한살 소년이 21일 동안, 실론에서 영국으로 항해하는 오론세이호에 탑승하면서 시작한다. 마이클은 여러 개의 수영장. 감옥, 9명의 요리사들, 그리고 6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운 7층 규모의 배 오론세이호 안의 식당에서 가장 외진 테이블을 배정받고, ‘고양이 테이블’이라 불리는 장소에서 캐시어스와 라마딘이라는 소년들을 만나게 된다.
[도서] 21일간의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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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소설이 완벽한 영화로 만들어진 드문 경우 중 하나가 바로 <L.A. 컨피덴셜>일 것이다. 절판되어 입소문으로만 돌던 책이 새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1951년부터 1958년을 배경으로 LA경찰국에 근무하는 웬들 화이트, 에드먼드 엑슬리, 잭 빈센즈라는 세 형사의 이야기를 통해 1950년대 LA의 복잡한 시대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678쪽에 달하는 이 책 한권이면 아무리 긴 비행이나 철도 여행도 겁나지 않을 듯.
[도서] 1950년대 LA의 복잡한 시대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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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서 나만의 방식으로 스케치를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한 책이 두권 나란히 출간되었다. 미대 시절 우연히 떠난 긴 여행에서 즐겁게 그리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인터넷 동호회 ‘미술과사람들’을 만들어 활동 중인 오은정의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 그리고 그래픽노블 <혜성을 닮은 방> <카페 림보>의 작가 김한민의 <그림 여행을 권함>이다. 그림 보는 재미만큼이나 글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도서] 즐겁게 그리는 것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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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에세이가 나올 때마다 이번에는 읽지 않아도 되겠지 생각해놓고는 맥주 마시며 땅콩 안주 먹듯 홀짝홀짝 우드득우드득 어느새 한권을 다 끝내버리곤 한다. 뭘 읽었지 생각해보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나중에 “아! 이런 얘기가 있었지” 하고 책을 찾아보면 그 책이 아니라 다른 책에 실린 에피소드다. 이봐요 하루키 선생, 혹시 집에서 에피소드 재활용기계 같은 걸 쓰고 계십니까? 약간 과장하면 그의 에세이집에서 F. 스콧 피츠제럴드가 한번이라도 언급되지 않은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이렇게까지 투덜대놓고 어느새 다 읽어버린 책이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다. 일본에서 예약판매만으로 50만부가 나갔다는 그의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를 기다리는 독자라면 놓치기 아까울 책이다. 일본의 여성지 <앙앙>에 연재한 글을 묶은 이 책(‘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는 이전에 한국에 선보인 적이 있지만 빠진 글이 많았다. 이번에는 3권 모두 전체 번역
[도서] 언제나의 하루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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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이 제일 잘나가?
CL이 2NE1의 ‘완전체’가 아닌 솔로로 출사표를 던진다. 첫 솔로곡 제목부터 <나쁜 기집애>라니. 스물셋의 강심장 소녀가 이효리의 <BAD GIRLS>에 대적할 만한 ‘배드 걸’이 될 수 있을까. YG엔터테인먼트는 티저를 통한 미리 보기도 허락하지 않을 예정이다. 음원과 뮤직비디오 모두 5월28일 공개된다.
전쟁의 기억, 치유의 하모니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6월22일 오후 6시 철원의 옛 노동당사 앞에서 ‘철원 DMZ 평화음악회’가 펼쳐진다. 영국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 크리스토퍼 워렌그린의 지휘 아래 KBS교향악단이 평화의 하모니를 들려줄 예정. 바이올린의 줄리안 라클린, 첼로의 린 하렐과 피아니스트 김대진의 연주도 들을 수 있다. 다음날인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앙코르 공연도 열린다.
드디어 이승열 4집
봄이 끝나도 낭만은 지지 않는다. 아니, 1번 트랙부터 들어보니 낭만이 아니라 여름밤의 몽환에 다름 아니다
[culture highway] CL이 제일 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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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인>의 최종회가 끝난 직후부터 새벽 3시가 다 되도록 지인과 카카오톡으로 “이럴 수는 없다, 이게 말이 되는가” 하는 요지의 대화를 나누었다. 향을 태우면 3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나인>에서 과거에 갇힌 주인공은 살았나 죽었나? 마지막의 선우는 성장한 선우인가, 안 죽은 선우인가, 미래에서 온 선우인가? 설정을 이리저리 맞추다 지친 나머지, 하나를 맞추면 다른 하나가 어그러지는 퍼즐을 퍼즐이라고 불러도 무방한가, 작가를 잡고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론은 이랬다. <여름으로 가는 문>처럼 말끔히 정리되는 게 아니면 곤란하다고. 그래서 다시 읽었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은 코니 윌리스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와 더불어 ‘끝내주는’ 시간여행물이자 러브 스토리다. 주인공 댄은 천재 엔지니어다. 그는 가사도우미 로봇을 만들어 성공을 거두지만 자신의 약혼녀 벨과 동업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우리, 미래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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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블로그에서 싸움이 붙은 일이 있었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극존칭에 대한 투덜거림이 시작이었다. 이 책에도 그런 대목이 있다. 요즘 화두가 된 이슈다. 바로 갑님의 횡포에 대한 것. “손님, 카푸치노 나오십니다”라는 괴이한 문장이 왜 횡행하는가. 각 장의 제목을 이어붙이면 요즘 밥벌어먹는다는 일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게임의 규칙은 당신 편이 아니고, 이익은 위로 위험은 아래로 쏠린다. 무엇보다, 당신을 위한 멋진 신세계는 없다.
[도서] 밥 벌어먹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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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마종기의 산문집. 어린 나이 피난을 갔던 마산에서의 추억에서부터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추억, 일상의 나날들,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자신이 쓴 시를 옮겨적고 그에 관련한 심상을 펼쳐 보이는 일도 있으니, 그의 시에 대한 코멘터리를 듣는 기분으로 읽어갈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의사로 살았던 시간에 대한 기록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달라지는 세상에 대한 나이든 현자의 생각을 읽어가는 기분.
[도서] 마종기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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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답을 찾지 못한 질문으로 가득한 생을 산다. 조앤 치티스터 수녀가 쓴 <무엇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는가>는 ‘힌두교―지혜’, ‘불교―깨달음’, ‘유대교―공동체’, ‘그리스도교―사랑’, ‘이슬람교―복종’이라는 5가지 영적 전통별 대표 키워드와 그 주제에 해당하는 삶의 보편적인 질문들에 답한다. 왜 나는 바뀔 수 없는가? 어떻게 내가 할 일을 알까?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가? 정답지가 아니라, 어떻게 질문을 마주하는가를 배울 수 있는 지혜의 책.
[도서] 지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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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은퇴한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이 쓴 음악 에세이. 한평생 피아니스트로 살았던 브렌델의 <피아노를 듣는 시간>에서 음악은 관념이나 느낌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에게 음악은 백건과 흑건으로 이루어진 피아노와 악보에 그려진 무수한 음표와 기호들이 상징하는 가능성과 때로는 지금은 많이 연주되지 않는 고음악 악기들이 갖는 여린 선율 속에서 더 잘 숨쉴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은 20세기의 작곡가(라벨, 드뷔시, 메시앙, 리게티 등)들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브렌델 자신이 어디까지나 칸타빌레에 근거한 시대의 곡들을 주요 레퍼토리로 삼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문학을 나의 두 번째 업이라 여기는 까닭에 최대한 간단하게 표현하되, 그렇다고 너무 단순하게는 쓰지 않도록 스스로를 부추겼답니다. 완전함을 추구하지 않으며 내가 좋아하는 함축, 불완전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지요.” 브렌델에게는 연주만큼이나 글을 쓴다는 행위가 음악적인 일인 듯 보인다. 피아노치듯
[도서] 음악의 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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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진행 중
신화를 만들어가는 남자들. 한정판으로 발매된 신화 정규 11집 ≪THE CLASSIC≫ 4만장은 매진되었다. 하지만 일반판은 여전히 예약구매가 가능하다.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가 갖는 폭발력을 짐작할 수 있는 한정판 매진과 예능 프로그램 승승장구. ≪This Love≫를 들은 사람이라면 11집의 색깔을 미리 점칠 수 있을 것이다.
장르문학, e북으로 헤쳐 모여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다양한 종류의 장르문학 전용 e북 서비스인 셀바스북스(Selvas Books)가 5월15일 출시됐다. 출시 하루 만에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니, 그 엄청난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작가와 독자가 함께 장르소설을 만드는 ‘그룹노블’ 시스템이 흥미롭다. 작가의 이야기와 세계관에 독자들이 피드백을 더해 차후의 이야기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한다. 과연 IT 시대에 걸맞은 인터랙티브한 e북이 아닐 수 없다.
과학? 가구는 디자인!
디자인 가구라고 해서 아방가르
[culture highway] 신화는 진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