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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북 지역에는 주로 대가족이 많다. 조부모와 손자까지 3대가 함께 살고, 형제도 보통 서넛 정도다. 평일 오후 2시46분은, 그 지역 모든 가족이 흩어져 있던 시간이었다. 3·11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쓰나미는 그래서 그곳의 모든 이들에게 가족의 이산(離散)을 의미했다. <쓰나미의 아이들>은 탐사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모리 겐 기자가 동북부 대지진을 겪은 학생 10명의 글을 받은 뒤 그 아이들 가족의 사연을 취재한 논픽션이다.
여기까지 말하면 아마 이 책이 어떤 의미에서는 ‘뻔한’, 그러니까 재해지역 아이들의 순수한 눈으로 본 아픈 현실을 기록한 감동적인 이야기 모음이라고 생각하게 되겠지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모리 겐은 아이들의 가족을 취재했는데, 당연하게도 사건 당일의 이야기가 그 취재의 중심이긴 해도 ‘지금 일본의 가족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사람이 죽는다고 모든 감정이 사랑 일색이 되지는 않는다. 때로는 상대의 죽음 이후에야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그날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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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한다. 당신이 애묘인이라면 <고양이들: 루이스 웨인의 웃기고 슬프고 이상한>(이하 <고양이들>)에 단박에 시선을 뺏기고 말 것이다. 이 책에는 한평생 오로지 고양이만을 그린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 겸 화사 루이스 웨인의 고양이 그림 300여점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부터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루이스 웨인은 의인화한 고양이 그림으로 영국에서 국민화가 칭호를 들으며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 그가 그린 고양이 그림은 그림엽서를 시작으로 잡지, 포장지, 달력, 책, 장난감, 비스킷 통, 가정용 자기까지 인쇄 가능한 거의 모든 물건에 박혔다. 웨인의 고양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보다 거의 한 세대 전에 나왔다. 말하자면 웨인은 본격적으로 고양이에게 손을 만들어준 최초의 인간이다. 웨인의 그림에서 고양이는 골프를 치고, 경마장에 가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다. 소설 <타임머신>
[도서] 고양이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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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에서 공부했던 언어는 한때 전세계에 수많은 식민지를 갖고 있었던 나라의 것이었다. 식민지 대부분은 아프리카에 있어서, 외무고시에 붙어도, 대기업에 들어가도, 중소기업에 들어가도 그 언어로 뭔가 해보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곧잘 아프리카로 가곤 했다. 제대로 졸업을 하지도 않았거니와 대학 시절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좋은 게 얼마 없었던 나는 그때 선후배니 동기들과 연락을 거의 하지 않고 살았다. 삼십대가 되어서야 나는 옛 모범생들이 그 언어를 쓰건 안 쓰건, 정말로 아프리카 어딘가에서 흑인 유모와 기사와 가정부를 둔 가발공장의 공장장으로, 혹은 그렇게 소원해 마지않던 삼성이니 현대니 하는 대기업에 들어가 이집트니 리비아니(“이집트에서 ‘난리’가 나서 아내와 아이를 서울로 보내고 리비아로 피신했는데, 리비아 뉴스 봤지? 이렇다니까”) 하는 곳의 주재원으로 살고 있음을 알았다. 친하지도 않으면서 종종 입에 올리는 그들의 그런 이야기.
김애란의 <비행운>을 읽다가, 다른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서울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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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이름은 ‘백일몽-아마추어 야외노출 게시판’, 게시물 제목은 ‘여교사의 숨겨진 얼굴 Part13’. 페이지를 열면 피사체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나체가. 그녀는 정말 여교사였다. 그녀는 행위를 강요당하지 않았으며 촬영 여부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바로 얼굴 없는 나체의 주인공임을 알리고 싶었다는 뜻은 아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얼굴 없는 나체들>은 ‘직촬’이라는 딱지가 붙어 유통되는 인터넷 포르노의 주인공이 된 여자와 그녀의 파트너가 각각 성장하고 만나고 사귄다기보다 섹스하고 파국으로 이르는 과정을, “엄밀한 의미에서 두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익명성이 박살나는 순간까지를 한발 물러서서 침착하게 그려낸다. 두 주인공을 관찰하는 화자의 목소리는 마치 다큐멘터리에서도 유난히 무감동한 내레이터처럼 느껴진다. 예컨대 웹상에서 미치의 ‘성욕처리녀’ 미키인 요시다 기미코의 연애에 미숙했던 사춘기에 대해 묘사할 때는 이렇게 표현한다. “대체로 연애를
[도서] 당신도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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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통 체증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토바이가 몹시 시끄럽다고. 우리는 물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에 비해 턱없이 올랐다고. 우리는 젊은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일에 대한 열정이 결핍되었다고.”
<구르브 연락 없다>는 풍자소설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에 동료 구르브를 찾기 위해 방문한 외계인이 화자이자 주인공이다. 원하는 모습으로 외모를 바꿀 수 있는 외계인 주인공은 저명한 철학자나 소설가의 외양을 하고 동료를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돌아다니지만, 구르브에게서는 좀처럼 연락이 없고 그는 본의 아니게 지구인, 그중에서도 바르셀로나 사람들에 대한 충실한 기록자가 된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0권째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근엄하게 복잡한 단어를 구사하며 ‘이 농담에 웃을 수 있다면 자네의 지성을 인정하겠네’ 식의 고상한 유머감각을 구사하는 건 아닐까 선입견을 가질지도 모르겠으나… 뭐, 그게 맞다고 할 수는 없는데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식이랄까.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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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의 빈자리는 종종 유령이 대신한다. 유령은 연인의 얼굴과 목소리와 행동을 닮았고 심지어 추억까지 공유하고 있어서 부재의 공간을 채우기에 완벽하다. 그러나 유령은 당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도 웃지도 울지도 화내지도 않는다. 반응없는 대상을 바라보며 우리는 부재가 쉽사리 채워지지 않을 것을 실감하고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은 이런 유령과 함께 사는 여자 사강과 남자 지훈의 이야기다. 사강은 유부남 조종사와의 사랑에서 오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그와 이별했고 지훈은 10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에게 문자와 이메일 등으로 이별을 통보당한 남자다. 실연의 상실감에 그들은 SNS에 뜬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을 클릭해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이곳에 모인 실연 남녀는 모두 21명, 그들은 상실감과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감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함께 식사를 나눈다. 그리고 그들의 사이에는 겉으로는 모임
[도서]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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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그라든 조국의 문학에 바치는 진혼곡.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는 그런 책이다. 쉽게 말하면 러시아 소설에 대한 책이고, 미국 웰즐리대학과 코넬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강의하기 위해 작성한 강의록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을 피해 가족과 함께 망명한 뒤 후일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롤리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그가 어디까지나 ‘러시아’ 작가였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책에 대한 책, 책 읽어주는 책이라고 하면 보통은 플롯 분석, 좋은 대목 인용, 작가와 작품의 의의 정리와 감상이 실리는데, 이 책은 그 이상이다.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는 ‘러시아 작가, 검열관, 그리고 독자’라는 글로 시작하는데, 19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러시아 역사가 문학에 얼마나 치명적인 독이 되었는지를 비판한다. “정부와 혁명주의자, 차르와 급진주의자들은 모두 똑같이 예술에 대해서는 속물이었다.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러시아 문학에 바치는 진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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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한 인터뷰를 좋아한다. 그게 어떤 인터뷰냐고?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사이의 적절한 긴장감, 인터뷰이가 말하지 않았지만 문맥을 통해 그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는 여백, 지루하지 않는 정리 등 여러 요소들이 적절하게 맞물려 읽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인터뷰랄까. 물론 그런 인터뷰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지만. 독자로서 읽은,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와 <똥파리>를 만든 양익준 감독의 문답을 담아낸, <Let’s Cinema Party? 똥파리!>가 쫄깃하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불필요한 말꼬리 붙잡기, 인터뷰어의 말을 최대한 살린다는 의도는 잘 알겠지만 그럼에도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인터뷰이의 반복된 긴 대답, ‘인터뷰이의 말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편집자주의 부재 등의 아쉬움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인터뷰집의 미덕을 꼽으라면, 그건 아마도 언론에서 지면
[도서] 멋지다 양익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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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현상이 검열이에요.” 이게 무슨 말이냐고? 참고로 이 말을 한 사람은 아라키 노부요시.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천재로 불리고, 누군가에게는 파격으로 불리고, 누군가에게는 ‘야한 사진’의 대명사로 기억되는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 말이다. 위의 말은 폴라로이드에 대한 글에 등장한다. “폴라로이드란 건 현상이 필요없어요. 현상이란 것은 요컨대 검열을 한다는 건데요. 몇년 전 이야기지만 컬러 필름을 현상소에 맡겼더니 ‘이런 건 현상할 수 없습니다. 이걸 현상한 게 발각되면…’ 하고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우리 현상소는 전혀 관계없고, 당신 개인이 제멋대로 현상했다고 한마디 써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못하겠다고 하면서 무슨 일이 생기면 현상소가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론은? “인스턴트카메라 회사는 그런 말을 하지 않지만, 인스턴트라는 것은 결국 폴라에로, 에로틱을 위한 도구라는 겁니다. 연인의 거기를 찍는다든가 하는 사생활에 딱 맞는 카메라죠, 폴라로이드는. 그래
[도서] 사진찍고 싶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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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의 부제는 ‘몸과 마음, 언어와 신체, 건강과 치유에 대한 한 회의주의자의 추적기’이고 책 뒤표지에는 이런 발문이 있다. “의학 전문가가 나를 포기하고 내가 의학 전문가를 포기했을 때, 내가 만성적 통증이라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갇혀버린 것처럼 보였을 때, 희한한 탈출구를 제안하는 사람이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어라. 그리고 숨을 쉬어라.” 이 책을 처음 봤을 땐 똑바로, 가만히 앉아 통증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내용이리라 추측했다. 그런 책은 물론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나 같은 회의주의자가 썼다는 게 특히 유혹적이었다. 영국에서 태어나고 이탈리아로 이주한 팀 파크스는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로 눈에 보이는 명료함의 미덕(만)을 믿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 195쪽을 넘어서까지 내내 소변 얘기다. 전립선 검사 과정에 대한 자세한 묘사(실로 문인다운!)와 더불어 요의를 느끼고 깬 시간들, 소변을 볼 수 없었던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몸은 아프다 하고 나는 바쁘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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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이라는 남자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한다. 당대의 패션 포토그래퍼 중 한명인 김현성은 패션과 환경을 동시에 다루는 무가지 <오보이!>를 홀로 펴낸다고 했다. 뭔가 좀 의아했다. 나로서는 패션과 환경이라는 단어를 하나로 묶는 것 자체가 엄청난 역설처럼 들렸고, 포토그래퍼 혼자 매달 잡지를 만든다는 것도 어쩐지 믿어지지 않았다. 김현성의 얼굴을 보자마자 아무런 설명없이 모든 게 이해됐다. 그는 내가 서울에서 만난 남자들 중 가장 스타일이 좋은 남자였는데, 장식도 없고 채도도 낮은 낡은 옷이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근사했다. 그가 017 번호의 모토롤라 휴대폰을 꺼낸 순간은 그야말로 결정적 순간이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두손두발을 다 들었다. 이 남자가 만드는 잡지라면 뭐라도 함께해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오보이!>는 지금 한국 잡지쟁이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잡지로 자리잡았다.
<그린보이>는 김현성이 2009년 11월부터 20
[도서] 환경에 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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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왜 그렇게 잘되는 걸까?”라는 질문을 지난해에 몇번 받았었다. 흔히 말하는 미스터리/스릴러 성수기인 여름이 아닌 2월에 출간되었고,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는 ‘듣보’(듣지도 보지도 못한) 수준이었다. 처음에는 농담삼아 “제목 때문에?”라고 대답했고, 나중에는 “입소문 때문에?”라고 했는데, 결국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유 불명. 책이 재밌긴 한데 한국에서 출간되는 다른 뛰어나고 유명한 미스터리/스릴러보다 유난히 반향이 뜨거웠던 이유를 짚어내기란, 나아가 그 성공을 재현할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아서다. 베스트셀러는 신이 만든다는 농담도 있잖나. 정말 그렇게 많이 ‘읽혔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동네 책대여점에서 이 책을 찾아봤는데, 돈모으기와 다이어트책도 이루지 못한 파지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책 전체가 너덜거리며 부드럽게 닳아 파지묶음 수준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여튼 그 놀라운 성공 덕에 보덴슈타인 수사반장과 피아 형사 콤비의 타우누스 시리즈 다른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친구 같은 캐릭터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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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집 근처 멀티플렉스 4DX관에서 3D로 다시 개봉한 <타이타닉>을 봤다. 제법 실감나는 관람이었다.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로즈(케이트 윈슬럿)가 타이태닉호 갑판 위에서 대화를 나눌 때 극장 어딘가로부터 바다 내음이 섞인 바람이 불어왔고, 타이태닉호가 빙하에 부딪힐 때 좌석은 진동의자로 변모했다. 로즈가 천장에서 새는 바닷물을 맞아가며 배의 지하에 갇힌 잭을 구하러 갈 때 좌석 아래로부터 물이 튀어나왔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나의 감각이 서사에 맞춰 반응할 때마다 이야기에 더 몰입되기보다는 자꾸 딴생각이 났다. 물론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체험이 과연 영화를 보는 행위인가 싶었다. 어두운 상영관에서 영사기로부터 투사된 빛이 거대한 스크린에 닿았을 때 생겨나는 환영이 고전적인 의미의 영화라면, 4DX로 체험한 <타이타닉>은 영화인 것도, 영화가 아닌 것도 아니었다. 영화와 함께 호흡했던 좌석의 특수장비는 ‘리얼’했지만 (앙드
[도서] 영화를 경험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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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트 자캥 감독은 1974년에 실비아 크리스텔의 <엠마누엘>을, 이듬해에 <O 이야기>를 만들었다. <O 이야기>는 한국에서는 <르네의 사생활>이라고도 알려졌는데, O는 여자주인공이고 르네는 그녀의 애인이니 제목의 차이가 벌려놓은 틈이 어딘가 의미심장하다. 이 장르의 영화 태반이 남자 입장에서 여자를 대상화하는데, 만드는 쪽이나 소비하는 쪽이나 전통적으로 남자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네 집에 갔더니 친구는 없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여간호사가…. 스토리는 필요없고 몸만 있으면 되는 어떤 것.
<O 이야기>는 1954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는데, 레 되 마고상을 받았지만 외설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폴린 레아주라는 작가 이름은 필명이었고, 작가가 죽기 얼마 전에 진짜 정체를 밝혔다. 그전까지 이 책의 필자는 남자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는데, 책의 내용이 잔인하리만치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애인이 O를 데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